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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제인(先發制人)
먼저 행동하여 남을 제압한다는 뜻으
로, 남의 꾀를 먼저 알아차리고 일이 생기기 전에 미리 막아 냄, 또는 일은 남보다 먼저 착수하면 반드시 남을 앞지를 수 있다는 말이다.
先:먼저 선(儿/4)
發:필 발(癶/7)
制:제압할 제(刂/6)
人:사람 인(人/0)
(유의어)
선즉제인(先則制人)
선성탈인(先聲奪人)
진승오광(陳勝吳廣)
이 성어는 먼저 행동하여 남을 제압한다라는 뜻으로, 기선을 제압하여야 승리할 수 있다는 말이다.
본래는, 전쟁에서 상대방을 먼저 제압하는 편이 이기는 것을 말하지만, 나중에는 먼저 손을 쓰는 편이 이긴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상대방이 준비하기 전에 먼저 행동에 옮기는 것이 선제(先制)며 그런 공격을 선제공격(先制攻擊)이라고 한다.
상대의 허점이나 약점을 골라 칠 뿐만 아니라 나의 역량을 최대한, 그리고 집중적으로 동원할 수 있으므로 그만큼 상대방에게는 커다란 타격을 입힐 수가 있다. 이 때문에 전쟁에서 선제공격은 매우 중요하다.
사기(史記)의 항우본기(項羽本紀) 등에서 유래되었다. 진(秦)나라의 시황제(始皇帝)가 죽고, 그의 아들인 호해(胡亥)가 즉위한 해 7월에 진승(陳勝)이 반란을 일으켰다.
그해 9월에 회계군수(會稽郡守) 은통(殷通)이란 자가 항우(項羽)의 숙부(叔父)인 항량(項梁)에게 “강서지방(江西地方)은 모두가 반란을 일으켰으니, 하늘이 진(秦)나라를 멸망시키려는 때가 온 것이오. 내가 듣으니, 먼저 행동하면 남을 제압하고, 나중에 행동하면 남에게 제압당한다고 하더이다(吾聞先卽制人, 後卽爲人制人). 내가 군대를 일으키려 하니, 그대와 환초(桓楚)를 장군으로 삼으리다”라고 하였다.
이때 환초는 도망쳐 택중(澤中)에 있었다. 항량은 “환초가 도망친 곳을 아는 사람은 오직 내 조카인 항적뿐입니다” 라고 말하고는 밖으로 나와 항우에게 칼을 들고 문 밖에서 대기하라 일렀다.
그러고는 다시 안으로 들어가 은통(殷通)과 대좌한 뒤 “항적을 불러 환초를 부르라는 명을 받들게 하시지요”라고 말하니, 은통이 응낙하였다.
항량이 항우를 불러들인 뒤 눈짓을 하며 “쳐라”하고 말하자 항우가 칼을 뽑아 은통의 머리를 베었다.
항량은 군수의 머리를 들고 그의 인수(印綏)를 차고 나왔다. 군수의 부하들이 크게 놀라 우왕좌왕하니, 항우가 베어 죽인 자가 100명에 가까웠다. 그러자 관아의 모든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며 엎드려서는 감히 일어서지 못하였다.
기막힌 선제였던 셈이다. 선제는 선발제인(先發制人)의 준말이다. 먼저 선수를 쳐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을 말한다.
혹자는 항량이 한 말이라고도 한다. 그렇다면 항량은 자신의 전략을 행동에 옮긴 셈이지만 은통의 말이라면 그는 오히려 선제를 당한 꼴이 된 셈이다.
이 고사는 사기(史記)의 항우본기(項羽本紀)에 실려 있다.
한서(漢書)의 진승항적전(陳勝項籍傳)에는 항량이 은통에게 “먼저 행동하면 남을 제압하고, 나중에 행동하면 남에게 제압당한다(先發制人, 後發制於人)”라고 말한 것으로 실려 있다.
