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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우스] 02
1. 신우의 집, 밤
음료수병이 쓰레기통에 쌓이고, 옆에도 버려져있다.
구석에서 쪼그려 잠든 엄마.
문이 열리며 대학생 신우가 지쳐서 들어온다. 엄마를 보더니 이불 덮어주고, 어지러워진 마루 치운다.
바닥에 떨어진 음료수병을 주워 버리려는데.
엄마 : (초췌한. 눈을 뜬다. 병 줍는 신우 뒷모습 보며) 총각, 그거 나줘!
신우 : !!
엄마 : (사정한다) 총각, 나 그 거 없인 못살겠어. 이리줘요. 나 한병만 줘요. (가방에서 돈 꺼내며) 여기 돈도 있어. 응? 제발 좀 줘요.
신우 : 엄마, 정신차려! 여기 집이야, 정신차리라구!! (엄마 귀에 끼워진 귀마개 본다. 빼서 의아해 보면)
엄마 : 아무리 귀를 막아도 사람들이 우리 은창이 욕하는 소리가 들려. 제발, 나 그거 한 병만 줘요. 그거 없으면 안돼요. (싹싹 빈다)
신우 : 나 있잖아. 도신우, 엄마 아들! (망연자실해 보고 있으면)
엄마 : (화내며) 좀 달라고! 돈 준다잖아! 제발 줘, 내놔! 내놔!! (신우 밀치고 가서 병 집어서 몇 방울 남은 거 탈탈 털어 마신다)
신우 : (그 모습을 보는 게 너무 힘들다. 방으로 들어가 버리고)
2. 신우의 방, 밤
방에 급히 들어오는 신우. 문 닫고 문에 기대 먹먹해서 앉아있는데.
엄마E : 창아.. 은창아...
신우 : (눈물이 흐른다)
3. 신우의 집 마루, 밤
엄마 : (어딘갈 보며) 은창아.. 우리 은창이 어딨니?
엄마가 바라보는 곳. 선반 위에 은창과 신우, 엄마가 같이 찍은 사진액자다.
편안하게 환한 웃음 지은 은창과 엄마와 달리 신우 혼자 어색하게 서있다.
4. 타이틀 ‘시리우스’ 지난 줄거리
5. 사고현장 +고사장의 차 안, 밤
바닥에 쓰러져있는 신우.
근처, 고사장의 차가 선다. 차에 탄 채 사고현장을 지켜보는 고사장. 흥미로운 듯이 미소를 짓는다.
황기사 : 쌍둥이였네요.
고사장 : 누가 동생이고, 누가 형일까요?
황기사 : 글쎄요.
고사장 : 난 대충 감이 오는데.
황기사 : (고사장 거울로 보며) 돌아가실 겁니까?
고사장 : 으음. 아니죠. 오랜만에 아주 재밌는 생각이 났어요. (미소)
6. 사고현장 일각, 밤
수하 두 명이 다친 신우를 끌고 간다. 고사장의 차 근처에 신우를 툭 버려두는 수하들.
신우, 눈을 뜬다. 고사장이 차에서 내리는 게 보인다.
신우 : 고석민? 고사장? (열받아서 일어나려 하면)
수하 둘이 신우를 자리에 앉힌다. 신우, 뿌리치려 하며 고사장 본다.
고사장, 신우 보다가 사건현장을 본다.
신우, 고사장의 시선 따라 사건현장을 보면. 멸치의 차가 서고 은창이 내린다.
신우, 놀라서 고사장 보면. 고사장 씨익 웃으며 은창 쪽으로 걸어간다.
신우 : 도은창? (더 과격하게 뿌리치려 하면)
순간, 수하들이 신우를 차버린다. 정신을 잃는 신우.
7. 사고현장, 밤
은창. 소리를 안고 있는데. 고사장이 은창 옆에 쪼그려 앉는다.
고사장 : 뭐하고 계십니까? 도신우 과장님!
은창 : (그 말에 본다)
고사장 : (은창 앞으로 뭔가를 던져준다. 밑에 그걸 보라는 듯 눈짓하면)
은창, 자기 앞에 떨어져 있는 지갑과 휴대폰을 본다. 지갑을 열어보면 신우의 경찰 신분증이 보인다.
순간, 놀라서 신우를 찾는다.
소리를 조심스레 내려놓으며 일어나는 은창.
은창 : 신우야, 신우야. (둘러보는데)
고사장 : (일어나며) 아이, 이야기는 마저 들으셔야죠. 통일이가 일자리 부탁한다 해서, 일부러 여기까지 왔는데.
은창 : 통일이? (돌아본다)
고사장 : (소리를 보며 약간 찌푸린다) 우리 쏘리소리, 많이 다쳤네.
은창 : 쏘리 소리? (생각하다 설마하며) 소리 사장님?
고사장 : (끄덕이며) 난 소리부터 먼저 구해줄 줄 알았는데.
은창 : 예?
고사장 : 결국에 멀쩡한 애인을 지 손으로 보내고, 남자가 뭐 그카노?
은창 : (그 말 듣곤) 설마.. 다 보고 있었어요? (점점 울분에) 근데도 내버려 뒀어요? 소리 사장님이라고 했잖아!
당신이 소리 데리고 있잖아! (점점 분노에) 멀쩡했었어! 소리 살아있었어! 왜 보고만 있었어? 왜??
고사장 : 내가 시켰으니까.
은창, 곧장 고사장에게 달려들면 황기사가 막아서 은창을 친다.
바닥에 쓰러지는 은창. 오뚝이처럼 일어나서 다시 고사장을 향해 달려가도 다시 황기사의 가격에 쓰러진다.
은창 : 왜 죽였어? 왜??
고사장 : 아직 안 죽였는데. 저 살아 있잖아요. (떨어진 곳에 수하들에게) 거, 살살 모셔라.
수하들, 차 트렁크를 열고 신우를 넣고 있다.
은창, 놀라서 그 방향으로 뛰어간다. 황기사가 붙잡자,
은창 : 신우야!! 내 동생은 내버려둬! 놔둬!! (하면서 뿌리치고 달려간다)
은창, 수하에게 달려가 주먹을 날린다. 트렁크 안 신우를 잡는데,
수하1, 트렁크 문을 확 닫아버린다.
은창, 팔이 부딪혀 아악!! 소리 지르고 쓰러진다.
8. 고사장의 차 안+밖, 밤
수하들에게 맞고 있는 은창 뒤로 고사장, 창문 내린다.
고사장 : (표정 찌푸리며) 일하는데 몸이 불편하면 쓰나. 살살 다루세요. (황기사 보며 데려오라 손짓하면)
수하 옆에 서있던 황기사, 쓰러진 은창을 데려와 차 앞에 던지듯 밀어버리면.
은창, 차에 부딪혀 주저앉는다. 고사장이 탄 쪽 차문에 기대 축 쳐져 있는데.
고사장 : 이름이 뭐라구요?
은창 : 도은창.
고사장 : 아니죠. 도신우죠. 형사과장으로 경찰서에 출근하실 거고. 내가 시키는 일만 잘 해내면,
동생은 다시 경찰서로 돌아갈 수 있어요. 그냥 쉽게, 동생이 사고로 다친 동안 대출해준다고 생각하세요. 대리출석!
은창 : 웃기지마.. 나 할 줄 아는 거 하나도 없어! 날 데려가!!
고사장 : 그러고 싶은데 동생분이 너무 뻣뻣해. 형님은 얘기가 좀 통할 거 같은데. 그죠?
동생 생각만 하세요. 동생도 소리처럼 되면 안되잖아!
은창 : !!
고사장 : 잘 하면 잘 대접해 드린다니까! 제가 원하는 분만 좀 체포해주시면 됩니다. 걱정 마세요. 정말 나쁜 사람이니까요.
은창, 팔을 뻗어서 고사장의 멱살을 잡는다.
은창, 비틀비틀 거리며 일어나고. 황기사, 다가오려면.
고사장, 괜찮다는 듯 손짓한다.
은창 : (고사장의 눈 가까이 다가가 똑바로 쳐다보며) 살아있어야 돼...!! 내 동생.. 우리 신우... 살아있어야 돼...!!
