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고하승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7·30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당 중진들에게 뜬금없이 ‘선당후사(先黨後私)’를 강조했다.
대체 무슨 뜻일까?
이번 재·보선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려던 손학규·정동영 고문, 천정배 전 의원, 김두관 전 경남지사 등 잠룡들의 출마움직임에 제동을 건 것이라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실제 옛 민주당 인사들은 그의 발언을 놓고 ‘지방선거 때 광주에서 전략공천을 한 것처럼 자기 사람을 심겠다는 것 아니냐’며 경계하고 있다.
그렇다면, 안 대표는 정말 그런 의도에서 ‘선당후사’를 강조한 것일까?
아무래도 그럴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왜냐하면 안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국회 기자실에서 ‘당 중진을 전략공천하는 걸 놓고 논란이 있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작심한 듯 “당 중진들은 7·30 재·보궐선거에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임하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변했기 때문이다.
이에 기자들이 ‘그 말의 의미가 정치 신인을 투입하겠다는 뜻이냐’고 재차 묻자 안 대표는 “나중에 차차 말씀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만일 그런 뜻이 아니라면 자신의 발언이 왜곡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아니다”라고 확실하게 밝혔을 것이다. 그런데 “나중에”라고 하는걸 보면 아무래도 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아니나 다를까,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이미 외부인사 수혈에 착수한 상태라고 한다.
김한길 대표가 지방선거 직후 사의를 표명한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에게 “당무에 복귀해 영입작업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만일 손학규 정동영 천정배 김두관 등 거물급들의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굳이 외부인사를 수혈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특히 새정치연합이 이번 재보선 공천방식을 전략공천 방식으로 하려는 움직임도 그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실제 새정치연합 안철수계 이계안 최고위원이 재보궐선거와 관련, “당이 전략공천 아닌 방법으로 후보를 뽑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12일 오전 tbs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미니 총선에 가까운 선거를 치름에 있어서 당 전체의 전략과 또 최적, 최강이라는 후보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며 “이번 선거의 공천을 함에 있어서 전략공천이 아닌 방법으로 후보를 뽑는 것은 여러 가지 여건 상 어려울 것인데, 서울 동작을 뿐 아니라 대부분이 전략 공천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정황들에 비춰볼 때에 안 대표의 ‘선당후사’ 발언은 당 중진들에게 당을 위해 출마를 하지 말아 달라는 완곡한 요청인 셈이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당을 위한 것일까?
혹시 자신의 안위를 위한 것은 아닐까?
우선 안 대표는 이미 여러 차례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고, 그로 인해 차기 대권주자가 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 결과 등을 보면, 안 대표는 차기 야권 대선후보지지율 조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물론 이미 한번 기회를 놓쳐 다시 대권주자가 되기 어려운 문재인 의원에게조차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필자의 지인은 “한번 흘러간 물은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는 말을 자주하는데, 문 의원 같은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반면 손학규 김두관 천정배와 같은 잠룡들은 여전히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태다. 만일 이들이 원내에 진입할 경우 안 대표의 지지율은 그들에게조차 밀릴지 모른다. 따라서 이런 위기감 때문에 그들의 원내진입을 꺼리고 한 발언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사실 진정한 의미의 ‘선당후사’라면, 그들에게 아주 어려운 곳, 이를테면 김문수 경기도지사나 이정현 전 홍보수석 등 새누리당 거물급 인사들이 출마하는 지역에 나가서 싸우라고 요구하는 게 맞을 것이다. 손학규 고문 같은 경우는 이미 그런 각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안 대표의 발언이 자신의 측근 인사나 향후 자신의 세력이 될 신인들을 전략공천하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손학규 정동영 천정배 김두관 같은 훌륭한 재목을 ‘올드보이’라는 틀에 가두고 그들을 욕되게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출처, 시민일보
첫댓글 김두관은 중진, 아니 대어 이면서 신인.
이번 보선 태풍몰이 최전선에 세워야할 것이다.
손학규 ,정동영, 천정배, 김두관 등의 이번 보선 출마에는
당내 복잡한 세력관계들이 얽혀 상당히 복잡한 양상으로 나타날 것 같군요.
안철수 쪽 입장에선 이들 대선주자급 중진들보다는 자기 손 안에 있는 신진들을 내보내려 할 것이고,
문재인 쪽 입장에서도 당연히 이들 대선주자급 중진들의 부활을 원치 않을 것입니다.
여기에다 새로 부각되고 있는 박원순, 안희정까지..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새민련 여러 세력 간의 합종연횡을 통한 '연대와 견제'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