여기서 유래하여 선발제인(先發制人)은 남보다 먼저 일을 착수하면 반드시 남을 앞지를 수 있음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즉 남보다 앞서 일을 도모하면 능히 남을 누를 수 있다는 뜻으로,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남보다 앞서 하면 유리함을 이르는 말이다.
또한 병경백자(兵經百字) 상권(上卷), 지부(智部), 선(先) 항목에도 다음과 같은 대목이 보인다.
병(兵)에는 선천(先天), 선기(先機), 선수(先手), 선성(先聲)이 있다. 선(先)이 최고이고 그 중에서도 선천(先天)의 활용이 최선이다. 선(先)을 활용할 수 있는 자는 모든 것을 제대로 꿸 수 있다.
요컨대 병경백자(兵經百字)에서는 선(先)을 으뜸으로 꼽고 있다. 선(先)은 곧 선발제인의 뜻이다. 전쟁에서는 선발제인을 가장 중용하게 인식하고 있는바, 누구든지 선발제인의 비결을 장악하기만 한다면 주도권을 확실하게 움켜쥘 수 있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선공(先攻) 12년조에는 ‘내가 먼저 적을 치는 것이 낫지 적이 먼저 나를 치게 하지 않겠다며, 선발제인하면 적의 의도를 깰 수 있기 때문에 선수를 쳐야 한다’는 대목이 있다.
병뢰에도 ‘병가(兵家)는 선수를 쳐야 상대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선발제인 할 수 있어야 적의 의도를 깰 수 있음을 지적한 말이다.
정치(政治), 경제(經濟), 군사(軍士) 등 여러 영역에서 선발제인(先發制人)의 수단을 활용하여 크게 성공을 거둔 예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1939년 9월1일 4시 50분, 폴란드 군대가 달콤한 잠에 빠져 있을 때 독일군은 2천3백대의 비행기와 수만문의 대포를 출동시켜 폴란드 전역을 맹렬하게 폭격했다. 이어 독일군 64개 사단이 주야로 시속 30~50킬로미터의 빠른 속도로 진격했고, 폴란드는 한 달도 채 못 되어 패망했다.
1941년 6월 22일 4시, 독일군의 181개 사단과 218개의 여단을 출동시키고 4,980대의 비행기와 3,350대의 탱크로 벼락 치듯 소련을 침공했다. 일주일 안에 소련 영토 수백 킬로미터를 쳐들어가, 소련은 전쟁 초기에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1941년 12월 7일 4시30분, 일본은 진주만 기습을 위한 준비를 완료하고 6시에 기습을 가해 9시50분에 마무리를 지었다. 약 3시간에 걸친 기습으로 미군의 각종 함정 39척과 비행기 230대가 부서지고 인명 4,575명이 살상 당함으로써 미군 태평양함대는 거의 궤멸하다시피 했다.
1968년 8월20일 심야 23시에서 다음날 새벽에 이르기까지 소련은 폴란드, 동독, 헝가리와 불가리아를 규합하여 25만의 군대와 8백대의 비행기, 7천여 대의 탱크로 지상과 공중 양면에서 체코를 기습했다. 소련은 단 6시만 만에 체코 전체를 통제권 안에 넣었다.
많은 사례들이 증명하듯, 상대방이 준비가 안 되어 있을 때 갑자기 선발제인의 방법을 활용해서 상대를 당황하게 하고 어찌할 바를 모르게 함으로써 지휘계통과 협조체계를 뒤 흔들어 버릴 수 있다.
이 방법이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은 마치 나폴레옹이 자신의 성공 경험을 다음과 같이 의기양양하게 결론지은 것과 같다고 할 것이다. “나는 상대가 미처 막아낼 수 없는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하고 무슨 행동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
선수(先手)는 강하고 후수(後手)는 재난을 맞는다’는 중국의 오랜 격언도 일리가 있는 말이다.
군사상 선발제인을 운용한 사례들은 많기도 하거니와 대단히 전형적이다. 그러나 정치상 선발제인을 운용한 사례는 더 많고 더 보편적이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먼저 앉는 놈이 임자’라든가, ‘나쁜 놈이 먼저 고발장을 들이민다’ 등등은 모두 정치상 선발제인의 정수를 표현하는 것들이다.
