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컷) 마사이마라의 우산아카시아 아래
5박 6일, 고소증을 견디어 내야 하는 등산을 끝내고, 마사이마라(Maasai mara)로 차를 달렸다. 동물들의 지상천국이라 불리우는 이곳, 적자생존의 생존경쟁 투쟁이 끝없이 이어지는 곳이다.
탄자니아 세렝게티에서 5,6월이면 풀을 찾아 이동한 군집생활을 하는 임팔라, 누, 얼룩말, 영양들은 수천 마리가 떼지어 움직이고, 사자, 코끼리, 기린, 억어, 독수리들은 소규모로 모여산다.
넓은 들판에 외로히 홀로 서 있는 우산아카시아 나무 밑에 섰다. 끝이 보이지 않는 이 들판엔 왜 이 나무 한그루 뿐일까?
지나며 군데군데 이런 나무들을 보았지만, 홀로 살아남은 것이 애처로워 보인다. 자가수분을 못하는 나무라면 자손을 퍼트리지도 못할 애처로운 신세이다.
식물도 암수가 있다. 숫나무의 꽃가루가 바람이나 곤충으로 암나무에 이동되어 수정되는 것(타가수분), 한그루에 수꽃과 암꽃이 함께 피는 것(자가수분)도 있지만, 식물도 인간처럼 근친수정은 유전형질이 나빠져 싫어 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같은 나무에 암수꽃이 피어도 암꽃이 높은곳에 피거나, 암수가 꽃피는 시기를 달리하여 수꽃에 의한 자가수분을 피한단다. 참 영리한 식물이다.
돌아가서, 우리는 그 홀로선 나무 아래서 가져간 도시락을 먹었고, 사실상 등산과 탐험의 대장정을 마무리 하였다.
나는 마음이 허전할때면 그 마사이마라의 홀로선 우산아카시아 나무를 떠올린다. 어쩌면 마지막 병상에 누은 나의 노후가 연상되는 듯하여...
*우산아카시아는 잎이 가시처럼 뾰쪽하다. 그걸 키가 큰 기린이 뜯어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