고사장 : 그렇게 해드린 다니까.
은창 : 나.. 사람 죽여서 감빵 갔다 온 놈이야. 우리 신우.. 잘.. 보살펴줘야 될 거야! 아님, 너 지옥에 꽂아 버릴 테니까!
고사장 : (은창의 손을 슬그머니 빼서 확 밀어버린다)
힘이 빠진 은창, 뒤로 넘어진다.
고사장 : 첫 출근, 미리 축하드립니다. 도신우 과장님! (창문을 올린다)
9. 도로, 밤
고사장의 차, 밤 도로를 달리고.
10. 고사장의 차안, 밤
고사장, 은창이 잡았던 셔츠를 툭툭 털며 정리한다. 왠지 모를 불쾌감이 남아있는데.
황기사 : 어떡하실 겁니까? 쌍둥이요.
고사장 : 어떤 사람이 죽었는데 몸에 쪼매난 구멍이 났길래 총맞아 죽었는갑다, 하고 속을 까보니, 칸디루 아수라는 아마존 물고기가
고 안에 드글드글 살면서 속을 다 파먹었더랍니다. 고게 메기 친척뻘 되는 모양인데.
황기사 : (보면)
고사장 : 사람이.. 매운탕 해먹는 메기보다 못하면 쓰겠어요?
황기사 : !!
고사장 : 형제 우정은 석벽보다 딴딴하다 그러던데, 거 한번 편안하게 기대보고, 우리 쌍둥이들 차례차례 저 세상에 보내드립시다.
11. 사고현장, 밤
신우 넣은 트렁크 문 쾅 닫는 수하들. 차에 올라타 출발하고.
사고현장. 멸치는 차 안에 정신 잃고 쓰러져 있고. 소리도 움직이지 않는다.
은창, 그 앞에 쓰러져있다. 소리의 얼굴이 보인다. 자꾸 눈이 감긴다.
어떻게든 소리 얼굴을 보려고 눈을 뜨는데 점점 눈이 감긴다.
사이렌 소리가 들려온다.
12. 병원 전경, 낮
13. 병원 복도, 낮
멸치가 환자복 안에 입은 채, 점퍼 지퍼를 끌어올리며 병실에서 나오다가 급히 뒤돌아서 절뚝이며 간다.
맞은편에서 오던 이팀장과 박형사. 박형사는 병실로 들어가고.
이팀장은 심상찮은 시선으로 멸치 슬쩍 보는데.
박형사(E) : 도과장님!
이팀장 : (들어간다)
14. 병원 병실 안, 낮
은창, 눈을 뜬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눈이 부신지 찡그리는데.
박형사 : 도과장님, 깨셨네요! 좀 괜찮으세요?
은창, 멍하니 고개를 돌려본다. 옆 선반에 은창의 옷이 놓여있다. 밤의 흔적이 남아 약간 엉망이 된 옷.
그 위로 소리가 선물한 장갑이 가지런히 놓인.
은창 : 소리.. 소리야? (박형사보며) 소리는요?
박형사 : 네?
이팀장 : 같이 사고 난 여자 말하는 거 같은데. (찌푸리며) 말씀드려!
박형사 : 아.. 소형차에 타고 계시던 여자분은.. 구급차 도착했을 때 이미 사망하셨다고..
은창 : !! (멍해진다)
이팀장 : (이상해서 보는데)
박형사 : 도과장님. 잘 아시는 분이셨어요?
은창 : (아무 말 안한다)
박형사 : 도과장님! 친한 분이었어요?
은창 : 제가... 제가.. 누구라구요?
박형사 : 도신우 과장님이요.
은창 : (그 말을 혼자 되씹는다) 도신우 과장...
박형사 : 난 누군지 기억나세요? (손을 막 은창의 얼굴 위로 흔들어보면)
은창 : 박진태 형사?
박형사 : 난 또, 도과장님 머리 이상하게 된 줄 알고 깜짝 놀랐잖아요!
은창 : 사고 난 데. 또 누가 있었나요?
박형사 : 과장님하고, 돌아가신 여자분하고. 사고차량에 있던, (커튼 사이 슬쩍 열어보다가 활짝 걷어내며)
여기 같이 들어왔다고 하더니 안계시네요. 검사받으러 갔나?
은창 : (빈 침대를 보는데)
이팀장 : 도과장님, 어떻게 된 겁니까? 그 밤늦은 시간에,
은창 : 약 때문이라고 했어요.
이팀장 : 네? (잘 못들었는지) 또 약 얘기에요? 거 참, 병원까지 와서,
은창 : 약 때문이라고. 약을 준대서 사고 냈다고 했어요. 소리가 살아있었는데.. 약 때문에 그 자식이 다시 차를, (울컥)
이팀장 : 약 때문에? (생각하다) 아까 그 놈.
박형사 : 네?
이팀장 : 아까 그 다리 쩔뚝이던 놈 잡어!
15. 병원 로비, 낮
이팀장과 박형사, 두리번거리면서 멸치 찾는다.
로비 문 너머 택시에 멸치 비슷한 옷차림의 남자가 타고 있다.
이팀장 : (보곤) 저깄다!
박형사와 이팀장, 급하게 뛰어간다.
16. 병원 앞, 낮
밖으로 나온 박형사와 이팀장, 출발하는 택시 잡아 세우고 뒷문 연다.
뒷문 열어서 남자를 끌어내리는데. 멸치가 아니다.
손님에게 사과하는 두 사람 뒤로 은창이 뒤늦게 병원에서 나온다.
17. 병원 근처, 낮
멸치, 벽 뒤로 걸어가면서 주머니를 뒤적인다. 원하는 게 나오지 않는지 표정 안 좋다.
그러다 휴대폰을 본다. 전화 걸려는데 꺼져있다. 찌푸리다가.
급하게 배터리 있는 곳 빼보면, 거기 숨겨진 마약봉투.
멸치, 좋아서 키득키득 웃는다. 주변 눈치 힐끔힐끔 보면서 걸어가다가 굳어진다.
뒤에 은창이 서있다.
낌새 알아차리고 걸음 빨리해 도망가는 멸치.
은창, 뒤에서 덮친다. 멸치, 손에 든 마약봉투가 떨어지고.
멸치, 주우려고 하면 은창이 잡아서 확 뜯어버린다.
작은 봉투 속에 든 마약이 바닥에 떨어진다.
은창, 멸치 잡으려 하면 멸치는 어떻게든 뿌리쳐 바닥에 떨어진 마약을 손가락에 침이라도 발라 찍어먹느라 정신이 없다.
은창 : (멸치, 잡으려다 그런 모습을 보곤) 고작 그것 때문에.. 그 짓을 한 거야? 그런거냐구?
멸치 : (무슨 소릴 하든 말든 정신없는데)
은창 : 소리가 죽었어...!! 당신이 한 거야! 누가 뭐라고 했든, 그 차엔, 당신이 있었다구!! 멀쩡히 살아있던 앨, 당신이 그랬어!
당신 때문에!! 눈을 떴는데.. 너 까짓 인간 때문에..!! 다 사라졌다구...!!
멸치 : (약에 취해 정신이 없다)
은창 : (멱살을 쥐며) 정신 좀 차려!!
멸치 : (히죽 웃어대면)
은창 : 누가 시킨다고.. 들어줄 게 아니잖아, 그건... 누가 시킨다고 해야 되는 게 아니거든... 그건..
사람을 죽이는 건.. 그런 게 아니거든....!! 누굴.. 죽이고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든 인생인데....야야아아!!
은창, 정신을 잃고 몽롱해 반항도 못하는 멸치를 놓아준다. 멸치, 바닥에 쓰러지고.
바닥에 주저앉은 은창, 그간 소리가 떠난 후, 신우가 사라진 후 흘리지 못한 눈물을 흘린다.
이팀장 : (뒤늦게 달려와서 본다) 도과장님.
은창 : (울고 있으면)
이팀장 : (마치 자식 같아. 다가가 안아준다)
은창 : (몸이 덜덜 떨리듯 울면)
이팀장 : 신우야... 신우야.....!! 괜찮아...! (쓰다듬어주고)
은창 : (서럽게 눈물을 흘린다)
18. 병원 앞 주차장, 낮
멸치를 수갑 채워 차에 태우는 이팀장과 박형사.