음모가들은 흔히 담요를 뒤집어 씌우고 몽둥이로 두들겨 패는 것처럼 여론이란 도구를 이용하여 정직한 사람들에게 돌연 기습을 가한다.
상대방은 미처 사건의 진상도 모른 채 어느새 몸과 마음의 자유를 빼앗긴다. 그런 상태에서는 변명의 기회도 반격의 능력도 모두 잃고 만다. 이 모두가 선발제인의 방법을 운용함으로써 얻는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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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제인(先發制人)
초한지(楚漢志)의 영웅 항우(項羽)와 그의 삼촌 항량(項梁)의 얘기다. 진시황 사망으로 대륙 전역에 반역의 봉기가 번져가던 BC 209년, 어쩌다 살인죄를 저지른 항량은 조카를 데리고 회계(會稽) 땅으로 가 몸을 숨기게 된다.
그 지역의 군수(郡守)였던 은통(殷通)이라는 사람이 이를 알고 항량을 초청했다. 은통 역시 거병을 꿈꾸고 있던 인물이다. 항량과 항우의 기개가 뛰어나다는 얘기를 듣고 부하로 부릴 심산이었다.
은통은 "천하가 어지럽다"며 "내가 기병(起兵)할 테니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은통이 사리사욕이나 챙기는 탐관오리임을 알고 있던 항량은 잠시 고민하게 된다. "내가 먼저 나서 다른 사람을 제압해야 할 것이요, 나중에 나선다면 다른 사람에게 제압당할 것이다(先發制人, 後發制于人)"라는 게 항량의 생각이었다.
항량은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항우를 불러들였고, 산을 뽑고 세상을 덮을 만한 기개(力拔山氣蓋世)를 가진 항우는 단숨에 은통의 목을 자른다. 그렇게 항우는 거병(擧兵)하게 됐고, 또 다른 영웅 유방(劉邦)과 천하를 다투게 된다.
반고(班固)가 쓴 한서(漢書)에 나오는 얘기다. 여기서 '먼저 나서 사람을 제압한다'라는 뜻의 성어 선발제인(先發制人)이 나왔다. 선제공격이라는 단어에 나오는 선제(先制)의 말 뿌리이기도 하다.
당을 건국한 이연(李淵)의 둘째 아들 이세민(李世民) 역시 선발제인으로 정권을 쥔 사례다.
건국 8년이 지난 626년, 이세민은 형 건성(建成)과 동생 원길(元吉)로부터 협공당하고 있었다. 이연을 도와 건국에 크게 공헌했고, 민심의 지지를 얻고 있던 이세민에게 황제 권력이 넘어갈까 두려웠던 때문이다.
그해 이세민은 현무문으로 건성과 원길의 병사들을 유인해서 공격해 몰살했고(玄武門之變), 황제에 올라 당 태종이 됐다고 당(唐)나라의 역사서인 구당서(舊唐書)는 적고 있다.
어디 정쟁에서만의 일이랴. 어떤 사건이 벌어졌을 때 사태 흐름을 선제적으로 장악하고, 미리 대응하는 것은 모든 일의 기본이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에서 그 기본을 놓쳤다.
