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三淸)이란 도교에서 신선이 산다는 세 궁궐, 옥청(玉淸).상청(上淸).태청(太淸)을 말한다. 서울에도 삼청이 있다. 물 맑고, 공기 좋고, 도둑이 없어 청정한 골.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이다. 한국 삼청동에는 신선 대신 문화가 살아 꿈틀거린다. 삼청동이 요즈음 강북 지역의 새로운 문화 허파로 떠올랐다. 맛집 거리로 소문났던 삼청동이 신흥 갤러리 타운으로 주목받고 있다. 강북의 인사동, 사간동, 평창동, 강남의 청담동, 신사동에 이어 제6의 미술동네로 쑥쑥 자라는 소리가 들린다. 화랑 뿐 아니라 개성 넘치는 옷집과 공예점이 화랑에 어깨를 맞대고 오밀조밀 들어서고 있다. 대학로가 젊은이의 놀이터라면 삼청동은 장년층의 문화사랑방이다. 마땅히 갈 곳이 없어 헤매던 강북 시민의 발길을 끌어들인 삼청동, 거기를 가보자.
북적이는 도심을 뒤로 하고 경복궁 모퉁이를 휭하니 걸어가보자. 낙엽을 즈려 밟으며 발걸음을 옮긴지 10분이 지났을까. 어느새 삼청동 어귀에 다다른다. 좁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옹기종기 늘어선 단층 건물들은 시공(時空)을 뛰어넘은 세상에 와 있는 듯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고풍스러운 한옥들은 인사동에 비해 더욱 한국적인 정취를 풍긴다. 동시에 아기자기한 야외 테이블과 벽돌집 앞에 놓여진 꽃들은 유럽의 어느 골목길에 들어선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든다.
도심의 분주함을 피해 한옥들 사이로 난 폭좁은 인도를 따라 산보하며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삼청동 길은 전통미와 현대미가 어우러진 문화의 거리다. 이 골목 저 골목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삼청동의 화랑과 옷집과 공예점을 돌다 보면 아련한 옛날 골목길이 퍼드득 떠오른다. 삼청동 길에 자리한 갤러리와 디자인 숍들은 대부분 옛날 집을 개조하여 새롭게 리모델링한 공간으로 단순한 복고 취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숨쉬며 진화하는 복고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와 대형빌딩에 가려진 청명한 가을 하늘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삼청동길의 특별한 매력이다.
한 집 건너마다 자리 잡은 갤러리와 공방은 인사동이나 청담동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화랑가를 이루고 있다. 한옥을 개조해 만든 아기자기한 레스토랑과 카페, 커다란 통유리가 달린 모던한 감각의 레스토랑과 와인바들은 고풍스런 북촌의 풍경과 묘하게 어울린다. 몇 년 전만 해도 수제비나 산채비빔밥이나 같은 별미를 즐기려는 넥타이부대로 북적거렸던 삼청동길이 최근 눈에 띄는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젊은 미술가와 전시기획자, 전시회를 본 뒤 차 한잔을 즐기려는 젊은 층을 어렵잖게 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아기자기한 공간구성이 보여주듯 삼청동의 매력은 다방 문화다. 화랑에 모여 담소를 나누고 다방에 모여 화랑 구실을 하는 것처럼 이야기가 있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차 마시며 그림 구경을 할 수 있는 편안한 컨셉트의 갤러리 겸 카페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어 어렵지 않고 쉽게 다가서는 문화, 대형 화랑이 아니라 살갑고 부드러운 다방형 화랑을 만날 수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 굳이 문화를 향유하러 나들이 하지 않아도 길거리 자체에서 풍기는 아름다움에서 잔잔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삼청동 길. 연인과 함께, 마음이 맞는 친구와 함께, 혹은 마음이 내키는 날엔 혼자서도 걷고 싶은 매력적인 그 거리, 교통이 불편하여 어쩔 수 없이 걷게 만드는 아날로그적인 삼청동 길. 루시드 폴의 잔잔한 감성이 녹아든 삼청동 노래가사와 함께 만나보자.
