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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우스] 03
1. 과거, 고아원, 낮
은창(7), 고아원 문 앞에 혼자 서있다.
고아원 안 건물에서 엄마가 선생님께 누군가를 소개받아 나오고 있다.
은창 쳐다보는데. 자기와 똑같이 생긴 아이가 엄마 손을 잡고 걸어오고 있다. 신우다.
신우, 걸어나오다 은창을 보고 놀란 듯 멈춰 선다.
엄마가 손을 끌자, 신우, 겁먹었는지 주춤주춤하고.
은창, 그런 신우를 바라본다.
2. 과거, 신우와 은창의 방, 낮
은창, 잠깐 벽에 기대 고민하다가 일어선다. 옷을 챙겨서 방문을 나선다.
3. 과거, 신우의 집, 낮
엄마 : (나가려는 은창을 말린다) 안돼, 은창아! 집에 있어!
은창 : 엄마! 오늘 신우 학교 간 거 나야! 내가 가야 돼!
엄마 : 신우 괴롭힌 애라며! 신운 봐줄거야! 넌 가만 있어!
은창 : 그럼 신우는? 잊었어? 신우 혼자 내버려뒀었잖아! 7년이나!
엄마 : (그 말에 좀 흔들리지만) 알아. 근데도 안 돼, 은창아!
은창 : 혼자 고아원에서 엄마, 형도 모르고 살던 신우! 나한테 형이라고 부르는데 3년이나 걸렸어!
신우 웅크리고 있을 때마다, 내가 저랬을 수도 있었는데! 미안해 미치는 거 같았다구!
엄마 : 나도 미안해! 근데 아무리 노력해도 신우는 너하고 다르더라. 은창아, 엄만 너하고 버티고 산 시간이 더 중요해!
은창이 너 없음 벌써 엄마, 아빠 따라갔어! 제발 그냥 있어!
은창 : 엄마, 그냥 좀 다친 거야! 사과하면 쉽게 끝낼 수도 있다구! 우리 신우한테 그러지 말자. 응? 엄마!
엄마 : 은창아, 신우는 봐 줄 거라니까!!
은창 : 그래도 자수할래! 아님 나, 다신 신우 얼굴 못 봐!! 그럼 나.. 내 얼굴도 평생 떳떳하게 못 봐!
엄마 : (안타까워 은창의 얼굴을 만진다)
4. 과거, 면회실, 낮
엄마, 면회실에 앉아있다.
문이 열린다. 은창이 들어온다. 얼굴에 멍이 들었다. 상처도.
엄마 : (놀라서) 은창아!
은창 : (애써 괜찮은 척) 그냥 좀 넘어졌어. (엄마 뒤를 보며) 신우는? 그 자식은 왜 안와? 형 안보고 싶대?
엄마 : 신우가 니 얼굴을 어떻게 봐?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은창 : 내 잘못이라니까 엄만 자꾸, (망설이다) 엄마, 나 용서 못 받겠지?
엄마 : 아냐.. 엄마가 빌 거야. 걱정 마, 은창아.
은창 : 엄마가 해준 밥 먹고 싶다. 신우랑 우리 세 사람 같이 앉아서. (태연히 얘기하다가 갑자기 울컥하는)
엄마, 은창의 멍든 얼굴을 쓰다듬으려 손 뻗는다. 창이 가로막고 있다. 창에 손을 짚으면.
은창. 울컥해 천천히 엄마가 손을 댄 곳에 상처 난 얼굴을 가져다 댄다.
유리창이 두 사람을 가로막고 있지만.
엄마, 은창의 얼굴을 쓰다듬듯이 손으로 유리창을 쓸어주다 자기 뺨을 은창이 뺨을 댄 곳에 가져가 댄다.
엄마 : 은창아.. 우리 은창아.. 괜찮아....! (우는데)
은창 : 울지 마...
은창, 애써 웃는다. 울음을 참으려 주먹을 꼭 쥐고 있다.
5. 타이틀 뜬다. 지난 줄거리 나온다.
6. 광령수산 안, 밤
얼마간의 거리를 유지한 은창과 신우.
신우, 총을 은창에게 겨누고 있다.
신우 : 엄마는... 니가 참 착한 애라고 하더라.
은창 : !!
신우 : 엄마는.. 니가 감옥 가 있는 동안에도 너만 생각하고 살았어.
은창 : !!
신우 : 난, 내가 엄마 옆에 있는 게 죄 같았어.
은창 : ..
신우 : 근데 니가 고작 이런 인간이면 안 되지. 왜 여깄어? 여기서 뭐했어?
은창 : (설마) 봤어? 마약,
신우 : (듣기도 싫다) 그만!! 넌 그 단어, 그 말 그거 입에도 올리면 안 돼!! 니가 다시 사람을 죽이는 일이 있어도,
은창 : 뭐?
신우 : 차라리 니 손으로 날 죽이더라도, 그 마약만은... 절대 니 손으로 그 인간한테 넘겨주는 일 따위
하지 말았어야 했다구, 도은창!!
신우, 끌어 오르는 분노에 자기도 모르게 방아쇠를 당긴다.
E 탕!!!
은창, 놀라서 신우를 본다.
신우도 은창을 본다. 분노와 실망감이 교차한 채로..
고요한 광령수산 안. 서로 마주보고 선 둘.
7. 광령수산 일각+고사장의 차 안, 밤
고사장의 차안, 고사장, 물건보면서 흐뭇해하고 있다.
최여사, 옆에서 보고 있으면.
고사장 : 최마담! 경찰서 갈 뻔 한 거 구해준겁니다. 고맙죠?
최여사 : (열받아서 본다)
고사장 : 물건 좋은 거 구하셨구만!
8. 광령수산 안, 밤
은창, 놀라서 신우를 보고 서있다.
은창 : 신우야. 나야 형.. (총구를 보며) 그거 내려..
신우 : (내린다)
은창 : (그제야 자기 몸 보면서) 괜찮네..
신우 : 그래 너, 죽을 자격도 없어.
은창 : 뭐?
신우 : 죽어서 엄마한테 갈 자격도 없다구.
은창 : 신우야! 너 지금 왜 화났는지 알겠는데, 그거 너 구하려고!
