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 ‘장계’ 간지 60주년! 지역사회와 함께 사랑을 나누는 장계 공동체
장계 성당(주임=백승호 신부)이 하느님의 현존을 증거하며 공동체를 굳건히 세운지 6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며 지역주민을 초대하여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본당의 날 및 추수감사제 행사를 가졌다. 1866년 병인박해 이후 교우들이 박해를 피해서 교우촌을 형성하여 살았던 장수 수분리 마을에 성당을 세웠다. 당시 수분리 성당(등록문화재 제189호)에는 공소가 7곳(월연,매계,연동, 천천,새재,쌍암,내동)있었고 본당 신자가 300명, 공소 신자는 1,000여 명에 달했다고 한다. 1937년에 수분리 성당을 남원 성당(현 쌍교동)에서 관할하다가 1954년 5월 19일 ‘묵주의 성모’를 주보성인으로 모시고 설립했다. 인구 감소로 인해 지금은 신자가 많이 줄었지만, 60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똘똘 뭉쳐진 신자들의 모습은 여전하다. 초대 김종택(요셉) 신부가 부임한 이후 1958년 1월 30일 2대 이철연(프란치스코) 신부가 사목하던 시기에 김현배(바르톨로메오) 주교 집전으로 현 성당과 사제관을 축복했다. 1977년에는 장수 공소를 성당으로 승격시키고, 1985년에는 주변에 지체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해 ‘작은 자매의 집’의 모태가 되기도 했다.
현재 1,200여 명의 본당 공동체는 이 날의 기쁨을 함께하며 역대 사제들을 모시고 기념행사를 열었다. 기념미사를 봉헌하며 백승호 신부(21대 본당 주임)는 강론에서 함께 참석해 주신 선배 사제들과 내빈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지난 60년간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본당 공동체에게 그동안 아낌없이 주신 주님의 사랑에 감사드리고 하느님의 사랑을 이웃에게 전하며 실천하자”고 말했다. 이어진 축하마당에는 체험 부스(팔찌 묵주, 천연 립밤, 사과비누 만들기), 놀이마당(제기차기, 고리던지기, 투호, 신발던지기), 명랑운동회(쌀포대 옮기기, 빨래줄 넘기), 레크리에이션과 추첨권 뽑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 그리고 인근 주민들이 준비한 풍물놀이는 본당 공동체를 넘어 지역 사람들과 하나되는 시간이 됐다.
2012년까지 교구의 보조를 받아 사목할 수 밖에 없었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2006년에는 선교 모범 본당으로 표창됐으며, 지금은 자체 운영하는 자립본당이다. 현재는 전신자가 애령회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내의 어렵고 혼자 사는 이들의 장례를 돕고 매년 어르신을 위한 잔치를 베풀며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메신저의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60주년을 준비하면서 본당 공동체와 음악동호인 지역 주민들을 초청하여 ‘데오그라시스 작은 음악회’를 열기도 했으며 초등부 어린이 6명이 첫영성체를 하고, 영세한지 60년이 된 7명의 신자에게는 감사패를 드리며 기쁨을 더했다.
60주년의 세월만큼 서로 똘똘 뭉쳐진 장계 공동체, 지역사회와 함께 주님의 사랑을 나누는 모습은 장계 본당으로 발령받아 떠나시는 신부님들에게 어르신들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되물었던 “장계 가는거여?”라는 질문이 “주님께 장계가는 날”을 뜻하는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