플로라 화(Flora) 꽃과 부귀를 상징하는 로마 여신 '플로라'의 이미지를 살려 내추럴 컨셉트로 인테리어한 이탈리안 레스토랑<플로라>. 정독도서관 앞에 위치한 플로라는 꽃과 식물이 어우러진 야외정원을 정성스럽게 가꿔 싱그러운 자연주의를 선보인다. 제12회 세계요리대회 금매달을 수상한 최우현 chef의 특별한 요리를 맛볼 수 있어 미각을 자극한다. 문의ㅣ 02.720.7009
THE SHOE NEWYORK 고급스러운 이태리 수입 원단으로 차별화된 컨셉트를 섭보이는 구두 전문 매장 더슈. 감각적인 상품으로 독특한 오리지널티를 살려 신선한 슈즈 트렌드와 감성을 제시하고 있다. 풍부한 컬러감과 소재가 시선을 사로잡는 더 슈는 송치, 양피, 뱀피, 와이피, 천연피 소재를 사용하고 옐로우, 핑크, 그린, 오렌지, 레드, 실버, 화이트, 블루, 펄 컬러를 만날 수 있다 문의ㅣ 02.725.9666
로뎀(Rothem) 아이보리빛의 세련되 건물에 자리한 로뎀은 jewelry&craft를 선보이는 곳. 김소형 대표는 뉴욕 파슨스, 뉴욕GIA, 뉴욕주림대학교 FIT에서 주얼리와 금속디자인, 보석전문가 과정을 졸업했다. 김소형 대표가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로뎀의 주얼리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모티브로 살린 수공예적인 기품이 매력. 파인 주얼리 숍이지만 젊은 분위기의 캐주얼한 디자인을 선보여 평소에도 활용한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흔하게 볼 수 있는 예물보다는 특이하고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액세서리를 제안하여 다양한 연령대에 어필하고있다., 문의ㅣ 02.725.8006
아원공방 1983 전통적인 한옥건물과 어우러진 나지막한 지붕의 아원공방이 따스하게 다가온다. 학고재 오른편 길에 위치한 아원공방은 고급스러운 금속공예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현관 앞에 놓인 예쁜 금속 벤치와 넝쿨 식물이 싱그러움을 발한다. 영화<스캔들>에서 전도연과 이미숙이 꽂고 나왔던 비녀, 뒤꽂이 등의 장신구가 모두 아원공방의 작품이다. 소격동에 위치한 아원공방 외에 인사동 쌈지길에서도 아원공방을 만날 수 있다. 문의ㅣ 02.735.3482
매리앤매리(Merry&Marry) 메리앤메리는 고즈넉한 삼청동 거리에 살아있는 꽃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유러피언 플라워숍이다. 흑색 칠판과 고목 위에 가지런히 놓여진 작은 화분들과 엔티크 콘솔에 놓인 세련되 색감의 유러피언 스타일의 플라워 상품들. 자개 느낌의 이색적인 작업테이블도 눈길을 끈다. 꽃을 통해 즐거움을 선사하는 메리앤메리는 꽃을 좋아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플라워레슨도 마련되어 있다. 문의ㅣ 02.738.5515
펠리체 가또(Flice Gatto) 삼청동 길을 주욱 걷다보면 계단에 꽃과 식물이 가득한 별장 같은 펠리체 가또를 만날 수 있다. 목조 집을 개조하여 멋스럽게 완성한 펠리체 가또는 나무와 벽돌, 철제를 사용하여 부드러우면서도 고풍스러워 눈길을 끄는 곳이다. Italian Bistro&Caffe로 문을 연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신선한 인테리어와 맛으로 인기 있는 곳이다. 현관으로 들어서는 공간은 파릇파릇한 작은 정원으로 꾸며놓아 한결 싱그러운 기분으로 이끈다. 독특한 어감의 펠리체 가또는 이탈리아어로 행복한 고양이란 뜻, 향기로운 음식과 함께 고양이처럼 나른한 행복감을 느껴봐도 좋을 듯. 문의ㅣ02.737.2728
