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 문화 > ART(공연·전시) / 편집 2013-09-04 21:37:01 / 2013-09-05 12면 기사
'인간의 죽음' 그것은 어떻게 공포가 되는가
극단 '지즐' 공포 연극 '흉터'
오늘부터 대전가톨릭문화회관 아트홀
◀연극 '흉터'의 한 장면. 사진=극단 지즐 제공
대학교 때부터 사랑과 우정을 이어오며 사회 초년생이 된 동훈, 재용, 지은. 세 친구는 복잡미묘한 관계 속에서 위태로운 등산을 시작하게 되고 등산 중 지은은 돌발적인 사고로 인해 돌연 죽음을 맞이한다. 그후 8년 뒤 재용과 동훈은 지은이가 사고사로 죽었던 그 산을 다시 찾고, 등산 중 재용은 부상을 입으며,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갑작스럽게 길까지 잃게 된다. 가까스로 발견한 검은 산장에서 그들은 구조를 기다린다. 아무도 찾지 않는 비밀스런 산장에서 재용과 동훈은 지은의 기억이 되살아나고 과거에 벌어졌던 끔찍한 사고의 기억이 결국 그들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가는데…. 서서히 드러나는 공포의 실체와 잔인한 반전, 그날 그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극단 '지즐'이 제작한 공포심리 스릴러 연극 '흉터'가 이달 5일부터 10월 6일까지 대전가톨릭문화회관 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인간은 왜 공포를 느낄까? 어째서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피가 역류하며, 솜털이 일어서는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공포는 불확실성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불확실성을 가진 귀신? 영혼? 초자연적 존재들 등이 제일 공포의 대명사일까? 하지만 이런 대명사들을 떠올리기 전에 간과되기 쉬운 공포의 존재는 아이러니 하게 공포를 느끼는 주체, 바로 '인간' 이다. 인간이야말로 '규범'과 '사회'라는 틀을 벗어난다면 쉽게 공포스러워 질 수 있는 불확실성과 무작위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흉터'는 바로 그 틀을 벗어난 작은 일탈을 통해 '공포'를 표현한 작품이다.
8년전 친구 사고사에 얽힌 이야기
규범, 사회 벗어난 인간 일탈 초점
배우 연기, 치밀한 구성, 반전 매력
또한 이미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은 작은 일탈에 불과한 일이 되어버린 둔감해진 현대에
어째서 그런 일이 있었는지, 누군가가 특정한 일을 겪고 특별한 의도를 가진 채, 예고된 사건이 벌어진 후 그것이 어떻게 마침내 형상화 된 '공포'로 탈바꿈해 가는지에 대해 잠시 걸음을 멈춘 채 돋보기를 들이대고 자세히 바라보고자 한 시도이자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의 사건에 의해 죄책감에 시달리는 이야기는 사고로 인해 파생되는 죄책감, 죄의식, 보복에 대한 공포, 후회, 회한 등의 마음속부터 시작되는 병이 얼마나 사람을 피폐하게 만드는지 보여줄 것이다. 또한 두 친구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연기는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어 극의 몰입을 최대한으로 끌어 올릴 것이다.
공포 연극이라고 하면 관객들은 공포영화 만큼이나 무섭거나, 놀라거나 하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여기 치밀한 구성과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전개, 상상 이상의 잔인한 반전, 눈 앞에서 펼쳐지는 공포를 생생하고 짜릿하게 느낄 수 있는 소극장의 매력까지 가지고 있는 오감 만족 공포 스릴러 연극 흉터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눈을 감으면 소리가 무섭고 소리를 막으면 분위기에 압도 당하는 새로운 공포연극 흉터를 만끽해보자.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2시·5시, 전석 3만 원. 문의 ☎ 1599-9210. 최신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