박형사 : 도과장님이요. 그 여자애 차엔 왜 타고 있었을 까요? 밤늦은 시간에 안나 검사님 놔두고. 룸살롱 다니는 여자애 같던데.
깊은 사이 같죠?
이팀장 : (표정이 좋지 않다. 병원 건물을 올려다보면)
19. 병원 장례식장, 시신안치실, 낮
은창. 렌트한 양복 차림으로 시신 안치실에 들어와 서있다.
꺼내져 있는 시신의 얼굴을 본다. 소리다.
천천히 소리가 선물한 장갑을 벗는다. 소리의 손을 만지는 은창.
은창 : 왜 이렇게 손이 차... (하다가 울컥한)
(시간경과)
뭔가 결심한 듯 서늘해진 표정의 은창. 돌아선다.
소리의 손에 여자장갑이 끼워져 있다.
밖으로 걸어 나가는 은창의 뒷모습이 보인다.
20. 병원 앞 주차장, 낮
결연한 표정으로 걸어오는 은창, 이팀장과 박형사, 기다리고 있다가.
이팀장 : 집으로 가실 거죠? 태워다 드리겠습니다.
은창 : (담담히) 경찰서로 가시죠. (차에 올라탄다)
이팀장 : (무슨 생각이야? 의아해서 보고)
은창, 담담히 창밖을 바라본다.
21. 바닷가 일각, 낮
한적한 바닷가. 부르릉 오토바이 소리 들린다.
중국집 오토바이가 주차장 쪽으로 가고 있다.
한 귀퉁이에 주차된 좀 연식이 오래된 차. 조수석 쪽 창문이 내려간다.
수하1 : 여기요!!
22. 수하들의 자동차 안, 낮
차 안에 앉아 자장면을 뜯고 있는 수하들.
수하1 : 이래도 괜찮을까? 물들어오면 쳐 넣을 거잖아. 난중에 누가 차 건져내면? 그냥 식당가서 먹을 걸 그랬나?
수하2 : 괜찮아. 여기 사람들 다 우리 고사장님 덕보고 사는 사람들이야.
수하1 : 그래? (히히 웃으며) 먹자고.
하면서 차 안에서 열심히 자장면 먹는다.
23. 차 밖 + 트렁크 안, 낮
철가방을 챙기는 배달원. 오토바이 타려는데 트렁크에서 소리가 난다.
툭툭, 두드리는 소리. 뭐지? 가보려고 하자 수하가 차에서 힐끗 보곤.
수하 : 가셔도 됩니다.
배달원, 알겠다는 듯 그냥 무심히 오토바이 타고 가버린다.
트렁크에선 계속 소리 난다.
신우, 손이 묶인 채 안에서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을 치고.
24. 룸살롱 안, 낮
고사장, 여유로운 얼굴로 걸어간다. 어느 때보다 편안한 표정이다.
그 때 앞으로 양아치 몇 명이 걸어온다.
고사장을 보며 기분 나쁜 웃음을 지으며 당당히 각목 같은 거 들고 지나쳐 간다.
고사장의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가면.
고사장 : (쳐다본다)
통일 : (보고는) 사장님. 오셨어요?
고사장 : 누구야? 손님 올 시간 아닌데,
통일 : 그게.. 글쎄요. 근데 좀 있다 들어오시죠. 화장실이라도,
고사장 무시하고 들어가려 하면. 통일, 안절부절 못하다 결국엔 막고 선다.
고사장 : 통일이, 안 비키나? (황기사에게 살짝 고갯짓 하면)
황기사, 통일을 밀어낸다. 안으로 향하는 고사장.
25. 룸살롱 사장실 + 호텔룸, 낮
사장실로 들어오는 고사장. 문 열면 엉망이 된 사장실이다.
휴대폰벨소리. 전화받으면.
최여사 : (소파에 편안하게 기대 통화 중이다) 선물은 잘 받았어? 고사장님!
고사장 : (통화 중이다) 네.. 최선생님!
고사장이 보는 곳. 사장 의자에 칼이 꽂혀있다.
최여사 : 여사님!
고사장 : 네, 최여사님.
최여사 : 나한테 거짓말을 했더라구. 그런 거 싫어하는 거 알잖아.
고사장 : 물건 준비해 드린다니까요.
최여사 : 경찰 눈 피해 빼돌리다 반은 버려졌다던데. 고사장 능력으로 며칠 안에 어떻게 구해?
고사장 : (뜨끔해서) 구할 수 있습니다.
최여사 : 이미 조치 다 취해놨어. 이참에 완전히 손 떼지 그래?!
고사장 : 에이, 인선이 누나, 최마담, 왜 그래?
최여사 : (최마담?) 삐끼로 빌빌 대는 부산촌놈, 웨이터까진 쓸 만 했었는데, 룸살롱 사장자린 너무 과분했던 거 같어.
고사장 : !! 여사님...!!
최여사 : 사장실 치우지 마. 사장 새로 들어오면 어차피 인테리어 다시 해야 돼!
고사장 : !!
26. 호텔 룸, 낮
최여사, 전화 끊는다. 창밖을 내다본다. 고층 호텔 전망이 꽤나 멋지다.
최여사 : 좋은 방 얻었네. (아래를 보면)
앉아있는 최여사 발밑에 남자가 깔려있다. 뾰족한 하이힐 굽으로 젊은 남자의 관자놀이 찍어 누르고 있는 최여사.
구석엔 슬립 차림의 여자가 무릎 꿇고 앉아있다. 덜덜 떨며.
최여사 : 이번에 물건 들여왔다면서. 내가 일본에 보낼 일이 있어서 좀 빌려야 겠는데. 왜 없는 척 내숭을 떠실까?
남자 : 내가 누군지 알고? 우리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 줄 알아?
최여사 : 그 아버지, 어젯밤 집에 안 들어왔지?
남자 : !!
최여사 : 너 내 아들로 만들어서 밟아버리기 전에. 밤까지 물건 들고 나한테 찾아와!!
최여사, 일어난다.
남자의 관자놀이. 찍힌 자국이 벌겋게 남아있다.
여자, 남자에게 달려가고.
최여사, 트레이 위에 놓인 호텔 룸서비스 음식(뚜껑 덮인)과 샴페인 같잖다는 듯 보고 나간다.
27. 룸살롱 사장실, 낮
고사장, 부들부들 떨리는 얼굴로 서있다.
고사장 : 우리 최마담, 슬슬 나를 칠라 그러네. (황기사 향해) 거기 심어둔 우리 애한테 오늘 최마담 스케줄 알아봐!
분명히 오늘 다른데서 물건 구하신다!
황기사 : 네!
고사장 : (천천히 여유 찾으며) 인선이 누나! 나이들면 따땃한 방구들에 앉아 고스톱이나 치지! 경찰서는 추울 긴데.
우리 도신우 과장님은 잘 적응하고 계시려나?
28. 수사과장실, 낮
혼자 서있는 은창. 신우의 흔적이 남은 곳. 책상을 손으로 만져보며 생각에 잠긴.
서랍을 열어보면 수갑도 들어있고, 수첩, 서류 등이 정갈하게 들어있다. 음료수병도.
은창, 의자를 꺼내보지만 앉지는 않고 그냥 둘러만 보는데. 노크소리.
이팀장 : (들어오며) 멸치 이 자식 완전히 뻗었네요. 오늘 조사는 물 건너갔으니까 집에 가서 좀 쉬세요. 도과장님.
은창 : (본다)
이팀장 :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세요?
은창 : (벽, 편제표에 있는 이팀장의 이름 살짝 보더니) 이현구 팀장님. (조심스레) 도신우란 사람, 어떤 사람이에요?
이팀장 : 네?
은창 : 어떤 사람이에요? 도신우? (이팀장 보면)
이팀장 : 년 초니까 칭찬부터 해드려야 되나?
은창 : 욕할 것도 있어요?
이팀장 : 욕할 거 없는 사람이 어딨어요? 다 그렇지. 과장님은.. 음... 밖에서 만났음 확 쥐어박아 주고 싶죠.
