2018. 12. 09
춘천 삼악산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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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마선생이 끓여준 누룽지 죽을 한그릇 뚝딱하고 나섭니다.
이제는 요령이 생겨 점심 김밥을 별도로 사서가지 않습니다.
회에서 주는 김밥 한줄.
이것으로 점심을 떼웁니다.
늘...
같은 것을 되풀이하면...
그냥 일상생활하듯
별도로 챙겨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같습니다.
등산도 자주하다 보니 점심을 거창하게 챙겨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네요.
또 눈치도 보게되죠. -_- ...
치악휴게소에서 한번 쉽니다.
요 근래 산행중 가장 가까운 코스 같습니다.
물론 중앙고속도로 덕이겠지만요.
삼악산장매표소 앞에 내리니...
푸르런 강물이... 푸르렁...
아... 안 찍을 수가 없죠.
푸른 색이거나, 녹색이거나,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줍니다.
저쪽이 댐이군요.
이 물들을 가둔...
이쪽으로의 등산은,
워밍업도 없네요.
그냥... 초장부터...
가파르게...
돌삐를 밟으며...
헥헥헥...
찍으면서 못 느꼈는데...
연등들이 걸려있었군요.
여기는 양호한 구간입니다.
상원사를 지나쳐 갑니다.
지리산 천왕봉처럼 큰 돌들이 깔린 것은 아니지만,
돌들이 발길을 더디게 하고 있습니다.
올라섰습니다.
벌써 반을 올라왔군요.
편안한 등산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편안한 듯한 돌을 밟으며 오르는 곳이 등산로입니다.
경사도는 60도 되는 같은데... 기분일까요...
시야가 트이면서 의암호랑 춘천시내가 보입니다.
너도 모델되라. 찰칵.
흠. 삼악산에서 가장 의젓한 바위같습니다.
조금 더 오르니 의암호가 더욱 시원하게 보입니다.
정면으로 보이는 섬에는...
무슨 농작물을 경작해 놓은 같습니다.
저...
윗쪽으로 어렴풋...
정상이 보이는 같습니다.
드디어 정상에 올라왔습니다.
참나무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같습니다.
아무도 없을 때 표지석을 찰칵.
에구 좌상에 장갑낀 손가락이 표식을 남겼네요.
무엇이 급하다고...
계곡쪽으로는 작은 마을들이 평화롭게 모여있습니다.
춘천은 물이 흥건한 도시
안동도 그렇죠. 안동은 그래도 물과의 거리가 좀 있는데
춘천은 물 근처로 바로 건물들이 있네요.
표고차도 거의 없는 같습니다.
하산하는 길입니다.
오를 때와는 달리 완만하고 길도 보입니다.
계단이 질서정연하게 우리를 맞아줍니다.
흥국사가 보입니다.
입구쪽에 커다란 느티나무가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하산길이 편안하기는 하지만,
양옆으로의 암벽은 묵직하게 느껴집니다.
개울을 따라 물도 흐르는 것이...
계곡의 조건에는 맞습니다.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입니다.
아까 일행과 같이 점심을 먹고 내려오는데 엄청 추웠습니다.
얼음도 얼어 있습니다.
올해 처음 보는 계곡의 얼음입니다.
양옆으로 바위들이 곧, 쏟아져 내릴 것 같습니다.
삼악산이...
묘미가 여기에 있었군요.
100명산에 들어가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계곡이 생길 수 있을까?
고대사 지층을 유추해 보려고 했지만,
지식이 짧아 더 이상은 알지 못하겠네요.
하여튼 다른 계곡들과는 많이 다른 모습입니다.
바위, 바위, 바위...
아래는 졸졸...
앗 선녀탕...
이라고 하지 않을까?
이 정도면 이름 있는...?
고드름은 추운만큼 길게 늘어져 있습니다.
매점 같은 곳이 있어 들어갔습니다.
톱밥난로가 뜨끈뜨끈한 것이...
잘 들어왔구나...
막걸리 주문했더니 요런 캔을 주네요.
한개 3처넌인데... 비싼같은데요.
좀전에 내려오다가,
앞서 가시던(또는 올라가시던) 분이 우리가 추운데 고생한다고 마넌짜리 한 장을 길에 놔두고 가셨더라고요.
그래서 그걸로 지불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런데 수도하시던 어떤 분이 방해된다고 빨리가래요.
네, 득도하세요. 하고 내려왔습니다.
원래 팔기만 했다는데...
그러니까 앉아서 마실 자격이 없다는거죠.
한개 3처넌이면 자리세도 포함되었을 같은데 말입니다.
계곡 양옆으론, 깍아지른 듯한 암벽들로 둘러 싸여 있고,
좁은 계단만이 내려갈 길입니다.
어떻게 하면, 어떻게 세월이 흐르면, 어떤 물길이거나, 천재지변이거나...
어떻게 하여 이런 지형이 생겼을까?
에구 머리 아퍼라.
폭포입니다. 1폭일 같고요.
얼음을 잔뜩 머금고 있습니다.
조금 더 내려와서 보면...
다시 폭포가 나옵니다.
2폭일 같습니다.
위 폭포와 같은 것이 아닐까... 헷갈렸는데
다른, 2폭포인 같습니다.
등선폭포 2폭포
위 아래 두곳인 같습니다.
저렇게 암벽을 타고 계단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인공 구조물이 없다면 저기를 오를 수 없는 것이겠죠.
암벽과 암벽의 비좁은 틈을 나가고 있습니다.
만약에... 큰 물이 내려온다면....?
금강굴이라는 표식이 있는데
어디를 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굴을 보지 못해서...
암벽 사이로 하늘을 봅니다.
다 내려왔습니다.
계곡이 나에게 많이 궁금하게 했습니다.
오늘은 소풍 나온 기분입니다.
멋있는 계곡으로 소풍왔습니다.
送舊迎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