신우 : 날 구해? 그 핑계로 사람 죽이더니, 또 그 핑계로 마약을 넘겨?
은창 : 그 핑계로 사람을 죽이다니? 신우 너, 그렇게 말하면 안 돼! 내가 그 날, 니 학교에, 니 교복입고 왜 갔었는데?
신우 : 나 때문이라구? 뭐가? 나 혼자서도 잘 버텼어! 기억 안나? 나 혼자, 너 없이, 엄마 없이! 고아원에서도 잘 버텼다구!
근데 기다릴 땐 나타나지도 않더니! 뭘 날 위해서 해? 잘난 척이나 하러 갔다가 그렇게 된 거잖아!
은창 : 잘난 척? 그래.. 잘난 척하다 내 인생 잃었어! 그 날, 그 아이만 죽은 줄 알아? 나도 죽었어!
신우 : 그래. 넌 다 죽여! 니 애인도, 나 까지도!
은창 : 그게 무슨 말이야?
신우 : 기억 안나? 소리! 사고 낸 차에서 니가 내리는 거 봤어! 소리 차에 나도 타고 있었어! 너, 나까지 죽이려고 했다구!
은창 : 야... 도신우.. 너 무슨 헛소릴 해? 내가 왜?
신우 : 넌 살인자니까! 넌 원래 그런 놈이니까!
은창 : 정말.. 나 그렇게밖에 안 보냐? 내가 그렇게 바닥으로 보여? 나, 누구보다 내 사람 잃기 싫어! 무서워!
다시 감방 안가려고 죽을 힘을 다해서 살았어! 다시 거기 갔다 나오면 너까지 잃을까봐. 너까지 엄마처럼 사라지고 없을까봐!
신우 : 칫!
은창 : (비웃는 모습에 완전히 기분상해) 너도 내가 아는 도신우가 아니네.
신우 : 니가 아는 도신우! 죽은 지 오래야! 그때 그 도신우! 죽인 사람도, 너야! 도은창!
은창 : 신우 너.. 고아원에서 엄마가 데려오겠다고 할 때 말릴 걸 그랬다.
신우 : 나도 우리 집 한 번도 편한 적 없었어! 차라리 혼자인 게 나았어!
은창 : 그럼 니가 다시 나가지 그랬어?
신우 : !!
은창 : 엄마하고 나, 너 없이 더 행복했어! (돌아선다)
신우 : (멍하니 충격에 있다가) 거기 서! (총 다시 쏜다)
E 탕 탕!!
정확한 겨냥이 아니라 그냥 쏘고 있다. 은창이 멈춰선다.
신우, 멈칫 보는데.
은창, 돌아보지도 않은 채 자리에 서서 신우의 신분증과 차키, 휴대폰 꺼내 바닥에 던진다.
걸어가는 은창.
9. 거리, 밤
불 꺼진 수산시장 거리를 걸어가는 은창. 걸어가는데 충격과 실망감에 가슴이 먹먹하다.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는데 장갑을 끼고 있다. 장갑을 보는 은창.
(플래쉬백)
# 1부 카페. 소리가 은창의 손에 장갑을 끼워주고.
소리 : 쌍둥이들은 지문 빼고 다 똑같대. 이제 다 똑같아.
# 1부. 사고.
소리 : 옆에..
신우를 보고선 먼저 구하는 은창.
# 2부. 경찰들에게 인사하면서 동생을 살려달라고 하는 은창 90도로 고개숙이고.
# 2부. 횟집. 고사장에게 동생을 살려달라며 무릎 꿇는 은창.
은창, 장갑을 벗어서 손에 꽉 쥔다. 분하고 슬픈 은창. 허무하다.
10. 광령수산 안, 밤
신우, 은창이 버려두고 간 자기 물건을 보고 있다. 지갑과 휴대폰을. 굳은 얼굴로 바라보는데.
11. 경찰서 안, 밤
이팀장, 박형사에게 다가간다.
이팀장 : 도과장님 왜 이렇게 안 오셔?
박형사 : (그 말에 놀라서) 아까 전화 오셨었는데. 광령 수산 진짜 가셨나?
이팀장 : 광령? 최인선이 잡고, 증거까지 잡았는데. 거길 왜?
박형사 : 그러니까요! 근데 팀장님!
이팀장 : (보면)
박형사 : 왜 휴대폰이 아니라 회사 전화로 거셨을까요? 이번엔 끊지 말아요! 그러셨거든요! 자꾸 걸리네!
이팀장 : 이번엔? 언제 도과장님 전화 생깠어?
박형사 : 낮에 도신우과장이라고 장난전화 걸려왔었는데! 쫌 찝찝하단 말이에요!! 냄새나네! 구려!!
신우, 안으로 들어온다. 엉망이 된 몰골에 다들 놀라서 본다.
이팀장 : 과장님!
박형사 : 정말 광령 다녀오셨어요? 혼자요? 얼굴이 왜 이래?
신우 : (차갑게) 왜 안 오셨습니까? (점점 언성 높아진다) 제가 오라는 말 못 들으셨어요? 도대체 상사 말을 뭘로 듣는 겁니까?
박형사 : 죄송합니다. 과장님. 저희야,
이팀장 : (신우를 둘러보는데 손에 든 것도 여자도 안 보인다) 최인선이는요?
신우 : 네?
이팀장 : 물건은? 그러는 과장님은 왜 빈손이세요?
신우 : 저랑 어디 다녀오셨어요? 저 지금 출근하는 겁니다. (버럭) 도대체 누구하고 일하신 겁니까?
이팀장 : 네?
신우 : 상사 얼굴도 못 알아보세요? 다들 징계 받고 싶어요? 형사과장이 오래 자리비우면 찾아야지 가짜하고 놀아나요?
다들 엉망진창이네요!
다들, 어떻게 된 일인지 놀라서 바라본다.
12. 경찰서 안, 과장실, 밤
이팀장 : 진짜 수배 내려요? 도과장님 친 형입니다.
신우 : 도은창이 경찰입니까? 그래서 시키는 대로 물건 넘겨주고, 최인선 넘겨줬냐구요?
이팀장 : 그건 아니지만, (난처한데)
신우 : 경찰사칭에 용의자은닉! 마약류 관리에 의한 법률 위반!! 다 위법사항입니다!