빨강숲 Gallry Cafe 삼청파출소 맞은 편에 위치한 캘러리 카페 '빨강숲'은 블랙과 레드의 강렬한 컬러매치와 독특한 타이포그라피가 눈길을 끄는 곳으로 인사동에서 화랑을 운영했던 정연우 대표가 카페와 화랑이 함께 하는 복합 공간으로 오픈했다. 현관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나무와 이끼, 식물을 심어 잔잔한 수채화 같은 느낌이 인상적이다. 파스타, 리조토와 와인을 곁들여 마실 수 있고 커피와 홍차도 판매한다. 멋스러운 그림을 감상하면서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시간이 금새 흘러가는 곳. 문의ㅣ 02.734.9466
수와래 삼청동길 입구에 위치한 스파게티 전문점 수와레. 창가로 길게 테이블이 놓여 있어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식사하기에 좋은 곳이다. 화이트로 칠한 외벽에 하늘로 올라가듯 시원한게 그려진 나무 페인팅이 인상적이다. 직접 만든 고소한 맛의 각종 치즈들이 인기 메뉴. 파스타 종류가 20여가지로 재료를 듬뿍 넣은 게 특징이다. 주문을 받은 뒤 재료를 다듬고 요리를 만들어 신선하다. 삼청동 음식점으로서는 드물게 전용주차장이 따로 있다. 문의ㅣ 02.739.2122
가을의 운치를 표상하는 풍경은 노란 은행잎으로 물든 가로수길이다. 은행나무 가로수 길을 거닐 수 있는 곳이 복잡한 도심 한가운데 강남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가을이면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인상적인 신사동 가로수길이 바로 그 곳이다. 길 옆으로 가로수가 늘어선 모습 그대로 이름 붙인 거리이름이 친근하고 편안하게 와 닿는 이곳은 마치 한 폭의 풍경화 같은 고즈넉하고 한적한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현란한 상점들이 즐비한 강남 바로 옆에 운치 있는 가로수길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질 정도. 지리적으로는 북쪽으로 압구정로의 현대 고등학교, 건너편 남쪽으로는 도산대로의 J-TOWER를 양끝으로 하는 은행나무가 줄지어 가로수를 이루고 있다. 왁자한 숍의 분위기를 벗어나 아기자기하고 특색 있는 예쁜 카페, 브랜드 프랜차이즈점이 들어서기보다는 개인 디자이너들이 운영하는 부티크 개념의 다양하고 멋스러운 숍을 만날 수 있어 느낌 좋은 공간으로 물들이고 있다.
가로수 길은 최근에 이야기가 회자되는 곳은 아니다. 강남 아파트 붐에 발맞춰 90년대 말부터 몰려들기 시작한 화랑들은 2000년대 초까지 30여 개에 이르렀고, 그로 인해 이곳은 ‘화랑 거리’ 또는 ‘갤러리 골목’으로 불리면서 경제력 있고 교양 있는 어머니들이 일상처럼 들리는 공간이 되었다. 갤러리와 숍을 위시로 스튜디오, 디자인 사무소, 패션 작업실 등이 터를 잡으면서 멋을 알고 트렌드를 선도하는 이들이 모여들었다. 하지만 IMF 이후 경제가 침체되면서 대부분의 화랑들은 문을 닫거나 다시 강북으로 돌아갔다. 가까스로 명성을 유지한 화랑들과 뒷골목의 봉제공장들로 인한 지리적 이점을 살린 옷 가게들만이 쓸쓸해진 이 거리를 힘겹게 지켜왔다. 그러나 이곳이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많은 건물이 리모델링을 거치고 임대가 늘어나면서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 상업 예술을 추구하는 영화와 광고, 디자인 회사들이 이곳에 젊은 바람을 몰고 왔다.
