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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천지회의 영웅들과 짜고 연적 정극상을 혼내주다 아가는 흥분해 있었다. [나는 그런 것에 흥미를 느끼지 않는 사람이야.]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잠겨 있었다. 십여 리 길을 나아가자 등 뒤에서 말발굽 소리가 요란하게 일면서 수십 필의 말이 뒤쫓아왔다. 아가는 일굴에 대뜸 기쁜 빚을 띄웠다. 그러나 그 수십 필의 말은 그들 을 스쳐 지나갔으며 조금도 멈출 기색이 없이 앞으로 달려갈 뿐이었다. 아가의 표정은 다시 어두워졌다. 위소보는 말했다. [애석하다, 애석해. 그게 아니었군 그래.] 아가는 말했다. [뭐가 애석하다는 거예요?] 위소보는 말했다. [정 공자가 뒤쫓아오지 않는 것이 애석하다는 말이오.] 아가는 말했다. [그가, 그가 쫓아와서 뭘 하겠다는 거예요?] 위소보는 말했다. [어쩌면 그가 그대한테도 대만으로 놀러가자고 청할지도 모르지.] 아가는 왁 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구난은 아가의 마음을 이해하고 위소보를 꾸짖었다. [소보! 자꾸만 뚱딴지 같은 말을 해서 너의 사저를 자극하지 않도록 해 라.] 위소보는 대답했다. [예,예.] 그는 다시 말했다. [천하의 왕손 공자들은 처와 첩들을 세 명이나 네 명, 또는 여덟 명이 나 아흡 명씩 거느리니 그야말로 가장 양심없는 사람들이지. 그 네 명 의 아리따운 소저들도 대만에 들어갔다 하면 아무래도 나오기 힘들 것 같더군. 그 정 공자는 절강성과 복건성에 가서 몇 명의 미녀들을 더 데 리고..] 구난은 호통을 쳤다. [소보야!] 위소보는 말했다. [예,예.] 세 사람은 정오 무렵 길가에 있는 조그만 국수 집에서 점심을 먹게 되 었다. 그런데 갑자기 말발굽 소리가 일면서 다시 수십 필의 말이 서쪽 에서 달려왔다. 이 일행들은 국수집 문 밖에 이르러서 말에서 내리더니 가게 안으로 들 어왔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 소리쳤다. [닭을 잡고 쇠고기를 자르시오. 국수를 빨리 만들어 주시오.] 그들은 다투어 자리에 앉았다. 위소보가 보니 모두 다 잘 아는 사람이 었다. 서천천, 전노본, 관안기, 이력세, 풍제중, 고언초, 현정도인, 번 강 등 천지회 청목당의 고수들도 있었다. 위소보는 생각했다. (어젯밤 나는 그 모임에서 몇 마디의 말을 하고 욕을 했지만 많은 사람 들이 시끌벅적하게 떠들고 있었고, 또 그들은 나와 멀리 떨어져 앉아 있었기 때문에 어둠 속이라 반드시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 으면 그 당시 어찌하여 다가와서 인사를 하지 않았겠는가? 이제 내가 나서서 아는 척을 하게 된다면 갖가지 일들을 줄줄이 말하여야 될 것이 다. 거기다가 내가 다른 사부님을 모시게 된 것을 보면 그들은 매우 언 짢게 생각할 것이니 차라리 모르는 척 하는 것이 좋겠다.) 그는 즉시 몸을 비스듬히 돌려 시선이 그들과 마주치지 않도록 했다. 잠시 후 서천천 등이 요구하는 술과 음식들이 나왔다. 사람들이 젓가락을 들고 막 먹으려고 할 때 갑자기 말발굽 소리와 더불 어 한 떼의 사람들이 객점 안으로 들어섰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 부르짖었다. [닭을 잡고 쇠고기를 잘라서 빨리 국수를 만들어 주시오.] 아가는 기뻐서 부르짖었다. [아, 정 공자가 오셨어요.] 이 한 떼의 사람들은 정극상과 그의 동료들이었다. 정극상은 아가가 부르짖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더니 크 게 기뻐서는 재빨리 다가와 입을 열었다. [진 소저, 사태, 그대들은 여기에 계셨군요. 저는 여러 곳을 찾았지만 찾지를 못했습니다.] 이 국수 가게는 무척 협소했다. 천지회의 군웅들이 여섯 탁자에 나누어 앉고 아가 등 세 사람이 한 탁자를 차지하여 이미 빈 탁자가 없었다. 정 공자의 시종 한 명이 서천천에게 말했다. [이것 보시오, 늙은이. 당신네들이 좀 함께 모여 앉도록 하고 몇 개의 탁자를 양보해 주구려.] 어젯밤 살귀대회에서 정극상은 명나라 복색을 하고 있어서 모든 사람의 주목을 받게 되었던 관계로 서천천 등도 그를 알아보았다. 