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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유럽의 아시안푸드 열풍과 한국식당
여행중에 식사는 어떻게 해결하시는지요?
집 나가면 먹고 자는 것이 큰 문제지요 ㅠㅠ
저도 처음 여행했을땐 한국식당을 찾아 다니고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을 전전했었지요 ㅋㅋ
제 여행원칙이 몇가지 있는데요...
그 가운데 하나가 "한국식당 안 가기"입니다
작년 유럽 여행에서도 한국식당에 한 번도 안 갔으니까요
제가 식도락가가 아니라 먹는 것에 그렇게 큰 비중을 두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지만
그냥 현지에서 적응하며 살자는 것이 제 생각...
여행하면서 느낀 것은
꼭 밥을 먹어야 한 끼가 되는 것도 아니고
김치가 있어야 식사가 되는 것도 아니고
어느 때는 바게트빵 한 덩어리 뜯어먹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한 끼 식사가 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여행 갈 때 김치나 고추장 같은 것을 가지고 가지 않지요
이 사진은 2007년-2008년 겨울...
라오스 루앙프라방 여행시 애용했던 길거리의 야채 노점 뷔페인데요
저는 2008년 새해를 이곳 루앙프라방에서 맞았죠
당시 New York Times가 2008년에 꼭 가보아야할 여행지 1위로 라오스 루앙프라방을 꼽았지요
흔한 서양의 패스트푸드점도 없었고
식사를 해결하기가 만만치 않았어요 ㅠㅠ
그런데 이 5000낍 짜리 야채 뷔페가 여행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었어요
이 노점 뷔페 사장 돈 좀 벌었을 것 같네요 ㅋㅋ
5000낍(당시 환율은 라오스 낍에서 0 하나 빼면 우리나라 원과 같았어요...그러니까 500원이죠)을 내면...
큰 접시 하나를 줍니다
그러면 접시에다 앞에 보이는 야채를 마음껏 한 번 담아 먹을 수 있어요 ㅋㅋ
머리를 잘 써서 담아야 합니다 ㅎㅎ
안쪽에 놓여있는 고기꼬치와 스프링롤은 별도의 추가 돈을 내야하는데
스프링롤은 한개에 1000낍(100원)...
이 노점 뷔페가 성공하면서 지금은 이런 노점 뷔페가 많이 늘었다고 하더군요
가격도 10000낍으로 오르고 ㅠㅠ
게다가 현재는 라오스 낍에 대한 우리 원화 환율이 당시 보다 30% 정도 절하돼서
10000낍이면 이제는 1300원정도 되겠네요 ㅠㅠ
당시에는 500원이면 한 끼 해결할 수 있었는데...
이야기가 조금 다른데로 흘렀는데요...
이번 유럽여행에서 인상 깊었던 것중에 하나가 유럽에 아시안 패스트푸드 붐이 일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유럽사람들에게는 기름기 많은 유럽식에 비해
아시안 푸드가 건강식이라는 인식도 한 몫을 하고 있는 듯해요
이 사진들은 주로 독일에서 찍은 것인데요
다양한 아시안 패스트푸드점들이 기차역을 비롯해 곳곳에 있더군요
그리고 이런 식당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예상과 달리 대부분 유럽 사람들이고요...
이 사진들을 보면서 무엇을 느끼셨나요?
한국 음식만 없지요 ㅠㅠ
asiagourmet이라는 아시안 패스트푸드점은 규모도 크고...체인점화 되어 있더군요
사진에서 보시듯, 태국, 중국, 일본, 베트남 음식들은 있는데
한국 음식만 빠져 있지요
왜 그럴가요?
이 사진은 제가 2009년에 스웨덴 스톡홀름 여행하면서 찍은 건데요
인포메이션센터에서 얻을 수 있는 무료 시티맵에 있는 협찬 광고들이에요
'남강회관'이라는 한국식당 광고가 있군요
이것을 보시고 무엇을 느끼셨나요?
광고문구가 한글로만 돼 있고...
결국 한국 사람만 오라는 것이지요
이 '남강회관'은 제가 2002년 스톡홀름 갔을 때도 있었는데요
스톡홀름 외곽에 있고... 그 때 찾아 갔더니 손님은 한국사람들 뿐...
