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ONT color=#0000ff>김수영 시 모음 15편 <BR>☆★☆★☆★☆★☆★☆★☆★☆★☆★☆★<BR>풀 <BR><BR>김수영<BR><BR>풀이 눕는다<BR>비를 몰아 오는 동풍에 나부껴<BR>풀은 눕고<BR>드디어 울었다<BR>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BR>다시 누웠다<BR><BR>풀이 눕는다<BR>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BR>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BR><BR>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BR><BR>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BR>발목까지<BR>발 밑까지 눕는다<BR>바람보다 늦게 누워도<BR>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BR>바람보다 늦게 울어도<BR>바람보다 먼저 웃는다<BR>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BR>☆★☆★☆★☆★☆★☆★☆★☆★☆★☆★<BR>푸른 하늘을 <BR><BR>김수영<BR><BR>푸른 하늘을 제압하는<BR>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고<BR>부러워하던<BR>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BR><BR>자유를 위해서<BR>비상(飛翔)하여본 일이 있는<BR>사람이면 알지<BR>노고지리가<BR>무엇을 보고<BR>노래하는가를<BR>어째서 자유에는<BR>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BR>혁명은<BR>왜 고독한 것인가를<BR><BR>혁명은<BR>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BR>☆★☆★☆★☆★☆★☆★☆★☆★☆★☆★<BR>절망 <BR><BR>김수영<BR><BR>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BR>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BR>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BR>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BR>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BR>바람은 딴 데서 오고<BR>구원은 예기치 않는 순간에 오고<BR>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BR>☆★☆★☆★☆★☆★☆★☆★☆★☆★☆★<BR>詩 <BR><BR>김수영<BR><BR>신앙(信仰)이 動하지 않는 건지 <BR>動하지 않는 게<BR>신앙(信仰)인지 모르겠다<BR>나비야 우리 방으로 가자<BR>어제의 詩를 다시 쓰러 가자<BR>☆★☆★☆★☆★☆★☆★☆★☆★☆★☆★<BR>사랑 <BR><BR>김수영<BR><BR>어둠 속에서도 불빛 속에서도 변치 않는<BR>사랑을 배웠다 너로해서<BR><BR>그러나 너의 얼굴은<BR>어둠에서 불빛으로 넘어가는<BR>그 찰라(刹那)에 꺼졌다 살아났다<BR>너의 얼굴은 그만큼 불안하다<BR><BR>번개처럼<BR>번개처럼<BR>금이 간 너의 얼굴은<BR>☆★☆★☆★☆★☆★☆★☆★☆★☆★☆★<BR>밤 <BR><BR>김수영<BR><BR><BR>부정한 마음아<BR><BR>밤이 밤의 창을 때리는구나<BR><BR>너는 이런 밤을 무수한 거부 속에 헛되이 보냈구나<BR><BR>또 지금 헛되이 보내고 있구나<BR><BR>하늘아래 비치는 별이 아깝구나<BR><BR>사랑이여<BR><BR>무된 밤에는 무된 사람을 축복하자<BR>☆★☆★☆★☆★☆★☆★☆★☆★☆★☆★<BR>눈 <BR><BR>김수영<BR><BR>눈은 살아 있다<BR>떨어진 눈은 살아있다<BR>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있다<BR><BR>기침을 하자<BR>젊은 詩人이여 기침을 하자<BR>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BR>눈더러 보라고 마음놓고 마음놓고<BR>기침을 하자<BR><BR>눈은 살아있다<BR>죽음을 잊어버린 靈魂과 肉體를 위하여<BR>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있다<BR><BR>기침을 하자<BR>젊은 詩人이여 기침을 