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를 하다보면 마음이 급해질 때가 있다.
서둘러서 일을 끝내려다 보니 컵이나 화분을 깨기도 한다.
결국 일거리는 늘고 짜증은 커진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청소하느라 짜증이 난다면 깨끗한 집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내 마음에 평화가 없다면 나는 으레 실수를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결국 똑같은 일을 두세 번 반복해야 한다.
그러나 당신이 평화롭다면 수고는 덜 하고도 훨씬 나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그러니 청소를 할 때도 깨어있는 마음으로 즐겁게 하라.
당신은 자유인으로 청소를 하겠는가?
아니면 노예로 청소를 하겠는가?
당신은 무슨 일이든 일을 시작하는 순간
'이 일은 꼭 끝내야 한다', '최대한 빨리 끝내야한다'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효율적으로', '신속하게', '아주 잘' 해야 한다는 생각 역시
습관처럼 한다.
이것은 아주 나쁜 습관이다.
세상에서는 이런 마음가짐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왜냐하면 명상의 관점에서 보면 무슨 일을 하던 행복하고 자유로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일로 인해 서로 사랑할 수 있는 힘도 커져야 한다.
일을 끝내야 한다는 마음이 있다면 우리는 일을 하는 동안 행복하기 어렵다.
천천히 일해야 매순간 행복하게 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이 60개의 냉면 그릇을 씻어야 한다고 하자.
첫번째 그릇을 씻을 때 당신은 행복하고 자유롭고 힘이 넘친다.
이때는 그릇을 씻는 매 순간을 당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첫 번째 그릇에서부터 마지막 60번째 그릇까지 힘을 잃지 않고
차근차근 60개의 그릇을 다 씻었다면 당신은 여전히 행복과 자유를
느낄 것이다.
오로지 당신을 위해 그 시간을 쓴 셈이다.
만약 행복과 자유 속에서 씻은 그릇이 겨우 서너 개에 불과하다면
그것은 슬픈 일이다.
중요한 것은 효율이 아니다.
얼마나 즐기면서 일했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그것이 보통사람과 명상실행자의 다른 점이다.
내가 일을 할 때는 늘 그렇게 천천히 한다.
그런 나의 경험에 근거하여 당신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권유하는 것이다.
버스를 기다릴 때도, 은행에서 줄을 서서 차례가 오기를 기다릴 때도,
전자레인지에 음식을 넣고 데워지기를 기다릴 때에도,
자판기에 동전을 넣고 커피가 나오기를 기다릴 때에도
당신은 숨쉬기 명상으로 깨어있는 호흡을 명상할 수 있다.
한 건물에서 다른 건물로 걸어갈 때,
또는 다른 방으로 갈 때, 화장실에 갈 때도 걷기 명상을 수행할 수 있다.
앞마당에 피어있는 꽃에 물을 줄 때에도 온전히 현재에 존재할 수 있도록
깨어있는 마음으로 알아차림하라.
물을 주는 것 자체를 즐겨라.
당신이 주는 물을 감사히 받아들이는 꽃의 표정을 살피고 그것을 즐겨라.
이것이 바로 일상생활에서의 명상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