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박한 시작~ 불꽃놀이
감성 No, 라흐마니노프가 절대 원하지 않을 라피협 2번
페트루슈카카카~~~ 세상에 모든 악기의 향연, 직관의 진면목!!!
지휘 뤼도비크 모를로 | CONDUCT Ludovic Morlot
피아노 알렉산더 코르산티아 | PIANO Alexander Korsantia
PROGRAM
스트라빈스키, ‘불꽃놀이’ Op. 4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스트라빈스키, 페트루슈카 K01
오늘 후기는 좀 부분 부분 거친 멘트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언짢으신 분은 패쓰해 주세요)
불꽃놀이로 공연을 시작한 것은 참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스트라빈스키의 현대음악의 결을 짧고 강하게 Preview 해 준 느낌이어서 페트루슈카를 제대로 감상하는 데 좋은 에피타이저였어요
그리고 나서 등장한 알렉산더 코르산티아~ 건장한 피아니스트가 수줍은 인사로 관객에게 공손히 인사하고 피아노에 앉습니다
그라나 수줍음은 그때까지입니다
라피협 2번 1악장 도입부를 이렇게 빨리, 격렬히 진행하는 걸 처음 봅니다
타건의 방식은 온몬, 온팔을 높이 들어 후려치시는데 첫부분에서는 너무 격렬한 나머지 콘서트홀 바닥에 발을 구르며 뛰어오를 정도의 몸 움직임에 잠시 놀랐어요 (B구역 9열 10번이라 피아니스트의 팔,다리 자세히 보이는 자리여서 텝댄스같은 발소리 마저 들렸습니다)
그의 라피협 1악장은 굶주린 야수가 피아노를 때려 부술 듯 한 기세인데 임팩트가 강한 해석을 하나보다 생각하며 듣는데
점점 제 얼굴이 이상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제가 표정관리가 안되는 타입이어서)
박자가 오케스트라와 자주, 빈번히 맞지 않아 지휘자 뤼도비크 모를로는 아예 고개를 협연자 쪽으로 내내 돌리며 지휘합니다
지휘자의 고뇌가 고스란히 전달되는 1악장 초반부가 지나고 그의 피아니즘을 느껴보려니 정리가 잘 안됩니다
강하고 빠른 타건 스타일인가 싶다가도 느린고 서정적인 부분의 박자는 뭐라 말하기 어려운 미흡한 리듬감 그런 게 느껴집니다
오케스트라와 독주악기가 서로 화답하듯이가 아니라 질주하는 독주자와 박자 엇나갈까봐 전전긍긍하는 오케스트라, 그러다가 겨우 맞춰지면 기대가 높아질 듯 하다가도 피아노 소리의 뚝딱거림이 거슬리다가 1악장이 끝났습니다 아주 임팩트있게~ 그랬더니 관객일부가 박수를 칩니다 꽤 많은 관객이 쳐서 놀랐어요
2악장은 망했습니다 국립심포니의 관악부는 오늘 정말 훌륭한데 클라리넷, 플룻이 더없이 아름답게 주제선율을 깔아주는데 피아노가 들어서면 깹니다 어쩜 이 아름다운 2악장 느린 프레이징을 이렇게 아름답지않게 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3악장은 그래도 코르산티아의 스타일이 가장 먹힐 수 있는 악장이라 두들겨 부시는 듯한 강력한 타건과 국립심포니 모든 파트의 활약으로 감동적인 클로징을 하고나니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끝이 좋으면 다 좋은 게 맞습니다
뒤끝있는 저는 큰 환호가 나오지 않았지만 오늘 관객들은 젏은, 아니 어린 층이 많아서 그 덕을 좀 본 것고 같았고
앵콜을 요청하는 관객의 박수도 열렬해서 그는 앵콜곡을 칩니다 역시 그의 피아니즘은 인상적인 게 하나도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피아니스트가 피아노를 이렇게 쳐도 되나 싶을 정도로 저는 실망이었습니다
인터미션이 끝나고 기대하던 페트루슈카 공연이 시작됩니다
오늘 공연은 페트루슈카 직관한 행복으로 모든 걸 다 이루었다고 갈무리하겠습니다
국립심포니 관악파트 정말 잘 하네요
콘서트홀 무대 위에 오케스트라의 모든 악기 뿐 아니라 피아노, 하프도 2대나 동원된, 정말 세상의 모든악기가 총출동하여
페트류슈카라는 신비한 그림을 다같이 개성있게 그려냅니다
지휘자 뤼도비크 오를로는 쫀쫀한 박자감으로 오케 각 파트의 균형을 꽉 잡고 가는 타입의 지휘를 하는데 그래서인지 한 악기도 허투루 등장하지않고 적소에 제몫을 톡톡히 해내고 나타났다 사라지는 이 연주를 듣는 내내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특히 클라리넷 수석, 플룻 수석, 바순.... 정말 소리가 좋았어요
트럼피스트들의 소리는 또 얼마나 짱짱한지, 게다가 오케스트라 측면에서 피아노를 치는 연주자는 좋은 소리로 오케스트라에 풍미를 더합니다 오늘은 타악기주자들도 대단히 한 몫합니다 곡 자체가 타악부분이 많기도 하지만 타악기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게 해 준 연주였습니다 정말 타악연주자들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한 순간 실수할 것 같은데 찰떡같이 제 타이밍에 제대로 된 소리로 음악에 임팩트를 입혀주었습니다
역시 끝이 좋으면 좋은 게 맞습니다
페트루슈카 연주가 끝나고 지휘자가 직접 또 관객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라흐마니노프를 많이 즐기시는 것 같은데 앵콜로 라흐마니노프 <보칼리제>를 하시겠다고
라흐마니노프 피협의 아쉬움을 국립심포니 현악부의 어루만지듯 아름답게 감싸주는 보칼리제로 다 날려주셨습니다
보칼리제를 내내 허밍으로 부르면서 주차장으로 오다보니 오늘 공연이 참 좋았다 는 결론에 도달~
끝이 좋으면 다 좋은 게 맞네요 ㅎㅎ
P.S. 악장사이 박수치는 관객이 아직도? 있다
관객매너 가르치는 학교는 없나.....(극단적 이기주의)
(옆자리가 비어있었는데 인터미션 후 어떤 젊은 학생이 앉는데 본인 자리는 아닌 것 같았죠 그런데 그 관객은 의자에 깊숙이 앉지 않고 끝에 걸쳐 앉아서 저는 아니지만 뒷사람은 거의 앞이 안보였겠고 제게는 내내 연주는 안보고 프로그램북을 뒤적이는 민폐를 줍니다. 몰라서일까요 아니면 알고도 신경안쓰는 걸까요.....)
오늘 정말 잘한 관악주자들
악장님 바이올린 솔로파트도 좋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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