천지회는 연평군왕에게 예속되어 있었기 때문에 원래 자리를 양보할 뜻 이 있었다. 그러나 그 시종의 말이 무척 무례하였는지라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모두 울화가 치미는 것을 느꼈다. 현정 도인이 말했다. [제기랄, 네가 뭐냐?] 이력세가 눈짓을 하며 나직이 말했다. [모두 한집안 사람이니 그와 똑같이 행동하지 말고 양보해 줍시다.] 그 즉시 서천천, 관안기, 고언초, 번강 네 사람이 몸을 일으켜 풍제중 의 탁자 곁으로 다가가 앉았고, 한 탁자를 비워 주었다. 이때 정극상은 이미 구난의 탁자에 앉아 있었다. 아가는 위소보를 노려보며 말했다. [거짓말을 하다니! 무슨 정 공자가 네 명의 여자를 데리고,] 위소보는 재빨리 그 말을 가로챘다. [정 공자께서 오셨으니 그대는 내가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시겠 고 또 내가 있으니 국수를 먹지 못하시는 모양인데 그렇다면 좋소이 다.] 그는 서천천의 겉으로 가서 앉으며 나직이 말했다. [모두들 나를 아는 척하지 마시오.] 서천천 등은 그를 발견하자 모두 다 놀라워하면서 기뻐했다. 이 사람들은 하나같이 강호에서 노련한 사람들이있고 기민하기 짝이 없 는 사람들이라 그가 그와 같이 말하는 소리를 듣고 즉시 그 뜻을 알아 차리고는 모두들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 위소보는 다시 나직이 말했다. [우리들은 그저 한번도 만나지 못한 사람처럼 행동하시오. 서 세째 형 이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해 주시오.] 서천천은 몸을 일으켜서는 이력세의 자리로 가서 나직이 말했다. [본당의 위 향주께서 왕림하셨소. 그런데 모두들 모르는 것처럼 하라는 분부시오.] 이력세 등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그저 술과 음식을 들면서 속으로 하나 같이 기뻐했다. 삽시간에 모든 탁자의 사람들에게 그 말이 전해지게 되 었다. 저쪽 탁자의 정극상은 신이 나서 큰소리로 말했다. [사태, 어젯밤 모임에서 영웅호걸들은 저를 복건성의 맹주로 추대했습 니다. 모두들 대사를 논의하느라고 날이 밝을 때까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지요. 내가 객점으로 가 그대들을 찾으니 그대들은 이미 떠났다기 에 뒤를 쫓아왔는데 다행히 이곳에서 만나게 되었군요.] 구난은 말했다. [정 공자, 축하하오. 하지만 앞으로는 그와 같은 기밀 대사는 여러 사 람이 있는 앞에서 들먹이지 않도록 하시오.] 정극상은 말했다. [예. 다행히 이곳에는 다른 사람이 없습니다. 저 시골 사람들은 거친 사람들이라 듣고도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원래 천지회의 군웅들은 모두 다 시골 농사꾼 차림을 하고 있었고 하나 같이 버선도 신지 않은 맨발이었으며 어떤 사람들은 곡괭이와 삽자루 같은 것을 지니고 있었다. 어젯밤 모인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에 정극상은 하나도 알아보지 못한 것이다. 위소보는 고개를 숙이고 국수를 먹으면서 나직이 말했다. [저 녀석은 너무 기고만장하오. 이 며칠간 하간부 곳곳에서 큰소리를 치더군요. 우리 천지회는 그들 대만 연평왕부의 부하라고 해서 총타주 도 그를 보게 되면 공손해져서는 숨도 크게 못 쉴 뿐만 아니라 입 한번 뻥긋하지 못한다는구려. 그리고 우리 무슨 당의 향주 채 노형은 옛날 그의 할아버지의 마부였고 무슨 당의 향주 이 노형은 그의 할아버지의 요강을 들고 다녔던 사람이라고....] 판안기는 노해 말했다. [그런 일이 어디 있었소? 채 향주와 이 향주는 국성야의 부하였지만 모 두 다 싸움터에 나가서 용감하게 싸운 군관들이었는데..] 서천천은 나직이 말했다. [관형, 음성을 낮추시오.] 관안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위소보는 다시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청목당의 윤 향주를 비난하는 나쁜 말들을 했소이다. 다 른 사람이 옆에 있다가 윤 향주는 이미 세상을 떠났다고 하니까 그 녀 석은 다음과 같이 말했죠. '그렇소, 그 윤가는 무공이 얕고 머리도 잘 돌아가지 않는 터라 나는 이미 그가 목숨을 오랫동안 보존하지 못할 줄 내다보았소.'] 