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층 어느 구석에 박혀 있는 내 방,
덕분에 조용히 잘 잤다.
7시에 내려와 간단히 조식을 하고,
뒤 늦게 발견한 만두국도 한 그릇 먹고...
만두국 국물이 해장에 그만이다, 개운한 것이...
7시 30분 출발이라켔지만...
아직 안 내려 온 사람도 많고 당산 여유국 담당 및 여행사 관계자도 7시 27분인 이제야 밥 먹기 시작하고 있고...
8시 지나야 출발하겠구나!
오랫만에 드뎌 혼자 앉아 여유 있는 모닝커피를 즐기는데, 역쉬 커피 즐기기 힘든 중국!!! 물 가져와서 타야 하는뎅...ㅠㅠ 블랙을 포기하고 우유를 듬뿍 섞었는뎅...ㅠㅠ
투어로는 마지막날이라 긴장이 좀 풀리나 보다.
다잡아야 한다.
오늘 유네스코 지정 어쩌구 저쩌구엘 간다켔다...
점심엔 또 술자리랬고...
방에 당산 인근 관광지를 소개하는 두꺼운 책이 있어 들고 나왔다.
각 방문지 명칭을 들어도 안 외워질 것도 같고 간단한 설명이 있기도 해서...
당산에서 오전 방문지까지는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어제 일행 중 한 분은 한국으로 귀국, 다른 한 분은 북경으로 이동, 이렇게 두 분이 빠져서 오늘은 자리 여유가 좀 있겠다 싶어 운전석 옆 보조석에 앉았다.
잠시 뒤, "저기 가이드 석인데 쟤가 왜 앉아?" 어느 여자분의 큰 소리가 들린다.
이건 또 뭔 소리징?
뒤돌아보니, 켁!
어제도 본 방송국 리포터와 카메라맨이 떡 하니 타 있다.
얘들이 여기 왜 있다니?
이미 벌어진 일이고 중간에 내려 자리를 바꿔야겠당 ㅠㅠ.
어제 밤새 들이붙더니 화창하다.
욕을 먹었던 말던 앞에 앉길 잘 했다.
그동안 계속 제일 뒷자리에 꽁 밖혀 있어 못 찍었던 도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었다.
오늘의 주연은 구름이다.
오~~~!
별 거 아닌 것도 구름의 모양과 위치에 따라 별게 되기도 하는 게 사진인지라...
거기다 이게 얼마만에 보는 시퍼런 하늘이던고!!!
그렇게 달려 목적지 도착!
「청동릉Qingdongling」!
청나라 황제와 황비들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입구에서 또 한참을 서 있는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라 원래는 전기차 등 무공해 시설 밖에 못 들어가지만, 우리의 편의를 위해 차가 갈 수 있게 협의 중이란다.
그런 건 오기 전에 미리미리 해 둬야징..ㅠㅠ
허가를 기다리는 동안, 밴에서 내려 좌석 문제로 안전불절 고민하던 다른 차의 분이 그쪽으로 오라고 하신다.
다행이다.
(그 동안 내가 타던 차엔 청동릉 안내 가이드가 한 명 더 타던 참이어서...;;;)
청동릉은 준화청동릉(遵化清东陵, Zun hua qing dong ling)을 줄여 부르는 것으로,
중국에서 현존하는 가장 큰 능원이며, 체계가 잘 잡힌 제왕릉묘(帝王陵墓) 중 하나이다.
청나라 순치제 때인 1661년에 세워졌다.
15기의 왕릉에는 모두 15명의 황제(皇帝)와 15명의 황후(皇后), 136명의 비빈(妃嬪), 2명의 공주(公主), 3명의 왕자들을 포함하여 모두 161명이 묻혀 있다. 중심건축물은 황릉 5기 즉, 순치제의 샤오링[孝陵], 강희제의 징링[景陵], 건륭제의 위링[裕陵], 함풍제의 딩링[定陵], 동치제의 후이링[惠陵], 그리고 동[东, 자안(慈安)]태후(太后), 서[西, 자희(慈禧)] 태후 등 후릉(后陵) 4기, 비원(妃园) 5기, 공주릉(公主陵) 1기가 있다.
