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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선집 62권 2편
주목의 주인공
1972.09.17 (일), 한국 전본부교회
사랑의 아버님, 오늘은 1972년 9월 17일, 이달 들어 세번째 맞는 안식일 아침이옵니다. 이 시간 어린 자녀들이 아버지 존전에 엎드렸사오니, 자비의 아버님이시여, 개개인의 심령을 살피시사 각자에게 흡족한 은사와 풍성한 사랑으로 찾아 주시옵기를 바라옵니다.
이 자리에 엎드린 저희들은 틀림없이 통일교회의 식구들이옵니다. 당신이 오랫 동안 찾아 나왔고, 역사과정에서 그리워하던 자녀의 명분을 갖고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옵니다. 지고지선하신 당신 앞에 아들딸의 명분을 갖추어 당신의 권위와 위신과 체면을 세우기에 부족함이 없는 자녀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아들딸이 돼야 한다는 것을 저희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뜻을 알고 난 그날부터 당신을 따라 나온다고 하였지만, 당신을 섬긴다고 하였지만 당신 앞에 얼마나 얼마나 부족한 일이 많았는지, 얼마나 얼마나 미흡한 점이 많아 당신이 저래서는 안 된다고 내심으로 염려하시는 처지에 있었는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철이 들고 세월이 감에 따라 당신 앞에 책임과 사명을 대신할 수 있어야 되는데도 불구하고, 저희는 도리어 당신 앞에 모든 책임을 맡기고, 도리어 어려운 것은 당신의 것으로 돌려 버리고 저희 자신의 이익만을 번번이 생각한 무리였사옵니다.
아버님이시여, 이 시간에 지난날을 반성하면서 인간으로서 기필코 가야 할, 당신이 계시는 그곳까지 죽든지 살든지 만난(萬難)을 극복해 가지고 최후의 승리의 모습으로 당신 앞에 가지 않으면 안 될 역사적인 사명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될 때에, 저희의 인생길은 너무나 바쁜 인생 길인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루를 보내고 저희가 기뻐할 것이 아니라 당신을 우러러보면서 슬퍼하지 않으면 안 될 자신들이요 우리의 처지인 것을 생각하게 되옵니다. 이와 같이 삶을 영위하면서 당신의 기쁨의 대상이 못 되고 슬픔의 대상으로 나날을 보냈던 불충의 자녀들이 부복하였사오니, 자비의 아버님이시여, 긍휼의 손길을 다시 펴시옵고 넓으신 사랑의 마음을 가지시사 저희를 다시 한 번 돌보아 주시옵소서.
아무리 멀다 하더라도 가야 할 길이요, 아무리 싫다 하더라도 가야 할 길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그 무슨 수난길을 당하더라도 그 수난을 같이 당하지 않으면 안 될 부자의 인연을 맺어 주신 놀라운 은사를 저희가 망각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원수들이 아무리 가중된 조롱의 말을 가해 와도 저희들은 당당코 당신을 중심삼은 부자의 인연을 가진 권위를 자랑할 줄 알게 허락하여 주시옵고, 그 높은 가치를 드높이 마음 깊이 모실 줄 아는, 당신만이 기억하고 남음이 있는 아들딸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당신의 모습을 닳아 있는 아들딸임에 틀림없는 것이요, 당신의 마음과 당신의 위업을 이어받을 수 있는 아들딸임에 틀림없는 자신들임을 자각하면서, 역사의 과정을 거쳐오는 동안 당신의 섭리 앞에 자고로 부모들이, 혹은 선조들이 다하지 못한 일을 저희 앞에 맡기시고, 당신은 저희를 대신하여 가중된 자리에 서시어 역사적인 모든 탕감은 물론이요, 시대적인 사명을 다해 주기를 바라시지만 그 높고 크신 기대 앞에 일치되지 못하고 그 기대 앞에 소망스럽지 못한 자신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옵니다.
이러한 저희를 대하며 당신이 바라시던 기대가 얼마나 큰 낙망과 슬픔으로 돌아갈 것인가를 생각하옵니다. 당신이 슬픈 자리에 서 있는 것은 좋지만 사탄 마귀가 이것을 찬스로 삼고, 이걸 조건삼아 당신을 참소하고, 저희들을 슬픈 자리로 끌고 가지 않을 수 없게 되는 사실을 아시기에 슬픔이 있어도 그것을 무시하지 않으면 안 될 안타까운 아버지의 사정을 아는 당신의 아들딸이 돼야 되겠습니다.
