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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차 미식가 부부의 맛집, 두 번째 주제는 중국집. 전화 한 통이면 달려오는 동네 짱깨집도 중국집이고, 신라호텔의 ‘팔성’, 조선호텔의 ‘호경전’, 그리고 압구정동과 청담동에 화려한 인테리어로 치장한 ‘홀리차우’, ‘미스터 차우’ 등 프랜차이즈도 중국집이다. 그뿐인가. 자장면이나 짬뽕처럼 매일 주문해 먹는 메뉴도 있고, 책상과 걸상 빼고 네 발 달린 것은 뭐든 요리해 먹는다고 할 만큼 다양한 메뉴를 가진 곳 또한 중식당이다. 이렇게 폭넓은 중국집을 주제로 맛집을 고르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 하지만 단돈 1만원을 쓰면서 아깝지 않고, 만족스러운 곳은 또 몇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극소수. 20년 차 미식가를 자처하지만 이번만큼은 심혈을 골라 맛집 리스트를 작성했다. 흔한 자장면이나, 짬뽕 대신 저렴하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 50년 또는 80년의 내공으로 유명한 맛집이 되었지만 프랜차이즈로 식당 규모를 늘리기보다는 오래되고 자그마한 가게에서 옛날 영업 방식 그대로 오너가 직접 주방에 들어가 요리하면서 원조의 맛을 지켜오는 곳을 찾았다. 원조가 아니면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맛, 그래서 언제 가도 기대했던 그 맛을 볼 수 있는 고집 있는 완소 중국집 리스트. 그만큼 취재 허락을 받기도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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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교들이 따라다니는 중국 맛집 ‘향미’
서울시 중구 수성동에 할아버지가 처음 문을 연 향미는 아버지가 연남동에서, 아들이 명동에서 대를 잇고 있는 중국집. 할아버지의 손 맛을 아버지가, 다시 아들이 3대째 이어받으면서 각자 특기 메뉴가 다를 만큼 메뉴가 다양하고, 보통 중국집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중국식 메뉴가 있다. 만두는 아버지의 솜씨가 최고이고, 화교들이 주방장을 따라다니면서 먹을 만큼 인기가 좋은 중국식 돈가스는 아들의 솜씨가 더 좋다. 외국 책자에도 소개되어 일본인과 중국인 손님이 많은 향미의 베스트 메뉴는 뭐니 뭐니 해도 바지락조개볶음. 중국 요리라면 탕수육과 깐풍기밖에 모르던 사람들에게 낯선 메뉴이기는 하지만 간장에 고추기름을 살짝 둘러 매콤하게 볶아낸 조개볶음은 우리 입맛에 매우 잘 맞는다. 7개 정도의 테이블이 있는 작은 규모지만 점심시간에는 직장인들로, 저녁 시간에는 술 손님들로, 그 사이에는 외국 관광객들로 언제나 만원이다.
서울시 중구 수성동에 할아버지가 처음 문을 연 향미는 아버지가 연남동에서, 아들이 명동에서 대를 잇고 있는 중국집. 할아버지의 손 맛을 아버지가, 다시 아들이 3대째 이어받으면서 각자 특기 메뉴가 다를 만큼 메뉴가 다양하고, 보통 중국집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중국식 메뉴가 있다. 만두는 아버지의 솜씨가 최고이고, 화교들이 주방장을 따라다니면서 먹을 만큼 인기가 좋은 중국식 돈가스는 아들의 솜씨가 더 좋다. 외국 책자에도 소개되어 일본인과 중국인 손님이 많은 향미의 베스트 메뉴는 뭐니 뭐니 해도 바지락조개볶음. 중국 요리라면 탕수육과 깐풍기밖에 모르던 사람들에게 낯선 메뉴이기는 하지만 간장에 고추기름을 살짝 둘러 매콤하게 볶아낸 조개볶음은 우리 입맛에 매우 잘 맞는다. 7개 정도의 테이블이 있는 작은 규모지만 점심시간에는 직장인들로, 저녁 시간에는 술 손님들로, 그 사이에는 외국 관광객들로 언제나 만원이다.