똑똑하고 잘나고. 곁 안 내주고, 그런 사람, 딱 질색입니다. 근데!
은창 : !!
이팀장 : 경찰로썬, 나쁜 진 않습니다.
은창 : 그래요? (좀 기분 좋아지는)
이팀장 : 앞으로 더 잘 하시란 뜻입니다. 20년 묵은 제가 보기엔 과장님, 아직 멀었어요. (웃는다) 아들 같아서 하는 소립니다.
은창 : 아들... 좋은데요. 태어나기도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아버지의 정, 그런 거 잘 모르거든요.
이팀장 : (그 말에 괜히 좀 신경 쓰이는데)
은창 : 오늘 좀 더,
이팀장 : (보면)
은창 : 좀 더 서툴지도 모릅니다. 잘 봐주세요. (따뜻하게 웃어주면)
이팀장 : (이상하게 본다)
은창 : (실수 했나 보면)
이팀장 : 그렇게 웃기도 하시네요. 보기 좋아요!
이팀장, 밖으로 나간다.
은창, 돌아본다. 거울에 자기 얼굴이 비친다. 웃어본다.
그리곤 옆에 걸린 신우의 경찰제복 본다. ‘도신우’라고 이름 적힌.
은창 : (장난스레) 야 인 마! 형이 언제 이딴 식으로 니 사무실 구경시켜 달랬냐? (이름 매만지며) 담엔 제대로 소개해라, 도신우!
전화벨이 울린다. ‘발신자 표시제한’
긴장하는 은창. 전화를 받는다.
고사장F : 슬슬 적응 좀 하셨어요? 그럼 일 하셔야죠! 국민들 세금 받고 사시는 분이잖습니까?
29. 고사장의 차안 + 수사과장실, 낮
고사장 : 최인선. 돈 많은 남편 일찍 죽어서 편하게 사는 척 하지만, 그 남편, 결혼 1년 만에 지가 죽였다는 얘기가 있는데.
뭐 그건 됐고. 오늘 마약 거래가 있을 거예요. 물량이 빵빵할 겁니다.
은창 : 알겠습니다.
고사장 : 이제 상황 파악 좀 되시네!
은창 : 네!
은창, 전화 끊는다. 생각에 잠기는 은창.
30. 형사과 사무실, 낮
박형사 : (걸어오면서) 팀장님, 과장님 사고현장에 그 여자 일하던 데가 샤샤룸살롱이라던데.
이팀장 : 어디? 고사장네? (찝찝한데)
은창이 밖으로 나온다. 자리에 있던 몇 몇 팀원들 고개로 인사하고.
둘러보는 은창. 어색한 공기를 들이마신다. 찬찬히 바라본다.
이팀장, 보더니.
이팀장 : 들어가시게요? (박형사한테) 박형사, 진태야. 태워다 드려!
박형사 : 네, 안 그래도 모셔다드리고 저도 퇴근할려구요.
은창 : 저..
박형사 :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세요?
은창 : (어떡하지? 뭐라고 해야 되지 고민하다가) 해야 될.. 일이 있어요.
박형사 : (혼잣말) 우리 숙이는 언제 만나냐?
이팀장 : 뭡니까? 사건입니까? 또 마약이요?
은창 : (망설인다, 그리고 잠시 고민하더니) 사람이 납치됐어요.
이팀장 : 네??
은창 : 제.. 형이 납치됐습니다!
이팀장 : !!
박형사 : (어이없다는 듯) 에이, 과장님,
은창 : 우리 형, 꼭 찾아주세요! (꾸벅 정중하게 인사까지 한다)
다들 황당하다는 듯 본다.
31. 바닷가, 낮
수하들의 차, 바닷가 가파른 경사면에 아슬아슬하게 서있다.
수하 두 명, 끙끙 차를 밀고 있다.
수하1 : 기어 풀었어? 이거 왜 이렇게 안 움직여?
수하2 : 아차! (하면서 운전석으로 가면) 됐어?
수하1 : 제대로 좀 해!! (트렁크 보며) 엄청나게 두드려대더니 뻗었나보네. 잘 자라. 용왕님이 보살펴 주시겠지. (다시 민다)
수하2 : (운전석 쪽에서 문자 보더니) 어, 황기사님이 사장님 모시고 온다고 기다리래. 횟집으로 다시 옮기자!
수하1 : (짜증나) 뭐?
수하2 : 횟집으로 옮기라고!!
수하1 : 알았어! (투덜대며 트렁크 열쇠구멍에 열쇠 놓고 돌리면)
순간 트렁크 문이 벌컥 열린다. 확, 밖으로 뛰쳐나오는 신우.
수하1, 놀라서 밀려 넘어진다. 뒤에서 수하2, 신우에게 뛰어오면 확 쳐버리고.
신우, 넘어진 수하1의 주머니에서 휴대폰 뺏어서 도망간다.
32. 바닷가 일각 길, 낮
신우, 도망친다. 멀리 수하들이 쫓아온다.
급히 어딘가로 전화 거는 신우.
33. 형사과 사무실, 낮
전화벨이 울린다. 박형사 전화를 받는다.
박형사 : 네. 강력팀입니다.
신우F : 나 도과장인데.
박형사 : 네? 여보세요?
신우F : 나 도과장이라구.
박형사 : (문 밖으로 팀원들과 나가는 은창보며) 예? 아, 예. 도과장? 형이 바쁘거든! 고생 많다! (끊는다) 도과장. 아! (나간다)
34. 바닷가 인근 골목, 낮
신우, 휴대폰 보다가 뒤에 수하들 쫓아오자 숨 헐떡이며 다시 뛰어간다.
그러다 생각난 듯 전화 건다.
35. 도로, 안나의 차, 낮
안나 : (전화가 걸려오자 갓길에 세우며 전화 받는다) 여보세요.
신우F : 나야.
안나 : 네?
신우F : 나야, 안나. 신우.
안나 : 신우야, 이 번혼 뭐야?
신우F : 잘 들어. 여기, (주변 둘러보더니 건물 보인다) 항구이발소 근처야.
36. 바닷가 인근 골목길, 낮
신우 : (뒤에 수하들 쫓아와서 주변 길표지판 빨리 읽으며 도망친다) 구진 3 길, 바닷가 근천데,
뛰어가던 신우, 골목 끝. 큰 길로 나오는데 차가 튀어나온다. 끼이이익!
신우, 급히 뛰어나오다 차 못 봤다. 부딪혀 보닛 위를 굴러 바닥에 넘어진다.
37. 안나의 차 안, 낮
쿵!! 하는 둔탁한 소리. 그리고 휴대폰 떨어지는 소리 들린다.
찡그리는 안나. 곧 이어 통화 끊겼다.
가만히 있다가 점점 놀라는 안나.
안나 : 신우야!! 신우야!! (놀라서 다시 그 번호로 전화 건다)
38. 바닷가 인근 골목길, 낮
휴대폰, 완전히 박살나있고. 신우, 비틀거리면서 일어난다.
골목에서 수하들 쫓아오는 거 보이자. 신우, 급히 차로 달려가 창문을 친다.
신우 : 경찰입니다. 도와주세요. 경찰입니다. (창문이 내려가자) 경찰입니다,
점점 내려가는 자동차 창문. 안에 고사장이 타고 있다.
고사장 : 해피 뉴 이어!
신우 : !!!!
황기사가 어느새 내려서 신우를 잡는다.
고사장, 차에서 천천히 내린다.
신우, 고사장을 보며 황기사를 뿌리친다. 벗어나려 해도 황기사 힘이 세다.
다가오는 고사장. 팔을 든다.
신우, 고사장을 똑바로 쳐다본다. 서슬 퍼런 기세로 보는데.
고사장, 황기사의 뺨을 세게 내려친다.
신우, 놀라서 쳐다보고.
뒤로 오던 수하들, 쫄아서 본다.
고사장 : 밑에 애들, 제대로 관리 못하십니까? 오늘 별롭니다!
황기사 : (정중히) 죄송합니다.
신우, 고사장을 본다.
고사장, 태연하게 신우를 본다.