아버님이여, 저희의 마음을 살피시옵소서, 저희의 본심은 당신 앞에 충성하고, 당신을 위하여 살고 싶어하는 것을 당신은 알고 계시옵니다. 당신의 아들의 권위와 딸의 권위를 가지고 어느 한 때라도 책임 다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있다는 것을 당신은 알고 계시옵니다. 이것만은 사실이옵니다. 이것만은 틀림없는 고백이오니, 아버지여, 친히 찾아오셔서 버리지 말아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슬픔도 당신을 위한 슬픔이요, 외로움도 당신을 위한 외로움이요, 고통도 당신을 위한 고통으로 저희들의 생애에 연결된다면 그 슬픔과 외로움과 고통은 당신이 버릴 수 없는 슬픔과 외로움과 고통인 것을 생각하게 되옵니다. 저희가 그런 자리에 서게 되면 도리어 사탄이 슬퍼하고, 사탄이 당신 앞에 머리를 숙이고 마음으로 찬양하지 않을 수 없는 아들의 권위가 여기에서 생긴다는 것을 생각하게 될 때, 이 둘 사이의 갈래길을 혼자 주름잡아 오신 아버지의 슬픔을 저희들은 깨달아야 되겠습니다.
아버지, 저희들의 얼굴을 아버지 앞에 향하게 될 때, 저희들의 눈은 아버지의 사랑에 어릴 수 있어야 되겠고,저희들의 귀는 속삭이는 당신의 깊은 사랑의 숨소리를 들으면서 그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더듬을 줄 알아야 되겠고, 당신의 정상과 당신의 모든 사정을 촉감으로 느낄 줄 아는 자기 자신들이 모두 되어야 되겠습니다.
그리하여 충과 효의 길을 남기지 않고는 갈 수 없고, 이것을 후손 앞에 자랑의 선물로서 남겨야 될 시대적인 사명을 감당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보람된 하늘의 용사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이 아침, 전국에 널려 있는 당신의 자녀들을 기억하여 주시옵소서, 이곳을 향하여 마음을 졸이면서, 아버지의 뜻, 아버지의 가시는 길, 아버지께서 책임져 하시는 모든 일이 일취월장하기를 바라는 그들의 마음을 아버지께서 아시옵고, 그들의 간구를 들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더우기 불쌍한 이 민족을, 아버지, 기억하셔야 되겠습니다. 남북이 엇갈리는 가운데서 하나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왕래하는 모든 대표들이 하늘을 대표하고, 땅을 대표할 수 있는 역사적인 사명을 짊어지고 있는 것을 모르고 왕래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하늘의 뜻과 더불어, 섭리의 보조와 더불어 훗날 이 민족의 새로운 축복의 인연이 티워질 수 있는 새 아침이 밝아 오는 그날이 이들로 하여금 찾아질 수 있다는 것을 각자가 알게, 남북의 백성이 알게 하시옵소서. 그리하여 당신이 바라는 애국애족하는 심정으로 귀결시키시어 당신의 나라와 당신의 백성으로서 합당할 수 있는 민족정기를 이 기간을 통하여 연결시켜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아무리 해도 사람의 힘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저희들이 알고 있사옵니다. 당신이 개재하시옵소서. 불쌍한 이 민족을, 아버지, 기억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아버지, 천만에 가까운 이산가족들을 기억하시옵소서. 그들이 우리의 소원은 오로지 통일이라고 그들의 마음과 그들의 자세와 그들의 말을 통하여 부르짖고 있는 것은 틀림없사옵니다. 어느 한 때라도 잃어버린 자식을 생각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으며, 어느 한 때라도 자식으로서 부모를, 가장으로서 처자식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와 같은 마음을 넘어 자기들 서로서로 사랑하는 것보다도 나라를 더 사랑할 수 있는 이 민족이 돼야 한다는 것을 먼저 자각해야 되겠습니다.