이팀장 : 알겠습니다! (가려면)
신우 : (본다) 이현구 팀장님! 저 보세요!
이팀장 : (돌아본다. 얼굴 보며) 네. 도신우 과장님! 보고 있습니다.
신우 : 앞으로 다신! 쓸데없는 사람한테 제 이름 부르지 마세요!
이팀장 : 쌍둥이라고 말해주셨음 이런 일도 없었죠.
신우 : 형사가 하는 변명 치고 궁색하네요! 나가세요!
이팀장 : (열 받아서 나간다)
13. 경찰서 안, 밤
이팀장, 과장실 나와 계단을 내려온다.
이팀장 : 수배 내려!
박형사 : (슬쩍) 형은 살인전과도 있더라구요!
이팀장 : 이거 더 망신살이구만! 그런 놈한테 명령을 받았어?
박형사 : 물건이랑 최인선은 놓쳤어도, 실적 내게 해줬잖아요! 오늘 잡은 애들 다 뽕 맞았던데요!
이팀장 : 그러니까! (더 열 받아서 서류첩 괜히 내려친다) 다들 입조심이나 시켜! 밖에 알려지면 경찰서 발칵 뒤집어져!
박형사 : 알겠습니다. (형사과장실을 올려다보는데)
14. 주류창고 복도 + 창고 안, 밤
고사장 : 우리 최마담, 좀만 더 고생하세요!! (웃는다)
최여사, 결박당한 채 황기사에게 끌려 걸어오고.
고사장, 입에 붙인 테이프를 쫘악 떼어준다.
최여사 : (퉤퉤 내뱉으며) 석민이 많이 컸네!
고사장 : 아직 더 커야 되는데. 누님 심심하실까봐 친구도 불러뒀어요! (창고 문을 열며 상큼하게) 도신우 과장님!
하면서 불러본다. 불 꺼진 창고 안에는 풀린 밧줄만 남겨져있을 뿐 아무도 없다.
고사장, 사색이 된다!
15. 신우의 집, 밤
신우, 불 꺼진 집으로 들어온다.
잠에서 깬 안나, 방에서 나온다.
안나 : 왔어? 신우야! 늦었네!
신우 : (돌아본다)
안나 : (엉망이 된 신우 모습에 충격이다) 신우야! 왜 이래? (놀라서 다가가 상처 난 얼굴을 만져주는데)
신우 : (아무 말 없이 안나 품에 안겨 눈을 감는다. 이제야 안도한다)
안나 : (꼬옥 안아준다)
16. 주류창고 안, 밤
옆에 쌓아둔 주류박스 확 쓰러뜨리는 고사장!
고사장 : (버럭) 뭐하셨습니까? 애들 안 붙여놓고!!
황기사 : 죄송합니다! 지금 찾고 있습니다.
고사장 : 경찰입니다. 것도 형사과장!! 다시 경찰서라도 돌아가면! (번득인다)
최여사 : (옆에서 깔깔 거리며 웃는다) 경찰을 납치했어? 내가 안 가르쳐 줬니? 짭새는 손을 잡아줘야지!!
(수갑 차인 자기 손목 흔들며) 묶어두는 게 아니라!!
고사장 : (최여사 보면)
최여사 : (약 올린다) 우리 석민이, 이제 날개 좀 펴보고 사나했는데! 새장 안에서 콩 밥 먹어야겠다! 사형은 안 시키겠지?
고사장 : 최마담, 사형당하고 싶은 가보네!
최여사 : (그 말에 기분이 확 상해) 나 더 건드리면.. 경찰한테 잡히기 전에 너 내 애들한테 당해!
고사장 : 걱정마세요! 니 애들은. (광기가 번득인다) 최여사! 다른 새끼가 죽인 걸로 알 테니까!!
최여사 : (만만찮은 눈빛으로 본다!)
17. 신우의 집, 방, 밤
신우, 침대에 기대앉으려는데 힘들어하는 표정이다.
안나 : (놀라서 보며) 병원안가도 돼?
신우 : 어. (옆에 앉으라고 자리 비켜주는데)
간단한 드레싱 도구 가져와 신우의 얼굴 상처를 치료해주고.
신우, 아!! 하면서 찡그리는데 전화벨 울린다.
안나, 옆에 놔둔 휴대폰 전해주면. 신우, 본다. '발신자 표시제한'이다.
신우, 망설이며 보다가 놔둔다. 끊기는 전화벨.
다시 울리기 시작하고.
신우 : (천천히 받아선 아무 말 안한다)
고사장F : 도신우 과장님!
18. 룸살롱 사장실 + 신우의 집, 밤
신우,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는데.
고사장 : 도은창. 은창아!
신우 : (여전히 대답하지 않는다)
고사장 : 여보세요!
신우, 뚝 전화를 끊어버린다.
안나, 이상해서 보면.
신우 : 오늘 하루 길다. (눈을 감는다)
19. 룸살롱 사장실, 밤
고사장, 전화가 그냥 끊기자 꽈악 주먹으로 핸드폰을 쥐며.
고사장 : 제자리로 돌아갔나? 도신우, 도은창이! (표정 찌푸리며 고민하는데)
20. 편의점 앞, 통일의 차 안, 밤
통일, 편의점에서 따뜻한 음료수 사가지고 차에 올라탄다.
통일 : (은창에게 건내며) 내가 안 기다렸으면 어쩔 뻔 했냐? 길에 동상 서있는 줄 알았다. 어서 마셔!
옆자리에 은창, 멍하니 창밖만 바라본다.
통일, 일단 은창의 손에 음료수 쥐어준다.
통일 : 손 다 얼었네! 은창아, 도은창!
은창 : (창 밖 바라보며) 통일아. 소리 죽었다.
통일 : 뭐래냐? 소리가 왜 죽어? 너 죽을래? 장난쳐?
은창 : 너희 사장이 죽인 건데. 신우가, 내 동생이 나보고 죽였대...
통일 : 니 동생? 신우?
은창 : 니가 구해줬다며.
통일 : 나야 넌줄알고 구해줬지,
은창 : 뭐하러 구해줘? 뭐하러?!! (진심은 아니지만 너무 속상하다)
통일 : 은창아...
