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을에 한 사내가 살았다. 사내의 하루는 늘 비슷했다.
아침이면 일어나 일터로 갔고, 저녁이면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왔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지 않았고, 오늘과 내일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았다.
그는 가끔 생각했다. ‘사는 게 다 이런 거겠지.’
어느 봄날 밤이었다. 잠결에 몸이 가벼워졌다.
손을 움직이려 했지만 손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등에 날개가 달려 있었다.
그는 나비가 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당황했다.
날개를 움직이자 몸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한 번 더 날갯짓하자 지붕 위로 올라갔다.
바람이 불어왔다. 그는 바람을 타고 마을 밖으로 날아갔다.
세상은 사뭇 달라 보였다.
늘 올려다보던 커다란 나무가 발아래 놓여 있었다. 개울은 은빛 실처럼 구불구불 흘렀고,
사람들이 오가던 길은 길다란 선에 불과했다.
그는 자신이 살던 집을 내려다보았다. 지붕이 손바닥만 하게 보였다.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내가 저렇게 작은 집 안에서 세상이 전부인 줄 알고 살았다니...
나비는 들판으로 날아갔다. 꽃잎에 내려앉아 꿀을 빨고, 다시 바람을 타고 올랐다.
바람이 거세지면 풀잎 뒤에 몸을 숨겼고, 햇살이 따뜻해지면 날개를 펼쳤다.
높이 날 때는 보이지 않던 다람쥐나 들쥐같은 작은 동물들이 낮게 날자 눈에 들어왔다.
그는 한동안 비행에 취해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해가 저물 무렵, 나비는 오래된 나무의 가지에 앉았다. 날개를 접고 가만히 있었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람이라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나비는 잠이 들었다.
새벽녘, 사내는 눈을 떴다.
익숙한 천장이 보였다. 두 손으로 몸을 더듬어 보니 날개는 없었다.
그는 다시 사람이 되어 있었다. 한동안 자리에 누워 꿈을 떠올렸다.
나비였을 때의 세상은 분명히 달랐다. 그러나 어느 쪽이 진짜였을까.
사람으로 사는 지금이 진짜이고, 나비였던 것은 한낱 꿈에 불과한 것일까.
사내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마당에 작은 나비 한 마리가 날고 있었다. 나비는 창가를 맴돌다가 햇살 속으로 사라졌다.
사내는 한참 동안 그 자리를 바라보았다. 그날 아침, 세상은 어제와 다르지 않았다.
여전히 해야 할 일이 있었고, 해결해야 할 걱정거리도 여전했다.
그는 마당으로 나갔다. 날마다 오가던 마당이었다. 그런데 오늘따라 담장 밑에 작은 꽃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제도, 그제도 무심히 지나쳤던 꽃들이었다.
사내는 그 앞에 쪼그려 앉아 이름 모를 작은 꽃들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같은 봄날이었지만, 오늘은 어제와 조금은 다르게 느껴졌다.
<오늘의 팝송> All I Have To Do Is Dream
All I Have To Do Is Dream은 미국의 형제 듀오 Everly Brothers가 1958년 발표한 곡이다.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다. 눈을 감고 꿈을 꾸는 것만으로도 사랑하는 이를 품에 안을 수 있다는 순수하고 아련한
짝사랑의 감정을 노래했다. 비틀즈를 비롯해 후대 수많은 아티스트들에게 깊은 영감을 준 명곡이다.
https://youtu.be/tbU3zdAgiX8?list=RDtbU3zdAgiX8
첫댓글 음~~~~~아마도
그 나비는 나였을껴
어릴적 난
밤마다
지붕도 넘고
산도 강도 건너고
하늘을 훨~훨 날아다녔거덩 ㅋ
캬~~
어릴적 그 꿈들이
마구 생각나는
잼나는 동화
감사혀유
늘 편안한 삶속에서
순수한 어린아이처럼
즐겁고 행복하게 사시길요
화이팅입니다 비온뒤님~~♡
젊을 때는 꿈도 많았는데 그 꿈들을
나이들어가며 하나 둘 잃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사람은 여전히 꿈을 꿔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별꿈님. 좋은 하루 되세요.
호접몽 이야기를 밑바닥에 깔아두셨네요.
비온뒤님의 어른동화, 많은 분들이
읽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맞습니다.
호접몽을 패러디 해봤습니다.
좋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자리님.
좋은 하루 되세요...
그 사나이 좋은 꿈꾸었습니다.
그날은 행운의 날인가봅니다.
꿈에라도 날개를 달고 나르는 꿈을 꾸었으니요.
나와 다른 세상을 한번쯤은 보니 얼마나 신기할까요?
누구나 이런 기회를 꿈꾸고 있지요.
꿈속에라도 현실의 나와 다른 세상을 보며 행복했을 겁니다.
발상이 아주 좋으십니다.
늘 좋은 이야기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십니다.
감사합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스스로 시야를 넓게 가지려는 마음이 있고,
또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려는 생각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 일은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 파묻히다 보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늘 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익숙하고 구태의연한 생각 속에 머무르게 됩니다.
아마 이런 이유로 우리의 시선을 흔들어 놓는 어떤 계기 같은 것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시니방장님.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