민족을 중심삼고 세계적인 사명을 짊어질 수 있는 대한의 나라가 되기 위하여 당신을 사랑할 줄 아는 이들이 되었던들 잃어버린 부모는 찾지 못하였더라도 잃어버린 부모가 소원하신 나라를 찾았을 것이고, 잃어버린 부모의 영원한 안식처인 세계를 찾았을 것을 생각할 적마다 모든 것은 다 외롭고 슬픈 일이지만, 그 자리를 갖추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잃어버린 자리에서 금후에 하늘로부터 주어지는 나라와 세계를 가질 수 있는 천만에 가까운 이산가족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당신을 모시고 당신과 더불어 살고 당신을 위로하면서, 당신이 얼마나 외로왔으며 당신의 가정이 얼마나 파탄되었나를 생각하면서, 당신의 뜻앞에 외로움을 가지고 당신을 위로할 수 있는 천만 가까운 이산가족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이들이 당신을 위하여 모든 것을 바치고, 당신을 위하여 정성들이는 모든 환경과 처지가 삼천만의 정기를 이어받을 수 있는 새로운 국민사상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저희들의 소원이옵니다. 이것이 없다 할진대는 아무리 가정 가정이 만난다 하더라도 그것은 그 가정 가정의 인연으로 끝날 것이옵니다. 가정이 갈라지게 되는 것은 한 가정이 만나기 위해서 갈라지는 것이 아닌 것을 알고 있습니다. 새로운 나라를 그 가운데에 놓고 새로운 세계를 그 가운데에 놓기 위해서 당신이 삼천만 민족을 혹은 이 백성을 그와 같은 처참한 자리에 놓아 주신 줄 알고 있사오니, 아버님, 이 민족을 기억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이 민족이 서로 만나게 될 때 이 나라가, 이 세계가 당신을 중심삼고 하나될 운세권내에서 만나기를 바라던 당신의 소원이 있는 것을 생각할 때, 그럴 수 있는 국민운동이 처처에서 벌어져야 되겠습니다. 남으로 북으로 연결하여서 서로서로 바라는 그 나라를 위하여 동족끼리 합하고, 서로서로 민족정기를 중심삼고 일체될 수 있는 민족이 되지 않고는 안 된다는 것을 당신이 아시지 않습니까? 부디 축복하시어서, 지키시어서 그와 같은 나라를 이루게 허락하여 주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한국을 바라보고 있는 세계 사람들 중에 한국을 생각할 적마다 그 마음으로 높으신 당신을 추앙하고 불쌍한 민족을 위하여 해방의 그날을 간곡히 고대하는 민족이 있으면, 그런 세계 인류가 있으면 그들 앞에 천배 만배의 복을 베풀어 주시옵소서. 한국을 생각하고, 한국을 염려하고, 한국을 동정하는 세계 인류가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이제 통일교회는 찾아드는 세계 정세를 앞에 놓고 새로이 가려 가야할 금후의 책임분담이 얼마나 지중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길을 지키시옵고, 이 길을 지도하여 주시옵길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여기에 모인 당신의 자녀들, 오고 가는 외국 식구들을 바라보고 자기 스스로를 알아야 되 겠습니다.
외국 사람들이 바라보는 한국, 외국 사람들이 마음으로 흠모하는 한국 청파동 본부, 여기에 있는 이 자식을 향하여 바라는 마음이 크다 할진대 그 마음 앞에 상심을 남겨 돌려 보내는 저희들이 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그들이 바라던 기대를 넘어설 수 있는 저희가 돼야 되겠고, 그들이 바라는 소망의 기대 앞에 자랑할 수 있는 완전한 모습이 돼야 되겠습니다. 그들이 눈물로써 저희 자신들을 높여 줄 수 있고, 그들이 즉석에서 눈물로 치하할 수 있는 본부와 한국의 권위를 갖고도 남음이 있을 수 있는 저희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그렇게 바라던 한국, 그렇게 알았던 한국 식구들이 그들 앞에 상심의 조건이 되고, 낙망의 조건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되겠습니다. 개인으로 하여금 그런 자리에 섰다 하면 그 개인은 망하더라도 뜻은 남아져야 되겠고, 대한민국을 주체 국가라고 추앙하던 그 마음은 흩어 버려서는 안 되겠습니다. 사모의 심정과 흠모의 심정만은 날이 가면 갈수록 더욱더 이민족과 더불어 높아져야 되겠사옵고, 이 본부에 있는 식구들보다도 높아져야 되겠사옵니다.
