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 땡!!
우르르 왁자지껄
여기 얼마에요?
돈 여기 있어요
빨리 주세요 더 기다려야 돼요?
"어! 점심시간 다 끝났다"
저녁 시간에 다시 올께요 언니!!
우르르 썰물처럼 다 빠져 나간 허름한 공간에
커다란 팬에 지글지글 기름이 뱅그르르 돌고 있다
점심 시간 1시간 동안 말 그대로 호떡집에 불이 났다
그렇다 지금부터 30여년전 어느 겨울 내 모습이다
갓 30의 나이에 실크 스카프를 두르고 호떡을 구웠던거다
젊어서 용감 했을까 아님 무식해서 무모 했을까
지금도 그때를 생각 하면 입가에 미소가 피어 난다
난 체면 겉치레 다 집어 던지고 신나는 청춘이었다
서울돈은 임자가 없다며 먼저 잡는 사람이 임자라며
맨주먹 불끈 쥐고 서울 살이를 그렇게 시작 했었다
겨우 2년 정도 살고 앞이 캄캄 하다는걸 경험 했으니
자본이 없어 허름한 가게를 하다가 시원찮아 때려 치우고
쉬는 시간이 길어지니 내 친구가 하는말
"넌 무슨 배짱으로 그렇게 오래 노느냐"
우리 가게 옆에 와서 호떡 장사라도 하라는거다
호떡!! 사 먹어나 봤지 구워 본적도 만드는거 관심을 가져본적도 없는 내가
용감
바로 천개천으로 내 달린다
천막을 사야 하나 뭘 어떻게 하지?
비록 노점이지만 그래도 폼나야 되지 않을까
작은 집을 짓는다 후라이팬은 어떻게?
비행기 만드는 재료로된 팬을 구입했다 많이 비쌌던걸로 기억
또 대부분 연탄을 피워 시커멓 팬에 호떡을 구웠지만
엘피가스를 설치 하고 천막이지만 근사한 집을 만들었다
난 조금 차별화 하자 난 다르지 않은가
난 백효민이니까
그렇게 이동식 집을 짓는데 내 기억으로 30만원정도 들은것 같다
호떡 한개에 50원 할때니까 대담한 투자인것이다
게다가 남의 가게 앞이라고 보증금 50만원 주기로 하고 월 10만원에 계약을 하고
재료상회에 가서 밀가루 10포 설탕 식용유 등등 재료비 20만원
그 당시 밀가루 한포에 6.500원
과감하게 50원짜리 호떡을 만들기 위해 보장 되지 않는 자금을 100만원이나
들이고 있는것이다
무슨 배짱이었을까 집에서 연습도 없이 그저 천막집을 짓는데서 얻어 듣고
재료상회에서 호떡 만드는법 베껴오고
속전속결로 준비는 끝나고 다른건 다 잃어버렸는데 그날 그 날짜를 잊을수가 없다
12월 4일 조금 늦게 시작 되는 호떡 장사
밀가루 반포를 반죽을 해서 들고 나와 아무런 의심도 없이
팬을 달구어 부풀어 오른 반죽을 계란만한 크기로 떼어 동글동글 흙설탕속을 넣고
팬에 내려 놓고 누름 주걱으로 꾸~욱 눌렀다
뭐야?? 호떡도 아니고 개떡도 안닌거 정체 불명의 밀가루떡
그토록 당당하던 여자는 당황한 나머지 얼굴에 뜨거운물을 끼엊은듯 화끈거린다
누가 볼새라 밀가루 반죽을 신문에 싸고 비닐에 또 싸고 해서
쓰레기통에 빠른 동작으로 밀어 넣고 불을 끄고 포장을 내리고 집으로 돌아 가는길
앞이 캄캄하다는 말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시흥에서 신림동까지 어떻게
왔는지 아무 기억도 나지 않는다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술을 못 먹으니 답답한 나머지 담배라도 피워 볼까 하는 생각에 담배 한갑을 사서 들고
다락방으로 올라가 거의 한갑을 다 태우고 한참을 그렇게 움직이지 못한채 앉아 있었다
그렇다고 집어 치울수도 없는 상황 어둑어둑 저녁 무렵 다시 천개천엘 갔다
그때 이동식 집을 찿아 오면서 직원들이 밤에 오방떡을 만들어 파는걸 봤기 때문이다
오방떡 반죽 하는거 보고 그날밤 천개천 어느 골목에서 낯선 청년들 하고
호떡이 아닌 오방떡 장사를 하고 나니 다시 용기가 생겼다
새벽에 집에 들어와 마음을 추수리고 거리로 나왔다
대림동 성모병원 앞에서 호떡을 굽는 아주머니께 사정 이야기를 하고 정중하게
부탁을 했다 그때 돈(10만원을 재안함)
하루 버는돈 얼마인지 충분히 드릴테니 반죽 한번만 해 주세요
단호히 거절 하는 아주머니를 뒤로 하고 다시 재료 상회로 다시 천개천으로 그렇게
이틀을 헤메었다
밀가루 호떡에 찹쌀 가루를 넣어 찹쌀 호떡이라고 명명 하고 대담 하게