잘 짜여진 건물들이 들어선 인위적인 분위기의 길이 아니라 하나 하나 작은 건물들이 제각각의 개성을 드러내고, 이국적인 스타일의 인테리어 숍이 들어서 세월을 머금은 운치 있는 거리로 만들고 있다. 독특한 분위기의 카페와 맛있는 음식점, 인테리어 소품 가게, 디자이너 옷가게가 촘촘하게 들어서 있어 산책의 즐거움과 함께 특별한 디자인 감각을 엿볼 수 있어 감각을 충전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영국 일본, 프랑스 등 수입인테리어 소품과 앤티크 가구를 만날 수 있는 숍, 이국적인 분위기의 와인바와 예쁜 카페, 케이크와 꽃이 만나는 플라워 카페, 천연재료를 사용하는 베이커리 카페 등 자신만의 디자인과 분위기를 골라서 만끽 할 수 있는 신사동 가로수길. 햇살이 내리쬐는 볕 좋은 날, 가로수 길을 걷다보면 높게 자란 은행나무의 가지와 잎들이 건물과 윈도우에 그림자를 드리워 자연의 아름다움과 개성적인 숍들이 더욱 멋스럽게 와 닿아 마음을 잔잔하게 적신다.
린쯔(Linz) 가로수 길에 진입하면 처음으로 만날 수 있는 베이커리 카페 린쯔(Linz). 싱그러운 그린 컬러를 테마로 꽃과 나무가 함께하는 자연주의 인테리어로 연출하여 편안한 분위기로 이끈다. 프랑스 꼬르동블루 충신의 파티시에가 직접 구워내는 곳으로 향료와 재료 역시 질 높은 천연제품을 고집하고 있어 인기가 많은 곳이다. 빵 외에도 타르트, 샌드위치, 샐러드 메뉴를 구비하고 있다.
그랜드마더 가로수길을 걷다보면 호기심릉 자아내는 회색 건물을 만나게 된다. '그랜드마더'는 겉으로보기에는 갤러리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패션과 와인을 함께 만날 수 있는 이색적인 와인바. 회색의 콘크리트 회벽에 회화적인 벽화를 그려 넣고 고풍스러운 현관문을 장식하여 사람들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는다. 몽환적이고 이국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앨리 앤티크 & CAFE 앨리 엔티크는 가로수길에서 약간 벗어난 골목길에 위치하고 있지만 이국적인 별장처럼 느껴지는 외관이 멋스러워 시선을 끈다. 영국과 프랑스 등지에서 들여오는 오리지널 앤티크 가구및 소품을 판매하하는 곳이다. 바로 이어진 옆에는 앤티크 가구로 꾸민 카페도 있어 여유롭게 앤티크를 감상 할 수 있다. 부드러운 파스텔 벽화와 담쟁이덩굴, 노랜색의 우채통이 자연스럽고 아기자기한 멋을 풍긴다.
장식가게 고리 나무와 금속, 벽돌이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이미지를 전하는 토탈 인테리어 숍 장식가게 고리. 딱딱한 콘크리트와 조각이 새겨진 현관문, 고급스러운 거울을 전시한 윈도우 디스플레이에 이르기까지 어느것 하나 독특하지 않은 것이 없다. 유럽과 영국에서 수입하는 앤티크 가구와 중국 앤티크 제품, 클래식한 소품 등 숍 곳곳에 감각적인 센스가 돋보인다. 맞춤 가구와 원하는 패브릭으로 취향에 맞는 공간으로 연출하는 것도 조언받을 수 있다.
메이(May) 화이트와 핑크톤의 어린이용 드레스가 전시돼 있는 메이는 어린이 전문 드레스 매장이다. 페어리 테일즈와 달리 백일이나 돌 또는 결혼식 참석때 어린이들이 입는 분혼색, 연두색, 파스텔톤의 드레스와 머리띠, 부케 등을 판매하는 곳이다. 신사동 가로수길에 젊은 주부들이 드나들면서 고급스러운 아동복 전문매장이 들어서고 있다.
가로수 길 한블럭 건너 학수정길에 위치한 플라워 스튜디오 티아라(TiaRa). 연한 블로톤과 초콜릿 컬러로 인테리어한 세련된 감각이 돋보이는 공간으로 패션디자이너 16년 경력의 이정아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생동감 넘치는 스타일리쉬한 플라워 어렌지먼트가 매력적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