▶️ 先(먼저 선)은 ❶회의문자로 之(지; 가다)와 어진사람인발(儿; 사람의 다리 모양)部의 합자(合字)이다. 어진사람인발(儿)部는 본디 人(인)과 같은 글자이지만 이 모양이 아래에 붙는 글자는 그 위에 쓰는 자형(字形)이 나타내는 말의 기능을 강조하여, 앞으로 나아가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先자는 ‘먼저’나 ‘미리’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先자는 牛(소 우)자와 儿(어진사람 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先자의 갑골문을 보면 본래는 牛자가 아닌 止(발 지)자와 儿자가 결합한 모습이었다. 이것은 사람보다 발이 앞서나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先자는 ‘먼저’라는 뜻을 갖게 되었지만 소전에서는 止자가 牛자로 잘 못 옮겨졌다. 소전에서의 牛자와 止자가 서로 비슷하여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先(선)은 (1)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이어 앞선 먼저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이어 돌아 간의 뜻을 나타내는 말 (3)바닥이나 장기, 고누, 윷놀이 따위에서 맨 처음에 상대편보다 먼저 두는 일, 또는 그 사람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먼저, 미리 ②옛날, 이전 ③앞, 처음, 첫째 ④돌아가신 이, 죽은 아버지 ⑤선구(先驅), 앞선 사람 ⑥조상(祖上) ⑦형수(兄嫂) ⑧앞서다, 뛰어넘다, 이끌다 ⑨나아가다, 앞으로 가다 ⑩높이다, 중(重)히 여기다, 뛰어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앞 전(前)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뒤 후(後)이다. 용례로는 할아버지 이상의 조상을 선조(先祖), 학교나 직장을 먼저 거친 사람 또는 나이나 학식 등이 자기보다 많거나 나은 사람을 선배(先輩), 남의 앞에 서서 인도함 또는 앞장서서 안내함을 선도(先導), 나라를 위하여 싸우다가 죽은 열사를 선열(先烈), 맨 앞이나 첫머리를 선두(先頭), 먼저와 나중을 선후(先後), 조상의 무덤이 있는 곳을 선산(先山), 다른 문제보다 먼저 해결함 또는 결정함을 선결(先決), 맨 먼저 주창함을 선창(先唱), 선수를 써서 자기에게 이롭도록 먼저 상대방의 행동을 견제함을 선제(先制), 다른 일에 앞서 행함 또는 앞서 행한 행위를 선행(先行), 어떤 임무나 직무 등을 먼저 맡음 또는 그 사람을 선임(先任), 먼저 약속함 또는 그 약속을 선약(先約), 남보다 앞서서 먼저 차지함을 선점(先占), 맨 앞장을 선봉(先鋒), 남보다 앞서 길을 떠나감을 선발(先發), 차례에서의 먼저를 선차(先次), 세상 물정에 대하여 남보다 먼저 깨달음을 선각(先覺), 무엇보다도 먼저를 우선(于先), 다른 것 보다 앞섬을 우선(優先), 남보다 앞서 함을 솔선(率先), 앞장서서 인도함을 수선(帥先), 앞서기를 다툼을 쟁선(爭先), 선조의 덕업을 받듦을 봉선(奉先), 실력이 비슷한 사람끼리 두는 바둑을 상선(相先), 실력이 비금비금한 사람끼리 두는 바둑을 호선(互先), 남보다 앞서 일을 도모하면 능히 남을 누를 수 있다는 뜻으로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남보다 앞서 하면 유리함을 이르는 말을 선즉제인(先則制人), 사보다 공을 앞세움이란 뜻으로 사사로운 일이나 이익보다 공익을 앞세움을 일컫는 말을 선공후사(先公後私), 소문을 미리 퍼뜨려 남의 기세를 꺾음 또는 먼저 큰소리를 질러 남의 기세를 꺾음을 일컫는 말을 선성탈인(先聲奪人), 근심할 일은 남보다 먼저 근심하고 즐길 일은 남보다 나중에 즐긴다는 뜻으로 지사志士나 인인仁人의 마음씨를 일컫는 말을 선우후락(先憂後樂), 앞을 내다보는 안목이라는 뜻으로 장래를 미리 예측하는 날카로운 견식을 두고 이르는 말을 선견지명(先見之明), 먼저 들은 이야기에 따른 고정관념으로 새로운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선입지어(先入之語), 먼저 예의를 배우고 나중에 학문을 배우라는 말을 선례후학(先禮後學), 먼저 의를 따르고 후에 이익을 생각한다는 말을 선의후리(先義後利), 다른 사람의 일보다 자기의 일에 우선 성실해야 한다는 말을 선기후인(先己後人), 먼저 앓아 본 사람이 의원이라는 뜻으로 경험 있는 사람이 남을 인도할 수 있다는 말을 선병자의(先病者醫), 선인의 행위를 들어 후학을 가르침을 일컫는 말을 선행후교(先行後敎), 꽃이 먼저 피고 나중에 열매를 맺는다는 뜻으로 딸을 먼저 낳은 다음에 아들을 낳음을 이르는 말을 선화후과(先花後果), 먼저 곽외郭隗부터 시작하라는 뜻으로 가까이 있는 사람이나 말한 사람부터 시작하라는 말을 선시어외(先始於隗) 등에 쓰인다.
