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색은...정열적이기도 하지만...
잔인하지...
넌 이곳에 이리 해매여선 안될것이었어'
어둠이 가득한 하늘아래 은은한 달빛마저 숨어버린 곳에서는
조그마한 목소리가 조근조근 바람에 타고 들려오고 있었다.
어디서 들려온 것일까?
그리고 누구에게 이야기를 한것일까?
'다음엔...밝은 곳에서 만나자고...
여기서 이러지 말고...'
이 말을 끝으로 바람에 타고 들려오던 목소리는
더이상 들려오지 않고 고요한 어둠만이 자리잡고 있었다.
"으...피곤해..."
아침햇살이 창문에 비쳐 침대로 쏟아져내리자
침대에 누워있던 10대후반 20대 초반으로 보이던 소녀가
눈을 찡그린채 일어나기 시작했다.
멍하니 천장만을 바라보다 시간이 어느정도 지났을쯤
벌컥
"유희! 일어났....
일어났네?"
문을 확 열어재끼고 등장한 한 소녀.
유희라고 불리는 소녀를 깨우려고 들어왔지만
이미 깨어있는 유희를 보고 어색한 웃음을 흘리고있었다.
"서이연...난 지금 누구때문에 잠을 방해받은 기분이야..."
"힝...미아아아안..."
어색한 웃음을 흘리고 있던 서이연이라는 소녀는
유희의 말에 비맞은 강아지마냥 깨갱거리고 있었다.
이 둘의 이름은 천유희, 서이연으로
올해 20살. 소꿉친구이자 베스트프렌드라는 명목하에 같이 살고있었다.
-둘의 부모님끼리도 친한 친구였기 때문에
같이 사는게 큰 문제는 없었다-
"그나저나...몇시야?"
"8시30분이야~ 세시간후에 대학교 간다고 그랬지?"
유희는 이연의 말을 듣자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일어났고
그와 동시에 팔에 달린 무언가가 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알리겠다는듯 그 무언가는 빨간 빛을 내뿜고 있었다.
"어...끼고 잤어? 팔에 줄무늬 생겼다~
푸웃..."
이연이 유희의 팔을 보며 웃음을 참는듯하면서도 웃자
유희는 이연을 노려보다가 이연의 머리를
콱! 소리가 나게 쥐어박았다.
그러자 또 이연은 눈물을 글썽이며 유희를
제 딴에는 노려보지만 유희의 눈초리에 금세 꼬리를 내리고는
이내 유희를 따라 방에서 나왔다.
방에서 나오는 이연의 팔에는
유희와 마찬가지로 초록빛의 무언가가 감겨있었다.
"에헤헤...역시 아침산책은 좋아"
베실베실 웃으면서 유희의 옆에서 졸졸 걷는 이연.
그런 철없는 이연의 모습을 보며 한숨을 푹 쉬는 유희.
이연과 유희의 얼굴을 어디서 보기 힘든 미인이었기에
사람들의 시선을 바로 잡았다.
하지만 그 둘은 사람들의 시선은 익숙하다는듯이
자기들의 대화만을 한다.
"이게 아침산책? 11시30분이? 웃기...."
툭....
하지만 말을 하던 유희의 옆으로 누군가와 부딪쳤고
"아...죄송..."
이라는 말과함께 부딪친 상대는 사과를 하며 사라졌지만
부딪친 이연은 사뭇 이상하다는 느낌에 얼굴을 찌푸리며
상대방이 사라진 곳만을 바라보다가 앞서가던 이연이 재촉하자 시선을 돌리고는
상대방과는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빨강과...초록...
힘이 꽤나 크네...흐음...
벌써 쓸줄 아는건가...?"
꽤나 잘생긴 얼굴의 남자가 골목에서 얼굴을 숙인채
중얼거린다.
"다시 한번 더 접촉해볼까나?
아..하지만 빨강이 너무 힘이 강해서 한번 접촉하면
내가 오히려 걸릴거 같네...훗...
뭐...다음에 만날거라니...기다려볼까나..."
중얼거림을 끝낸 남자는 고개를 들고는
씩 웃으며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발길을 돌려
유희와 이연이 사라진 방향으로 가기 시작했다.
----------------------------------------------------------
Carbuncle, 홍옥(紅玉) : 결의, 확신, 성공, 정력, 전쟁과 유혈
Emerald, 에메랄드 : 건강, 장수, 부귀, 성실, 정직, 미래의 예언
첫댓글 잘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