은창 : (눈물 참으려고 하는데)
통일 : 그러니까 우리 쏘리소리.... (자기도 이제야 은창의 말이 진심같아 놀라서) 아니지? 은창아..
은창 : 나 이제 누굴 위해 사냐? 나 정말..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나봐.
통일 : 이 새끼. (자기도 맘이 아프다)
21. 신우와 안나의 집, 주방, 아침
식탁 위에 미역국과 밥, 간단한 아침상을 차리는 안나다.
신우 의자에 앉는데.
안나 : 자기 형이 안 먹고 갔어. 자기 생일이라서 그랬나봐. 난 자기 형인 줄도 몰라보고. 많이 다를 줄 알았는데. 닮았더라.
신우 : 밥 먹어. 맛있다.
안나 : 자기처럼.. 외로워 보였어. 옆에 아무도 없는 거 같았어.
신우 : (그 말에 수저 놓는다) 회사 가야겠다.
안나 : (손 잡으며) 다시 만나. 자기 지켜주고 싶어했어. 아파하더라.
신우 : 아파? 아픈 게 뭔데? 외로워 보였다구? 그런 건.. 버려진 사람이나 할 수 있는 말이야.
안나 :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도 아파! 신우야...! 형이잖아.
신우 : 안나 넌, 쓰레기 버릴 때 아프니?
안나 : 신우야..!
신우 : 그만하자. 나 너랑 있을 때 다 잊고 싶어.
안나 : 그 말, 결국 한 번도 형 못 잊었단 거야. 너만 모르고 있어, 그거.
신우 : 니가 틀렸어! (옷 챙겨서 밖으로 나간다)
22. 경찰서 전경, 낮
23. 경찰서 안, 낮
신우, 박형사가 과장실에서 나온다.
박형사 : 도은창인 영장신청했구요. 곧 지명수배 떨어질겁니다. 근데 고석민이는요? 이 놈이 미친놈인데, 왜 가만두세요?
감히 경찰을 건드려? 당장 잡죠! 출동 할까요?
신우 : 잠깐만요.
뭔가 웅성거리는 분위기. 산만해 보인다.
신우 : 무슨 일 있습니까?
고사장, 안으로 여유롭게 걸어 들어오고 있다. 다들 놀라서 쳐다보고.
고사장 뒤로 떡 박스 든 황기사와 룸살롱 아가씨 몇 명이 걸어온다.
박형사 : 광령수산 고사장 아니에요? 여기가 어디라고. (계단 내려가서 고사장에게 가면)
고사장 : (비키라는 듯이 팔로 딱 박형사 밀어내며 신우를 올려다본다)
신우 : (계단 위에서 지켜보면)
고사장 : (여유롭게 웃으며) 도신우 과장님 아닙니까?
신우 : (본다)
고사장 : 새해도 맞이하고 해서, 떡 좀 돌리러 왔습니다. 제가 인사를 안 드리니까, 자꾸 형사님들께서 저한테 인사하러 오셔가지고..
자, 다들 떡 드세요!! 얘들아, 어서!!
아가씨들. 일회용접시에 떡을 나눠 담아 형사들 테이블에 돌리고.
신우, 굳은 채로 고사장이 하는 꼴을 지켜보고 있다.
고사장, 자기 직원들이 경찰들에게 떡 나눠주는 거 보다가 신우와 눈이 마주친다.
고사장 : 이거 뇌물 아닙니다. 같은 구역을 지키는 사람의 예의죠. (웃으며 손에 들고 있던 음료수 박스 흔든다) 목막힐까봐!
24. 회의실 안, 낮
형사들, 밖에서 힐끔힐끔 보고 있고.
회의실 안. 떡을 손으로 쫘악 찢어서 입에 넣고 오물오물 먹는 고사장. 한번 더 찢어 신우의 입에 가져간다.
고사장 : 아!! (입 벌리라는 듯)
신우 : (손 탁 쳐내면)
고사장 : 한 입 드시지? 방앗간에서 갓 뽑아내서 따끈따끈한데.
신우 : 자수하러 왔어?
고사장 : 저 같이 선량한 사람한테 자수라뇨? 제가 죄졌어요? 증인? 증거는? 죄목은 뭔데요?
신우 : 자수하지 마! 형량 줄면 안되지! 긴급체포할게. 물건 잘 갖고 있지? 최인선이는? 죽여버리면 살인죄 추간데.
(수갑 꺼내 탁 올려놓으면)
고사장 : 제가 바다 구경까지 시켜드렸는데 별로셨나보네요.
신우 : 차가 후져서.
고사장 : 긴급체포하면 48시간 안에 구속영장 받아야 된다면서요. 뭐가 나오려나 모르겠네. (손목 내밀면)
신우 : 어제 도은창한테 받은 물건, 잘 갖고 있어. 그 정도 양이면 평생 감옥에서 썩겠던데.
괜히 지금 쳐들어갔다가 다시 하수구에라도 처박으면. 아깝잖아!
고사장 : (은근히 열 받지만) 그렇죠. 근데 그 귀한 물건, 우리 과장님이 보실 일이 있겠어요?
신우 : 두고 보면 알겠지. 앞으로 교도소 들어가면 평생 거기서 썩어야 될 테니까, 준비나 해두고! 나가봐!
고사장 : (다가와 신우의 얼굴에 난 상처를 툭 건드린다)
신우 : (기분 나빠서 보면)
고사장 : 아직 덜 아프셨네. 저도 다음엔 황천길 투어 준비해 둘게요!
신우 : 같이 가던지!
고사장 : 사양합니다. (경찰서 벽 툭툭 건드리며) 뭐가 이래 부실하노? (돌아본다) 안에서라도 실컷 당당해 보세요!
신우, 열받아서 보지만 고사장, 태연하게 밖으로 나온다.
고사장 : 새해 복들 많이 받으십쇼!
고사장, 여유롭게 간다.
신우, 고사장이 나가자마자 가져온 떡을 움켜쥐곤 쓰레기통에 가져가 버린다.
25. 경찰서 안 복도, 낮
고사장, 태연하게 밖으로 나온다.