스톡홀름의 명동인 드로트링가탄 거리에 있는 중국식당인데요
사람들이 많아서 대기하고 있다 겨우 들어갔어요
'몽골리안 바베큐'라고 돼 있지만 중국음식과 일본 스시 뷔페 식당이었어요
중국음식이 기본이고 스시까지 먹으려면 추가요금을 더 내야 하고요
사진에서와 같이 손님들이 거의 전부 서양인들이었는데
스시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맛있게 먹고 있어서 깜놀했던 기억이...
벨라루스의 민스크 거리에서 마주친 일본 스시전문점이에요
2009년에 갔을 때 찍은 것인데요...
이 스시전문점은 다른 유럽국가들에서도 본 적이 있는데...아마 체인점화 돼 있는 식당같아요
벨라루스는 여전히 레닌동상이 곳곳에 세워져 있는 사회주의 국가인데도 스시 체인점이 들어와 있더군요
유럽인들에게 스시는 이미 매우 친숙한 음식이 돼있어요...
한국사람들이 일본 스시집을 하는 경우도 많고
한국식당들도 한국음식만으로는 장사가 안되니까 스시 같은 일본 음식을 겸하고 있는 경우도 많은것 같더군요
유럽에서 스시는 고급음식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앞에 독일 아시안푸드점 사진에서 보듯이...
식당의 고급 이미지를 주기위해 일부러 스시를 메뉴에 끼어넣지요
아까 스톡흘롬 드로트링가탄 거리에는 중국식당 뿐만 아니라 터키 케밥식당과 태국식당도 있었어요
여기에도 왜 한국식당은 없을까요?
대부분의 한국식당은 한국인들만 찾아가는 식당이지요
한국 여행자들만을 상대로 영업하는...
왜 중국이나 일본이나 태국이나 베트남 같은 다른 아시아계 식당들 처럼
세계 만국인들을 상대로 장사하지 못할까요?
저는 여행을 하면서...
한국식당들과 그리고 매운 우리 음식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었어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리 음식이 서양음식에 비해 건강식이긴 하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함께 즐기기에는 여러 문제들이 있는 것 같아요
첫째로...우리는 길들여져서 못 느끼지만 고추장으로 상징되듯이 음식들이 전체적으로 너무 맵다는 것이지요
언론에서는 과장해서 말하지만...
김치가 이미 세계적인 음식이 되어서 세계인들 누구나 즐길 수 있을까요?
젓갈이 들어가고 고추가루로 범벅한 김치를 과연 외국인들이 먹을 수 있을까요?
최근 어느 TV프로를 보니까...
한국에서 개그맨으로 성공한 샘 해밍턴도 한국에서 16년을 살았고 그렇게 한국을 좋아하지만
아직 김치를 못먹고...집 냉장고에도 김치가 없더군요
저도 매운 것을 좋아하고 (한국에서는) 김치 없으면 밥을 못 먹지만...
우리는 매운 맛에 중독이 되어서 다양한 맛을 즐기는 것을 방해받고 있지 않은지요
우리나라에 다양한 향신료가 발달하지 못하는 것도 혹시 그런 이유 때문은 아닌지요
고추가 워낙 강한 맛을 지니고 있어서 다른 맛과 향을 다 죽여버리지요
전에 터키를 여행할 때...
향기가 좋고 맛있는 바케트빵이었는데
(안은 쫀득쫀득하고 겉은 바싹바싹하고...빵이 그렇게 맛있는지는 그 때 처음 알았지요)
비행기에서 준 튜브고추장을 빵에 발라 먹었더니...
빵의 향기와 맛은 다 사라지고 고추장 맛 밖에 안나더군요 ㅠㅠ
작년 유럽여행할 때 제가 이용했던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식당이에요
PANDA라는 상호에서 보듯이 중국인이 하는 아시안 뷔페식당...
중국음식과 아시아음식들이 있는 뷔페식당인데... 규모도 작고
물론 음식도 한국의 뷔페식당들 처럼 고급음식은 아니에요
창문에 쓰여있는 가격을 한번 보세요
8.99유로...
물가 비싼 더불린에서 햄버거 셋트메뉴 값 정도이니...당연히 경쟁력이 있죠
제가 들어갔을 때 손님들이 저 이외에는 전부 서양인들이었어요
이처럼 세계의 만국인들을 상대로 장사를 해야죠
중국식당과 중국상점들이 한국식당이나 한국상점들과 다른 것은 바로 이런 것이에요
우리 음식이 가진 두번째 핸디캡은...