호떡 한개에 100원이라는 가격표를 천막에 매달았다
기름을 충분히 넣고 속에 건과류를 더 넣고 반죽에 고급스럽게 버터도 넣고 했던것 같다
물론 찹쌀가루도 아끼지 않고 넣었다
중요한게 반죽 농도였던것
그렇게 해서 맛있는 찹쌀 호떡이 탄생 하는 순간 첫날 호떡 옆구리가 터져서
설탕 타는 냄새가 진동을 했지만 밀가루 반포 반죽 점심 시간에 다 만들어 팔았다
300개 3삼원 이 보다 더 많이 남는 장사가 어디 있을까
용기가 생기고 힘이 났다
3일 되는날 부터 밀가루 한포를 반죽해 거의 점심 시간에 3~4백개를 만들어 팔고
근처에 있는 은행 직원들 회사 직원들이 간식으로 20개 30개씩 주문
해가 지기전에 장사 만료 더는 하지 않았다
하루에 밀가루 한포로 정하고 끝나면 장사 종료
점심 시간에 근처에 있는 공장에 아가씨들이 몰려와 자기들이 뒤집고 돈 받고
그렇게 호떡집 불을 붙였던 것이다
밀가루 한포 호떡 600개~650개
재료비 ; 가게세 포함 15.000원
순수익 35.000~40.000만원
실크 스카프를 두른 여자는 춥지도 않았으며 아는 사람을 만나도 멋쩍어 숨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
그해 겨울은 호떡 때문에 정말 따뜻 했었다
일찍 만만치 않은 세상을 경험한 탓에 오늘이 있지 않았을까
그 이후 궁금한건 댓글로 물어 주시면 거짓없이 답해 드리겠습니다
첫댓글 대단하시네요..
몇년간 하신거예요?
부자 되셨겠다...ㅎㅎ
아부하지 마세요
@세수대야 ㅎㅎㅎㅎ
아...쫌...아부하게
내비두세요...ㅎㅎ
@냥이냥이
라이벌은
싫어요
@세수대야 ㅋㅋㅋ
심술쟁이 세대님
아마 몇년간 했으면 지금 이렇게 해외에 나오지 않았어도 됐을거에요
젊어서였는지 객기였는지 4월 말일까지 했어요 그리고 꽤 되는돈을 받고
아는 사람한테 기술까지 전수 했어요
5년인가 해서 시내로 통닭집 차려 나갔어요
그래도 그때 계속 할껄 하는 마음은 없어요 젊었었으니까~
대단하십니다
돈 많이 버셨지요
그때
4개월 벌어서 일년 먹고 살었어요
아마 계속 했으면 이렇게 해외에 나올일 없었을거에요
지금도 길가다가 호떡 반죽 보면 얼만큼 벌이가 되는지 짐작 하곤 해요
대단하십니다.
저도
작년 마지막 날...
어린이들을 위해서
붕어빵을 굽는 것을 도와준 일이 있습니다.
각종 재료를 만들어 왔고
붕어빵틀도 빌려왔는데...
틀 속에 밀가루 반죽을 어떻게 넣는 지도 모르고
이리 저리 해보고...
드디어
붕어 빵을 생산해서 어린이 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런데..
맛이 약간 비릿....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덜 구어진 것을
다 구어진 것으로 알았던 것입니다...
젊어서 용기였어요
자만심도 가득 했었고요
그렇게 최선을 다 하며 살면서 조금은 겸허함을 배웠어요
최선을 다하는 삶의 모습들은 언제나 아름답습니다!......ㅎ
감사 합니다~
대단하십니다 지금 의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게 되었군요~ㅎ
지나고 보니 무모 했어요
그래도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또 그렇게
용감할것 같어요
역시~
장하십니다
호떡은 지금도
맛있어요~ㅎㅎ
그런데요 재미 있는건 지금 호떡을 아무리 잘 구어도 그맛이 안 나는거에요~
그때 변두리에서 호떡 100원 받는거 내가 처음이었어요
압구정동 현대 백화점에서 호떡 100원 했었거든요
의림지 호떡
저렇게 시커먼 팬이 아니었어요
비행기 만드는걸로 만든 팬이라 했어요 꽤 비쌌던걸로 기억 돼요
그래도 그때가 참 좋은 시절이었어요 젊었으니요
대야님 제천 의림지를 아세요
예전에도 어느글에서 본거 같은데
궁금해요
저 손이 대야님 손?
동업합시다..
한번도 돈 벌어 본적이 없어서 돈벌고 싶어요...
돈 받고 팔면 너무 너무 재미 있을것 같은 생각....ㅎㅎ
호떡 맹글어 주세요
성찬님이 맹글어 달래면 맹글어 드려야죠~~
용기와 기술을 전수 해 주세요...