능 전체구역은 샤오링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나뉜다. 가장 남쪽에 있는 돌패방에서 샤오링의 봉분까지 이어지는 약 5㎞의 신도(神道) 위에는 대홍문(大红门), 성덕신공비정(圣德神功碑亭), 석상생(石象生), 능은문(祾恩门), 능은전(祾恩殿), 방성명루(方城明楼) 등이 순서대로 배치되어 있다.
2000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안으로 들어가는데 넓긴 넓다.
건륭 황제의 묘 또는 강희제의 묘에 갔을 때, 공연을 하고 있었다.
매일 오전 10시 30분에 하는 거라고 한다.
제사 의식 같은 걸 재현하나 본데, 이번 우리 투어엔 어리버리 통역만 있고, 가이드는 없어서...;;;
여행 중 그들의 전통을 보는 건 무척 즐거운 일이지만, 사진찍기에 몰두해서, 그 내용에 집중을 못 할때도 많다.
어차피 안내해줄 가이드가 없어 알아서 즐기는 이번 여행은 그래서 차라리 부담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제의면 어떻고 아니면 어떠하리...;;;
오늘은 시퍼런 저 하늘과 시시각각 모양새를 바꿔주는 구름만으로도 멋진 하루고, 장비의 밥(밧데리)가 부족할까봐, 열심히 찍었는데, '건질 게 별로 없음 어쩌지...?'라는 고민을 할 수 있는 그런 하루인 것을^^
11시가 조금 넘어서 릉 보기가 끝나나 보다 했다.
이게 마지막인가?
그럼 이제 점심 먹으러 가나?
점심은 어디서 먹지?
'스시'라고 했던 거 같은데...;;;
차를 타고 어디론가 달린다. 밥 먹으러 가나?
아무것도 모르고 따라 간다.
켁!
또 [릉]이다... ㅋㅋㅋ
아...
이런 해프닝이 도대체 몇 번째던가... ㅎㅎㅎ
처음에도, 지금에도 짜증은 안 난다.
그러려니...
"손님"은 이래서 좋다.
특히, 이번엔 바라는 게 별로 없는 "손님놀이"이니까^^
진짜 밥 먹으러 간다.
진짜 "스시"?
얼마 안 달렸는데, 차가 어느 건물 안으로 들어가 멈춘다.
어라?
스시를 준다고 했었는데...
잘못 이해한 모양이다. 스시의 다른 뜻이 뭐려나...
어쨓든 남성분들 스테미너에 좋다는, 황제가 드셨다는 그 술이 나오긴 했다.
그러나 이미 여러 차례의 술 자리에 지친 우리 일행 중 이 술을 대낮부터 마실 분들은 많지 않았다.
- 어제 저녁 만찬에서 얘기했던 황제에게도 진상했다던 남성 XX에 좋다는 그 술!
우리를 접대하겠다는 목적이 투철한 이곳 관계자들(여행사 & 정부)은 이곳에서도 여건이 허락하는 한의 최고의 메뉴를 제공하려 한 듯하다....
또! 한 상 가득 차리고 계신당...;;;
- 노란 별표를 한 것들은 당산 지역의 특식 이란다^^
그동안 너무 잘 먹여줬나 보다. 사람들의 입맛이란 것이 간사한지라 오늘 밥상에 대해서는 여기저기 불만들이 좀 있다.
도착 첫날 그들이 부르짓던 일반 팩키지에 제공되는 식사에 대한 요청은 사라진지 이미 오래지만, 그런 요청 및 항의를 했던 적 자체가 없었던 것 같은, 그런 분위기다.
이러니 내가 성선설을 안 믿징... 차라리 [순자]가 좋더라는...
오후 일정을 물어보니 산에 간다고 한다.
오호! 그치그치.
그래야 스터디투어 보내주신 사장님이 보람이 있징!
아침에 본 당산 관광 자료를 떠올린다.
당산 시내가 아닌 진황도 방면(당산 기준 동북쪽) 쪽에 산이 있었다.
그 중 하나일려나?