고사장, 걸어가는데 앞에 이팀장이 걸어오고 있다.
이팀장 : 도은창이 수배는 어떻게 됐어?
박형사 : 지금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사장 : (그 말을 듣고는 살짝 멈칫하다 이팀장과 눈이 마주치자) 이팀장님, 이제 출근하시나보네요.
이팀장 : (보곤 놀란다) 지금 여기서 뭐하시는 겁니까? 고사장님!
박형사 : 떡 사들고 왔어요. 새해 인사라고.
고사장 : 어제는 많이 놀랐어요. 우리 업장까지 찾아오시고.
이팀장 : 고사장이 더 놀랄 일을 하셨던데.
고사장 : 내가 뭐했다고? 그거 말고, 아까 중요한 얘길 하시는 거 같던데! 누굴 수배를 내렸다구요?
이팀장 : 나랏일입니다. (박형사 보며) 과장님 안 계셔?
26. 도로, 고사장의 차 안, 낮
고사장의 차, 경찰서 빠져나와 달려가고. 고사장, 창으로 경찰서 건물 바라보며.
고사장 : 도은창이, 진짜 경찰에 수배됐는지 알아보세요. 형이 자기 동생 위해 무릎까지 꿇었는데. 동생은 형을 잡는다.
(재밌다는 듯이) 도은창이 우리가 먼저 찾아야 됩니다.
황기사 : 네.
고사장 : (돌아본다) 남은 임기, 잘 마무리 하십쇼. 도과장님! (싸늘하게 미소짓고)
27. 경찰서 안, 낮
책상 위에 떡들, 다 거둬서 버리는 신우.
이팀장 : 고사장, 왜 그냥 두셨습니까? 지금 잡으시지.
신우 : 경찰을 납치한 놈입니다! 제가 그런 새끼! 왜 그냥 보내줬다고 생각하세요?
박형사 : 그러니까요! 왜요?
신우 : 어제 도은창이 넘긴 최인선! 그 여자에 대한 정보 알아내세요! 분명히, 목적이 있어서 빼돌린 겁니다.
물건까지 받았으니, 곧 거래 있습니다.
이팀장 : 더 큰 건을 노린다!
신우 : 지금 당장 잠복 들어갑니다! 이번 거래 현장 놓치면... 가만 넘어가지 않을 테니! 다들 정신 차리고 일하세요!
형사들 : 네.
신우 : 그리고 도은창! 그 자식도 잡아오세요! 당장!!
28. 귀찮으면 전화해 앞, 낮
심부름 오토바이 건물 앞에 서면 잠복한 형사들 달려들어 확인한다. 은창이 아니다.
뒤쪽으로 은창이 오다가 형사와 직원을 보고 놀란다.
형사 : 도은창이 못봤어?
직원 : 못봤어요. 수배까지 받았는데 왜 일하는 데 옵니까?
은창 : 수배....
형사 : 진짜야?
직원 : 그렇다니까요.
고개돌리던 형사들 은창을 발견하고 쫒는다. 본능적으로 도망가기 시작하는 은창.
형사들, 쫓아 뛰어가다가 놓치고.
29. 건물 일각, 낮
형사들 사라진 것 확인하고 서있는데..
은창 : 도신우! 체포? (허탈하고 화도 나는 복잡한 마음이다)
30. 형사과 사무실, 낮
신우. 회의 중인 이팀장을 보고.
신우 : 도은창, 찾았어요? 심부름센터 가보셨어요?
이팀장 : 찾고 있습니다. 근데 소리, 그 애 시신을 거둬간 사람이 있다던데. 도은창이 아니겠어요?
신우 : 소리.. 시신이요? (생각한다)
31. 등대, 낮
은창, 혼자 걸어간다.
엄마를 보내 준 그곳에 또다시 유골함을 들고 온 은창. 마음이 아파 멍하니 서 있다가 등대를 바라본다.
은창, 웃고 있다. 하지만 그곳엔 아무도 없다. 아련하게 바라보다 유골함을 싼 보자기를 여는데. 멈칫한다.
은창, 돌아본다. 신우가 서있다.
은창 : (물끄러미 바라보다) 왜 왔어?
신우 : (망설이다 어렵게) 소리 소원이었어. 같은 얼굴 나란히 보는 거.
은창 : (신우의 멱살 잡는다. 신우를 원망으로 보다가 손 놓는다) 소리, 왜 같이 있었어?
신우 : 고사장.. 스케줄 알아봐줄 사람이 필요했어.
은창 : 뭐?
신우 : 룸살롱근처에 갔는데 넌 줄 알고 오더라. 너라곤 속이진 않았어!
은창 : 위험한 거 알고 있었어? 그것 때문에! 소리 죽은 거야.
신우 : 알아.
은창 : 왜 나한테 안 왔어? 내가 도와주면 됐었잖아. 나 어딨는지, 어떻게 사는지! 다 들었을 거 아냐!
신우 : 보고 싶지 않았어.
은창 : 그래. 니가 어떻게 생각하는 지 다 알았으니까, 됐다. 도신우... 내 소원이 뭐였는줄 알아? 너랑 같이 엄마 제사지내는 거!
신우 : ...
은창 : 근데, 이젠 나도 싫어. 우리 마지막하자. 나 떠날거야.
신우 : (흔들리는 눈빛. 그러다 곧) 아니.
은창 : (그 말에 신우 보면)
신우 : 한번은 보게 될 거야. 너 수배 내렸어. (가려면)
은창 : 알아. 그럼 지금 잡어! 왜 그냥 가?
신우 : (멈춰서 바라본다)
은창 : (바라보는데)
신우 : (차마 얼굴은 못보겠다. 돌아서서 어렵게) 소리는..... 미안하다.
신우, 주먹을 꽉 움켜쥐더니 다시 간다.
은창, 신우의 손에 낀 장갑 본다. 은창이 끼고 있는 것과 같은 장갑이다.
신우, 떠나가고 또다시 혼자 남겨진 은창.
두 형제의 이별이 쓸쓸하다.
32. 경찰서 안, 밤
이팀장, 형사들과 일하고 있다가 신우 들어오자 다가온다.
이팀장 : 고석민이 도은창 통해 빼돌린 최인선이! 중국과 일본 오고가며 마약 거래하는 중간 거래상인데요.
