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평화를 건설하라는 부르심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해마다 성소 주일은 소중한 선물인 주님의 부르심에 대하여
성찰하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주님께서는, 당신께 충실한
순례하는 백성의 일원인 우리가 당신 사랑의 계획에 참여하여
우리의 다양한 생활 신분 안에서 복음의 아름다움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라고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부르고 계십니다.
여정 중에 있는 백성
성소 주일은 하느님 나라의 건설을 위하여 아버지께 거룩한
성소의 선물을 청하는 기도에 특별히 봉헌된 날입니다. "수
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루카 10,2) 우리 모두는
주님과 마음의 대화를 나누고 희망의 순례자가 될 수 있는
우리의 역량이 더없는 축복임을 재발견하도록 부름받고 있
습니다. "기도는 희망의 첫 번째 힘입니다. 여러분이 기도하면
희망이 자라나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저는 기도가 희망으로 가는
문을 열어 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편에 희망이 존재하지만,
그 희망에 이르는 문은 나의 기도로 여는 것입니다" (수요 일반
알현 교리 교육, 2020.5.20.).
희망의 순례자, 평화의 건설자
모든 성소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희망의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개인으로서 또 공동체로서 다양한 은사와 직무를
통하여, 매우 중요한 시대적 도전들에 직면해 있는 이 세상에
희망의 복음 메시지를 전하는 데에 '몸과 마음을 다하라는'
부름을 받았습니다. 그러한 시대 변화에는 산발적인 싸움이 제
3차 세계 대전으로 번지려는 불길한 조짐, 더 나은 미래를 찾아
고향 땅을 벗어나 피난하는 이주민들의 대열, 가난한 이들의
지속적인 증가, 지구의 안녕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해치는
위협 등이 있습니다. 이 모든 상황 외에도, 우리가 날마다
마주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어려움으로 우리는
때때로 체념이나 패배주의에 빠질 위험에 놓이기도 합니다.
그러하기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은 희망으로
가득한 안목을 길러, 우리가 받은 부르심에 응답하고 사랑과
정의와 평화가 넘치는 하느님 나라를 위하여 봉사하면서 충
실히 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바오로 성인의 말씀대로,
이러한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로마 5,5).
따라서 희망의 순례자이며 평화의 건설자가 된다는 것은, 우리가
받아들였고 살아가고자 하는 성소 안에서 우리의 모든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으리라는 인식을 가지고 우리 삶을 그리스도의
부활이라는 반석 위에 기초하게 만든다는 뜻입니다.
투신할 수 있는 용기
우리가 저마다 교회와 세상 안에서 자신의 고유한 성소를 찾고
희망의 순례자이며 평화의 건설자가 될 수 있도록, 무관심을
뒤로하고 우리 스스로를 가두어 놓곤 하는 감옥의 문을 열
어젖힙시다! 삶에 대한 열정을 가집시다. 그리고 우리가 어느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으로
돌보는 일에 투신합시다. "투신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집시다!"
마리아께서 엘리사벳을 방문하러 가신 것처럼 우리 또한
기쁨의 전령이자 새 생명의 원천, 형제애와 평화의 장인이 될 수
있도록, 모두 일어나 희망의 순례자로서 길을 나섭시다.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제61차 성소주일 담화요약
(2024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