현재 저희들의 처해 있는 자리를 생각할 때. 이 자리는 무서운 자리이옵니다. 두려운 자리인 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저희들이 이 문전을 찾아들 적마다 아버지 앞에 가슴을 조이면서 당신의 거룩함이 같이하기를 바라고, 당신이 저희로 말미암아 상심되는 일이 없기를 기도하는 마음을 가지고 출입하지 않으면 안 될 무서운 자리인 것을 저희들은 알아야 되겠습니다.
찾아드는 모든 외국 식구들 앞에 본부의 의무와 책임을 다한 권위를 갖고, 현시대뿐만 아니라 그들 후대가 추모할 수 있는 민족적 사명을 다하고도 남음이 있게 허락하여 주시옵길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아버지, 일본인을 지도하고 있는 전체 책임자들이 지금 여기에 와 있습니다. 오늘도 대구를 향하여 움직이겠사오니, 가는 곳곳마다 같이하여 주시옵소서. 이 시대 앞에 한국이 해야 할 사명이 얼마나 지중하다는 것을 당신은 잘 알고 계십니다. 일본이라는 나라를 내세워서 아시아에 있어서 어떤 사명을 감당시키지 않으면 안 될 천적인 의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금후에 아시아에 있어서 고립된 한국의 정상을 지켜 줄 나라도 일본밖에 없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환경에 머물렀습니다.
아버지, 통일의 무리를 다짐하게 하시고 십여 성상을 통하여 눈물 어린 투쟁의 역사를 남기게 하신 것도, 한 때의 보람을 바라시고 당신이 길러 오신 것인 줄 알고 있사오니, 이제야말로 이들이 한국을 위하고, 이제야말로 아시아를 위해서 있는 정성을 다할 수 있게 허락하여 주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한국에 왔다가 돌아가게 될 때, 일본 땅을 기필코 당신 앞에 복귀시키기 위하여 일심으로 단결하여 그 민족을 부여안고 당신 앞에 정성들이는 무리를 만들어야 할 이번 순회 기간인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아버지께서 인도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그들이 거쳐 나가는 언저리에서, 혹은 노상에서 한국의 초막살이 집을 바라보게 될 때, 내적으로 새로운 각오를 하게 하여 주시옵고, 불쌍한 이민족을 통하여, 이러한 자리를 통하여 하늘의 섭리가 이어져 왔다는 것을 알게 하시옵고, 하늘을 추앙하는 경천사상을 갖고 내려온 이 민족이 있기 때문에, 한 때의 허락하신 은사를 이 민족으로 말미암아 이어받은 것을 고맙게 생각할 줄 아는 이번 기간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고, 삼천리 반도를 편답하는 전부로 말미암아 그 마음 가운데 다시 한 번 조국강토를 세계에 자랑하고 남을 새로운 신념과 두터운 사상을 갖고 돌아갈 수 있는 좋은 기간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아버지, 저희들은 가야 되겠습니다. 이 아침, 저희들을 향하여 말씀하고 싶고, 분부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분부하여 주시옵소서. 바빠도 가야 되겠습니다. 쓰러져도 저희들은 또 달려가야 되겠습니다.