신우 : 최인선이를 치고 국제 판매책이 되겠다...
이팀장 : 최인선 수하들한테서 일본 쪽 거래선 이름 알아냈습니다. 입국자 명단 확인하고, 얘들 붙여뒀습니다.
33. 주류창고 안, 밤
최여사, 수갑 찬 채 의자에 앉아서 일본어로 통화하고 있다.
최여사 : (일어) 네. 그럼 내일 저녁에 뵈요! (황기사가 휴대폰 가져가자) 물건, 생선경매장으로 가져가면 돼!
고사장 : 일본에 보내야죠! 만나기만 하면 끝나나요?
최여사 : 자기가 나한테 보고 배운 거 있잖아! 생선 상선! 컨테이너 예약 잡아뒀어! 물건 확인시켜준 담에 포장작업 들어가!
고사장 : 고맙습니다. 누님! 많이 배웠습니다.
고사장, 최여사 데려가라는 눈빛을 하고.
최여사 : 현장에 나 없으면 힘들걸!
고사장 : 연락처 잘 받아둘게요! (휴대폰 흔든다)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고사장, 최여사의 휴대폰 흔들며 가지고 나가고. 최여사, 굳어서 본다.
34. 공항, 밤
일본에서 야쿠자로 보이는 세력들이 걸어 나오고 있다. 차에 올라탄다.
멀리서 형사들의 차가 따라가고.
35. 호텔 앞, 밤
일본인들이 탄 차가 멈춰서고 형사들이 지켜보고 있다.
일본인들, 차에서 내려서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36. 호텔 로비, 밤
일본인들 로비를 걸어가면 한편에 있던 똑같은 차림의 남자들 일어나 옆으로 온다.
일본인들 빠지고 나면 형사들 들어오는데 쫒는 건 가짜 무리다.
37. 호텔 뒤편, 밤
건물 뒷문으로 나온 야쿠자들, 미리 준비해둔 차량으로 바꿔탄다.
38. 경찰서 안, 밤
이팀장 : 호텔 쪽 잠복조에서 연락이 왔는데 야쿠자들, 놓쳤답니다.
신우 : (노려보다) 며칠 내로 거래 있을 겁니다! 고석민인 지금 어딨어요?
이팀장 : 룸살롱에 있답니다.
신우 : 잠복해있는 형사들한테, 고석민 가는 곳 마다 긴급 수색하라고 지시하세요!
박형사 : 거래 때 잡으시겠다면서요?
신우 : 물건, 룸살롱엔 없습니다. 고사장 동선 놓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고요.
박형사 : 그럼 어떻게?
신우 : ... 다른 사람이 들고 가게 해야죠.
박형사 : 누굴??
신우 : (아무 대답 없이 있다)
39. 신우의 집, 밤
신우, 창밖을 보면서 고민한다. 휴대폰 내역들을 살펴본다.
은창이 통화하고 남은 '발신자 표시제한 번호 목록이 보이고.
신우, 소파에 앉는다.
안나 : 안 자?
신우 : 생각할 게 있어서.
안나 : 고석민?
신우 : 잡아넣을 유일한 방법이 생각났는데, 내가 제일 하기 싫은 방법이라서. 안나라면 어떻게 했을 거 같아?
안나 :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기가 가장 잡고 싶어했던 사람이잖아. 그 사람 수갑 채우겠다고 경찰까지 됐구!
신우 : (씁쓸하게 웃으며 창밖본다)
40. 룸살롱 앞 + 고사장의 차 안, 낮
고사장, 황기사와 함께 나오며.
고사장 : 준비하러 갑시다! (차에 올라타고)
고사장의 차가 출발하면 뒤에서 잠복중인데 형사들의 차가 따라 출발한다.
41. 고사장의 차 안, 낮
황기사 : (거울을 보면 미행 붙은 경찰차가 보이고) 또 형사들이 따라붙었는데요.
고사장 : 오늘 같이 중요한 날, 귀찮게 하네요. (찌푸리고)
42. 양복점 앞, 낮
고사장, 천천히 양복점에서 나온다.
황기사, 옷가방 들고 따라나오면. 형사들이 다가온다.
형사 : (경찰 신분증 보여주며) 경찰입니다. 신고가 들어와서요. 잠시 수색 좀 하겠습니다.
형사들, 고사장의 가방을 수색하고. 진짜 양복뿐이다.
차 안도 찾아보는 형사들.
고사장 : 좋은 날 옷 한 벌 사 입겠다는데, 너무하십니다.
형사 : (옆에 동료 형사에게) 별거 없는데! (고사장에게) 죄송합니다. (가면)
고사장, 불쾌한 얼굴로 쳐다보고.
차에 올라타는데 아까 그 형사들이 자기 차로 가서 안가고 또 지켜보고 있다.
고사장 : 도신우 과장님! 내 발을 묶어두시겠다. (뭔가 생각하는...)
43. 룸살롱 사장실, 낮
통일, 수하들에 의해 안으로 끌려들어오고. 바닥에 무릎 꿇고는 안절부절 못한다.
통일 : 사장님 왜 그러세요?
고사장 : 별 거 아냐! 우리 은창이가 일을 잘 하더라구!
통일 : 저 은창이 어딨는 지 몰라요!
고사장 : 통일아, 일 크게 만들지 마라! 쏘리소리 얘기 들었제?
통일 : 사장님...! (지레 겁에 질려있고)
고사장 : (전화벨이 걸려와서 받는다) 여보세요.
통일 : (그래도 다행이다 싶다. 눈치보는데)
고사장 : 도은창이? (통일을 쳐다본다)
통일 : (은창이??)
44. 회의실+룸살롱 사장실, 낮
신우 : 네. 저 도은창인데요.
고사장 : 내 번호는 어떻게 아셨을까?
신우 : 3824, 광령수산에서 만두 시키셨잖아요.
고사장 : 아참.. 그랬었지.
신우 : 저.. 수배중입니다!
고사장 : 알고 있어요. 이거 참 미안해서... 안그래도 그 일로 연락드릴라 했는데...
신우 : 제가 물건 배달해서 그렇게 된건데, 도와주셔야죠.
