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 입사한지 얼마 안되서 제가 직책이 낮은데요, 그래서 높은 직책의 사람들이 일을 많이 시켜요.
할머니 : 그건 어쩔 수 없지 않니?? 그냥 놀면서 돈을 벌 수는 없지 않니??
손자 : 그래요, 그건 아는데요. 사람들이 일이 주어지다 보니 각자 자기 책상에 앉아서 대화도 없이 컴퓨터 모니터만 쳐다보고 책상만 쳐다보고 공적인 일 말고는 거의 교류가 없어요. 대화도 많이 없고요. 학교 다닐 때만 해도 친구들, 선배, 후배들이랑 같이 많은 시간을 갖고 재밌게 지냈는데 사회가 너무 삭막해진 것 같아요.
할머니 : 흠..사람들과 친해지고 왠지 모를 벽이 있는 것 같고 그런 서로간의 이해관계가 부족한 점이 문제인 것 같구나. 내가 시골에서 농사 짓고 밭을 갈고 할 때만 해도 이웃 사람들과 서로 돕고 얘기도 많이 나누면서 즐겁게 일을 했는데... 일은 힘들어도 서로 도와가며 인간적인 면도 느끼며 정서적으로 유대가 생긴 사람냄새 나는 시절이었는데 요즘은 너무 삭막해진 건 사실인 것 같구나. 사회가 도시화되고 일도 분업화되고 딴 사람들과 관계는 맺어도 정서적으로 유대관계는 맺지 못하는 것 같구나.
손자 : 네, 그런 점 때문에 회사 다니고 생활하는 게 힘들어요. 외로움도 느끼고 소외감도 느끼고.. 어쩌다 사회가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할머니 : 그럼 네가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 보지 그러냐??
손자 : 저도 물론 그렇게 했지요. 그런데 제가 아무리 마음을 열고 정서적 유대관계를 형성하려고 노력해보아도 상대방이 겉으론 마음을 연 척, 정서적으로 유대가 형성된 것처럼만 할뿐 진심으로 참된 유대관계를 형성하려 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게 지금 사회의 한계인 것 같아요. 아무리 한쪽에서 노력해도 다른 한쪽이 받아주지 않으면 유대가 형성되기 어려운 거요. 물론 사회가 사람들을 이렇게 만든 것이겠죠.
할머니 : 그렇구나. 우리 손자가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할미 맘이 아프구나. 이를 어쩌면 좋겠니??
손자 : 제 생각엔 사람들에게 일은 너무 분업화시키지 말고 서로 대화 시간도 많이 갖게 하고 휴식시간도 많이 갖게 했음 좋겠어요. 그리고 젤 중요한 건 사람들 스스로의 마음가짐이겠죠. 누가 자기에게 다가오면 뿌리치려고 생각하지 말고 받아주고, 또 자기 자신이 스스로 맘을 열고 다가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들이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사람들간의 참된 유대관계 형성은 영영 어려울 것 같아요. 물론 아닌 사람도 많지만 그래도 모든 사람이 노력한다면 지금 삭막한 사회도 다시 밝고 좋은 사회가 될 것 같아요.
첫댓글 그렇게 앞장서는 당신의 모습.. 보기 좋네요...(18)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변화 시킨다는게 힘들지만 의미 있는 일이지요.[20]
양식은 도발적이었는데, 손자가 좀 더 도발적이었으면 좋았을 듯 하네요[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