39. 안나의 차 안, 낮
안나, 통화가 안된다는 연결음 나오자 걱정되어 어쩔 줄 모른다. 당황하다가 뭔가 떠올랐다.
급히 신우의 번호를 눌러본다.
안나 : 신우야... 어서 받어. 제발... 신우야..! (초조하다)
40. 경찰서 로비, 낮
걸어가는 은창, 휴대폰 벨소리 울린다. ‘단한사람 안나’라고 뜨자 통화종료 누른다.
박형사 : (나오며) 이야, 경찰 식구를 건드려요? 영업장 한번 털었다고 이렇게 나오면 곤란하지. 그날 허탕친 건 우린데.
고사장, 너무 막 나가는데요.
이팀장 : (찝찝해서) 일단 좀 더 알아보자고. (팀원들에게) 자 빨리 빨리 움직여!
박형사 : 근데, 도과장님, 식구 없다면서요! 가족 얘긴 한번도 안하시더니,
은창 : ..
이팀장 : 됐구, 사진 없어요? 이거, 뭐 얼굴을 알아야,
은창 : 보면 아실 겁니다.
이팀장 : 많이도 닮았나 보네! 먼저 룸살롱부터 찾아보죠.
41. 도로, 신우의 차 안, 낮
깨진 유리창을 슬쩍 보는 은창. 신우의 차를 타고 간다.
초조한 표정인데 전화벨소리가 울린다. 또 ‘단한사람안나’라고 뜬다.
망설이던 은창. 결국 스피커폰으로 전화 받는다.
안나F : 신우니?
은창 : ....
42. 신우의 차 안+ 안나의 차 안, 낮
안나 : 여보세요! 신우니? 누구야? 너 누구야?
은창 : (조심스레) 여보세요.
안나 : (버럭 화를 낸다) 왜 장난쳐?
은창 : (놀라) 네?
안나 : 왜 빨리 안 받았어? 얼마나 놀란 줄 알아?
은창 : (조심히) 사고소식.. 들었어...(작게)요?
안나 : 사고? 정말 사고 났어?
은창 : (이상한데)
안나 : 아까 이상한 번호로 전화했잖아. 정말 신우 너 다친 줄 알았어! 큰 일 난 줄 알았어!! (놀란 거 아직 안 가라앉아서)
은창 : 네?
안나 : 너 왜 그래? 신우야. 신우 맞지? 신우야?
은창 : (생각하다) 어느 번호로 전화 왔어요?
안나 : (이상해서) 왜 갑자기 존댓말이야? 신우야. 너 어디 아퍼? 괜찮아?
은창 : 몇 번?
안나 : 전화 안 받아, 그 번호. 그냥 항구 이발소, 구진3길, 이런 말했었는데,
은창 : !! (핸들 꺾는다)
43. 바닷가 일각, 낮
항구 이발소 앞, 신우의 차가 급하게 들어와 끼익 멈춰선다.
은창, 급하게 내린다. 이발소 쪽으로 가면 문 닫혀있다. 돌아보면 구진 3길 표지판도 보인다.
은창, 가슴에 품은 권총을 확인하곤 결심한 듯 주변을 둘러보며 빠른 걸음으로 신우를 찾아다닌다.
44. 폐점 횟집 안, 낮
횟집 안. 유리너머 바다가 보인다.
구석, 쓰레기들 위에 버려진 채 수하들에게 얻어터지는 신우. 고통스러워하면
고사장, 그만하라는 손짓하고는 다가가서 본다.
고사장 : 보기 좋네요. 편안하신가?
신우 : 왜? 나한테 원하는 거 있어?
고사장 : 글쎄요.
신우 : 소리? 소리는?
고사장 : 갔지. 그런 애들, 월급주고 싶겠어요?
신우 : 뭐? 아니지? 살아는 있지?
고사장 : 아닌데!
신우 : (놀라서 있는데)
고사장 : (피곤하다는 듯 귀 후빈다) 참, 고고하시더니. 꼴이.. (스르륵 신우를 훑어본다)
신우 : 나한테 뭘 원해?
고사장 : 크리스마스 기억 안 나시나? 그날, 내가 꽤 많이 손해를 봤거든요.
아마, 도과장님은 그 돈 나한테 갚아주려면 평생 일해도 이자밖에 못 갚을 겁니다.
신우 : 잘 됐네.
고사장 : 아직 상황 파악 덜되셨네. 도과장님. 여기, 경찰서 아닙니다.
신우 : 경찰서 아니라도, 니 놈 잡아넣을 수 있어.
고사장 : 그럼 넣어보시던지. (수갑 채우라는 듯 팔 내밀면)
신우 : (고사장 얼굴 보며) 밝은 낮에 보니까, 얼굴도 쓰레기네!
고사장 : (발끈해서 보는데)
고사장의 전화벨소리!!
고사장 : (얼굴 쓰다듬으며) 오늘 참 통화 많이 하네. (전화받으며) 여보세요.
45. 룸살롱 사장실 안 + 횟집 안, 낮
통일, 문을 살짝 열어보며 몰래 구석에서 전화하고 있다.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 들리고.
통일 : (작게) 사장님. 어떡해요? 또 사람들이 쳐들어왔어요.
고사장 : (혼잣말처럼) 최마담, 자꾸 이럼 곤란하지.
신우 : (최마담? 보는데)
고사장 : (통일에게) 끊어,
이팀장F : 이러시면 곤란하죠.
고사장 : !! 누구..?
이팀장, 통일의 전화기를 뺏어서 통화하고 있다.
이팀장 : 난 고사장님, 그래도 상도덕은 지키는 분인 줄 알았는데.
고사장 : (이팀장이다. 알아듣고) 아..! 무슨 일이 있었나요?
이팀장 : 글쎄요. 무슨 일이 없어야죠. 근데 말이죠. 가제는 게 편 아닙니다. 같은 가제 편이죠.
우리 경찰, 물로 보지 마세요. 조심하십쇼! (끊는)
고사장 : (열 받아서 본다) 이건 뭘까? (신우를 보는데)
신우 : 뭐가, 곤란하게 됐나봐? (웃는다) 당연히 그렇겠지. 형사과장이 사라졌는데!
고사장 : (그 말에 뭔가 좀 파악이 되는 듯한. 얼굴이 일그러진다)
46. 룸살롱 사장실 안, 낮
이팀장, 통일에게 휴대폰 넘겨주며 사장실 돌아본다. 아직 덜 치워진.
이팀장 : 엉망진창이구만. (돌아보는데)
박형사 : (들어오며) 창고부터 다 수색해봤는데, 누굴 숨겨놨거나, 그런 흔적은 안 보이는데요.
통일 : (눈치보며 들어온다) 저... 여기 사장실인데요. 나가주셔야.
이팀장 : 너희 사장님, 어디 자주 들르시냐?
통일 : (생각하다) 집? 이겠죠.
박형사 : 아이, (장난치냐는 듯 보면서도) 그래, 집은 어딘데?
통일 : 저도 안 가봐서. (갸웃 하며) 저기, 일찍 나온 언니들 있는데. 룸으로 모실게요! 일단, 나가시면,
이팀장 : (통일 말 무시하며) 도과장님은 왜 안 오셔?
박형사 : 그러게요. 따라오시는 줄 알았는데. 전화해볼게요.
47. 횟집 일각, 낮
은창, 찾으며 걸어오는데 맞은편으로 수하2가 걸어온다.
급히 몸을 숨기는 은창.
수하2, 횟집으로 들어간다.
박형사의 전화 걸려온다.
수하2를 훔쳐보며 갈등하는 은창. 전화를 끊고, 결심한 듯 품속에 권총을 꺼내든다.
48. 횟집 문 앞 + 안, 낮
은창 쾅 문 열면. 수하 둘, 잡담 떨고 있다가 총 든 은창을 보곤 놀라서 주춤하고 선다.
은창, 총 겨누며.
은창 : 신우야! 도신우!! (둘러보며 수하들 향해) 가만있어! 움직이지 마!!
은창, 주변을 둘러본다. 구석구석 살펴보는데 신우가 안보인다.
은창 : 말해! 우리 신우 어딨어?
그 때, 은창의 벨소리 울린다. 무시하고 계속 수하들에게 총을 겨누는데.