고사장 : 내가 그 물건 어디 좀 맡겨뒀는데 찾아다 주면 고맙고! 요즘 경찰들이 너무 졸졸 따라다녀서.
신우 : 저도 수배됐다니까요. 고사장님!
고사장 : 그 얼굴.. 아무리 수배돼도, 결국에 경찰 얼굴이잖아.
신우 : 그렇네요.
고사장 : 잘 부탁합니다. 도은창이! 우리 다시 손잡으니까 맘 편하네!
통일, 놀라서 쳐다본다.
고사장, 통일이 데리고 나가라는 듯 황기사에게 지시하는.
45. 회의실, 낮
신우 : 그럼. 오후 8시, 경매장에서 뵐게요. 고사장님!
신우, 전화 끊는다. 앞에 이팀장이 앉아서 보고 있다.
이팀장 : 고사장이 순순히 믿어요?
신우 : 두 분도 믿으셨잖아요. 도은창을 도신우라고!
이팀장 : (할 말이 없지만) 그래서! 저희들은 어떻게 하면 됩니까?
신우 : 일단,
박형사 : (노크하고 들어오며) 과장님, 전화왔는데요!
신우 : (밖으로 나온다)
46. 경찰서 안+룸살롱 일각, 낮
신우 : (전화 받으며) 여보세요!
통일 : 나 통일인데!
신우 : 저 아세요?
통일 : 룸살롱! 은창이 친구!
신우 : 무슨 일이세요?
통일 : 니 형, 이상해졌어! 고사장을 지가 왜 만나? 그 자식, 소리 죽고서 완전히 미쳤나봐!!
신우 : 지금 도은창이 어딨어요?
통일 : 시외버스터미널 간다고 하더니, 맘 바꿨나봐! 미친 놈!!
신우 : 고맙습니다. (전화 끊는다) 시외버스터미널에 경찰 보내세요! 도은창이 잡아야 됩니다! 고사장 측에서 눈치채기 전에!
박형사 : 네!
신우 : 한번에 다 끝낼 수 있겠네요!
47. 시외버스터미널 안, 낮
은창, 자동매표기 앞에 서있다. 목적지를 보는데 갈 곳이 없다.
버튼도 못누르고 머뭇하고 있다가 뒤에 사람이 줄을 서자 그냥 자리를 비켜주는 은창.
힘없이 걸어가는데 앞에서 경찰들이 걸어가는 게 보인다.
은창, 괜히 눈치보며 돌아서 나간다.
48. 과장실 안, 낮
신우, 은창이 입는 캐주얼한 옷을 입고 있다. 거울 보고 있는데.
노크소리가 들린다.
이팀장 : 아무래도 신경쓰여서요.
신우 : 불안하세요? 잘 못할까봐?
이팀장 : 네! 솔직히 불안합니다. 아무리 얼굴 같아도. 아예 쌍둥인 걸 모르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이미 도신우 과장도 알고, 도은창이하고도 아는 놈인데..!
신우 : 처음 아니에요. 도은창 노릇한 거.
이팀장 : (본다)
49. 신우와 은창의 예전 집 앞, 낮
은창, 집 앞으로 걸어가고 있다. 오래전 추억이라도 떠오르듯 아련하게 바라보며 계단에 앉아본다.
50. 경찰서 안, 낮
과장실에서 나와서 밑에 있는 경찰들을 내려다보며.
신우 : 제가 누굽니까?
박형사 : 도신우 형사과장님이요!
신우 : 다시는 착각들 하지 마세요!
박형사 : 네!!
신우 : 도은창 찾는 거, 게을리 하지 마세요! 고사장이 먼저 도은창 잡는 순간! 이 계획 끝이니까요!
신우, 밖으로 나간다.
51. 신우와 은창의 옛날 집 안, 낮
은창E : 계세요?
노크소리 들리더니 문이 열린다. 은창, 들어오며.
은창 : 저기요. (하고 보는데)
안이 황폐하게 변해있다. 빈집처럼.
은창, 신발을 신은채로 안으로 들어온다. 집을 둘러보는 은창. 방문을 열어보고.
마루로 가는데 벽에 먼지끼고 뿌연 거울하나가 달랑 걸려있다.
은창 : 이건 여전하네. (하면서 거울을 본다)
먼지 낀 거울을 손으로 닦아보다가 집안을 둘러본다.
쓰레기 같은 걸 구석으로 치우기 시작하는 은창.
52. 악기점 안, 밤
신우, 눈치 살피며 안으로 들어온다. 둘러보다가 주인이 안에서 나오면.
신우 : 고사장님이 맡기신 악기 찾으러 왔는데요.
주인 : (신우의 얼굴을 쳐다보더니) 잠시만요.
하면서 휴대폰으로 사진을 본다. 신우와 같은 은창의 얼굴이다.
주인, 안에서 악기 상자를 가지고 나온다.
주인 : 조심히 가져가세요. 귀한 겁니다.
신우 : 네!
신우, 물건 들고는 밖으로 나온다.
신우가 밖으로 나가면 주인 어딘가로 전화건다.
주인 : 지금 물건 받아갔습니다. 사장님.
53. 도로, 고사장의 차 안, 밤
차로 이동 중이다.
고사장 : (통화 하며) 벌써요! 빠르네요. 도은창이!! (끊고는 창밖을 보며 여유롭게 웃는다)
54. 경매장 안, 밤
신우, 물건을 들고 오토바이에서 내려서 안으로 들어가려다 멈춰선다.
밖에 고사장의 차가 서있다.
신우, 주변을 둘러보고는 안으로 들어간다.
건물 근처. 경찰들이 잠복해있다. 멀리서 대기 중이고.
55. 경매장 안, 밤
신우, 저 앞에 고사장이 서있는 뒷모습이 보인다.
신우, 잠깐 맘의 준비를 한 뒤, 은창인 척 걸어간다.
신우 : 고사장님! 저, 물건 받아왔는데요.
고사장 : (돌아보며) 어, 도은창이 왔나?
신우 : 여기요. 이거 맞죠?
고사장 : 우리 도은창이, 심부름 많이 하더니. 척척이네.
신우 : (그대로 서있으면)
고사장 : 뭐하노? 곧 손님들 올 텐데, 안 비키고?