▶️ 發(필 발)은 ❶형성문자로 発(발)의 본자(本字), 发(발)은 간자(簡字), 彂(발)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필발머리(癶; 걷다, 가다)部와 부수(部首)를 제외한 글자 殳(몽둥이 수)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필발머리(癶)部는 발을 좌우(左右)로 벌리다에서 벌리는 일, 弓(궁)과 부수(部首)를 제외한 글자 殳(수)는 치는 일, 음(音)을 나타내는 癹(짓밟을 발)은 나중에 풀을 밟아 죽이는 것이라고 일컬어지지만, 본디는 물건을 치거나 튀기거나 하는 일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發자는 ‘피다’나 ‘쏘다’, ‘드러나다’, ‘밝히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發자는 癶(등질 발)자와 弓(활 궁)자, 殳(창 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發자의 갑골문을 보면 癶자와 又(또 우)자, 矢(화살 시)자가 함께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도망가는 사람을 향해 화살을 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發자의 본래 의미는 ‘쏘다’나 ‘발사하다’였다. 그러나 금문에서부터는 矢자가 弓자로 바뀌었고, 소전에서는 又자가 몽둥이를 들고 있는 모습의 殳자로 바뀌었다. 그래서 지금의 發자는 활과 몽둥이를 들고 누군가를 뒤쫓아 가는 모습이 되었다. 發자는 본래 화살을 쏜다는 뜻이었지만 누군가를 추격하기 위해 발자국을 따라가는 모습에서 ‘나타나다’, ‘들추다’, ‘밝히다’라는 뜻이 파생되었다. 그래서 發(발)은 (1)차, 배, 비행기 따위의 출발을 나타내는 접미어 (2)지명(地名)이나 날짜를 나타내는 명사(名詞) 다음에 쓰이어 전신(電信), 전화(電話) 등의 발신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피다 ②쏘다 ③일어나다 ④떠나다 ⑤나타나다 ⑥드러내다 ⑦밝히다 ⑧들추다 ⑨계발하다 ⑩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⑪빠른 발 모양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쏠 사(射), 펼 전(展), 세울 건(建), 창성할 창(昌), 우거질 번(蕃), 성할 성(盛), 설 립/입(立), 세울 수(竪), 일어날 기(起), 일 흥(興),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붙을 착(着)이다. 용례로는 법령을 공포하거나 명령을 내림을 발령(發令), 증서나 영장 따위를 발행하는 것을 발부(發付), 소식이나 우편이나 전신 등을 보내는 것을 발신(發信), 채권이나 승차권 따위를 발행함을 발권(發券), 움직이기 시작함을 발동(發動), 마음과 힘을 떨쳐 일으킴을 발분(發奮), 총포나 활 따위를 쏨을 발사(發射), 한 상태로부터 더 잘 되고 좋아지는 상태로 일이 옮아가는 과정을 발전(發展), 어떤 일을 생각해 내는 것 또는 그 생각을 발상(發想), 무슨 일을 하겠다고 마음을 냄을 발심(發心), 의견을 내놓음이나 무엇을 생각해 냄을 발의(發意), 땅 속에 묻힌 물건을 파냄을 발굴(發掘), 미개지를 개척하여 발전시킴을 개발(開發), 숨겨진 물건을 들추어 냄을 적발(摘發), 길을 떠남 또는 일을 시작하여 나감을 출발(出發), 일이 자주 일어남을 빈발(頻發), 불이 일어나며 갑작스럽게 터짐을 폭발(爆發), 범죄 사실을 신고하여 처벌을 요구하는 행위를 고발(告發), 액체나 고체가 그 표면에서 기화함을 증발(蒸發), 정당하지 못한 일이나 숨기고 있는 일을 들추어 냄을 발간적복(發奸摘伏), 죄나 잘못 따위가 없음을 말하여 밝힐 길이 없음을 발명무로(發明無路), 장차 운이 트일 땅이라는 뜻으로 좋은 묏자리를 이르는 말로 발복지지(發福之地), 강성해지기 위하여 분발하다는 뜻으로 개인이나 국가를 부강하게 만들기 위하여 분발하는 것을 발분도강(發憤圖强), 일을 이루려고 끼니조차 잊고 분발 노력함을 발분망식(發憤忘食), 사냥개를 풀어 짐승이 있는 곳을 가리켜 잡게 한다는 발종지시(發踪指示) 등에 쓰인다.