수하1 : 받으세요.
은창 : !!
수하2 : 시끄럽잖아요. 받으세요.
은창 : 신우 어딨냐구? (총을 계속 겨눈다)
수하2 : 받으시라구요.
은창 : (기분이 이상해서 일단 받는데)
고사장F : 거기가 아니죠!
은창 : !!
고사장F : 뒤로 돌아볼까요?
은창 : !!
수하1, 창밖 보라는 듯 은창 뒤로 손가락질 하고.
은창. 불길한 예감으로 천천히 돌아선다.
유리창 너머. 떨어진 공터에 고사장이 서있다. 반가운 듯 손을 흔든다.
49. 횟집 인근 공터, 낮
고사장, 차 뒤에서 손을 흔들면서 횟집 안 은창을 본다.
고사장 : (통화 중) 잘 보입니까? 니 동생분도 같이 모시고 있는데!!
황기사 차에 있던 신우를 끌어낸다. 시체처럼 몸이 축 쳐져 바닥에 풀썩 쓰러지는 신우.
50. 횟집안 + 횟집 인근 공터, 낮
은창 : (놀라) 신우야!! (나가려면)
수하2 : (문 막아서는)
은창 : (한 손으로 총 들고 수하2 겨눈다) 비켜!
고사장 : 일단 거기 가만히 계세요.
은창 : 어떻게 된 거야? 살려둔다고 했잖아.
고사장 : 아직 살아는 있죠. 근데 도과장님이 먼저 약속을 어기셔서 나도 어겨볼까 싶은데. (눈 찡그려 보며) 근데 그거 총이에요?
은창 : 그래! 죽기 싫음 신우 그대로 내버려둬! (고사장을 향해 총을 겨눈다)
고사장 : 총.. 만져본 적은 있으세요? 쏴보시죠. 너무 멀어서 잘 안보이시려나? (황기사한테 손짓하면)
황기사, 쓰러진 신우 일으켜 세운다. 은창 놀라서 본다.
고사장 : 사람 죽여서 빵갔다 왔다 그랬죠?
은창 : !!
고사장 : 이번엔 동생 죽여서 들어가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 같은데!
은창 : !!
고사장 : 쏴! 쏴 보세요!! 빵!! 총소리 한번 들어봅시다!!
은창 : (다시 한 번 겨눈다. 고사장을 가린 신우가 자꾸 걸린다. 어떡하지?)
고사장 : 목소리 들려드릴까요?
고사장, 신우에게 다가가 휴대폰을 가져다 댄다. 신우의 지친 숨소리가 들려온다.
은창 : !!
고사장 : (다시 휴대폰으로) 잘 들어놓으세요. 이게 마지막일지도 모르니까.
은창 : 그만해!! (축 쳐진 신우가 보인. 고사장은 옆에 서있지만 맞출 수도, 쏠 수도 없다. 무너진다. 작게) 살려주세요.
고사장 : 예? 이거 갑자기 감이 떨어지네.
은창 : (애원한다)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 우리 신우 살려주세요. 다신 안 그럴게요!
고사장 : (웃으면) 글쎄요.
은창 : 살려주세요, 제발...!! (무릎을 꿇는다)
고사장 : 여기서 잘 안보여서 그러는데, 무릎 꿇은 거 맞죠?
은창 : ...
고사장 : 대답이 없네.
은창 : (굴욕적이지만) 네...
고사장 : (흐뭇하게) 동생 다시 보고 싶으면, 괜한 짓 하지마세요.
특히나 내 업장까지 찾아와서 물 흐리면, 그 땐 동생 영영! 못 봅니다.
은창 : ...
고사장 : 또 대답이 없네!
은창 : 네...! 알았습니다. (비참하다)
고사장 : 최마담, 아직 잘 돌아 댕기시는 거 같은데. 내가 좋은 타이밍으로 한번 연락드릴게요. 이번엔, 실수 없으셔야 됩니다.
약속했어요! (약속했다는 듯 새끼손가락 흔든다.)
황기사. 신우, 차에 싣고. 고사장도 차에 올라탄다. 고사장의 차 출발하고.
은창, 보고만 있다.
수하2, 은창의 등 위로하듯 툭툭 친다. 수하1도 따라 툭툭 두드리고 나간다.
남겨진 은창, 비참하다.
51. 횟집 인근 공터, 석양
은창, 공터로 힘없이 걸어온다. 신우가 잡혀있던 그 자리에 서서 고개 떨군다.
은창 뒤로 겨울 바다, 노을이 아름답다.
52. 룸살롱 뒤, 밤
통일, 뒷문으로 나온다. 여종업원이 출근하는 길인지 오자 문 열어주며
통일 : 지각이다! 소린 못봤어?
여종업원, 고개 저으며 들어가고. 통일, 구석으로 가며 전화 건다.
통일 : 소리야! 왜 이렇게 안 나오냐? 우린 빨간 날이 일하는 날이거든!! (전화를 안 받자 은창에게 다시 전화걸며) 창아, 소리 어딨니?
(하면서 전화 받길 기다리다 안 받으니) 이씨! 창이 이거, 소리 데리고 동해간 거 아냐? 나도 해돋이 보고 싶은데!!
(열 받아서 씩씩 거린다)
통일, 전화를 안 받자 끊으면서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근처에 고사장의 차가 선다.
황기사가 차문 열면 고사장이 내리고.
어! 하면서 인사하려 가려는 통일. 멈칫한다.
황기사가 차에서 정신 잃고 엉망이 된 신우를 끌어내더니, 질질 끌고 간다.
통일 : (자기도 모르게 놀라 숨어서 본다) 은창아...!!
53. 경찰서 안, 형사과 사무실, 밤
박형사, 다급히 형사과장실 문을 열어보고는.
박형사 : 과장님 안계신데요.
이팀장 : 어디가신거야? 광령 수산에 얘들 보내고, 고사장이 몰래 관리한다는 구역들 한번 찾아가보자고,
(전화 걸면서 나가려다 선다)
은창이 안으로 들어온다. 힘이 쭉 빠져 어깨도 쳐진.
이팀장 : (전화 끊으며) 도신우 과장님, 어떻게 되신 겁니까? 룸살롱엔 안 따라 오시고. 연락도 안 되고!
저희, 과장님까지 납치된 거 아닌가,
은창 : 제 형... 찾았습니다.
이팀장 : 네에?
박형사 : (쏙 들어와서) 어디서요?
은창 : .... 바다...요.
박형사 : 바다요? 물에 빠뜨렸어요? 그 놈들이?
은창 : 아뇨.
박형사 : 그럼요? 설마 여행갔다 그 딴 식으로 말하실 거 아니죠?
은창 : 맞아요. 그러니까. 더 이상 안 찾아주셔도 돼요.
박형사 : 네? (열받아서) 도과장님!!
은창 : (괜히 여기서 화를 낸다) 찾았다고 그러잖아요. 납치된 거 아니었어요. 됐죠? 들어가 볼게요. (가면)
박형사 : (가는 거 보면서) 아, 정말. 너무하시네. 사람 고생시킨 건 생각도 안하구. 홀리데이킬러야.. 어떻게 휴일마다 저러지?
이팀장 : 표정이 좀 그래.
박형사 : 뭐가요? 납치 안됐다잖아요.
이팀장 : 오늘 좀 이상해. 우리 아기 도과장님!
54. 형사과장실 안, 밤
은창, 안으로 들어온다. 신우의 이름 적힌 경찰옷 앞에 서더니 툭툭 쳐본다.
55. 건물지하 복도, 밤
고사장, 앞서 걸어가고. 황기사. 정신잃은 신우를 부축해 끌고 간다.
신우 : (눈을 감은 채로 힘겹게) 너도 마약하냐?
고사장 : 의외로 맷집이 좋네요.
신우 : 어릴 때부터 친구들이 하도 많이 때려서, 맞는 덴 이골이 났으니까.
고사장 : 그러셨구나.
신우 : 너도 해?
고사장 : 팔기에도 모자랍니다.
신우 : 크리스마스 때 빼돌린 물건. 어딨냐?
고사장 : 관심 많으시네. 선물로 좀 드릴까?