위치 명동 중앙우체국 입구 왼쪽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9시(둘째·넷째 일요일 휴무) 문의 02·773-8835
Noah’s Comment
“소박한 중국집이지만 정말 보물 식당은 집이지요. 다른 중국집에서는 맛볼 수 없는 향미만의 맛있는 메뉴가 많아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좋아합니다. 여러 명이 와서 이것저것 시켜 덜어 먹어야 향미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요. 바지락조개볶음은 저렴하면서도 입맛 돋우는 데 최고의 메뉴이고, 껍질째 튀겨서 매콤한 깐풍 소스를 입혀서 나오는 깐풍꽃게는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메뉴예요. 아버지가 만든 만두를 매일 연남동에서 가져와 제공하는 물만두 역시 촉촉함이 최고이고, 땅콩을 갈아 직접 만든 소스를 올려 내는 중국식 냉면도 일품입니다.” 바지락조개볶음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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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흔한 탕수육, 최고의 맛 ‘홍운장’
‘Since 1927’. 그 흔한 중국 음식점으로, 예닐곱 개의 테이블이 놓인 소박한 공간에서 82년간 전통을 이어온 곳이니만큼 ‘맛’에 대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 홍운장은 화교 출신의 할아버지가 북한 신의주에서 시작해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압구정·청담동 일대의 내로라하는 차이니스 레스토랑은 많지만 공급 받아 쓰는 만두, 볶음밥, 탕수육 소스의 획일적인 맛에 지친 강남 사람들에게 직접 빚은 군만두와 남다른 기술로 튀겨낸 탕수육은 일부러 대치동까지 찾아올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고 있다. 모든 튀김 요리는 주문한 즉시 튀기기 시작해 보통 10~20분 정도 기다려야 맛을 볼 수 있다. 점심 손님뿐 아니라 고량주에 튀김 요리를 안주로 먹는 저녁 손님도 많기 때문에 예약은 필수.
‘Since 1927’. 그 흔한 중국 음식점으로, 예닐곱 개의 테이블이 놓인 소박한 공간에서 82년간 전통을 이어온 곳이니만큼 ‘맛’에 대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 홍운장은 화교 출신의 할아버지가 북한 신의주에서 시작해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압구정·청담동 일대의 내로라하는 차이니스 레스토랑은 많지만 공급 받아 쓰는 만두, 볶음밥, 탕수육 소스의 획일적인 맛에 지친 강남 사람들에게 직접 빚은 군만두와 남다른 기술로 튀겨낸 탕수육은 일부러 대치동까지 찾아올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고 있다. 모든 튀김 요리는 주문한 즉시 튀기기 시작해 보통 10~20분 정도 기다려야 맛을 볼 수 있다. 점심 손님뿐 아니라 고량주에 튀김 요리를 안주로 먹는 저녁 손님도 많기 때문에 예약은 필수.
위치 대치 사거리에서 대치역 방향으로 30m 직진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9시 30분 문의 02·558-3888
Noah’s Comment
“홍운장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메뉴는 탕수육이지요. 어느 중국집에서나 배달해 먹을 수 있는 가장 흔한 요리 메뉴지만 새콤달콤한 맛에 땅콩의 고소한 맛이 들어간 탕수육 소스는 어디서도 맛볼 수 없거든요. 고기를 얼마나 잘 튀겨냈는지, 튀김옷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폭신폭신하면서 쫄깃한 식감을 냅니다. 소스의 농도가 진한 편이라 튀김 위에 소스를 뿌려놔도 금세 눅눅해지지 않아요. 그리고 또 하나, 손으로 직접 빚은 만두와 깐풍기도 최고예요.” 탕수육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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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셰프의 색다른 개발 메뉴 ‘대가방’
63빌딩과 리베라 호텔 중식당에서 손님들의 신뢰를 받아오던 대만 화교 출신의 셰프 대장리가 직접 문을 연 오너 셰프 레스토랑. 그래서 유명 호텔의 중식당에서는 만들 수 없었던, 그만의 노하우를 살려 특별히 개발한 메뉴를 만날 수 있다. 자장만 한 그릇이 최고의 외식 메뉴였던 시절의 향수를 살려 자장면, 짬뽕 외에 지갑이 얇아도 맘껏 먹을 수 있는 또 다른 식사 메뉴로 탄생한 것이 대가탕면이다. 연구 기간만 10년이 걸린 대가탕면은 소뼈와 돼지뼈, 닭뼈에 각종 야채를 넣어서 푹 고아 만든 시원한 육수가 맛의 비결. 또 하나의 인기 메뉴는 부드러운 살코기에 튀김옷을 입혀 만든 난자완스. 다른 중국집에서는 대개 자장면에 탕수육을 주문하지만, 대가방에서는 대가탕면에 난자완스를 주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사동 본점에 이어, 지난 4월 분점을 오픈했고, 대장리 셰프가 모든 곳을 총 관리하기 때문에 본점과 맛이 똑같다.