복귀의 역사를 저희들이 더듬어서, 배워서 알듯이 역사에 후회와 한을 남기는 그런 개인과 가정과 종족이 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이제 세계사적인 최후의 운명을 앞에 놓고 온 세계가 주시하는 가운데서 최후의 결정타를 날리지 않으면 안 될 숨막히는 순간이 이 민족 앞에, 이 교회 앞에, 저희들 앞에 다가온 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아버지, 이제 우리는 자기 스스로를 알아야 되겠습니다. 자기 입장을 확정지어 가지고 '나는 이러이러한 모습이었사오니 당신이 바라시는 소원 앞에 일치되지 못한 것을 제거시켜 달라'고 몸부림치면서 당신의 소원 앞에 일치될 수 있는 결의를 해야 되겠습니다. 그런 신념을 갖고 나서야 되겠습니다. 저희들은 백전불굴의 용사의 심정을 갖고 맹세하고 나서야 되겠사오니, 아버지, 저희들의 가는 길을 지켜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이 민족 앞에 요구되는 한계점이 오래지 않아 찾아온다는 것을 생각할 적마다 저희들은 비틀걸음을 걸으면서라도 당신 앞에 버림받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당신의 채찍을 맞더라도 붙들고 놓지 않는, 당신의 마음의 인연을 붙들고 남아지는 무리가 되지 않고는 안 될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지난날 아무리 잘하였다 하더라도 오늘에 당신의 슬픔을 자극시키는 불효가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효하였던 역사적인 심정의 인연이 있으면 있을수록 아버지의 심정을 그 반작용적으로 가중시킬 수밖에 없는 불효의 자리가 남아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할 적마다 죽더라도 그런 자리에 서는 무리가 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끝까지 참고 견디어야만 된다는 성경의 가르침과 더불어 저희들이 끝까지 참지 못하는 자리에서 스스로를 주저하는 자가 있사옵거든 격려하여 주시옵고, 아버지여, 이들을 붙들어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안간힘을 다해서라도 이 아침도, 저희들은 달음질쳐야 되겠습니다. 오늘도 가야 되겠습니다. 아무리 가야 할 길이 태산준령이라 하더라도 임을 향한 일편단심의 심정이야 변할 수 없다는 모습을 가지고 가야 되겠습니다.
도중에 객사의 몸이 되더라도, 혹은 자기의 일생의 소원을 이루지 못한 자리에서 쓰러질지라도, 영계에 있는 선조들의 눈물을 안고 그 자리에 쓰러진 자는 당신이 찾아 주시고 결코 망하지 않는 자인 것을 저희는 알았사옵니다. 하오니 그 길을 따라가려고 결심한 당신의 자녀들 위에 만복을 베풀어 주시옵고, 외로울 때 위로하시던 당신의 사랑의 손길로 같이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하고 원하옵니다.
아버지 10월, 11월, 12월, 이제 1972년도도 몇 달 남지 않았습니다. 통일전선 확보라는 엄청난 과제를 놓고, 아버지, 외국 식구들과 더불어 맹세하던 시간이 이미 많이 지나갔습니다. 이제 이해도 오래 남지 않은 것을 생각하게 될 때, 금년만은 온갖 정성을 다하고 온갖 몸부림을 쳐야 될 것을 다짐하였던 일련의 지난날들이 저희 앞에 영광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슬픔의 조건을 남긴 그것을 들고 참소할 수 있는 두려운 자리에 서지 않게끔 남은 석 달만이라도 온갖 정성을 기울일 수 있는 이번 기간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아버지, 저희들 앞에 무엇을 훈시하실 것이며 어떠한 길을 지시하시겠습니까? 바친 몸, 가야 할 운명의 길을 나선 몸이기 때문에 그렇게 소문이 나고, 그렇게 조롱을 받고, 그렇게 손가락질을 받던 억울함만으로도 잊을 수 없는 저희 사정들이 얼마나 얼마나 많은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죽기 전에 저희들이 기필코 이루어, 원수들이 조롱하던 그 앞에서 패자의 서러움과 망하는 운명 가운데서 저주와 더불어 사라져서는, 당신이 같이하던 길이 그와 같이 파탄의 결과로서 결실맺게 해서는 안 될 것을 저희들은 다짐 해야 되겠습니다.
당신이 같이하셨기 때문에 망할 줄 알았던 그들이 흥하고, 없어질 줄 알았던 것이 역사를 움직이고 민족 앞에 필요한 무리가 되었던 것을 생각할 적마다, 말은 쉽지만 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죽음의 교차로가 가중된, 운명을 노리고 있는 그 자리를 극복해 넘어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생각할 적마다 이미 맡겨진 몸들, 이미 운명으로 지어진 걸음이기 때문에 당신이 기쁠 수 있는 결과만을 바라면서 갈 뿐이옵니다. 허락하신 뜻대로 이 시간 지도하시옵고, 명령해 주시옵기를 재삼 부탁드리옵니다.
전세계에 널려 있는 당신의 자녀들을 이 시간 다시 한 번 굽어살피시옵고, 기동대원들을, 아버지, 지키시옵소서.
이제 한국이 맞이해야 할 금후의 사명을 대하여 각자가 자각하고, 스스로가 당신이 기뻐할 수 있는 실체대상이 될 수 있게끔 온갖 지성과 충성을 다하기를 결의하는 이 시간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 드리면서, 모든 말씀 참부모님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