관안기는 분노가 극도로 치솟아서는 손을 들어 탁자를 힘주어 내리치려 고 했으나 서천천의 손이 빨라 대뜸 그의 손목을 움켜잡았다. 위소보는 군웅들이 연평왕부의 사람들에게 죄를 지으려고 하지 않는다 는 것을 알고 있었다. 더군다나 정극상 녀석은 왕야의 아들이니 만약 크게 이간질을 하지 않 는 이상 그들을 충동질하여 손을 쓰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 다. 그는 사람들이 화를 내는 것을 보고 속으로는 기뻤지만 얼굴에는 오히려 깊은 우려의 빚을 띄우고 말했다. [저 녀석이 터무니없이 말하는 것은 상관이 없지만 길을 오면서 멋대로 까불며 우리 천지회의 많은 기밀대사를 말했으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암 호를 말하고 뭐냐, 그 '진진고강(地振高岡) 일파계산천고수(一派溪山千 古秀)'를 읊으며 그 스스로는 홍화정(紅花亭)의 맨 꼭대기에 앉는 사람 이라고 자칭하면서 총타주는 여섯 개의 향을 피우는데 그는 일곱 대의 향을 피운다고도 했소. 듣는 사람이 이해하지 못하면 그는 상세히 설명 을 하기도 했지.] 군웅들은 일제히 고개를 흔들었다. 천지회의 기밀을 이토록 누설하였다 가 만약 조정의 앞잡이들의 귀에 들어가게 된다면 천지회의 형제들은 모두 목숨을 잃을 우려가 있었다. 정극상의 태도가 경박하고 또 데리고 있는 시종들이 기고만장한 것을 보면 위소보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 나 조금전 그가 한 여자에게 큰소리로 어젯밤 살귀대회에서 있었던 일 을 떠들어대며 의기양양해서는 자기가 복건성의 맹주로 추대되었다고 떠벌이지 않았는가 말이다. 위소보는 말했다. [내가 보기에 우리들은 반드시 그의 기를 꺾어 놓아야 할 것 같소. 그 렇지 않으면 일이 크게 잘못될 것 같소이다.] 군웅들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위소보는 풍제중을 바라보며 말했 다. [풍형이 그를 때려 주도록 하시오. 그러나 너무 심하게 때리지는 마시 오. 그저 버릇을 가르쳐 주는 정도로 끝내시오. 그리고 나중에 내가 나 서서 싸움을 막을 테니 풍형은 일부러 나에게 져주구려.] 풍제중은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위소보는 다시 말했다. [전노본, 어젯밤 그대는 모임에서 말을 한 적이 있소. 그렇기 때문에 저 녀석은 아마 그대를 알고 있을지도 모르오.] 전노본은 나직이 말했다. [예, 내가 먼저 피하도록 하지요.] 정 공자의 시종들 가운데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는 자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한 사람이 천지회의 군웅들 탁자에 아직도 빈 자리가 있는 것을 보고 서천천의 등을 가볍게 밀면서 말했다. [이것 보시오. 저쪽에 빈 자리가 있군. 당신네들은 이 탁자를 비워주시 오.] 서천천은 벌떡 몸을 일으키고는 말했다. [탁자를 하나 양보해도 부족하단 말이오? 나는 돈 있는 집의 공자 나부 랭이가 세력만을 믿고 사람을 업수이 여기는 것을 가장 꼴 사납게 여긴 단 말이오.] 그는 기침을 쿨럭 하더니 짙은 가래를 정극상을 향해서 내뱉었다. 정극 상은 아가와 한창 이야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혀 무방비 상태였다. 그리하여 바람소리를 느꼈을 때 짙은 가래는 이미 뺨에 떨어지려는 찰 라였다. 그는 급히 얼굴을 털었으나 그 가래는 목덜미에 떨어졌다. 끈 적끈적한 것이 무척 불쾌했다. 그는 재빨리 손수건을 꺼내서 닦고는 크게 화가 나서는 욕을 퍼부었다. [몇 명의 시골 무지랭이들이 이토록 무법천지로 노는구나. 얘들아. 때 려 주어라!] 한 명의 시종이 서천천에게 한 대의 주먹을 내질렀다. 서천천은 부르짖 었다. [어이쿠!] 주먹이 그의 안면에 떨어지기도 전에 그는 뒤로 나가떨어졌으며 일부러 낭패한 꼴로 쓰러져서는 부르짖었다. [사람 죽인다, 사람 죽여!] 정극상과 아가는 껄껄 소리내어 웃었다. 풍제중은 몸을 일으키고는 정극상을 손가락질하며 호통을 내질렀다. [뭐가 우습소?] 정극상은 노해 부르짖엇다. [내가 웃건 말건 네가 참견할 바 아니다.] 풍제중이 손을 뻗쳐 철썩, 하고 심하게 정극상의 따귀를 갈겼다. 