이동하는데 또 한 시간 여가 걸린다고 한다. 한숨 자면 되겠네~~~
도착하니 경충산이라는 한자가 보인다.
(이젠 한자가 좀 익어가고, 살~~~ 살 기억도 돌아온다...;;; 인자 집에 갈긴데....ㅠㅠ)
이곳에서는 청산산맥의 중요 4가지 경치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전망대 같은 곳이려나 했으나 걸어야 한단다.
산은 늘 거짓말쟁이다.
저기가 꼭대기인가 싶으면 또 다른 능선이 나타나고 이번엔 진짜겠지 하지만...
중간 중간에도 있었지만 산 위에는 사당이 하나 있고 향을 사른다.
그들은 그러라 하고 난 사진만 찍는다.
선머리와 허리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곳에서도 다시금 느낀다. 순식간의 현혹이 강력한 악산보다는 웅대하게 어우러진 선들이 주는 휴식에서 느끼는 편안함이 더 긴 여운을 준다는 것을!
여기서도 구름은 효자다^^.
내려오는 건 늘 잘하기도 하지만, 최근 매달 산에 다니면서 재확인하는 건, 다리 풀리기 전에 내려와야 한다!
그래서 달음질치며 내려간다.
여긴 초보자 중에서도 왕초보자 코스 정도 될려나... ㅎㅎ
역쉬 내려와서 주저 앉아 한동안 못 일어나지만... 아닌 척^^
왕복 두 시간이면 충분하다.
우린 갔던 길로 다시 내려 왔지만 지도 상으로는 둘레길로 되어 있다.
총 소요 시간은 비슷했지 않았을까 아쉬움은 남는다.
(우째, 일에서만은 평소의 취향은 온데 간데 없어지고, 철인이 되어 가는지... 이걸 버리려 했건만...;;;)
- 경충산 등산로 입구에 있는 소개 사진 중 하나
어제 비가 와서 못탄 수로 유람을 하고 싶은데, 벌써 5시가 넘었다.
이렇게 하루가 마무리된다.
참 짧은 하루다.
카메라가 가장 바빴던 날인데 가장 감동이 없은 하루이기도 하다. (하늘과 구름 빼고...;;;)
역쉬 난 흔히들 일컫는 오지 style인가?
청동릉, 경충산 답사를 마치고 당산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당산 답사지만 두 곳 모두 당산 시내와는 1시간 30분 거리로 행정구역은 다른 데... 당산 시내엔 어제 본 호수와 광산공원 외엔 더 보여줄 것이 없는 것일까?
18:04 현재 당산까지 70km, 우리 차로 1시간 더 남았다.
오늘 저녁은 뭘 줄라나?
졸다 노래듣다 그렇게 당산으로 복귀.
저녁 먹으러 간 줄 알았는데, "우리집"이다. 엥?
오늘 저녁은 투숙 호텔에서 한단다.
방에 가긴 했는데 저녁 시간까지 15분도 안 남아서 그냥 잠깐 와이파이하고 다시 내려간다.
땀내가 나서 샤워를 하고 싶지만...;;;
내려가니 헐~~~ 또 노래방 기계다. 한국 노래가 없을 건데...? 있단다!
밥 다 먹고 심심도 하고 준비한 사람 성의도 있어 뒤져본다.
메뉴북이 없어서 그냥 뒤져야 한다.
한국 노래가 있긴 하다.
아이돌 노래;;;
거기다 제목이 영어가 아닌 건 죄다 한문으로 되어 있어 도무지 뭔 노랜지 알 수가 없당..ㅠㅠ
저녁 식사 자리는 10시 쯤 마무리한다.
다들 분위기가 많이 다운되어 있어 노는 것도 귀찮은 거 같아 정리를 한다.
피곤할 때가 되었징.
긴장이 풀려 졸리기도 하고...
다들 오늘은 부어라 마셔라는 안 되네^^ (감사, 이빠이 감사^^)
내일은 새벽 일찍 공항으로 가야 하니, 잘란다 ㅠㅠ
- 2015년 6월 11일 저녁 만찬
뭘 주긴 참 많이 주고, 또 많이도 먹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