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 3. 금요일
홀 이동 중에 일출을 만났다
그러니까 여명을 받으며 첫 티샷을 했다는 이야기
부지런한 한국인들
캐디들도 한국인들 닮아가는지
사람이 없는 4번 홀로 가자며
빨리빨리를 외쳐댄다
마담 앞팀 슬로슬로!
다른 홀로 가자고 조른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끼어들기하게 되어 뒷팀한테 미안해 공 칠 때 서두르게 되며 집중력이 없어진다
오히려 우리가 괜찮아 괜찮아를 외치며 캐디를 진정시킨다
나무에 망사로 짠 듯한 새둥지가 보이길래 사진을 찍었더니
캐디가
'마담~~ 룸 새' 한다
새의 방이라는 의미렸다 호호
캐년 11번 파3 홀
남자 티잉그라운드엔 별로 올라가 보지 않았는데
파파야나무에 파파야가 익어가고 있다
꼭 복숭아 같은 모양이다
오늘 점심에 완벽하게 숙성된 파파야와 그린파파야로 만든 쏨땀이 함께 나왔었는데..
쏨땀은 식감이 좋아 내가 엄청 좋아한다
나무에 꽃들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키 큰 나무들이 몽글몽글한 꽃송이를 이고 있어 나무 전체가 거대한 꽃송이처럼 보이기도 한다
화려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꽃이다
오후엔 남자들이 진검승부를 가리겠다며 18 홀 경기를 하러 나갔다
친구 셋이서 노캐디로 나갔는데
어찌나 산뜻하게 공을 쳤는지
공을 페어웨이로 반듯하게 보내고
해저드나 풀숲에 가면
찾지 않고 쿨하게 버리고 가니
시간을 끌지 않아 쉽게 간다
위 사진은 절대 공 찾는 모습 아님
앞 팀 세컨드샷 기다리는 동안 니겔라시계초꽃을 찾아보고 가는 길임
활짝 핀 꽃은 없고
피었다 오므라들어가는 꽃만 발견했다
퍼팅 중인 친구가 이 홀을 너무 좋아한다
이 홀에 오면 신령스런 느낌도 난다고...
오션코스는 늘 바람이 일어 따가운 햇살에도 시원하다
구름 한 조각과 호수가 유난히 예뻤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