하자<BR>눈을 바라보며<BR>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BR>마음껏 뱉자<BR>☆★☆★☆★☆★☆★☆★☆★☆★☆★☆★<BR>나비의 무덤 <BR><BR>김수영<BR><BR>나비의 몸이야 제철이 가면 죽지만은<BR>그의 몸에 붙은 고운 지분은<BR>겨울의 어느 차디찬 등잔 밑에서 죽어 없어지리라<BR>그러나<BR>고독한 사람의 죽음은 이러하지는 않다<BR><BR>나는 노염으로 사무친 정의 소재를 밝히지 아니하고<BR>운명에 거역할 수 있는<BR>큰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BR>여기에 밀려내려간다<BR><BR>등잔은 바다를 보고<BR>살아있는 듯이 나비가 죽어누운<BR>무덤 앞에서<BR>나는 나의 할 일을 생각한다<BR><BR>나비의 지분이<BR>그리고 나의 나이가<BR>무서운 인생의 공백을 가르쳐주려 할 때<BR><BR>나비의 지분에<BR>나의 나이가 덮이려 할 때<BR>나비야<BR>나는 긴 숲속을 헤치고<BR>너의 무덤을 다시 찾아오마<BR><BR>물소리 새소리 낯선 바람소리 다시 듣고<BR>모자의 정보다 부부의 의리보다<BR>더욱 뜨거운 너의 입김에<BR>나의 고독한 정신을 녹이면서 우마<BR><BR>오늘이 있듯이 그 날이 있는<BR>두겹 절벽 가운데에서<BR>오늘은 오늘을 담당하지 못하니<BR>너의 가슴 우에서는<BR>나 대신 값없는 낙엽이라도 울어줄 것이다<BR><BR>나비야 나비야 더러운 나비야<BR>네가 죽어서 지분을 남기듯이<BR>내가 죽은 뒤에는<BR>고독의 명맥을 남기지 않으려고<BR>나는 이다지도 주야를 무릅쓰고 애를 쓰고 있단다<BR>☆★☆★☆★☆★☆★☆★☆★☆★☆★☆★<BR>거미 <BR><BR>김수영<BR><BR>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BR>있기 때문이다.<BR><BR>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BR><BR>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BR><BR>가을바람에 늙어 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렸다.<BR>☆★☆★☆★☆★☆★☆★☆★☆★☆★☆★<BR>그 방을 생각하며 <BR><BR>김수영<BR><BR><BR>革命은 안되고 나는 방만 바꾸어버렸다 <BR>그 방의 벽에는 싸우라 싸우라 싸우라는 말이 <BR>헛소리처럼 아직도 어둠을 지키고 있을 것이다 <BR><BR>나는 모든 노래를 그 방에 함께 남기고 왔을 게다 <BR>그렇듯 이제 나의 가슴은 이유 없이 메말랐다 <BR>그 방의 벽은 나의 가슴이고 나의 四肢일까 <BR>일하라 일하라 일하라는 말이 <BR>헛소리처럼 아직도 나의 가슴을 울리고 있지만 <BR>나는 그 노래도 그 전의 노래도 함께 다 잊어버리고 말았다 <BR>革命은 안되고 나는 방만 바꾸어버렸다 <BR>나는 인제 녹슬은 펜과 뼈와 狂氣--- <BR>실망의 가벼움을 재산으로 삼을 줄 안다 <BR>이 가벼움 혹시나 역사일지도 모르는 <BR>이 가벼움을 나는 나의 재산으로 삼았다 <BR><BR>革命은 안되고 나는 방만 바꾸었지만 <BR>나의 입 속에는 달콤한 의지의 殘滓 대신에 <BR>다시 쓰디쓴 냄새만 되살아났지만 <BR><BR>방을 잃고 낙서를 잃고 기대를 잃고 <BR>노래를 잃고 가벼움마저 잃어도 <BR><BR>이제 나는 무엇인지 모르게 기쁘고 <BR>나의 가슴은 이유 없이 풍성하다 <BR>☆★☆★☆★☆★☆★☆★☆★☆★☆★☆★<BR>矜持의 날 <BR><BR>김수영 <BR><BR>너무나 잘 아는 <BR>순환의 원리를 위하여 <BR>나는 피로하였고 <BR>또 나는 <BR>영원히 피로할 것이기에 <BR>구태여 옛날을 돌아보지 않아도 <BR>설움과 아름다움을 대신하여 있는 나의 긍지 <BR>오늘은 필경 긍지의 날인가보다 <BR><BR>내가 살기 위하여 <BR>몇개의 번개같은 환상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BR>꿈은 교훈 <BR>청춘 물 구름 <BR>피로들이 몇 배의 아름다움을 가하여 있을 때도 <BR>나의 원천과 더불어 <BR>나의 최종점은 긍지 <BR>파도처럼 요동하여 <BR>소리가 없고 <BR>비처럼 퍼부어 <BR>젖지 않는 것 <BR><BR>그리하여 <BR>피로도 내가 만드는 것 <BR>긍지도 내가 만드는 것 <BR>그러할 때면 나의 몸은 항상 <BR>한치를 더 자라는 꽃이 아니더냐 <BR>오늘은 필경 여러가지를 합한 긍지의 날인가보다 <BR>암만 불러도 싫지 않은 긍지의 날인가보다 <BR>모든 설움이 합쳐지고 모든 것이 설움으로 돌아가는 <BR>긍지의 날인가보다 <BR>이것이 나의 날 <BR>내가 자라는 날인가보다 <BR>☆★☆★☆★☆★☆★☆★☆★☆★☆★☆★<BR>꽃잎(一) <BR><BR>김수영<BR><BR>누구한테 머리를 숙일까 <BR>사람이 아닌 평범한 것에 <BR>많이는 아니고 조금 <BR>벼를 터는 마당에서 바람도 안 부는데 <BR>옥수수잎이 흔들리듯 그렇게 조금 <BR><BR>바람의 고개는 자기가 일어서는줄 <BR>모르고 자기가 가닿는 언덕을 <BR>모르고 거룩한 산에 가닿기 <BR>전에는 즐거움을 모르고 조금 <BR>안 즐거움이 꽃으로 되어도 <BR>그저 조금 꺼졌다 깨어나고 <BR><BR>언뜻 보기엔 임종의 생명같고 <BR>바위를 뭉개고 떨어져내릴 <BR>한 잎의 꽃잎같고 <BR>革命같고 <BR>먼저 떨어져내린 큰 바위같고 <BR>나중에 떨어진 작은 꽃잎같고 <BR><BR>나중에 떨어져내린 작은 꽃잎같고 <BR>☆★☆★☆★☆★☆★☆★☆★☆★☆★☆★<BR>달나라의 장난 <BR><BR>김수영<BR><BR>팽이가 돈다 <BR>어린아이이고 어른이고 살아가는 것이 신기로워 <BR>물끄러미 보고 있기를 좋아하는 나의 너무 큰 눈 앞에서 <BR>아이가 팽이를 돌린다 <BR>살림을 사는 아이들도 아름다웁듯이 <BR>노는 아이도 아름다워 보인다고 생각하면서 <BR>손님으로 온 나는 이집 주인과의 이야기도 잊어버리고 <BR>또한번 팽이를 돌려주었으면 하고 원하는 것이다 <BR>도회안에서 쫓겨다니는 듯이 사는 <BR>나의 일이며 <BR>어느 소설보다도 신기로운 나의 생활이며 <BR>모두 다 내던지고 <BR>점잖이 앉은 나의 나이와 나이가 준 나의 무게를 생각하면서 <BR>정말 속임없는 눈으로 <BR>지금 팽이가 도는 것을 본다 <BR>그러면 팽이가 까맣게 변하여 서서 있는 것이다 <BR>누구 집을 가보아도 나 사는 곳보다는 여유가 있고 <BR>바쁘지도 않으니 <BR>마치 별세계 같이 보인다 <BR>팽이가 돈다 <BR>팽이가 돈다 <BR>팽이 밑바닥에 끈을 돌려 매이니 이상하고 <BR>손가락 사이에 끈을 한끝 잡고 방바닥에 내어던지니 <BR>소리없이 회색빛으로 도는 것이 <BR>오래 보지 못한 달라라의 장난같다 <BR>팽이가 돈다 <BR>팽이가 돌면서 나를 울린다 <BR>제트기 벽화 밑의 나보다 더 뚱뚱한 주인 앞에서 <BR>나는 결코 울어야 할 사람은 아니며 <BR>영원히 나 자신을 고쳐가야 할 운명과 사명에 놓여있는 이 밤에 <BR>나는 한사코 방심조차 하여서는 아니될 터인데 <BR>팽이는 나를 비웃는 듯이 돌고 있다 <BR>비행기 프로펠러보다는 팽이가 기억이 멀고 <BR>강한 것보다는 약한 것이 더 많은 나의 착한 마음이기에 <BR>팽이는 지금 수천년전의 聖人과 같이 <BR>내 앞에서 돈다 <BR>생각하면 서러운 것인데 <BR>너도 나도 스스로 도는 힘을 위하여 <BR>공통된 그 무엇을 위하여 울어서는 아니된다는 듯이 <BR>서서 돌고 있는 것인가 <BR>팽이가 돈다 <BR>팽이가 돈다 <BR>☆★☆★☆★☆★☆★☆★☆★☆★☆★☆★<BR>사랑의 변주곡(戀奏曲) <BR><BR>김수영 <BR><BR>욕망이여 입을 열어라 그 속에서 <BR>사랑을 발견하겠다 都市의 끝에 <BR>사그러져가는 라디오의 재갈거리는 소리가 <BR>사랑처럼 들리고 그 소리가 지워지는 <BR>강이 흐르고 그 강건너에 사랑하는 <BR>암흑이 있고 三월을 바라보는 마른나무들이 <BR>사랑의 봉오리를 준비하고 그 봉오리의 <BR>속삼임이 안개처럼 이는 저쪽에 쪽빛 <BR>산이 <BR><BR>사랑의 기차가 지나갈 때마다 우리들의 <BR>슬픔처럼 자라나고 도야지우리의 밥찌끼 <BR>같은 서울의 등불을 무시한다 <BR>이제 가시뱥 덩쿨장미의 기나긴 가시가지 <BR>까지도 사랑이다 <BR><BR>왜 이렇게 벅차게 사랑의 숲은 밀려닥치느냐 <BR>사랑의 음식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 때까지 <BR><BR>난로 위에 끓어오르는 주전자의 물이 아슬 <BR>아슬하게 넘지 않는 것처럼 사랑의 節度는 <BR>열렬하다 <BR>間斷도 사랑 <BR>이 방에서 저 방으로 할머니가 계신 방에서 <BR>심부름하는 놈이 있는 방까지 죽음같은 <BR>암흑 속을 고양이의 반짝거리는 푸른 눈망울처럼 <BR>사랑이 이어져가는 밤을 안다 <BR>그리고 이 사랑을 만드는 기술을 안다 <BR>눈을 떴다 감는 기술---불란서혁명의 기술 <BR>최근 우리들이 四.