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글은 온 누리에서 가장 훌륭한 글자인데 500년 동안 제대로 쓰지 않았다. 1945년 광복 뒤부터 한글학회가 앞장서 한글로 공문서를 쓰고 배움책도 만들게 하여 한글이 쓰이기 시작했다. 온 국민이 우리 말글살이로 모두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되었다. 그 바탕으로 국민 수준이 높아져서 나라가 빨리 일어났다. 오로지 우리말을 한글로 적는 말글살이 덕이다. 그런데 아직도 일본식 한자말이 우리말처럼 쓰이는 데다가, 요즘은 미국말까지 마구 섞어서 쓰고 있어 나라 말글살이가 매우 어지럽다.
광복 뒤부터 우리 말글살이로 우리나라가 선진국 문턱까지 올라섰으며, 우리 자주문화가 꽃펴서 ‘한류’라는 이름으로 온 누리에 뻗어나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도시인 서울시와 부산시가 외국말을 섞어 쓰며 제 나라 말글을 짓밟고 있다. 다른 지방 도시들도 그것이 괜찮을 줄 알고 따라서 쓰고 있다. 그러면 언론이 그 잘못을 따지고 바로잡아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부채질하고 있다. 그래서 올해에 이들을 우리말 헤살꾼으로 뽑았다.
그나마 세종시와 진주시가 우리말글을 빛내고 있고 시민단체와 국민들이 일본식 한자말을 버리고 우리말을 살리려고 애쓴다. 농사꾼인 최한실 님은 11년 동안 우리말을 찾고 새로 낱말을 만들어 1560쪽에 이르는 ‘푸른배달말집’이라는 토박이말 말모이를 냈다. 구자행 국어선생님은 일본식 한자말을 쉬운 우리말로 바꾸어 누리통신망에 알리고 있다. 그래서 이분들을 올해 우리말 지킴이로 뽑았다.
그리고 22대 국회에서 의원 300명 가운데 298명은 한글이름패를 쓰고 있는데 이헌승, 유영하 두 의원 이름패만 한자여서 이들을 헤살꾼으로 뽑으라는 국민들이 있다. 두 의원에게 왜 한자로 이름을 쓰고 있으며 앞으로 한글로 바꿀 생각은 없는지 국회 누리집에 있는 전자우편으로 물었다. 두 의원 모두 전자우편은 보지 않아 전화를 했더니 유영하 의원은 전화를 받지도 않고, 이헌승 의원은 보좌관이 “한글로 이름을 쓰면 바르게 읽지 못하는 이가 있어 한자로 이름을 쓴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자로 이름을 쓰면 읽지 못하는 국민도 있어 더 문제인데 그렇게 말하는 것은, 한글을 우습게 여긴다거나 또 다른 까닭이 있지만 숨기는 것처럼 보였다. 두 의원이 스스로 잘못을 깨닫기 바라는 마음에 기회를 주었다. 만약 내년에도 그대로라면 정말 다음 헤살꾼으로 뽑으려고 이번에는 뽑지 않았다.
또한 자랑스러운 국가유산인 한글로 나라를 일으키자며 한글이 태어난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에 걸었던 한글현판을 떼고, 부끄러운 한자복제현판을 원형이라고 속여 걸어둔 국가유산청을 헤살꾼으로 뽑자는 국민들도 많았으나 지난해 뽑았기에 다시 뽑지 않았다.
우리말이 살고 빛나려면 이름부터 우리말로 짓고 한글로 적어야 하며, 우리 토박이말을 살려야 한다. 5000년 동안 쓴 우리말이 있고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우리 글자인 한글이 있는데도 우리말 한글 이름이 아닌, 한자나 영문으로 이름을 짓고 쓰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매우 잘못된 일이고 일본식 한자말과 영어로 이름을 쓰는 것은 못난 일이다. 그래서 그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다음과 같이 올해 우리말 지킴이와 헤살꾼을 뽑아 알린다.
2024. 10. 9.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고영회 김경희 노명환 리대로 박문희 이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