▶️ 制(절제할 제/지을 제)는 ❶회의문자로 製(제)의 간자(簡字)이다. 刀(도; 날붙이)와 未(미; 작은 나뭇가지가 뻗은 나무의 모양)의 합자(合字)이다. 날붙이로 나무의 가지를 쳐서 깨끗이 하다, 베다, 만들다, 누르다, 규칙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制자는 ‘절제하다’나 ‘억제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制자는 未(아닐 미)자와 刀(칼 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未자는 木(나무 목)자에 획을 하나 그은 것으로 본래는 가지가 무성한 나무를 뜻했었다. 이렇게 가지가 풍성한 나무를 그린 未자에 刀자를 결합한 制자는 나무의 가지를 다듬는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나무의 가지를 치는 것은 모양을 다듬거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制자는 나무가 마음대로 가지를 뻗어 나가지 못하도록 다듬는다는 의미에서 ‘절제하다’나 ‘억제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뜻이 확대되어 지금은 ‘법도’나 ‘규정’이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制(제)는 (1)일부 명사(名詞)에 붙이어, 방법(方法)이나 형태(形態)나 제도(制度) 따위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제도(制度) 등의 뜻으로 ①절제(節制)하다 ②억제(抑制)하다 ③금(禁)하다 ④마름질하다 ⑤짓다 ⑥만들다 ⑦맡다 ⑧바로잡다 ⑨법도(法度) ⑩규정(規定) ⑪천자(天子)의 말,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제정된 법규나 나라의 법칙을 제도(制度), 정해진 한계 또는 한계를 정함을 제한(制限), 법령이나 규칙 위반자에게 가하여지는 불이익 또는 징벌을 이름을 제재(制裁), 제도 등을 만들어서 정함을 제정(制定), 사물의 성립에 필요한 조건이나 규정을 제약(制約), 통제하여 복종시킴 또는 기계나 설비 등을 목적에 알맞도록 조절함을 제어(制御), 하려고 하는 일을 말리어서 못하게 함을 제지(制止), 운동을 제지함 또는 속력을 떨어뜨림을 제동(制動), 헌법을 제정함을 제헌(制憲), 위력이나 위엄으로 남을 눌러서 통제함을 제압(制壓), 경기 따위에서 우승함을 제패(制覇), 어떤 범위 밖에 두어 한데 셈 치지 아니함을 제외(制外), 끌어 당기어 자유로운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함을 견제(牽制), 어떤 일을 법이나 규정으로 제한하거나 금하는 것을 규제(規制), 위력을 써서 남의 자유 의사를 누르고 무리하게 행함을 강제(强制), 억눌러 제지함을 억제(抑制), 일정한 방침에 따라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진 것을 제한이나 지도함을 통제(統制), 세무에 관한 제도를 세제(稅制), 스스로 자기의 감정과 욕심을 억누름을 자제(自制), 알맞게 조절함으로 방종하지 아니하도록 자기의 욕망을 이성으로써 제어함을 절제(節制), 선수를 써서 자기에게 이롭도록 먼저 상대방의 행동을 견제함을 선제(先制), 학교 또는 교육에 관한 제도와 그에 관한 규정을 학제(學制), 남보다 앞서 일을 도모하면 능히 남을 누를 수 있다는 뜻으로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남보다 앞서 하면 유리함을 이르는 말을 선즉제인(先則制人), 독을 없애는 데 다른 독을 쓴다는 뜻으로 악인을 물리치는 데 다른 악인으로써 한다는 말을 이독제독(以毒制毒), 유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뜻으로 약한 것을 보이고 적의 허술한 틈을 타 능히 강한 것을 제압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유능제강(柔能制剛), 적을 이용하여 다른 적을 제어한다는 말을 이이제이(以夷制夷), 자기자신의 마음을 단속하고 행동을 삼가야 한다는 말을 율기제행(律己制行), 시대의 변함을 따라 그때 알맞도록 해야한다는 말을 인시제의(因時制宜) 등에 쓰인다.
