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예정된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후보군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불교방송 이사장이자 중앙종회의원, 동국대 이사장 직무대행인 영담 스님이 최근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담 스님은 1월 20일 조계사 인근 한 음식점에서 종책모임 보림회 소속 스님들과 회동을 갖고 “이번 총무원장 선거에서 (내가) 출마해야한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어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가”라며 소속 스님들에게 출마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보림회 소속 스님들은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져 ‘영담 스님의 출마설’이 곧 수면 위로 부상할 전망이다.
보림회 소속 한 종회의원 스님은 “영담 스님이 이날 모임에서 공식적으로 출마의사를 밝힌 것은 아니지만 (출마에 대해) 의지를 보인 것은 사실”이라며 “종회의원 5선 경력과 다양한 종무행정 경험을 갖춘 분이라는 점에서 이제는 종단을 위해 일을 할 시점이 된 것 같다”고 밝혀 영담 스님의 출마설을 강하게 뒷받침 했다. 또 다른 보림회 소속 종회의원 스님도 “개인적으로 영담 스님은 종단의 그 어떤 스님보다 애종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종단의 발전을 위해 영담 스님이 이제는 어떤 방법으로든 결단을 내릴 때가 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소식에 화엄, 무차, 무량회 등 다른 종책 모임은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을 보이며 일단 진위 파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영담 스님이 불교방송 이사장 뿐 아니라 교계 몇몇 언론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출마를 결심할 경우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는 분위기가 높아지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화엄회 소속 한 종회의원 스님은 “현 종단 정치 지형에서 보림회는 소수에 불과해 영담 스님이 출마해도 당선 가능성은 극히 낮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영담 스님이 자신의 영향력에 있는 언론을 동원할 경우 자칫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무차회 소속 한 종회의원 스님도 “영담 스님이 출마할 경우 선거판에서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며 “그러나 선거를 9개월 이상 앞둔 상황에서 벌써부터 출마설을 흘리는 것은 종단의 큰 어른을 모시는 총무원장 선거를 혼탁하게 만들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종단 안팎에서 ‘영담 스님의 출마설’이 흘러나오면서 그 동안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던 다양한 총무원장 후보군들도 발 빠른 행보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분위기는 부처님오신날을 전후해 구체화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당장 3월 예정된 임시중앙종회를 전후해 뜨거워질 것이라는 관측들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984호 [2009년 01월 22일 2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