정극상은 놀람과 분노에 치를 떨며 잇따라 두 대의 주먹을 내질렀다. 풍제중은 왼쪽을 피하고 오른쪽으로 몸을 날리더니 냅다 등을 돌려서는 문 밖으로 달아났다. 정극상은 뒤쫓아갔다. 그는 풍제중의 얼굴을 노리고는 한 대의 주먹을 내질렀으나 풍제중은 비스듬히 몸을 날려 피해 버리고 말았다. 풍제중은 위소보의 뜻을 알고 있었다. 될 수 있으면 이 정 공자로 하여 금 추한 꼴을 보이게 하여 그의 기염을 꺾어놔야 하는 것이었다. 그는 동쪽에서 한 대의 주먹을 내지르고 서쪽에서 한 번 발길질로 걷어 차는 등의 방법으로 싸움을 이끌어 나갔다. 서천천은 부르짖었다. [우리 하남 복우산 호걸들의 위풍을 저 어린 녀석의 손에 꺾이게 할 수 는 없지.] 군웅들은 덩달아 호통을 내질렀다. 모두들 이 젊은이를 회롱하는 것은 상관이 없지만 결코 상대방이 자기 들의 내력을 알아내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호통소리와 부르짖는 말씨도 어느 정도 분수를 지켜 그의 가문에 욕되 는 말은 반 마디도 지껄이지 않았다. 이력세는 호통을 내질렀다. [우리 복우산에서는 이번에 한 건을 하려고 나왔는데 마침 일을 시작하 자마자 금을 두르고 은을 감은 녀석을 만나게 되었군. 그를 잡아가서는 그의 애비에게 일백만 냥의 은자를 내놓고서 아들을 찾아가도록 해야 지.] 정 공자의 시종들은 공자가 시골뜨기 한 사람을 이기지 못하고 있었고 또 사람들이 호통을 치는 것을 듣고는 복우산의 산적들인 줄 알고 즉시 무기를 뽑아들고 공격을 해갔다. 서천천, 번강, 현정 도인, 고언초, 관안기, 이력세 등도 일제히 손을 써서 대뜸 신나게 싸움을 벌이게 되었다. 정 공자의 그 시종들은 모두 다 연평왕부에서 정선을 한 위사들이었지 만 어찌 천지회의 군웅들을 따를 수 있겠는가? 거기다가 수일 전 라마들에게 손과 발이 분질러지고 하나같이 몸에 상 처를 입었던 바라, 몇 합을 싸우기도 전에 모두 제압을 당하고 말았다. 천지회의 군웅들은 손에 사정을 두었으며 그저 그들의 손에 들린 무기 를 뽑아서는 그들을 에워싼 채 칼을 들고 감시를 했을 뿐 그들의 몸에 상처를 입히지 않았다. 저쪽의 정극상은 십여 합을 싸우고 있었는데 풍제중의 손발이 우둔하고 이리 비틀 저리 비틀하는 것이 하반신이 온전하지 못한 듯 보이자 즉시 정신을 돋구어서는 한평생 쌓은 절기를 모조리 펼쳐냈다. 그는 아가의 앞에서 무공을 자랑을 하고 싶었고 미인의 주목을 받고 싶 어 바람이 일도록 주먹을 뻗쳐 내고 파공성이 나도록 힘차게 발길질을 하는 등 한 수 한 수마다 있는 힘을 다했다. 풍제중은 그저 겨우 막아내는 도리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듯 했으며 종 종 위기일발의 순간에 간신히 상대방의 공세를 피하곤 했다. 아가는 보기가 초조한 듯 연신 부르짖었다. [아이구, 애석하군. 조금만 더 뻗쳤더라면 좋았을걸.] 위소보는 앞으로 다가서며 말했다. [사부님, 어르신께서는 몸이 완전히 낫지 않으셨습니다. 저들 대도적들 은 흉악하기 이를 데 없으니 정 공자가 만약 진다하더라도 어르신께서 는 나서지 마십시오.] 아가는 노해 말했다. [그가 완전히 우세를 점하고 있는데 어째서 진단 말이에요? 정말 터무 니없는 말을 지껄이는군.] 구난은 미소지었다. [이 사람들은 정 공자에 대해서 별로 악의가 없는 것 같구나. 그저 장 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저 한 분의 적수는 무공에 있어서 정 공자보다 는 훨씬 고강한 편이다.] 아가는 믿을 수가 없다는 듯 물었다. [사부님, 사부님께서는 저 강도의 무공이 정 공자보다 더 뛰어나다고 말씀하셨습니까?] 구난은 미소했다. [두말할 필요가 있느냐? 저 사람의 무공은 정말 뛰어나다. 아무래도 복 우산의 강도 같지는 않다. 만약 그들이 진짜 강도라면 함부로 떠벌이며 사람을 잡아가서는 돈을 내놓도록 하겠다는 말은 하지않을 것이다.] 위소보는 속으로 생각했다. (역시 사부님의 안목은 고명하군.) 그는 말했다. [그렇다면 제자가 그들에게 싸우지 말라고 권해 볼까요?] 아가는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그대가 나선다고 해서 그들이 말을 들어요? 그리고 또 무슨 재간이 있 어서 그들이 싸우지 못하도록 권할 수 있단 말이에요?] 위소보는 말했다. [저 강도들의 무공은 고강하지만 권간법에는 적지 않은 빈틈이 있소. 