▶️ 人(사람 인)은 ❶상형문자로 亻(인)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이 허리를 굽히고 서 있는 것을 옆에서 본 모양을 본뜬 글자. 옛날에는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썼으나 뜻의 구별은 없었다. ❷상형문자로 人자는 ‘사람’이나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人자는 한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글자이기도 하다. 상용한자에서 人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만 해도 88자가 있을 정도로 고대 중국인들은 人자를 응용해 다양한 글자를 만들어냈다. 이전에는 人자가 두 사람이 등을 서로 맞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해석을 했었지만, 갑골문에 나온 人자를 보면 팔을 지긋이 내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었다. 소전에서는 팔이 좀 더 늘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어 지금의 人자가 되었다. 이처럼 人자는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사람의 행동이나 신체의 모습, 성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人(인)은 (1)사람 (2)어떤 명사(名詞) 아래 쓰이어, 그러한 사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사람, 인간(人間) ②다른 사람, 타인(他人), 남 ③딴 사람 ④그 사람 ⑤남자(男子) ⑥어른, 성인(成人) ⑦백성(百姓) ⑧인격(人格) ⑨낯, 체면(體面), 명예(名譽) ⑩사람의 품성(稟性), 사람됨 ⑪몸, 건강(健康), 의식(意識) ⑫아랫사람, 부하(部下), 동류(同類)의 사람 ⑬어떤 특정한 일에 종사(從事)하는 사람 ⑭일손, 인재(人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진 사람 인(儿),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짐승 수(兽), 짐승 수(獣), 짐승 수(獸), 짐승 축(畜)이다. 용례로는 뛰어난 사람이나 인재를 인물(人物), 안부를 묻거나 공경의 뜻을 표하는 일을 인사(人事),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인권(人權), 한 나라 또는 일정 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세상 사람의 좋은 평판을 인기(人氣),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을 인류(人類), 사람의 힘이나 사람의 능력을 인력(人力),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인재(人材), 사람의 수효를 인원(人員), 사람으로서의 됨됨이나 사람의 품격을 인격(人格), 사람에 관한 것을 인적(人的), 사람을 가리어 뽑음을 인선(人選), 사람의 힘이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을 인위(人爲), 사람의 몸을 인체(人體),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한 사람 한 사람이나 각자를 개인(個人), 나이가 많은 사람을 노인(老人), 남의 아내의 높임말을 부인(夫人), 결혼한 여자를 부인(婦人), 죽은 사람을 고인(故人), 한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장사하는 사람을 상인(商人), 다른 사람을 타인(他人),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의 삶이 헛되지 아니하면 그 이름이 길이 남음을 이르는 말을 인사유명(人死留名), 인생이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무상(人生無常),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는 말을 인생조로(人生朝露),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하였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인면수심(人面獸心), 정신을 잃고 의식을 모름이란 뜻으로 사람으로서의 예절을 차릴 줄 모름을 인사불성(人事不省), 사람의 죽음을 몹시 슬퍼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인금지탄(人琴之歎)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