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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11시 31분.
이틀은 기다린것 같은데 핸드폰에는 겨우 두시간지났을 뿐이라는 빌어먹을 숫자가 보였다.
3월도 중순이 넘어서고 있었지만 해가사라진후에는 손끝이 시리고 턱이 떨릴정도로 추웠다.
요하임을 기다리면서 어떻게 말을 전달할까 생각해며 계속 연습을 해보았다.가장 설득력있는 문장을 만들기란 쉽지 않은법이다.
'요하임!안토니오가 베로니카와 손을잡고 나쁜짓을 하려해!'
'안토니오가 미친것 같아!'
'요하임!안토니오가 베로니카와 손잡고 나를 해치려했어!'
제길 무엇하나 건질만한게 없다. 왜 하나님께선 내게 말재주라는 고급능력을 주지않으셨는지원.
아무리 연습을 하더라고 나오는 말이라곤 함숨과 요하임이라는 이름뿐이었다.
-휴우..하아..요하임..-
-왜 자기?-
내 뒷통수로 허리가 녹아내릴듯한 달콤한 목소리가 들렸다.
잘정돈해서 뒤로넘긴 금발머리, 어두워서 색깔은 잘보이지 않지만 꽤 타이트해보이는 긴팔셔츠와 바지를입고있는
요하임이 눈부신미소를머금고 내뒤에 서있었다.
난 떡벌어진 입에서 턱이 떨어지지않도록 최선을 다하며 놀란토끼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오늘 그가 나타나길 바랬지만 정말 실현될 줄이야.나중에 내몸에 도청장치라도 있지않은지 조사해볼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오랜만이네..-
갑작스런 그의등장에 웃기지도않는 인삿말을 건네버렸다.
-오랜만이라니~자기~며칠전 뜨거웠던밤을 잊은거야?섭섭한걸-
그가 능글맞은목소리로 말하였다.
그말을 듣자 갑자기 며칠전밤 그의피를 먹게된것이 생각나면서 얼굴이 급격하게 달아올랐다.
머릿속에 온통 그날밤이 꽉차오르자 입이떨어지지가 않았다.뱀파이어의피라는 쾌락속에 젖어들었던내가 수치스럽게 느껴졌다.
-자기~한숨까지 쉬어가며 내이름을 말할만큼 내가 보고싶던거야?-
내가 고개를 숙이고 아무말도하지않자 요하임은 목소리에 놀리는즐거움을 가득멈고 손가락으로 내턱을 톡톡치며 말하였다.
난 그의 손을 손등으로 가볍게 쳐내며 얼굴을 꼿꼿하게 들었다.
남자들이 가끔씩 왜 속으로 애국가를 부르는지 이유를 알겠다.훨씬 편해졌군.
-당신의 달콤한 착각의 꿈은 깨고싶지않지만, 보고싶다기보단 할말이 있어-
저 에로틱 뱀파이어가 뭔짓을 더 하기전에 본론을 꺼내는것이 가장좋을것같아 말을 던졌다.
사소한 문제가 하나 있다면 내 머릿속엔 아직 전달할 내용이 단어인상태로 정리되지않은채 날라댕기고 있을뿐이라는 것이다.
-뭔데 자기?-
그는 여전히 싱글싱글 거리며 내얼굴을 응시하고는 양손을 내어깨위에 부드럽게 올려놓았다.
갑자기 껴안기라도 해봐 가슴팍을 물어뜯어줄테다.
-베로니카가 날 납치했었어..그일에 뱀파이어도 연관되어있고..당신도 아는 인물이야-
-납치?-
그는 입으론 납치라는말을 하면서 표정은 뱀파이어라는말을 들을때 굳어졌다.
-날 없애면 당신이 이번일,,,베로니카와 도모하는일이 빨리 진행될거라고 하더군.-
-그게 누구지?-
-...-
-말해봐 자기-
-안토니오야-
한참동안 정적이 흘렀다. 그래 그에겐 꽤나 충격일 것이다. 안토니오는 그에게 조금은 특별한 뱀파이어니깐.
-그리고..-
나는 예방접종 맞기직전의 초등학생처럼 입을 오물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다민이..그녀의 죽음도 나하고 비슷한 경우가 아닐까해..-
나는 뱃속내장을 입밖으로 내는듯이 괴로움이 묻어나는 말투로 말하였다.
요하임은 아무말이 없었다. 모아이석상처럼 얼굴을 굳힌채 가만히 서있을뿐이었다. 어느새 내어깨에있던 그의손도 내려가 있었다.
