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19일(목요일)에 출발하여 삼박사일을 계획했었는데
태풍이라는 변수때문에 하루 늦추어서 출발하는 바람에 이박삼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지리산을 온전히 한번 돌아보려는 욕심을 줄여 반쪽만 돌게 된 셈이지만
태풍 후의 불볕더위때문인지 몇해전 돌때보다 더 힘들었던 느낌이었습니다.
자전거를 타는 동안은 숨이 턱턱 막히고 죽을 지경이었지만
돌아오고 나니 금방 다시 떠나고 싶군요.
여행도 중독인 모양입니다.
사진 올립니다.
남원에 도착하여 일단 주천으로 빠져서 주천에서 고개를 넘어 산동쪽으로 갑니다.
저 멀리 보이는 산맥이 제 고향동네 뒷산이고 그 앞에 우똑한 산이 초기 동학운동과 깊은 관계가 있는 교룡산입니다.
날씨가 보통이 아니어서 이때부터 이미 지치기 시작합니다.
19번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니 지난 2월달에 걸었던 광의면의 길이 보입니다.
추억이 새롭습니다.
19번 국도를 빠져나와 지난 봄 2월에 걸었던 뚝방길을 찾아 들어가 봅니다.
그때는 벛꽃이 피면 참 아름답겠다고 했었는데 이미 지금은 원추리가 한창입니다.
다시 19번 도로로 올라와 화엄사쪽을 향합니다. 목적지는 화엄사가 아니라 성삼재입니다.
물론 화엄사도 가보고 싶지만 오늘안에 화엄사 들렀다 가기에는 무리일거 같아 생략합니다.
멀리 사성암이 있는 봉우리가 보입니다.
화엄사 앞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만, 더위에 지쳐서인지 제법 괜찮아 보이는 산채비빔밥도 입에 땡기지 않습니다.
이길은 화엄사쪽에서 성삼재쪽으로 가는 길...............
자잘한 오르막 내리막이 라이딩하기 좋은 길입니다.
이 사진 역시 핀이 나갔네요.
구례들판이 풍요로워 보입니다.
성삼재 초입에서 잠간 쉬는데 자갈밭에서 무언가 꼬물댑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먹다 버린 참외를 먹으러 총출동한 사슴벌레들입니다.
그 보기 어렵다는 사슴벌레가 너댓마리씩 무리지어 여기저기 20여마리.....
시골에서 나고 자란 저도 한번에 이렇게 많이 보기는 첨입니다.
성삼재로 올라가는 길에 예전에 없던 일주문이 생겼네요.
천은사에서 지은 것인데 여기서 입장료를 받습니다. 거금 1600냥............
멀쩡한 지방도로에 일주문을 세우고 입장료라니..........
사연이야 있겠지만 어쩐지 산적에게 통행세를 뜯기는 기분입니다.
그래도 입장료를 냈으니 천은사를 들러 봅니다.
원래의 것으로 보이는 일주문은 문화재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서인지는 모르지만 사찰내부에 모셔 놓았습니다.
사진상으론 근사해 보이는데, 실제로는 저 무지개 다리는 날콩크리트입니다.
그래도 사진빨은 근사하네요.
천은사에서 잠시 쉬고 성삼재 정상을 향해 출발합니다.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되고 체력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목표지점인 뱀사골 달궁마을의 도착시간을 여섯시에서 일곱시로 조정합니다.
중간중간에 이런 계곡물로 세수하고 머리감지 않았으면 아마 열사병으로 쓰러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찌감치 두통이나 챙긴 물도 떨어져 이런 계곡물로 보충합니다.
나비도 더위에 지쳤는지 카메라를 들이대도 꼼작 하지 않네요.
덕분에 쓸만한 곤충사진을....................
자동차로는 몇번 올라 봤지만 자전거로는 처음 올라 보는 길입니다.
예상했던 것 보다 오르막이 엄청납니다.
결국은 자전거를 타지 못하고 끌고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목표지점인 달궁 도착예상시간인 일곱시는 이미 지났습니다.
해가 졌습니다.
정상에서 2킬로정도 못 미친 시암재에서 해가 완전히 셨습니다.
까마득히 아래에 보이는 산동면의 온천관광지역의 불빛이 휘황합니다만 너무 지쳐서 사진은 없습니다.
이후 다음날 아침까지 사진은 없습니다.
비오듯 땀을 흘리면서 성삼재 꼭대기에 올라 쌀랑한 밤기운에 달달 떨면서 달궁까지 계획에 전혀 없던 야간 라이딩을 합니다.
아홉시 넘어 뱀사골 달궁에 도착......... 간단히 샤워하고 저녁으로 산채비빔밥에 -생각보다 메뉴가 다양하지 않습니다.- 송어회 한접시, 소주한병을 시켜 먹고 바로 잠자리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 7시에 출발합니다.
어제 너무 지쳐서 오늘은 짧게 달릴까 생각합니다.
뱀사골 계곡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청정합니다.
달궁에서 산내면까지는 10여킬로미터의 완만한 내리막이 계속 됩니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게는 꿈의 도로입니다.
서울의 현대고등학교 학생들이 국토순례에 나선 모양입니다.
풋풋한 청춘들입니다.
달리다 중도에 식당에 들러 아침을 먹습니다.
추어탕을 시켰는데 짜고 맛이 없습니다.
요즘은 음식에 왜 그렇게 이것저것 잔뜩 집어넣는지 알수가 없네요.
추어탕에 족보에도 없는 표고버섯을 잔뜩 집어 넣는 바람에 이맛도 아니고 저맛도 아닌 짠맛만 남았습니다.
역시 추어탕은 시래기에 풋고추나 썰어넣고 끓이는게 제일 맛있습니다.
계속 내리막...............
젊은 시절에 친구들과 같이 왔다면 이런곳에서 야영이라도 했겠지요?
안주없는 깡소주를 마시면서.............
산내면에 왔으니 실상사를 지나칠수 없습니다.
실상사 앞의 석장승은 볼때마다 웃음짓게 만듭니다. 어느 석공인지 모르나 그 천진함이 어떤 천재못지 않습니다.
실상사 앞의 연꽃........................
실상사도 변함없이 잘 있습니다.
연못에 비친 범종각이 아름답습니다.
실상사를 나와 인월면으로 달립니다.
달리는 도중 발견한 길옆의 계곡.................
오늘처럼 더운날 이런 계곡을 그냥 지나치면 죄받습니다.
인월면으로 가는 도중 내내 예전에 걸었던 지리산 둘레길을 바라보게 됩니다.
여기는 중군마을.............
이 마을에서 부터 둘레길 코스로 들어서 달리기 시작합니다.
어느새 인월면에 도착했네요.
둘레길 탐방객을 위한 배려인지 흙길에 잔자갈을 깔아 놓았습니다.
엉덩이는 좀 아프지만 털털거리면서 달려 봅니다.
사진이 더 올라가지 않네요.
이어서 올리겠습니다.
첫댓글 성삼재 차로 가도 시간 좀 잡아먹는대...대단한 청춘님
대단하십니다..열정이 부럽습니다...^*^
정말 대단
그냥 쉬엄쉬엄 꾸역꾸역 하는 거지요.
더위에 고생해서 다니신 풍경과 좋은 글
시원한 사무실에서 편안히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