정 공자는 그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지만 나는 십초 안으로 반드시 그를 때려 도망치도록 만들 수 있소.] 구난은 그의 무공이 얕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쩌면 이상야릇한 방 법이 있어서 충분히 승리를 할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말했다. [저 한 패의 사람들은 본래 나쁜 사람 같지 않으니 그들의 목숨을 해치 지 않도록 해라.] 그녀는 잠시 여유를 두었다가 다시 말했다. [비열하게 몽한약이나 쓰고 독 같은 것을 뿌리는 수단은 만약 생사 고 비길에 접어 들지 않는 한 결코 사용하는 일이 없도록 해라. 너는 이미 우리 철검문의 문하이니 본파의 명예를 떨어뜨리는 짓을 하면 못쓴다.] 위소보는 말했다. [예, 예. 사부님 말씀에 따라 결코 그들에게 상처 하나 입히지 않겠습 니다.] 구난은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문득 과거 화산 봉우리 위에서 철검문 의 장문인이었던 옥진자(王眞子)가 목상 도인(木桑 道人)에게 싸움을 걸어 왔던 일이 생각났다. 옥진자는 간음을 하거나 노략질을 하기도 하 는 등 못된 짓을 마구 해대고 있었다. 그 당시 철검문은 문하 제자가 적어 강호에 크게 알려지지 않고 있었 고, 옥진자는 별로 영광스러운 이름을 얻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 나이 어린 제자가 경박스러운 데가 있어 만약 올바른 길로 들어서지 못하게 된다면 아무래도 옥진자의 전철을 밟게 될 것 같고, 그렇게 된다면 크게 잘못된 노릇이라고 생각했다. 위소보는 그녀가 갑자기 근심의 빚을 띄우는 것을 보았으나, 그녀가 마 음속으로 걱정하고 있는 바가 무잇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저 그녀가 천지회의 군웅들이 무공이 약하지 않으나 그녀의 무공이 회복되지 않아 천지회의 고수들과 상대할 수 없는 것을 느끼고 걱정을 하고 있는 모양이라고 생각하고 말했다. [사부님께서는 마음을 놓으십시오. 저는 정 공자의 목숨을 구해 줄 방 법이 있습니다.] 아가는 쳇, 하고 혀를 찼다. [또 터무니없는 소리, 정 공자는 눈 깜짝할 사이에 이기게 될 텐데 그 대가 나서서 목숨을 구한다니 무슨 소리지?] 아가가 막 여기까지 얘기했을 때 꽉, 하는 소리가 나면서 정극상의 장 포가 어느덧 한 조각 찢겨 나가게 되었다. 정극상은 크게 노해서는 더욱더 빨리 손을 썼다. 그렇게 되자 찍찍찍, 하는 소리가 연달아 이는 가운데 풍제중의 열 개의 손가락은 마치 무쇠 갈고리처럼 그의 장포, 내의, 바지를 한 조각씩 찢어냈는데 그 힘의 안 배는 적절하기 이를 데 없어 정극상의 근육에는 조금도 상처를 입히지 않았다. 정극상은 다시 및 번 더 옷을 찢기면 몸뚱어리가 벌거숭이가 될 판이라 놀람과 당황함에 몸을 돌려서는 도망을 치려고 했다. 이때 풍제중은 두 팔을 구부리더니 두 손과 팔굽을 어느덧 그의 가슴팍 앞에 갖다대었다. 정극상은 급히 뒤로 물러서며 두 대의 주먹을 내질렀다. 그 순간 손목 이 바짝 조여지는 것을 느꼈다. 풍제중의 왼손이 어느덧 그의 오른손을 잡고 오른손은 그의 왼손을 잡 는 것이 아닌가? 풍제중은 그의 몸뚱어리를 획 하니 내던지며 말했다. [받게나!] 한 번 내동댕이쳐지자 정극상은 칠팔 장이나 날아가게 되었다. 현정 도인은 경신법을 전개해서는 쫓아가며 고개를 쳐들고 부르짖었다. [고 형제, 자네가 대신 나서게.] 고언초는 즉시 달려나왔다. 번강, 서천천, 관안기 등은 재미있다고 느 끼는 듯 다투어 큰소리를 지르며 달려갔다. 현정 도인이 정극상을 받아들더니 다시 내던졌는데 떨어지는 순간 마침 알맞게 고언초가 달려와서 정극상을 받아들었고 재차 수장 밖의 서천천 에게 내던졌다. 이 사람들의 팔힘에는 강약의 구분이 있었고 경신법에도 높고 낮음이 있었다. 따라서 사람을 던질 때 혹은 멀리 떨어지거나 혹은 가까이 떨 어지기도 했고 달려갈 때 혹은 빠르고 혹은 느리기도 했다. 정극상은 허공에서 수십 장 밖으로 날아가게 되었으나 시종 땅에 떨어 지지를 않았다. 천지회의 군웅들은 각기 자기의 장점을 펼치게 되었는데 이때서야 그들 의 진짜 실력이 드러나게 되있다. 관안기는 팔 힘이 엄청나 먼저 정극상을 하늘 위로 사오 장이나 높이 던졌다. 그리하여 그가 다시 떨어질 무렵 두 손으로 그의 등을 밀었다. 