안토니오는 가볍긴했지만 유쾌하고 착한(물론 뱀파이어의 기준으로서 말이지만) 인물이었고 요하임과는 가장 오래된 인연을 가진
인물이었다.한마디로 믿는자라고 할수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다민이에 대해 그에게 털어놓았고 그녀주위에서 지킬수있게 부탁할수 있었다.
그가 다민이를 지키면서,그만 서로 사랑을 싹틔우긴 했지만 요하임은 막지않았다.안토니오를 가족으로 인정하려 했던것이다.
뱀파이어에게 가족이라니. 아이러니라고할수밖에 없지만 요하임은 그렇게 인간과 어울림을 갖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그녀는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고 어느날 갑자기 뱀파이어피에 눈을뜬 야수가되어 나타났다.
요하임이 인간들을 몰아내자는 베로니카의 제의를 거절한직후였다.
안토니오는 이번일에 요하임이 나때문에 망설였다고 했다. 그렇다는건 다민이의 존재역시 마찬가지이지 않은가.
안토니오는 언제부터 베로니카에게 휘둘렸던것일까?다민이에게 쏟아낸 안토니오의 애틋했던 사랑도 모두 거짓이었던 걸까?
분명 다민이가 사라졌을때 그는 반 미쳐있었다.하지만 지금생각해보면 그냥 쇼를한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요하..임?-
그가 혹시 돌이되버린건 아닐까 싶어 걱정된마음에 조심스럽게 이름을 불러보았지만 되돌아오는건 침묵뿐이었다.
-요..하임..그..안토니오에 대해 조사를 해봐야 할것같아.,
베로니카의 제의역시 순수하게만 받아들이는건 좋지않다고 생각해..
무엇보다도 확실한건..다민이의 죽음에 그들이 관여되...-
-그만 말하지마 더이상!-
내가 말을 다 마치기도전에 그가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요하임..그냥 넘기기에는..-
-그만하라고 했지!!!-
그는 차갑고 커다란 속으로 내입을 막아버리고는 살기등등한 눈빛을띄며 소리쳤다.
난 그의마음을 안다. 그는 두려운것이다.
베로니카따위야 어찌되든 상관없지만, 안토니오를 잃을수도 있다는건 그에게 너무 큰 문제이다.
자신의 딸 다민이를 잃었을때 지켜주지못한것에대한 자책감으로 인간에대한 증오로 마음을 닫아버렸다,
나도 다민이를 잃었지만 난 인간이고 그는 뱀파이어이다. 슬픔과 절망의 깊이도 형태도 공유할수 없었다.
하지만 같은 아픔을 지닌 안토니오에게만은 그상실감을 공유할수 있었다.
다민이는 자신을 버린 엄마는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조심스럽게 그녀를 지켜봐주는 뱀파이어 아버지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어쩌면 요하임과 안토니오 그리고 다민이는 이미 가족이었을지도 모른다.
요하임이 날 아무리 특별하게 생각해준다해도, 지금은 하나남은 가족마저 잃을수있다는 절망을 전달해주는 존재일 뿐일다.
그렇다 하더라도 난 멈출생각이 없다.왜냐하면 난 다민이의 복수를 하기위해 이 어둠에 발을 내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녀를 지독한 고통에 빠뜨려버린자를 찾아 갈기갈기 찢어죽일날만을 기다려왔다.
다민이의대한 복수의 내 마음은 요하임의 절망으로는 막을수 없다.그와 나의 슬픔은 많이 다른것이기에 비교할수가 없는것이다.
-요하임..내말을 들어야 해 안토니오를 조사해봐야 해 -
내입을막은 그의손을 힘주어 떼어내며 잔인한말을 계속 내뱉었다.
그는 심장에박혀 굳어버린 칼날을 끄집어내는것같은 표정을 지으며 한쪽팔을들어 내 뺨을 대릴 모양새를 취하였다.
모든것을 받아들일 마음은 있었지만 나도모르게 반사적으로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무슨짓이지?-
예상치 못한 목소리에 난 너무놀라 눈을퍼뜩 뜨며 시선을 위로 향했다.
첫째도련님 그러니깐 최윤승씨가 내뺨을 때릴려던 요하임을 팔을 붙들고 있었다.
요하임보다 머리하나는 더큰 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우리둘을 짖누르듯 쳐다보고 있었다.
-하찮은 인간주제에 감히 어디서?-
요하임은 이를 갈며 말하였다. 그의몸은 분노로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그는 잽싸게 손을 빼내더니 몸을돌려 날카로운 이빨을 들어내고는 최윤승에게 달려들었다.
