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가수 아담과 테크노 열풍이 불었던 ‘밀레니엄’ 시대를 넘어 어느새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의 시대가 도래했다. 이처럼 세상이 발을 맞춰가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변해가는 반면, 흘러간 것에 대한 사람들의 그리움도 점점 커져가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옛 가수가 등장해 추억의 노래를 부르는 TV 프로그램이나 8090 가요가 흘러나오는 감성 주점이 유행하는 것처럼 말이다.
CD플레이어와 카세트테이프를 사라지게 만든 MP3 플레이어조차 ‘옛날 것’이 된 요즘, 아날로그 감성에 젖어 다시금 LP판이나 카세트테이프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과거 출시됐던 LP판이나 카세트테이프가 ‘프리미엄’이 붙은 채 중고 시장에 등장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요구에 따라 LP판 및 카세트테이프가 새롭게 출시되기도 한다.
감미로운 음악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영화 <라라랜드> OST는 영롱한 푸른 빛깔의 LP판으로 출시되었으며, 인기 아이돌 샤이니는 복고 트렌드에 맞춰 카세트테이프를 한정반으로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이 밖에도 노라 존스, 에미넴, 장기하 등 국내외 여러 가수가 LP판이나 카세트테이프를 출시하고 있는데, 이들은 단순히 음악을 듣기 위한 ‘레코드’라기보다는 그때 그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하나의 도구로 쓰인다고 볼 수 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이렇게 복고 열풍이 불면서 이에 발맞춰 실제로 LP판이나 카세트테이프를 재생시킬 수 있는 플레이어가 함께 출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밤과 음악 사이, 추억의 턴테이블
스카이디지털은 아날로그 감성을 그대로 간직한 LP플레이어를 다수 출시했다. LP판 재생은 물론 MP3와 CD, USB 및 라디오까지 지원하는 아리아판 밴드와 휴대 및 음원 녹음이 가능한 아리아판 USB 턴테이블 등이 출시되어 있는데,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아리아판 FM 턴테이블이다.
▶ 스카이디지털 아리아판 FM 턴테이블
아리아판 FM 턴테이블은 기억 속 턴테이블과 유사한 체리 색상의 클래식한 디자인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LP 턴테이블과 FM/AM 라디오를 감상할 수 있는 두 가지 기능을 갖추었으며, 전면에 주파수를 조절할 수 있는 다이얼이 탑재되어 더욱 옛스럽다.
LP 회전속도는 3단계로 조절 가능하며, LP 한 면의 플레이가 끝나면 자동으로 정지되는 ‘오토 스톱’ 기능과 바늘 손상 방지를 위해 바늘이 천천히 내려오는 톤암 ‘슬로우 다운’ 기능을 갖추었다. 3W 스테레오 스피커 2개를 내장해 별도의 스피커를 연결하지 않아도 풍부한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는데, 외부기기와 연결할 수 있는 오디오 출력 단자도 물론 존재하며 PC 라인 입력을 통해 LP 음원을 MP3 파일로 저장할 수도 있다. 7인치 도넛판(EP판) 재생이 가능하고, 먼지 덮개가 있어 LP 감상에 시들해져도 먼지 걱정 없이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 티악 LP-R550 USB
역사 깊은 오디오 브랜드 티악에서도 전통적인 턴테이블을 비롯해 최신 기능을 접목한 오디오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LP-R550 USB는 12인치 LP 재생은 물론 7인치 EP판과 78rpm의 SP레코드까지 재생할 수 있는 제품이다.
뿐만 아니라 CD와 카세트테이프, FM/AM 라디오 감상이 가능하며, 듣고 있는 음원은 CD 또는 PC에 녹음할 수도 있다. 턴테이블은 물론 CD 및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와 라디오 기능까지 모두 수행하고 있는 셈. LP나 CD, 카세트테이프로 가진 음악들을 MP3 파일로 바꿔 보관하기에도 유용하다.
티악 LP-R550 USB는 이처럼 다양한 기능을 편리하게 수행하기 위해 LCD 디스플레이와 리모컨이 제공되며, 제품 전면부에도 다양한 버튼이 탑재되어 있다. 제품은 470 x 230 x 390mm 크기에 11kg으로 상당히 무거운 편이며, 컬러는 체리와 블랙 두 가지다.
