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프로 함께 입단-동국대선후배 "친구 아이가~" 강철 1685개로 13개차 앞서 선발 맡은 진우 보직서 유리
◇이강철
◇송진우
"1700K는 양보할 수 없다." 기아 이강철(38)과 한화 송진우(38)는 동국대 1년 선후배 사이이면서도 89년 프로에 함께 입단했다. 주민등록상 나이는 같지만, 중학교 때 호적을 고친 송진우가 88서울 올림픽 출전관계로 프로 입문이 한해 늦어 입단 동기가 됐다. 90년대를 풍미했던 둘은 성실한 자기관리와 모범적인 생활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또 FA 시행 첫해였던 지난 2000년 이강철은 8억원, 송진우는 7억원의 당시로선 대박을 터뜨렸다. 둘간의 친분은 굳이 얘기할 필요가 없다. 이강철은 14일 SK전서 시즌 첫승을 따내 개인통산 147승으로 선동열(삼성 코치)을 제치고 이 부문 역대 2위에 올랐다. 물론 1위는 송진우(172승). 통산 투구이닝서도 이강철은 송진우(2392⅓이닝)에 이어 2위(2109이닝)다. 그러나 이강철이 양보하고 싶지 않은게 있다. 바로 1700탈삼진. 이날까지 통산 1685개의 탈삼진으로 송진우(1672개)에 13개차로 앞서 있다. 역대 1위인 선동열의 1698탈삼진을 넘어 '1700K 고지'에 15개를 남겨놓았다. 먼저 깃발을 꽂고 싶다. 언뜻 보면 이강철이 훨씬 유리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보직이 문제. 이강철이 중간 계투인 반면 송진우는 선발이다. 던질 기회가 절대적으로 뒤진다. 결승점을 눈앞에 둔 거북이의 심정이라고나 할까. 뒤따라오는 토끼의 질주가 겁난다. 중간계투로 매일 게임에 나간다 하더라도 5일에 한번 등판해 6이닝 이상 꼭 던지는 송진우에 비해 불리하다. 그러나 이강철은 문제없다는 표정. "송진우 선배한테 미안하지만 1700탈삼진은 먼저 하고 말겁니다"라며 씩 웃는다. < 노재형 기자 jh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