두 괄로 밀어내자 정극상은 마치 구름을 뚫고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높고 멀리 그리고 보다 힘차게 날아가게 되었다. 위소보는 너무나 기뻐서 박장대소를 하는데 갑자기 뒤통수에 딱, 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가가 어느덧 그의 뒤통수에 알밤을 한 대 먹인 것이었다. 그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아가는 놀람과 분노에 뒤얽혀서는 급히 말했다. [그들이 그를 잡아갔어요. 그대는, 그대는 빨리 가서 그 사람을 구하도 록 해요.] 위소보는 말했다. [그들은 정 공자와 아무런 원한이 없고 사부님께서도 장난을 칠 뿐이라 고 했는데 그대가 왜 안달이 나서 그러시오?] 아가는 말했다.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들은 그를 잡아가서는 백만 냥의 은자를 내놓 으라고 협박을 한다고 했어요.] 위소보는 말했다. [정 공자의 집에는 은자가 많아서 삼백만 냥이고 사백만 냥이고 내놓을 수 있는데 백만 냥의 은자쯤 무슨 상관이 있겠소?] 아가는 오른발로 땅바닥을 힘주어 구르며 말했다. [아, 그대는 눈이 없어요? 그는, 그는 저 강도들에게 고통을 당해 반쯤 죽어 가고 있잖아요?] 위소보는 그녀의 귓가에 대고 나직이 말했다. [그대가 나보고 저 사람을 구하라고 한다면 그거야 뭐 별로 어렵지 않 은 일이요. 그러나 그대는 나의 마누라가 되겠다고 약속을 하시오.] 아가는 노해 말했다. [터무니없는 소리!] 그녀는 시선을 돌려 바라보았다. 정극상은 사람들에게 받아 안겼는가 하면 다시 내던져지곤 했는데 그 누군가가 소리쳤다. [이것 보시오! 그대들은 빨리 돌아가서 은자를 가지고 복우산으로 와서 사람을 되찾아가도록 하시오. 우리들은 이 녀석의 목숨을 해치지는 않 겠으나 매일 삼백 대의 곤장을 안기겠소. 은자가 하루라도 일찍 도달하 게 된다면 그는 삼백 대의 매를 덜 맞게 되는 것이며 열흘이 늦어지게 된다면 삼천 대의 곤장을 더 얻어맞게 될 것이오.] 아가는 위소보의 손을 잡고 급히 말했다. [들어봐요, 들어봐요! 그들은 매일같이 그에게 삼백 대의 곤장을 때리 겠다고 했어요. 이곳에서 대만으로 가는 길은 너무나 멀어서 한 달 안 으로 돌아올 수 없어요.] 위소보는 말했다. [매일 삼백 대라면 설사 이 개월이 걸린다고 하더라도 이 개월은 육십 일이니 삼육 십팔이라 천팔백 대에 지나지 않는데......] 아가는 말했다. [아, 아니에요. 일만 팔천 대란 말이에요. 그대라는 사람은 정말] 위소보는 웃었다. [나는 산술에 있어서 별로 뛰어나지 못하오. 일만팔천 대를 맞게 된다 면 그는 엉덩이로 매를 맞는 무공을 절정에 이를 정도로 연마할 수 있 겠군.] 아가는 극도로 분에 차서는 그의 손을 와락 뿌리치며 말했다. [다시는 그대를 상대하지 않겠어요.] 그녀는 화가 나고 다급해져서는 울음을 터뜨렸다. 위소보는 말했다. [좋소, 좋아. 울지 마시오. 내가 방법을 강구해 보리다. 하지만 내가 조금 전에 제의한 조건에 대해서 그대는 억지를 쓰지 마시오.] 아가는 말했다. [그대가 빨리 그를 구한 후에 다시 이야기하도록 해요.] 위소보는 그녀가 그저 얼렁뚱땅 얼버무리려고 하는 수작이며 정말 그녀 가 자기에게 시집오겠다는 약속은 어떤 일이 있어도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서 말했다. [나는 그대를 위해서 끓는 물 속이 아니라 타는 불길 속이라도 마다하 지 않겠소. 그러나 이후 그대는 다시 나를 못살게 굴지 않도록 해야 하 오.] 아가는 말했다. [그래요, 그래요. 빨리 가요, 빨리 가!] 그와 같은 말을 하면서도 그녀의 눈초리는 위소보에게 한 번도 옮겨지 지 않았다. 그저 멀리 정극상만 바라보고 있었다. 정극상의 두 손은 이미 뒤로 묶여서는 사람에게 안겨서 말 등에 태워지 고 말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그 사람들은 정극상을 데리고 떠날 것 같은지라 다급 한 김에 그녀는 다시 손을 뻗쳐 위소보의 등을 밀었다. 위소보는 속으로 욕을 했다. (제기랄, 내가 만난 아름다운 여자들은 언제나 나에게 그녀의 사랑하는 사람을 구해 달라고 빈단 말이야! 나야말로 이런 억울한 노릇에 익숙해 졌으니 그야말로 억울함을 참아 내는 재간에 있어서 나는 절정에 달했 다고 할 수 있겠구나.) 