찌개와 탕으로 대표되듯이 주로 국물 위주의 음식인 점 같아요
우리는 어릴적부터 익숙해져서 찌게와 탕의 국물 맛을 맛있게 즐길 수 있지만...
우리가 처음 먹어보는 다른나라 국물이 들어간 음식을 먹기 힘들듯이
처음 먹어보는 외국인들은 역겹고 먹기가 힘들 수 있어요
물론 청국장도 잘 먹는 외국인도 있지만...
그건 매우 exotic하고 unique한 식성을 가진 극소수의 사람들이죠
아시안 패스트푸드점에서 파는 누들들은 주로 드라이한 것이었어요
물론 베트남 쌀국수 중에는 우리가 주로 먹는 국물이 들어간 쌀국수도 있지만
국물이 없는 드라이한 누들 메뉴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런 점에서는 우리 음식 중에서는 잡채가 서양인들도 부담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음식 같아요^^
프랑크푸르트의 차일거리의 My Zeil 쇼핑몰 안에 있는 중국식당이에요
문 닫을 시간에 가서 손님이 없네요
저 다음에 손님을 받지 않았어요
가격은 지금 생각이 잘 안 나는데요...그렇게 비싸지 않았고
고급 뷔페식당은 아닌데...가격에 비해 먹을 만 했어요
셋째로...우리 음식을 서양인들이 보편적으로 즐길 수 없는 것은...
우리처럼 쌀이 주식이 아니기 때문에 쌀 위주인 우리 음식에 익숙치 않은 것 같아요
비빔밥이 건강식으로 베지테리안들에게 먹힐 수도 있겠지만...
쌀이 주식이 아니기 때문에 누들 만큼 일반적으로 인기를 끌 수는 없을 거에요
그리고 쌀을 먹더라도 우리처럼 찰기가 있는 쌀이 아니라 바람에 날릴 것같은 안남미를 선호하죠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옆자리에 독일인 두사람과 같이 앉아서 왔는데
기내식으로 비빔밥이 나왔어요
그런데 고추장은 처음부터 안 넣고...
한 명은 야채에 밥 조금 덜어서 비벼서 먹고요
다른 한 명은 야채 따로 먹고 밥 조금 따로 먹고 ㅋㅋ
자신들은 아직 고추장은 매워서 못먹고
여러 음식을 함께 비벼 먹는것도 익숙하지 않다면서...
에스토니아 탈린에는 중세시대 옛날 도시가 잘 보전되어 있는데요
그 안에 있는 중국식당이에요
뷔페식당이었는데 가격과 음식의 내용 면에서 먹을 만 했고 경쟁력이 있었어요
네째로...우리 음식이 세계적으로 보편화되기 위해 고쳐야 할 점은 위생상의 문제도 있는 것 같아요
우리는 찌개나 음식을 큰 그릇에 담아서 함께 숟가락으로 떠먹잖아요...
서양인들 입장에서는(심지어 동남아인들이 볼 때도) 매우 비위생적으로 보이죠
물론 요즘은 개별 그릇에 따로 떠서 먹는 추세이긴하지만...
반찬 같은 사이드디쉬는 여전히 한 그릇에서 같이 집어 먹도록 돼 있죠
그리고 다 먹지도 못할 수십가지 반찬을 차려 놓는(상당부분은 재활용하겠지만) 한정식도
바람직한 음식 문화인지 생각하게 되네요...
한 때 대통령 부인까지 나서서 한식의 세계화를 외쳤지만
한국식당은 여전히 한국여행자들만 상대하고 한국인들만 가는 식당인것 같군요 ㅠㅠ
결국 적자로 문 닫고 말았지만...
뉴욕에 수십억원을 들여 고급 한식당을 연다고 한식의 세계화가 이루어질까요
친분 있는 외교관과 기업인들이 예의상 몇 번 오고 말 수 밖에요...
모든 세계인들이 즐겨 먹을 수 있는 한국음식을 만들어 팔아야 해요
우리 음식의 고유한 맛과 전통을 살리되...
