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쯤에 K시에 있는 고속버스 터미널에 갈 일이 있었답니다.
갑자기 몸이 안 좋아서 쌍화탕이라도 하나 사먹으려고 터미널 건물 내에 있는 약국에 들어갔습니다. 약국이 여러 곳 있었는데 하필이면 왜 그곳으로 들어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약사 면허도 없는 사람이 약국에서 약사 행세하는 경우가 있다고 "불만제로"에서 본 적이 있긴 한데, 일단 까운 입고 있으니까 약사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쌍화탕, 밴드에 이것저것 약을 샀더니 1만원쯤 나오더군요. 터미널이라서 그런지 다른 곳의 약국에 비해서 좀 비싸기도 하고요.
문제는 여기에서부터입니다.
현금영수증 되냐고 물으니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휴대폰 번호 불러준다고 하니까 이면지를 내주면서 거기에 적으라네요.
일단 적어줬습니다. 그 다음에 제가 그 번호 적어준 종이를 회수해가겠다고 했습니다. (왜 그러냐면.... 이 종이를 놔두면 그거 보고 기계 다시 조작해서 발급된 현금영수증을 취소시킬 수 있거든요. 국세청에서 발급한 현금영수증 카드를 긁어서 끊은 것이라면 그게 불가능하지만, 휴대폰 번호 불러주고 발급시킨 현금영수증은 그게 가능하다고 하더만요. 물론 취소시키면 문자 메세지가 날아가는데 날아올 때 쯤이면 저는 이미 터미널에서 버스 타고 서울로 돌아와있겠지요. 쫓아가서 따질 수도 없고......)
그랬더니 안 된답니다.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그 종이 어디에다 쓸 거냐고... 그랬더니 하여간 안 된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러면 번호 적힌 부분만 찢어가겠다고 했더니.... 재빨리 검정색 볼펜을 들고 그 번호 적인 부분에 끄적끄적 휘갈기더군요. 그래놇고는 "자.. 됐죠?"라는 겁니다. 자기 딴에는 알아볼 수 없게 한다고 마구 갈기는 거겠지만, 작정하면 그 번호 식별해내는 것이 뭐 그렇게 대수겠습니까... 도대체 그렇게까지 그 종이를 사수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어떤 통닭집 주인은 그렇게 말하더군요. 그 종이를 자신들이 현금영수증 발행했다는 전표처럼 쓴다고.... 어차피 일반 카드결제기로 찍으면 여러 장 나오는데 그 중의 한 장 갖고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 다만 그 영수증상에는 번호가 몇 자리 정도 "****" 처리가 되어 있어서 몰래 취소시키는 데에 도움이 안 되겠지요. 이 통닭집은 대학생들이 현금영수증을 자신이 아닌 부모님 명의로 발행하는 경우가 잦다는 점을 악용해서 몰래 취소 잘 시키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어른들은 문자 날아오는 것 신경 안 쓰는 분도 많고, 자신이 모르는 현금영수증 취소문자라면 더더욱....)
정말로 대단한 사람이더만요..... 다른 데보다 약값도 훨씬 비싸게 받으면서.... 저 같으면 그 종이 그냥 줘버렸을텐데..... 결국 종이를 회수하는 데에 실패했답니다.
결국 예상했던 것처럼, 제가 현금영수증 몰아주기로 약속한 지인의 휴대폰으로 그놈의 문자가 날아오셨다더군요...
첫댓글 약국에서파는 약들 정찰제 아니였나여,,,,,,,약값을 알수가 없으니 그냥 달라는대로주고 아니면 액수적혀있는대로 주기마련이져./
붕대 값도 다 다르고, 박카스 값도 다 다른 것 같아요. 그나마 국민건강보험 급여가 되는 약은 안 그런 것 같고요.
현금영수증을 왜 끝까지 받으려고 하시나요?받아도 세금 혜택같은 큰 도움이 별로 안되지않나요?ㅋㅋㅋㅋ
사실 현금영수증 등록시킨다고 해서 크게 돌려받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열심히 쌓지 않으면 오히려 연말정산 때에 오히려 세금을 더 토해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하거든요. 제 주변에 구두쇠로 소문난 직장인이 한 분 계신데, 워낙에 돈을 잘 안 쓰시기도 하고 귀찮다고 현금영수증 잘 안 떼기도 했는데... 결국 남들이 10만원이라도 더 낸 세금 돌려받을 때에 자기는 30만원 더 갖다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얼마 전 신문기사 보니 요즘에 현금영수증 자진발급제도를 신청한 가맹점은 약간의 감세 혜택을 받게 되는데 그 영수증을 소비자가 안 챙겨가면 그게 엉뚱한 사람의 이름으로 적립된다고 하더만요.
얼마 전에 인천공항 면세점 직원들 중 일부가 현금영수증 자진발급제도 때문에 자동으로 찍혀나온 현금영수증을 챙겨서 자신이 구매한 것처럼 등록시켜서 연말정산 환급을 부당하게 더 받았다가 적발되었다고 하지요. 내가 돈 내고 산 것 갖고 엉뚱한 사람이 얌체 짓하는 것도 맘에 안 듭니다. 물론 자주 가는 단골 가게에서만큼은 카드 안 쓰고, 현금영수증 달라고도 안 하지만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저도 세금 쪽은 잘 모르는데... 주워들은 것만 갖고 말씀드리면.. 근로자들은 월급을 받으면 거기에 대해서 소득세를 내야됩니다. 그런데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 의식주, 교육, 의료, 가족 부양비용은 누구나 다 다를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일단 월급줄 때 일정액만큼을 먼저 떼어가고... 1년동안 그 근로자가 지출한 돈 중에서 부양비, 교육비, 의료비 기타 소득공제사유에 해당하는 지출액을 총수입액에서 빼서 실제 그 사람이 쓰고 남긴 돈을 다시 계산하고, 그 액수를 토대로 세금을 다시 계산합니다. 그래서 1년동안 먼저 떼어간 돈과 실제 냈어야 할 세금을 비교해서 더 낸 거라면 돌려주는 겁니다.
덜 낸 거라면 더 뱉어내야되고요... 현금영수증과 신용카드 사용 부분은 국세청이 사업자들에 대하여 부가가치세 등을 징수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전부는 아니고 일정 범위 내에서 소득공제액에 포함시켜주고 있습니다. 세금에서 까주는 게 아니라, 세율을 곱하여 세금을 계산해야 되는 소득액에서 까주는 것이기에 실제로 혜택을 보는 액수가 크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낫다고 합니다.
저는 현금영수증을 아예 지금까지 한번도 사용해본적이 없는데 연말정산때 세금정산관련 도움이 되는군요..저는 그런데도 지금까지 현금영수증이 구체적으로 어떤 이익이나 효과가 있는지도 몰랐네요..인터넷 검색해서 잘 알아두고 저도 현금영수증을 받아야 겠네요
현금영수증이 급여생활자, 사업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하더만요. 물론 저같이 소득세 안 내는 인간은 도움이 안 됩니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