一九에서 배운 기술 <BR>그러나 이제 우리들은 소리내어 외치지 않는다 <BR><BR>복사씨와 살구씨와 곶감씨의 아름다운 단단함이여 <BR>고요함과 사랑이 이루어놓은 暴風의 간악한 <BR>信念이여 <BR>봄베이도 뉴욕도 서울도 마찬가지다 <BR>信念보다도 더 큰 <BR>내가 묻혀사는 사랑의 위대한 도시에 비하면 <BR>너는 개미이냐 <BR><BR>아들아 너에게 狂信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 아니다 <BR>사랑을 알 때까지 자라라 <BR>人類의 종언의 날에 <BR>너의 술을 다 마시고 난 날에 <BR>美大陸에서 石油가 고갈되는 날에 <BR>그렇게 먼 날까지 가기 전에 너의 가슴에 <BR>새겨둘 말을 너는 都市의 疲勞에서 <BR>배울 거다 <BR>이 단단한 고요함을 배울 거다 <BR>복사씨가 사랑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하고 <BR>의심할 거다! <BR>복사씨와 살구씨가 <BR>한번은 이렇게 <BR>사랑에 미쳐 날뛸 날이 올 거다! <BR>그리고 그것은 아버지같은 잘못된 시간의 <BR>그릇된 冥想이 아닐 거다 <BR>☆★☆★☆★☆★☆★☆★☆★☆★☆★☆★<BR>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BR><BR>김수영<BR><BR>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BR>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BR>50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BR>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BR>옹졸하게 욕을 하고<BR><BR><BR>한번 정정당당하게<BR>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BR>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BR>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BR>20원을 받으러 세번씩 네번씩<BR>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BR><BR><BR>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앞에 정서로<BR>가로놓여 있다<BR>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BR>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14야전병원에 있을 때<BR>정보원이 너어스들과 스폰지를 만들고 거즈를<BR>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경찰이 되지 않느다고<BR>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BR>너어스들 옆에서<BR><BR><BR>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폰지 만들기와<BR>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BR>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을 지고<BR>머리도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BR>떨어지는 은행나무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BR><BR><BR>아무래도 나는 비켜서 있다 절정 위에는 서 있지<BR>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 있다<BR>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BR>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BR><BR><BR>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BR>이발쟁이에게<BR>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BR>구청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직원에게도 못하고<BR>야경꾼에게 20원 때문에 10원 때문에 1원 때문에<BR>우습지 않으냐 1원 때문에<BR><BR><BR>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BR>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BR>정말 얼마큼 적으냐 ……<BR>☆★☆★☆★☆★☆★☆★☆★☆★☆★☆★</FONT></P>
<!-- -->
첫댓글 김수영 시인님의 명시를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거미의 삶
마음에서 우려낸
글이 참 좋아요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
김수영 님의 글
현실을 살아내야 하는
그 삶을 표현했네요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