-요하임 멈춰 안돼!!!!!-
내몸은 반사적으로 그 둘 사이로 튀어들어갔고 멈추지못한 요하임은 정확히 내왼쪽목을 물어뜯어버렸다,
그가 물은 위치가 내목이라는건 분명 첫째도련님의 심장을 물어뜯으려 했던것이다.정말로 죽일생각이었던것 같다.
다행히 요하임은 나란걸 알아채고는 이빨을 깊숙히 박아넣지는 못하였지만, 워낙에 엄청난힘으로 목을 물었기에
꽤 많은 피가 흘렀다.나란걸 알아채지 못했다면 내목은 지금의 반밖에 남지 않았을것이다..
-세상에 요하임 정말 죽일 작정이었어요?-
난 왼손으로 목을 감싸며 그에게 말하였다. 말을할때마다 피가 더 많이 새어나왔다.
요하임의 새하얀 피부위로 흘러내리는 새빨간피는 달빛아래서 더욱더 선명하게 보였다.처음으로 그가 두렵게 느껴졌다.
그는 나를한번 노려보고는 뒤를돌아 홀연히 사라졌다.
-젠장-
요하임이 사라지자 긴장이풀리면서 목의상처가 욱신거리면서 입에서 욕지기가 나왔다.심장이 목으로 자리를 옮긴것 같았다.
-괜찮나?-
휘청거라던 내몸을 뒤에서 받쳐주던 첫째도련님이 기분좋게 울리는목소리로 물어보았다.
-네..뭐..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그러니깐..음..저기 그가 낸상처는..-
-뱀파이어 말인가?-
-네 맞아요..역시..숨길수가 없겠죠?..뱀파이어가 낸 상처는 죽일생각이 아니었다면 금방 아물어요
뭐 물론 그의이빨이 박힌게 당신 가슴이었다면 상황이 달랐겠지만-
-그렇겠지-
나는 내내 어색한 미소를 지었고 그는 무표정을 일관하며 대화하였다.
피를 너무많이 흘려서 머리가 어질거리고 다리가 떨렸으며 더욱 추워졌다.
더 버틸수가 없어서 기대고 있던 그의몸에서 미끄러지듯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왜 그러지?-
-쫌 어지러워서요..약간춥기도 하고-
그는 내옆에 자리잡고 앉더니 입고있던 커다란 가디건을 벗어 내게 둘러주었다.
-괜찮습니다..-
-버틸만 한가보지?-
-........아뇨,,고맙습니다.-
차가운 공기때문에 어지럽기는 했지만 머리는 맑았다.
하늘을 보자니 다이아몬드공예품인것같은 별들이 잔뜩 서로를 뽐내고 있었다.
가만히 쉬고싶기는 했지만 아무말안고 누군가와 앉아있으려니 상당히 죽을맛이었다.
-저..저기..-
-뭐지?-
-아까는..저..죄송했어요..그러니깐..음..무례하게 굴어서요-
개미가 기어가는소리가 내목소리보단 클것 같았다.
-아아..-
그는 고개를 숙인채 신발을 만지작거리며 건성으로 대답했다. 분명 용서한다는 뜻일거다.그래 그렇게 생각하자.
-저..근데..어떻게 여기에 오셨나요..?-
-네 뒤를 밟았지-
-네?-
뜻밖의 말에 멍한얼굴로 그의얼굴을 쳐다보았다.
-어째서요?-
-글쎄..네 뒤를 쫒는건 내 버릇이었으니깐-
그는 대화를 할줄 모르는 사람일까?
당췌 알지도 못할 말을해대니 가뜩이나 말재주없는나로선 뇌가 통째로 가출해버린듯 사고가 정지해버렸다.
갱장히 오랫만에 오셧긍여ㅋ 요하임 너무 불쌍ㅜ 상처가 많은거 같아용 ㅠㅠ 요하임에게도 안식처를 주세횽!!
답글 감사드려요~아무래도 우리 하임이를 너무나 아프게만 한거같죠?안식처가 필요할듯해요 고민해야 겠어요^^
예상밖으로 첫째도령이랑 이어지나 보군요..
여튼 다음편 기대할게요~~~~~~~~~~~~~~~~~~~~
답글 감사드려요~누구랑 이어질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ㅋㅋ 다음편도 재미나게 올려드릴게요~^^
응응???니 뒤를 밟았다고??? 오오오오?어머어머??대박~
답글 감사드려요~우리 윤승이가 왜그랬을까요?ㅋ 다음편도 함께해용~^^
삭제된 댓글 입니다.
답글 감사드려요~~~~~~그이유에 대해선 22편에 나옵니다~방금 올렸으니 봐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