그는 재빠른 걸음으로 달려나가며 부르짖었다. [이것 보시오, 이것 보시오! 복우산의 대왕, 불초가 할 말이 있소이 다.] 군웅들은 이미 그가 나서 주기를 바라고 있던 터라 즉시 모두 몸을 돌 렸다. 고언초는 말했다. [소형제, 그대는 무슨 할 말이 있소?] 위소보는 말했다. [그대들은 어째서 그를 잡아가시는 거요?] 고언초는 말했다. [우리 산채에는 형제들이 많은데 양식이 모자라오. 오늘 그를 잠시 가 두어서 그의 아비에게 일백만 냥의 은자를 빌리고자 하는 것이오.] 위소보는 말했다. [일백만 냥의 은자라면 그까짓 것 조그만 일이 아니겠소? 내가 그대들 에게 빌려 주도록 하지.] 고언초는 껄껄 소리내어 웃으며 말했다. [소형제의 존성대명은 어떻게 되시오? 무잇을 믿고 그와 같이 큰 소리 를 치시오?] 위소보는 말했다. [나의 이름은 위소보라고 하오.] 고언초는 아이쿠, 하는 소리를 내고 포권을 하며 절을 하더니 허리를 굽히고 말했다. [알고보니 소백룡 위 영웅이시군요. 그대가 만주 제일 용사 오배를 죽 이고 천하에 명성을 떨치게 된 것을 알고 있으며, 우리들은 무척 우러 러보던 터인데 오늘 이렇게 귀하를 만나 보게 되었으니 실로 영광스럽 기 짝이 없소이다.] 번강 등은 일제히 공손하게 절을 했다. 위소보는 포권을 하고 답례한 후 말했다. [감당할 수 없소이다.] 고언초는 말했다. [위 영웅의 하늘과 같은 체면을 봐서 우리들이 이 녀석을 놓아주리다. 일백만 냥의 은자도 감히 달라고 하지 않겠소이다.] 서천천은 몸에서 두 개의 커다란 원보를 꺼내 두 손으로 공손히 바치며 말했다. [위 영웅, 길에서 만약 노자가 부족하다면 이곳에 일백 냥의 은자가 있 으니 먼저 거두어 사용하도록 하십시오.] 위소보는 말했다. [정말 고맙소.] 그는 원보를 거두어 몸을 돌려 뒤따라온 아가에게 건네주었다. 아가는 이 소악인의 명성이 이토록 드높으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하던 터라 천만뜻밖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흉신악귀와 같은 강도들이 그의 이름을 듣자마자 마치 부하가 바 로 위의 상관을 대하듯 하니 그녀로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 다. 그녀는 소악인이 바로 실제로 이들 대강도들의 바로 위의 상관이라 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대강도들이 그저 재미삼아 일부러 위소보의 호의를 사느라고 한 토막의 연극을 했다는 사실은 전혀 짐작도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곧이어 정 공자가 마침내 위험에서 벗어나게 되었구나, 하고 기 쁨을 금치 못했다. 그런데 풍제중이 한 걸음 나서며 말했다. [잠깐, 위 영웅, 그대가 오배를 죽인 데 대해서 우리들은 매우 탄복하 고 있소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 서로 일면식도 없는 사이이니 그대가 진짜 위 영웅인지, 아니면 그 어르신의 대명을 사칭하여서는 밖에 나와 남을 속이려고 하는 사람인지 어떻게 안단 말이오?] 위소보는 말했다. [그 말에도 일리가 있구려. 귀하는 어떻게 해야만 믿을 수 있겠소?] 풍제중은 말했다. [불초는 당돌하나마 위 영웅에게 삼 초의 가르침을 받겠소이다. 만주의 제일 용사마저도 그대의 손 아래 죽어 갔으니 귀하의 무공은 자연 뛰어 날 것이 아닙니까?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한번 시험해 보면 즉시 알게 될 것입니다.] 위소보는 즉시 말했다. [좋소. 우리는 그저 초식을 시험하되 손이 몸에 닿는 것으로 멈추어야 할 것이오.] 풍제중은 말했다. [그렇소이다. 위 영웅께서는 손에 사정을 두시어 이 몸이 몸에 중상을 입는 일이 없도록 해주시오.] 위소보는 속으로 우스꽝스럽게 생각했다. (풍형은 언제나 말이 없고 과묵한 편인데 연극은 정말 그럴싸하게 하는 구나.) 그는 말했다. [노형은 너무 겸손한 말씀을 하지 마시오. 어쩌면 내가 그대의 적수가 되지 않을지도 모르오.] 그는 왼손의 손가락을 슬쩍 쳐들며 오른손을 날렵하게 후려치듯 앞으로 뻗쳐내었다. 그런데 반 자 정도 뻗쳐내면서 손을 한 바퀴 빙글 돌리며 비스듬히 후려치던 것을 오히려 건어내는 시늉을 하였다. 이것은 바로 징관이 펼쳐 보인 반야장 가운데 일초인 무색무상(無色無 相)이었다. 