신우 : 난 주사는 무섭고.. 그거 있잖아. (몸이 힘들어서 숨이 거칠다) 병에 약 탄 거.
56. 룸살롱 주류 창고 안, 밤
맥주와 양주박스가 쌓여있는 창고.
묶여 앉아있는 신우에게 고사장, 음료수병을 내민다. 신우가 늘 들고 다녔던 그 병이다.
고사장 : 이거 오래 돼서, 상하지 않았으려나?
신우 : (웃는다) 이 근처 식당이었어.
고사장 : 네?
신우 : 거기 주방에서 일하셨는데 손님이 그걸 줬댔지. 건강음료라고.
고사장 : 누구 이야기신가?
신우 : 다행이야. 제대로 찾아서.
고사장 : 참 말 많으시네. (하면서 신우 입에다가 음료수병을 가져다 부어버린다)
신우 : (켁켁 거리고)
고사장, 음료수병 다 비어버리자. 툭 바닥에 던지고 신우 보는데.
신우, 입에 머금고 있던 음료, 고사장의 얼굴에 뱉어버린다.
신우 : 평범한 사람들이었어! 너 같은 새끼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고통 속에 살았어! 너 같은 놈 때문에, 착한 사람들이, 그 가족까지!!
근데 넌.. 이렇게 살면 안 되지. 그럼 안 되지!
고사장 : (손수건 꺼내 얼굴 조심스레 닦으면서, 냄새 맡는) 썩었네.
신우 : 너도!
고사장 : (사정한다) 제발... 한 병만 주세요.
신우 : !!
고사장 : 제발, 한 병만요. 제발요. 좀 줘요! 제발 좀 내놔요! 내 놔!
신우 : (그 모습에 누군가가 빗대어져 순간 자기도 모르게 감정이 솟구치는)
고사장 : 난 강요한 적 없어! 지들이 맛 한번 보곤 더 달라고 떼썼지! 난 그저 원하는 걸 줬을 뿐이에요.
자기 인생, 자기가 망가뜨려놓고 남 탓하면 안 되지. 어른이라면 자기 선택에 책임져야죠!
신우 : (눈물을 참으며) 니 선택에 니가 책임질 날도 곧 올 거야.. 너만 아니라, 약 팔고 약주는 모든 것들 다 같이 치워줄게.
그 때, 문이 열리며 황기사가 들어온다.
고사장 : 무슨 일이야?
황기사 : 최마담 일입니다.
신우 : (보는데)
고사장 : (신우 쳐다보더니 급한지 나가버린다)
혼자 남겨진 신우. 긴장이 풀어진다. 바닥에 버려진 병을 본다.
신우 : 엄마..... (그제야 참았던 눈물이 흐른다)
57. 형사과장실, 밤
의자에 기대 잠이 든 은창. 얼굴을 누군가 손으로 따뜻하게 쓰다듬어 준다.
은창 : (잠결에) 엄마.... (하면서 미소짓다가 눈을 뜬다)
엄마가 미소 지으며 보고 있다.
은창 : 엄마... (하면서 손을 뻗는데)
안나 : (그 손 따뜻하게 잡아준다) 잘 잤어?
은창 : (다시 보곤 놀라 손빼는) 누구세요?
안나 : (황당한 듯) 신우야!
은창 : !! (주변 둘러본다. 경찰서 과장실이다. 다시 상황보곤) 아...
안나 : 도신우! 괜찮아? 교통사고 났었다며! 병원 다시 안 가도 돼?
은창 : (생각하다) 안나?
안나 : (테이블에 가 보온병 뚜껑 돌리며) 그래.
은창 : (어색하게 시선 피하다가 냄새 맡고는) 미역국?
안나 : 알았어? (보온병 뚜껑 옆에 두며) 엄마가 해주셨어. 이번 달에라도 당장 결혼하래! 손주 내놓으라고 얼마나 잔소린지! (웃는데)
은창 : (혼잣말로) 결혼..
안나 : 참, 아까 항구이발소 그건 어떻게 된거야?
은창 : (아무 말도 못하면) ...
안나 : 신우야!
은창 : 엄마들이 형한테 무슨 말 가장 많이 하는 줄 아세..알아?
안나 : 뭔데?
은창 : 니 동생 잘 지켜라.
안나 : 형이 잘 지켜줬어?
은창 : (고개 저으면)
안나 : 그래.. 그러니까 그런 말도 했겠지. 형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니..
은창 : !!
안나 : 그 말 많이 생각해봤어. 얼마나 힘들었음 그런 말을 할까...
은창 : 그래, 그런 말 들을 만 해. 제대로 지켜준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까.
안나 : 앞으로 내가 지켜줄 테니까, 형은 잊고 살자. (반찬들 챙기다가) 어!! 차에 과일도시락 두고 왔다. 잠깐만, 먹고 있어, 신우야!
안나, 밖으로 나간다.
은창, 테이블로 가서 안나가 세팅해놓은 미역국과 밥을 본다. 전화벨 울리고. ‘발신번호 표시제한’ 뜬다.
(시간경과)
안나, 종이가방을 들고 안으로 들어오면. 안에 쪽지 한 장 남겨져 있다. ‘나중에'
안나 : (보면, 아무것도 안 먹었다) 한 입이라도 뜨지! (아쉽다. 미역국 뚜껑 닫는데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든다. 문 쪽을 돌아보는데)
58. 주류창고 안, 밤
어둑한 창고 안.
지친 듯 잠이 든 신우. 얼굴에 눈물 자국이 번져있다.
59. 도로 + 신우의 차 안, 밤
고사장E : 천랑빌딩 9시입니다. 이번엔 실수말고 우리 최마담, 잘 잡아주십쇼!
은창, 신우의 차 운전 중이다. 출동차량이 앞서 가고 있다.
60. 천랑 빌딩 계단, 밤
계단 내려오는 최여사와 남자부하들.
최여사 옆에는 잔뜩 움츠려든 호텔남이 가방을 들고 같이 걸어 내려오고 있다. 주변 눈치 보는데.
반대로 계단 올라오는 경찰들.
최여사, 멈춰 선다. 얘네들, 뭐야, 보면.
은창, 이팀장을 향해 고개 끄덕인다. 이팀장, 손짓하면 뛰어가는 형사들.
순간 경찰과 부하들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되는 현장.
호텔남, 급히 가방 감싸 안고 그 사이를 피해 도망치려 하면. 은창 막아선다.
가방 뺏는 은창, 가방 열어서 물건(마약)을 확인하곤 이팀장을 본다.
이팀장, 신우와 눈 마주친다.
최여사, 남자들 사이를 피해서 문 열고 도망가려하면 박형사가 막아선다.
최여사, 가소롭다는 듯이 도도하게 서있다.
61. 천랑빌딩 주차장, 밤
부하들과 호텔남 줄줄이 출동차에 태우는 형사들.
최여사도 태우려 하면.
은창 : (최여사 잡는다) 내가 모시죠.
이팀장 : 그렇게 하세요. 기념으로.
은창 : (뒷좌석 문 열어주면)
최여사 : 이 분이 사람 볼 줄 아네. (고고하게 차에 올라탄다)
62. 도로, 신우의 차 안, 밤
운전 중인 은창. 뒷좌석에 최여사, 문 위 옷걸이에 수갑이 채워져 있다.
최여사 : (팔이 불편해서 보며) 나한테 이렇게 막하면 곤란할텐데. 젊은 양반이, 나 전화 좀 걸게, 주머니에 휴대폰 좀 꺼내줄래요?
은창 : (살짝 보곤 무시한다. 자기 휴대폰 꺼내서 통화한다) 네. 잡았습니다. 어디로 갈까요?
최여사 : !!
63. 룸살롱 앞, 밤
고사장 : (대기 중인 차로 가며) 광령수산에서 봅시다! 우리 최마담 볼 생각하니까 떨리네! (웃으면서 차에 오른다)
근처에 숨어있던 통일. 차가 떠나는 걸 보곤 뒷문 쪽으로 향하고.
64. 주류창고 안, 밤
몰래 문을 열고 들어오는 통일. 불을 켠다.
신우가 쓰러져있고. 일으켜 깨우는 통일.