구하기 힘든 LP판이나 카세트테이프를 위해 전용 오디오를 구매하는 것이 조금 부담스럽다면 라디오는 어떨까? 라디오 세대라면, 늦은 밤까지 라디오를 듣다가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올 때 잽싸게 녹음 버튼을 눌러 카세트테이프에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비디오 킬 더 라디오스타(Video Killed The Radio Star)’라는 노래 제목처럼 라디오의 전성기는 90년대로 막을 내렸으나, 지금도 꾸준히 라디오를 청취하는 애청자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활용도가 높은 탁상시계 스타일의 라디오가 출시되고 있다.
▲ 브리츠액세서리즈 BA-C1 사운드룸
브리츠의 BA-C1 사운드룸은 레트로 스타일의 디자인이 돋보이는 제품으로, FM 라디오 수신기가 탑재되어 있어 라디오 청취가 가능하다. 버튼을 누르면 수신 가능한 주파수를 자동으로 스캔해 간편한 채널 이동이 가능하며, 리모컨에 있는 숫자 버튼을 눌러 원하는 주파수로 이동할 수도 있다.
또한, 이 제품은 블루투스 4.0 칩셋을 탑재해 스마트 기기와 연결해 음악 감상을 즐길 수 있는 블루투스 스피커이기도 하다. AUX 단자를 지원해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기와 함께 활용 가능하며 USB나 마이크로 SD카드에 있는 음원도 재생할 수 있다. 스피커는 57mm 크기의 4W 풀레인지 유닛과 중저음이 강화된 서브우퍼 에어 덕트를 갖추었고, 5가지 EQ 효과를 지원한다. 이 밖에도 LCD 디스플레이에 시간이 표시되며 알람 기능과 자동으로 전원이 꺼지는 취침 모드를 제공해 탁상시계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볼륨 조절은 다이얼로, 제품 충전은 USB 케이블로 하면 된다.
요약하자면 FM 라디오와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 및 탁상시계 기능까지 겸비한 제품으로, 집에 하나쯤 두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으며 디자인이 예뻐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적당하다.
▲브리츠인터내셔널 BZ-M107
브리츠 BZ-M107은 BA-C1 사운드룸보다 기능 및 디자인이 간소하고 그만큼 가격도 더 저렴한 탁상시계 겸용 라디오 스피커다. 책상 위나 침실에 두고 사용하기 좋은 제품으로, 전면부에 있는 LCD 디스플레이에 시간이 큼직하게 표시되어 알람 시계로 쓰기 적절하다.
FM 라디오 또는 자체 사운드로 알람음을 설정할 수 있으며, 평일/주말/주중 3가지 모드로 기간 설정이 가능하다. 또한, 두 개의 알람 시간을 설정할 수 있어 두 사람이 각각 다른 시간에 일어나거나 시간차를 두고 확실하게 일어나야 할 때 유용하다.
BZ-M107은 취침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데, 15분~120분의 취침 시간을 설정해두면 자동으로 라디오가 OFF되어 좋아하는 라디오를 듣다가 편안하게 잠들 수 있다. 자동으로 주파수를 검색해 채널을 설정하는 자동 프리셋과 수동 프리셋 모두 가능하고 더욱 선명하게 라디오를 수신하기 위해 안테나를 확장해 설치할 수 있다. 전원 어댑터에 연결해 사용하며 BUCKUP 배터리가 보조 전원으로 사용된다. 라디오와 시계 기능에 특화된 심플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라디오를 켜봐요!
삐삐에 익숙한 번호가 찍히면 공중전화로 뛰어가 메시지를 확인하고, 40자 문자메시지에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전하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지금은 오히려 공해라고 느껴질 정도로 많은 메시지가 쏟아지면서 디지털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디지털 디톡스’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불필요한 알림들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게 되는 요즘, 스마트폰은 잠시 내려두고 잡음 섞인 턴테이블이나 라디오를 켜보는 것이 어떨까? 기억을 더듬어 주파수를 돌리다 보면 어느새 보물처럼 숨겨져 있던 한 곡의 음악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