63빌딩과 리베라 호텔 중식당에서 손님들의 신뢰를 받아오던 대만 화교 출신의 셰프 대장리가 직접 문을 연 오너 셰프 레스토랑. 그래서 유명 호텔의 중식당에서는 만들 수 없었던, 그만의 노하우를 살려 특별히 개발한 메뉴를 만날 수 있다. 자장만 한 그릇이 최고의 외식 메뉴였던 시절의 향수를 살려 자장면, 짬뽕 외에 지갑이 얇아도 맘껏 먹을 수 있는 또 다른 식사 메뉴로 탄생한 것이 대가탕면이다. 연구 기간만 10년이 걸린 대가탕면은 소뼈와 돼지뼈, 닭뼈에 각종 야채를 넣어서 푹 고아 만든 시원한 육수가 맛의 비결. 또 하나의 인기 메뉴는 부드러운 살코기에 튀김옷을 입혀 만든 난자완스. 다른 중국집에서는 대개 자장면에 탕수육을 주문하지만, 대가방에서는 대가탕면에 난자완스를 주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사동 본점에 이어, 지난 4월 분점을 오픈했고, 대장리 셰프가 모든 곳을 총 관리하기 때문에 본점과 맛이 똑같다.
위치 압구정교회에서 가로수길 방향으로 직진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3시, 오후 5시 30분~9시 30분(일요일 휴무)
문의 02·546-6331
Noah’s Comment
“대가탕면이 최고의 맛을 낼 때는 뭐니 뭐니 해도 술 마신 다음 날이지요. 뼈를 고아낸 국물에 미리 양념해둔 굴을 넣어 만든 시원한 국물과 숙주의 아삭아삭 씹는 맛이 느껴지면서 청량고추의 칼칼함이 속을 시원하게 풀어줍니다. 흔히 짬뽕과 우동의 중간쯤 혹은 굴짬뽕의 맛을 생각하는데, 그 맛은 완전히 달라요.” 대가탕면 7천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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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집 거리에서 오향장육이 제일 맛있는 집 ‘산동교자’
40년 전, 명동의 중국대사관 정문 앞 골목에 중국집이 하나둘 자리 잡기 시작해 지금은 중국 음식으로 유명한 골목이 되었다. 이 골목의 중국집들은 각각 특기 메뉴를 하나씩 자랑하는데, 그중 오향장육 하면 산동교자를 꼽는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손님 테이블에는 오향장육이 놓여 있다. 자장면이나 짬뽕을 먹는 사람이 많은 여느 중국집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40년의 전통이 그대로 남아 있는 실내 공간은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은 듯 친근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오향장육과 술 한잔하는 손님이 많아 10개 남짓한 테이블이 놓인 복층 구조의 매장은 언제나 북적거린다. 예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줄서서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는 각오가 필요한 곳이기도. 야들야들한 만두피가 일품인 물만두 역시 이곳의 인기 메뉴인데, 오향장육과 함께 주문해 오향장육 소스에 찍어 먹으면 별미다.
40년 전, 명동의 중국대사관 정문 앞 골목에 중국집이 하나둘 자리 잡기 시작해 지금은 중국 음식으로 유명한 골목이 되었다. 이 골목의 중국집들은 각각 특기 메뉴를 하나씩 자랑하는데, 그중 오향장육 하면 산동교자를 꼽는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손님 테이블에는 오향장육이 놓여 있다. 자장면이나 짬뽕을 먹는 사람이 많은 여느 중국집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40년의 전통이 그대로 남아 있는 실내 공간은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은 듯 친근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오향장육과 술 한잔하는 손님이 많아 10개 남짓한 테이블이 놓인 복층 구조의 매장은 언제나 북적거린다. 예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줄서서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는 각오가 필요한 곳이기도. 야들야들한 만두피가 일품인 물만두 역시 이곳의 인기 메뉴인데, 오향장육과 함께 주문해 오향장육 소스에 찍어 먹으면 별미다.
위치 명동 중국대사관 바로 앞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일요일 휴무) 문의 02·778-4150
Noah’s Comment
“큼직하게 썬 오이 위에 오향장에 조려서 식힌 고기를 푸짐하게 잘라 올리고, 그 위에 파와 양념한 다진 마늘을 듬뿍 올려내는 것이 산동교자 스타일의 오향장육이지요. 모든 재료를 미리 준비해두었다가 차게 내는 요리로, 주문과 동시에 기다리는 지루함 없이 바로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이곳의 장점이에요. 오향장육의 핵심인 소스는 짭조름하면서 달짝지근한데, 여기에 마늘과 파를 유난히 듬뿍 올려 매콤하고 깔끔한 맛을 내는 것이 비결입니다.” 오향장육 1만9천원.기획 김자은 | 포토그래퍼 이광재,박유빈,장진영 | 레몬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