통일 : 은창아! 야! 괜찮아? 은창아!
신우 : (깬다)
통일 : 야, 너 뭔 잘못을 해서 우리 사장님이 이러시냐? 일 시켜달라고 부탁했으니까 잘 좀 보이라고 했잖아. (밧줄 풀어주고)
신우 : 일을 부탁해?
통일 : 일단 빨리 나가자. 미안해. 사장님 나가시는 거 보고 오느라 늦었어.
신우 : 나가? 어딜?
통일 : 광령수산 가신다는 거 같던데. 최마담인가 누구 만나신다고.
신우 : 최마담?
신우, 밧줄 풀리자마자 뛰쳐나간다.
65. 룸살롱 뒷문 앞, 밤
문을 나서는 신우, 통일이 뒤따르고.
통일 : 야!! 어쩌려구? 몸은 괜찮아?
신우 : 휴대폰 좀,
통일 : (휴대폰 주면)
신우 : 저, 차는?
통일 : 많이도 바란다. 기다려. 금방 가져올게.
통일, 뛰어가면. 신우, 급히 전화를 건다.
66. 형사과 사무실 + 룸살롱 뒷문 앞, 밤
부하들과 호텔남이 들어오고 있다. 북적이는 사무실.
전화벨 울리자 들어오던 박형사, 급히 전화를 받는다.
박형사 : 네. 경찰섭니다.
신우 : 나 도과장인데, 이번엔 끊지 말아요.
박형사 : 예. 과장님! 어디 계신데요?
신우 : 설명은 나중에 하고, 광령수산으로 인력 보내세요. 거래가 있어요.
박형사 : 아, 또 이러시네. 그러지 말고, 과장님이나 경찰서로 오세요!
물건이랑 그 아줌마 데려갔으면 서로 들어오시지. 또, 무슨..광령??
신우 : 네?
박형사 : 저희 일단 얘들 조사하고 있겠습니다. 빨리 오세요. (전화 끊으며) 진짜 너무하시네!
한번 성공하더니, 아주 재미 붙이셨구만. (짜증)
신우 : (갸웃, 뭔가 이상하다)
67. 광령수산 안, 밤
벌써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고사장. 커피를 마시고 있다.
68. 광령수산 일각, 밤
통일의 차가 멈춰선다. 급히 내리려는 신우.
통일 : 어떡할까? 기다려? 근데 웬만하면 가지마라! 그렇게 당해놓고!
신우 : 고마웠습니다. 조심해서 가세요. (문 닫는다)
통일 : 왜 갑자기 존댓말이야? (하며 내리는 신우 본다)
신우, 급하게 광령수산 쪽으로 걸어간다. 코너 돌아서 건물 쪽으로 걸어가는데.
멈칫 서는 신우. 저 앞에 자기 차가 서있다. 앞유리가 깨진 게 확실하다.
불 꺼진 차안. 고개 돌려 보면 저 끝에 누군가 걸어 들어가는 뒷모습이 보인다.
양복차림의 은창. 전혀 낌새 눈치 채지 못하고 걸어간다.
갸웃하며 따라가는 신우.
69. 광령수산 안, 밤
들어와서 멈춰서는 은창. 안으로 고사장이 보인다. 망설이고 있다 결심한 듯 들어간다.
은창이 다가오자 박수치며 환영하는 고사장.
은창 : 신우는?
고사장 : 잘 보살피고 있으니까 걱정마시고.
은창 : 데려오는 거 아니었어?
고사장 : 요!
은창 : 어딨어요?
고사장 : 아직 할 일이 남았거든. 일본에 거래가 있어서 말이죠. 잘 끝날 수 있게 안에서 파이팅!! 좀 해주시구요!
자, 이제 물건 좀 볼까요?
은창 : (망설이는데)
입구에 다가와 숨어서는 신우. 안을 슬쩍 들여다본다.
고사장에게 누군가 품에 든 물건을 넘긴다.
신우, 자세히 보려하는데. 은창이다.
신우, 놀라 두 사람을 지켜본다.
고사장, 물건을 받아서 포장을 푸는데.
신우 본다. 포장지를 벗겨내면 분명히 멀리서 봐도 하얀색 마약이 든 봉투다. 게다가 꽤나 많은 양이다.
충격에 보는 신우.
고사장 : 우리 최마담은?
은창 : (수갑 열쇠 고사장에게 던져주면서) 차문 열려있어요.
고사장 물건 챙겨 황기사와 다른 출입구 방향으로 나간다.
은창은 그냥 서있다.
밖에서 지켜보던 신우, 이 모든 광경이 믿기지 않는다. 놀라서 할 말을 잃고 선.
70. 광령수산 앞, 고사장의 차안, 밤
고사장, 차에 타는데 옆 좌석을 보면.
문이 열리고 황기사가 최여사를 밀어 넣는다.
입에 테이프 붙어서 말도 못하는 최여사. 팔도 수갑 때문에 옴짝달싹 못한다.
고사장, 정중히 인사하는 척 비웃는.
71. 광령수산 안, 밤
은창, 힘없이 혼자 앉아있다. 지갑을 꺼내본다. 신우의 경찰신분증이 보인다.
비참하고.. 무력한 자신에 화가 나는 지 눈물이 그 위로 뚝 떨어진다.
은창, 애써 눈물 닦으며 지갑 주머니에 다시 넣고 일어서는데
E : 도은창.
은창 : !!
E : 도은창.
은창,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뒤로 아무도 안 보인다. 주변을 둘러보는데.
입구에서 부스럭 소리 난다. 어둑한 그늘 아래서 점점 모습을 드러내는 이, 신우다.
은창, 처음엔 놀라서, 그 다음엔 반가움으로. 문 앞에 선 신우에게 달려가 와락 안는다.
은창 : 신우야..!! (꼭 껴안고는 감동에) 우리 신우 맞지? 신우야..!
눈을 감고 지금 이 순간의 기쁨을 느끼는 은창.
하지만 신우는 목석처럼 가만히 서있다.
신우 : (중얼거리며) 넌.. 넌 그러면 안 됐어.
은창 : 응? 뭐라구? 신우야. (떼어내서 신우를 본다. 반가운 눈빛으로) 뭐?
신우 : (소리 지르며) 도은창, 넌 그러면 안된다고, 이 새끼야!!!
은창 : (충격에 자기도 모르게 같이) 도신우!!
신우, 실망과 분노가 교차한다. 은창의 품을 더듬거리며 안에 차고 있던 총을 뽑아든다.
은창 : 아, 그건..
신우 : 상관없어.
신우, 은창에게 총을 겨누며 사정거리 유지하려 한걸음, 한걸음, 물러선다.
은창, 자기도 놀라서 한 두 걸음, 물러서고.
얼마간의 거리를 유지한 두 사람.
신우 : 엄마는... 니가 참 착한 애라고 하더라.
은창 : !!
신우 : 엄마는.. 니가 감옥 가 있는 동안에도 너만 생각하고 살았어. 늘 그러셨듯이.
은창 : !! 신우야.
신우 : 그래! 나 도신우야, 그 이름! 엄마는 한 번도 따뜻하게 불러주지 않더라. 너만 찾더라. 은창아... 너만,
은창 : !!
신우 : 난, 내가 엄마 옆에 있는 게 죄 같았어.
은창 : ..
신우 : 근데 니가 고작 이런 인간이면 안 되지. 왜 여깄어? 여기서 뭐했어?
은창 : (설마) 봤어? 마약,
신우 : (듣기도 싫다) 그만!! 넌 그 단어, 그 말 그거 입에도 올리면 안 돼!! 니가 다시 사람을 죽이는 일이 있어도,
은창 : 뭐?
신우 : 차라리 니 손으로 날 죽이더라도, 그 마약만은... 절대 니 손으로 그 인간한테 넘겨주는 일 따위
하지 말았어야 했다구, 도은창!!
신우, 끌어 오르는 분노에 자기도 모르게 방아쇠를 당긴다.
E 탕!!!
은창, 놀라서 신우를 본다.
신우도 은창을 본다. 분노와 실망감이 교차한 채로..
고요한 광령수산 안.
서로 마주보고 선 두 사람. 은창과 신우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