요즘은 음식도 퓨전화 추세에 있으니까 다른나라 사람들의 입맛에도 맞게 개발하는 것도 필요한 듯 해요
전 세계에 중국식당이 없는 곳이 없더군요
인구 4천명 정도 되는 리히텐슈타인의 수도 파두츠에서도 큰 중국 식당을 본 적이 있으니까요
위 사진은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에 있는 중국 식당이에요^^
그들은 전 세계 사람들을 상대로...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 비싸지 않게 팔죠
또 저는 여행하면서 한국식당 뿐만 아니라 한국상점들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었어요 ㅠㅠ
오래된 이야기인데요...밀레니엄 불꽃축제할 때 시드니에 갔었는데요...
차이나타운에 있는 중국인 상점에서 지인들에게 줄 선물을 몇 개 샀죠
그리고 한국인 상점에 들어가 같은 물건 값을 물어보니 세 배도 넘게 부르더군요 ㅋㅋ
물론 그 값도 한국에 비해 싸니까 한국 여행자들은 엄청난 바가지인줄도 모르고 사겠죠
이번에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 갔을 땐데요...
에딘버러의 로얄마일 거리에는 스코틀랜드 전통의 램스울 머풀러를 파는 가게들이 많이 있어요
중국인 젊은이들이 하는 조그만 가게가 있었는데
상품의 질과 가격면에서 현지인들 가게들 보다도 뛰어나고 경쟁력이 있었어요
그 가게에서 물건을 안 살수가 없었어요^^
한국인들만 가는 한국식당...
한국인들을 상대로 바가지 장사만 하는 한국상점이 되지 말아야 해요
세계 만국인들이 이용하는 한국식당
세계 만국인들을 상대로 합리적인 가격과 박리다매로 장사하는 한국상점이 되었으면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여행자들도 뭔가 생각을 새롭게 해야할 것 같아요^^
그리고 유럽의 한인민박에 대해서도 할 말은 많지만......
왜 젊은이들이 한인민박만 찾아 다니나요??????
글이 길어졌네요^^
할 말은 많지만 글을 줄여야 하겠네요
여행 다니다 보면 많은 일들을 겪게 되고...또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지요
미얀마 바간에서 길가다 만난 어린 넝마주이 형제가 갑자기 생각나는군요
캄보디아 씨엡립에서 1달러짜리 물건을 팔던 소녀들의 미소가 떠오르네요
저에게는 필요없는 물건이라 사주지 못했는데...
필요없더러도 사줄 걸 하고... 나중에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릅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때로는 바가지인줄 알면서도 적당히 바가지 당해주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 아닌가요^^
그들의 생존 전략이니까요
한국인상점에서 바가지 당하는 것과는 달리...
왜 여행을 하시나요?
명품백 사러요 ㅋㅋ
저는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명품이라는 것을 사본 적이 없어요
그렇다고 여행가서 명품 사는 것에 대해 저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진 않아요^^
그것도 여행의 즐거움 중에 하나일 수 있으니까요
단지 저의 경우 그런 것에 별 관심이 없다 뿐이죠...
우리 젊은이들이 여행하는 목적은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열리고 미래지향적인 생각을 갖기 위한 것이겠죠
특히 여행을 통해 우리를 객관적으로 바라볼수 있는 시각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세계에서 가장 빈곤하면서도 "우리나라가 제일 좋아"라고 세뇌교육돼 있는 북한 만큼은 아니지만...
우리도 주입식 교육을 통해 상당한 정도의 국가주의와 애국주의에 빠져 있는 것도 사실인 것 같아요
우리가 한 단계 더 도약하고...선진국이 되려면
우리의 현재 모습과 위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성찰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특히 여행을 통해서요...
자꾸 여행하다 보면...
인종과 국경을 넘어 어설프긴 하지만 인류애라는 것도 조금은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평화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고요
또 여행하다 보면...
마음을 비우게 되고 욕심이 없어지는 것 같군요
너무 거대하고 아름다운 대자연 앞에서 너무나 미소한 자신을 느끼게 되지 않나요
여행하다 보면 또 하루 하루 어렵게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죠
이 지구상에는 너무나 가난한 사람들이 많아요 ㅠㅠ
그러면...더 이상 뭐 더 욕심내고 살 필요 있나 하는 생각이 자연히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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