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에 합류한 다나카 마사히로(田中将大·Tanaka Masahiro) 투수가 3월 1일(현지시각) 필리스와의 시범경기에 첫 등판했다. 결과는 2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 탈삼진 3개.
선두 타자를 가볍게 생각하고 직구를 던지면서 안타를 허용하는 등 2이닝 동안 안타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첫 등판 경기 내용치고는 아쉬운 대로 괜찮은 스타트였다. 32구를 던져 타자들에게 완전히 파악당한 공은 하나도 없었다.
이 경기내용에서 가장 인상에 남은 구질은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등 구질 7개를 전부 시도해 던졌다는 점이다. 메이저는 ‘데이터 야구를 하지 않는다’는 잘못된 선입관이 있지만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영상에서 PC분석까지 일본 이상으로 행해지고 있다. 아마 필리스 타자들에게도 다나카의 구종 데이터가 입력되어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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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양키즈로 이적한 다나카 마사히로. 마이니찌신문 제공
실지로 2이닝째 브라운을 시작으로 몇 명이나 되는 타자가 ‘위닝샷(결정타)은 스플릿’이라 여기고 노리는 기색이 완연했다. 결과적으로 커브나 직구에 타이밍에 혼란이 온 타석이 있었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또한 스탠드에는 틀림없이 다른 아메리칸 리그 팀 스카우터도 집결해 있었을 것이다.
그 앞에서 모든 구질을 던진다는 것은 얼핏 생각하면 ‘가진 공을 다 드러내 버렸다’는 마이너스 인상을 주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실제는 반대다. 만약 8명의 타자 상대로 같은 공을 배합해 직구나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얻고, 스플릿으로 헛스윙을 유도한다고 한다면 다른 팀 스카우터들도 ‘아, 다나카는 이런 레벨이었나’하고 낙담했을 것이다.
즉 한 패턴의 공 배합밖에 할 줄 모르는 투수라고 말이다. 하지만 다나카는 다른 것을 보여주었다. 어떤 구종이든 카운트를 따내는 게 가능했고, 또한 스플릿만이 위닝샷(결정구)이 아니라는 등식을 만들었다. 애초에 전 구질을 시험적으로 던지면서 메이저리그 공인구와 마운드의 감촉도 알 필요가 있었다. 그 목적도 달성했다.
그것과는 별개로 이번 등판까지 필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던 것이 있었다. 캠프에서의 투구연습에 대해서다. 일반적으로 메이저리그에서는 투수에게 그다지 많은 투구연습을 시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5분, 20분쯤 시간제로 하는 팀도 있다.
소위 ‘어깨는 소모품이다’는 생각 때문에 최대한 불펜에서의 투구연습량을 적게 하고 있다.
그 연습방법이 때때로 일본에서 진출한 투수의 첫 해 힘들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일본에서는 ‘어느 정도 투구수’를 채워서 던지는 사고방식이 있어, 거기에 따라 채워서 던지는 연습을 해왔던 투수가 개막까지 납득이 갈만큼 투구가 되질 않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런 투수를 언급하자면, 사사키 카즈히로(佐々木主浩·Sasaki kazuhiro), 마쓰자카 다이스케(松坂大輔· Matsuzaka Daisuke)등이 그런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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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나카의 시범 경기 내용은 메이저리그 성공을 예감케 한다.
양키스 구단도 투구 수를 많이 던지게 하지 않는다. 단지 이번 캠프에서 다나카는 어느 스피링캠프보다 적게 던졌다. 2월 중순에 플로리다에 들어가 이번 첫 등판까지 캠프에서는 불펜에서 5회, 프리타격으로 2회, 합계 221구밖에 던지지 않았다. 시합 수로 환산하면 선발로 2 경기, 완투 미만의 수치다.
원래 투구수를 많이 던지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는 일정량을 던지는 것으로 어깨나 기타 던지는데 필요한 근육을 단련하는 것. 두번째는 투구 폼을 안정시키는 것. 그리고 세번째는 시즌 내내 던지기 위해 피로하지 않은 신체를 만드는 것.
이러한 생각이 일본인인 필자도 몸에 붙어서인지 이번 등판 직전까지 ‘겨우 221구밖에 던지지 않은 것’에 대해 우려하는 논조의 기사를 썼었다.
하지만 다나카 자신은 그런 일본풍의 조정방법은 맞지 않는다고 단호히 말하고 있다. “원래 저는 그다지 꽉 채워 던지는 타입은 아니다’라고 말이다. “지금의 투구수에 전혀 문제 없다. 결국 경기에서 던지지 않으면 연습으로 아무리 던져봤자 의미가 없으니까요.” 이것이 지난 시즌 라쿠텐에서 212이닝, 타자 822명을 상대로 2981구를 던졌던 남자의 사고방식이다.
투수에게 있어 많이 던질 필요가 있는지 없는지 이것은 단순한 논법으로는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없다.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어느 정도의 수’라는 것도 지극히 개인차가 따르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다나카가 말한 것처럼 매우 적은 양으로 해결된다면… 일본에서의 조정방법도 보다 적극적으로 유연하게 고려해 나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가장 바보 같은 일이 ‘지금의 방식이 베스트’라고 단정짓고 다른 발상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한신에 입단한 오승환 선수에 대해서도 일본 언론은 투구수가 적다며 자극하고 있지 않는가?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