돈이라곤 벌어 본 적이 없어서 돈 벌고 싶은데요....ㅎ
아니... 딱 한번 있었네요...7년전에 그림한 점 팔았던적 있었어요..ㅎㅎ
안녕 하세요?
돈 안 벌고 사실수 있음 더 없는 복이시지요
전 평생을 돈 벌어야 하는 상황에서 살아서인지
작은 내 어깨가 항상 무거웠어요 아직도 진행형이지만요~
호떡이 만들어 지듯 사람들도 만들어 지면 좋겠어요,
틀안의 농읶는 호떡,
퇴근하며 세개에 2000원 하는 마른 호떡을
봉지에 담아 오면?
식어서 안 먹는다 그.
.
올만이시내요?
잘 계시니 반갑습니다^^*
네 잘 지내요
괜실히 요 아래 성찬님이 제빵 기술을 배울려고 하셨다는 말씀에
소싯적 생각에요
그때는 가진거 없어도 참 재미 있었어요 뭐가 그리도 즐거운지
이웃 엄마들이 00 엄마 웃음 소리가 안 들리면 사람 사는것 같지 않다고 할 정도로 크게 잘 웃었어요
그렇게 소리 내어 웃어본지가 언제인지
웃을일 만드는데 노력을 해야겠어요~
낭만언니~~멋져요~~~~~
고마워요
항상 좋은 시선으로 봐 줘서요
월미도 근사한 찻집에서 향기 그윽한 차 사 드릴께요~
@사계절낭만 빨리오세요~~~~~~~
낭만님에게 호떡 배우고 싶네요
요즘은 기름두르고 했지만
예전에는 버터발라서 유난히 고소했지요
요즘 이상하게도 옛날것이 그리워지네요
아~호떡 먹고싶다네 ㅎㅎ
찹쌀가루 버터 우유를 넣었던것 같어요
암튼 맛있었어요 근처에 소문이 나서 밀가룰 한포를 오후 4시쯤이면 끝났어요
아마 나이가 조금 들었고 돈을 꼭 벌어야 한다는 목표가 있었으면 하루에 천개는 소비할 수 있었던것 같어요
전략은 아니었는데 그렇게 한포로 정하고 일찍 장사를 종료 하니까 더 목 말라 하며 찿는것 이제 생각 하니 그랬어요
고마워요 고운 시선~~
모든게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게 아니듯
그 대단한 열정이 부럽습니다 ㅎ
감사 합니다
전 지금도 옜날 이야기 하면 이렇게 신바람이 나요
그렇게 잘 산것도 자랑할만한일도 없는것 같은데도요
어쩌면 고독과 싸우느라 말이 고파서일지도 모릅니다
누가 이야기만 걸어주면 신나서 주절주절 입이 아프도록요~~
@사계절낭만 그러게요
웃으면서 꺼리낌없이 담소할수 있다는것이
지금 우리세대들이 원하는 대화의장이 아닐까요ㅎ
반죽에 누룩도 넣어야하나요?
반죽 레스피가 궁금해요...
글쎄요
누룩은 안 넣었던것 같습니다
반죽 레시피!!
한국 음식에 있어 풀어야 할 숙제지 싶어요 ~
감사 합니다 고운밤 되십시요~
@사계절낭만 이스트종류는 안넣죠?
시중 호떡중에 가끔 쌉싸름한맛이 이스트인가해서요..
와~~ 그젊은 페기에 박수를,,
그용기가있었기에 지금도 해외에서 당당하게.. 우리나라 요리로~ 성공하셨지요~
감사 합니다
젊음이 용기였지요
무얼해도 잘 하실건 같네요~~정신력에 찬사을 보냅니다..
오늘도 몸과 마음 만큼은 건강하게 삽시다..
감사 합니다
한번 들어선길은 앞으로 가는줄만 알고 살지요
가끔은 유턴이 절실할때가 있으련만 우직스럽게요
몸과 마음 만큼만 건강 하게 아주 기분 좋은 말입니다~
@사계절낭만 깜ㅡㅡㅡ솨..합니당
설, 명절 잘보내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라일라님
정~~~~~~~말 반가워요
인테넷 한지 꽤 되는데 온라인 용어를 잘 못해서
잘 지내죠
워낙 굴곡이 심한 삶을 살아서에요
이야기 소제 무궁 무진한테 글 제주가 별로여서 표현이 여기까지에요
그래도 가끔씩 이렇게 이야기 하고 같이 호응해 주고 넘 좋아요
여기 수단인데 잘 지내요 7개월째에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라고 말해요 언제 갈지는~
상황이 사람을 변하게하는 첫번째 동기가 아닐까 싶어요
다 못할것 같아도,,,닥치면 대처하는게 사람인것 같아요,,,용기에 박수를 보넵니다,,,^^
감사 합니다
젊음이 용기였을거에요
지금은 아마 두려울거에요~
설 명절 다가 오는데 좋은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