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이의 감동 만찬...
한국사람의 지독히도 고집스런 입맛은 나도 어쩔 수 없는가보다.
-태국에서 맛보는 한국식 진수성찬-
이것이 무엇인가? 머나 먼 타지에서 간만에 맛보는 그리운 고향의 맛 아니던가...
가난한 배낭 여행자들에게 감히 꿈도 못꿀 화려한 만찬을 가능케 한 이는 휴가차 태국에 왔다는 한 회사원의 화끈함에서 시작된다.
3박4일의 아쉬운 여행일정을 마치고 생각보다 많이 남은 밧(현지돈)을 처분한다며 우리에게 한턱을 제안하셨다.
우리도 양심이 있던지라 한번은 거절해 본다.
자신은 더 여행하고 싶어도 회사에 묶인 몸이라 그러질 못한다며, 아쉬운 마음이 크기에 남아있는 우리들에게 밥한끼 꼭 대접하고 싶다는 그분의 거듭된 권유...
그래서 시작된 만찬, 한상이 거하게 차려지고 다소 소박한 반찬에 사람들은 저마다 귀중히 짱 박아 두었던 한국의 음식들을 하나씩 꺼낸다.
미쳐 준비못한 나같은 것들은 그저 몸으로 때울 수 밖에 서둘러 수저를 배분하고 물을 떠다 나른다.
그렇게 오랜만에 고향의 밥상을 마주한다.
태국에도 물론 한 식당은 존제한다. 그러나 비싸다.
내가 머물던 숙소 DDM에도 한식을 팔고 있다. 그러나 딱히 먹어 볼 생각을 안했다.
현지 물가에 비해 다소 비싸단 것도 이유 중 하나겠지만, 태국이란 나라에 왔으니 현지음식을 최대한 먹어보자는 것이 나름의 여행 수칙이었기 때문이다.
헌데 그 맛과 가지수에서 당당히 세계 4대 음식중 하나로 뽑힌다는 태국의 음식, 그 드 높은 명성도 소박한 한국식 식탁앞에서 여지없이 무릎을 끓고 만다.
그것은 환상이었다.
무엇하나 특별 할것 없는 반찬들 이었건만 내 생에 기억되는 최고의 만찬중 하나로 기억되는 그날의 밥상.
타지에서 집어든 금쪽같은 김치 한 조각, 얼큰한 된장찌게, 고소하게 기름진 쌀밥 한 그릇, 그 모든게 감동이었다.
-탐마삿 대학교-
태국의 대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한 마음에 근처 탐마삿 대학교를 방문한다.
딱히 별다른 것을 기대하고 간것은 아니었지만 한국의 대학교와 별반 다를 것없는 그곳의 모습에 실망을 하기보단 우리와 같은 익숙한 풍경이 약간은 낫설게 느껴짐이 신기했다.
그곳의 학생들은 대학생도 교복을 착용한다.
그네들은 하나같이 마르고 호리호리해서 교복차림이 썩 멋드러진다.
지금 이곳은 긴 생머리가 유행이란다.
하나같이 어깨를 넘어선 긴 생머리를 유지하고 있는 여학생들, 입혀놓은 옷까지 같으니 것 참 누가 누군지 대체 구별을 할 수 없다.
돌아오는 길에 길 한편에서 괴상한 나무를 발견한다.
거대한 나무가 범상치 않은 방향을 향해 자라고 있는 모습이 이질적으로 다가온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똑바로 하늘을 향해 뻗어 있어선지 비틀어진 그 모습이 더욱 괴기하게 느껴진다.
숙소에 돌아오니 새로운 인물이 눈에 띈다.
막 캄보디아에서 돌아왔다는 그 아이, 나에게 누군가가 그랬듯이 나 또한 그 아이에게 스스럼 없이 말을 건넨다.
그리고 우린 다음 여행 일정이 비슷하단 이유로 즉석에서 동행을 결정한다.
그리고 우리의 동행에 또 한명이 스스럼 없이 가세한다.
드디어 내일은 라오스로 넘어가는 날이다.
태국에 올땐 혼자였지만 지금 나는 이곳에서 만난 길동무 2명과 함께 라오스로 갈 기대에 부풀어 있다.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에덴동산이라는 라오스, 그 곳이 우리를 부른다.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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