풍제중은 견문이 무척 넓어서 부르짖었다. [정말 묘하군. 이것은 반야장법 가운데의 절초로서 무색 무엇인가 하는 것인데.] 그는 손을 뻗쳐서는 받으려는 순간 뒤로 몸을 벌렁 젖히면서 하마터면 쓰러질 뻔하였다. 위소보는 손에 반푼의 내력도 없었던 참이라 웃으면서 말했다. [귀하의 말씀이 옳소이다. 이것은 무색무상이라는 일초이외다.] 그는 곧이어 왼손을 비스듬히 쳐들고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를 향해 서 내려치려다가 갑자기 다섯 손가락을 갈고리처럼 해서 몇번 휘둘렀 다. 풍제중은 큰소리로 말했다. [대단하시군. 또 반야장의 신공인데 이것은 영취청경(靈鷲聽經)이라는 일초구려.] 그는 몸을 반쯤 웅크려서 마보(馬步)의 자세를 취하고는 두 손가락 끝 이 미미하게 부딪치는 순간 즉시 아, 하는 큰소리를 내지르며 뒤로 급 히 세 번 곤두박질쳤다. 그는 재주를 넘을 때 내력을 암암리에 돋구었다. 그리하여 자세를 가다 듬고 서게 되었을 때는 온 얼굴은 그만 시뻘겋게 변해 마치 열일곱여덟 대접의 독한 술을 마신 것처럼 되어서는 몸을 몇 번 휘청거리다가 털썩 주저앉으며 손을 내저었다. [아, 안 되오. 겨루지 않겠소. 탄복했소이다. 의 영웅, 목숨을 살려준 것에 대해서 고맙게 생각하오.] 위소보는 두 손을 맞잡아 보였다. [노형꼐서 양보해 주셨으니 고맙소이다.] 그 말을 하면서 연신 그에게 눈을 껌뻑거렸다. 풍제중은 매우 그럴싸하게 행동했으며 얼굴에는 다시 의기소침해 하는 표정을 짓는가 하면 또 한편으로는 고맙고도 어느 정도 충심으로 탄복 했다는 빛을 떠올리기도 하였다. 서천천이 성큼성큼 다가서더니 말했다. [위 영웅의 무공이 놀랍구려. 정말 명불허전이오이다. 불초가 몇 수 가 르침을 받을까 하오.] 위소보는 말했다. [좋소.] 그는 당장 달려들어서는 두 손을 교차하며 한 손으로는 그의 왼쪽 가슴 팍을 비틀고 한 손으로는 그의 오른쪽 옆구리를 잡으려 들었다. 이것은 바로 소림파의 상승 무공인 염화금나수 가운데 일초였다. 서천천은 그의 일초의 금나수법이 매우 고명한 것을 보고 암암리에 탄 복했다. (위 향주는 정말 총명하기 이를 데 없구나. 무공을 배우자마자 매우 신 속한 진보를 했구나.) 그러나 그는 위소보가 손을 쓰는 초식은 그럴싸했으나 기실 내력은 눈 꼽만큼도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설사 그에게 잡혔지만 역시 아 무런 손상도 입을 수가 없었다. 서천천은 체구가 왜소했으며 그의 특기는 바로 경쾌하고 교묘한 경신법 과 금나수법이었다. 그는 즉시 자기의 재간을 펼쳐서는 위소보와 대결을 하기 시작했다. 몇 초가 지난 이후에 두 사람은 서로 두 손을 잡고 비틀어대었다. 그러다 가 서천천은 아, 하는 소리와 함께 오른슨을 맥없이 아래로 떨구면서 마치 관절이 비틀어진 것처럼 가장을 하며 말했다. [매우 탄복했소이다.] 그는 두 걸음 물러나 왼손으로 자기의 오른손을 받쳐들고 살짝 뽑았다 가는 디밀어 관절을 똑바로 맞추는 시늉을 했다. 이 관절을 되박는 수법은 원래 금나수 가운데의 상승 무공이었다. 곧이 어 번강, 현정 도인, 이력세 세 사람이 일일이 나서서 도전을 했다. 위 소보가 펼치는 것은 모두 다 징관에게 전수받은 상승의 초식이었다. 번 강 등 세 사람은 모두 삼사 초나 칠팔 초에 물러섰다. 고언초는 낭랑히 말했다. [오늘 위 영웅의 교묘한 무예를 구경하게 되어 시야를 크게 넓혔으며 소인 등은 탄복해 마지 않는 바입니다. 훗날 위 영웅께서 복우산을 지 나시게 된다면 아무쪼록 밉게 보지 마시고 또 초라하다 생각하지 마시 고 산 위로 올라와서 며칠 묵고 가 주십시오.] 위소보는 말했다. [기회가 있다면 폐를 끼치겠소이다.] 군웅들이 허리를 굽히고 절을 하더니 말을 끌고 걸음을 옮겨놓기 시작 했다. 그리고 그 고을 밖을 다 나가서야 겨우 말에 올라탔다. 그들은 놀랍게도 감히 위소보 앞에서 말을 타려고 하지 않았으니 이는 실로 위소보를 공경한다는 뜻이었다. 아가는 끝내 승복하고 말았다. (이 소악인은 원래 무공이 고강하구나. 매번 나에게 지는 척 가장을 한 것은 일부러 나에게 양보를 했던 것이었구나.) 일이 이렇게 되자 정극상은 부득이 위소보에게 다가와서 고마움을 표하 지 않을 수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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