신우 : 네.. (하면서 눈치보면서 나가면)
고사장 : 아이다. 같이 기다리지 뭐!
신우 : 네?
고사장 : 우리 은창이! 용돈 좀 안겨줘야지! 도망 다니려면 여비 안 필요하나?
신우 : (어색하게) 필요해요.
고사장 : 그렇겠지. 속 많이 상하겠다. 하긴, 가족 그게 뭐 별건가? (하다가 얼굴을 쓰윽 본다) 집에.. 약쟁이 있는 거 같던데.
신우 : (그 말에 잠깐 흔들리지만) 모르는데. 그렇대요?
고사장 : 아님 말고. (하면서 표정을 살핀다) 둘이 정말, 사이가 안좋긴 안좋나봐!
신우 : 그렇죠, 뭐. (들킬까봐 태연하게 웃어보는데)
고사장 : (아무렇지 않게 웃어준다)
신우, 고사장이 가리키는 의자에 앉는다. 고사장과 마주보며 괜히 웃는 척하고.
고사장, 그런 신우를 보면서 태연하게 웃고 있다.
56. 경매장 밖, 밤
이팀장과 박형사, 근처에서 경찰들 살펴보면서 시계보고 있다.
이팀장 : 8시라고 했지? 다 되어가는데..
박형사 : 그러니까요.
그 때, 앞으로 차가 한 대 들어온다. 차에서 내리는 야쿠자들.
형사들, 반색하며 밖에서 대기하고 있고.
야쿠자들,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데.
57. 경매장 안, 밤
야쿠자들, 안으로 들어온다.
신우, 기다리고 있다가 그들을 보자 입가에 살짝 미소가 돋는다.
고사장 : 반갑습니다. 한국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죠.
일본남 중 한명 통역해준다.
일본남 :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닌데.
고사장 : 우리 최여사님이 몸이 불편하셔서!
일본남 : (살펴보다 신우와 눈이 마주친다)
신우 : (괜히 순진한 척 고개를 숙이고)
고사장 : 말도 잘 안통하는데, 빨리 물건이나 보시죠! 계약금은 가져오셨죠?
신우, 드디어 긴장되게 두 사람을 바라본다.
일본남, 가방에 든 현금을 보여준다. 5만원권이다.
고사장, 흐뭇하게 보고.
고사장, 그때서야 입가에 스물 스물하게 비춰지는 미소.
신우가 준 가방을 받아서 열고. 야쿠자들 마약인 거 확인하고 미소지으며 고사장을 보는데.
순간. 신우, 휴대폰으로 몰래 신호를 보낸다.
고사장과 일본남, 서로 악수하면서 여유롭게 있는데.
그 순간, 문이 열리고 경찰들이 들이닥친다.
고사장, 가만히 서있고. 일본남 저항하다 마약이 쏟아진다.
경찰들, 물건들을 본다. 경찰들, 고사장을 체포하려고 하면.
신우, 손을 딱 멈춘다.
박형사 : (쳐다보면)
신우 : (드디어라는 얼굴로 고사장 앞에 선다) 내가 누군지 알겠어?
고사장 : 도은창.
신우 : 도신우! 너 따라 해봤어! 자리 바꿔치기!
고사장 : (썩은 듯한 표정으로 웃는다)
신우, 고사장의 손목에 수갑을 드디어 채운다. 뭔가 기분이 이상한 듯 고사장의 얼굴을 바라보면.
고사장, 난감한 듯 끌려나간다.
신우, 자기도 모르게 한숨이 나오고. 안을 둘러다 본다.
형사들, 다들 끌고서 하나 둘 나가는데. 신우는 그냥 자리에 앉는다.
이팀장 : 안 가십니까?
신우 : 좀 만 있다가요. 너무 쉽게 잡혔네요.
이팀장 : 쉽게 잡은 거 아닙니다. 잡히는 순간이 짧을 뿐이죠.
신우 : (돌아본다) 정말.. 오래오래 기다린건데.. 이제 다 끝났어요.
이팀장 : 허탈하십니까?
신우 : 시원할 줄 알았는데.. 저 좀 있다 갈게요.
이팀장 : 그렇게 하세요.
신우, 자리에 앉는데.
신우, 형사가 증거품으로 챙겨가지고 나가는 마약을 쳐다본다.
58. 은창과 신우의 집 안, 밤
은창, 잠시 잠들어 있다가 깨어난다. 일어나는데 앞에 자신의 모습이 비춘다.
초라한 자신의 모습에 예전 신우처럼 거울을 뒤집어버리는 은창.
지나가려다 멈칫한다. 거울 뒷면을 본다. 글자들이 적혀있다. 신우의 메모다.
은창, 거울을 떼서 자리에 앉아 불을 켜고 본다.
은창 : 거울 뒷면은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다. 나 같다. (읽으면서) 짜식, 그래서 이런데 낙서했냐? (대수롭지 않게 보는데)
아역신우E : 엄마가 웃는다. 형이 떠난 후로 처음이다. 음료수병에 든 약 때문이었다. 나는 마약보다 못한 놈인가보다.
은창, 편한 자세로 보다가 점점 놀란다. 계속 메모를 읽어간다.
아역신우E : 은창아! 엄마가 또 형을 부른다. 형의 교복을 입었다. 엄마가 형인줄 알고 웃는다. 다행이다. 형이랑 얼굴이라도 같아서.
엄마가 드디어 마약을 끊었다. 생명도 끊어졌다. 엄말 죽인건 마약인데..
은창, 고개를 드는데.
아역신우가 방에서 나와 맞은 편 벽에 기대앉아 있다. 지금의 은창을 바라보는.
아역신우 : 형.. 내가 대신 들어가면 안 될까?
은창 : 신우야..!
아역신우 : 형은 살릴 수 있지? 형은 막을 수 있지?
은창 : (팔을 뻗는데)
아역신우 : 미안해, 형.. 내가 엄마 죽였어.
은창 : 아니야, 신우야, 아니야. (팔을 뻗으면)
신우는 사라지고 없다.
은창, 거울을 안고는 아무 말도 못하고 안고 있다.
59. 경매장 안, 밤
혼자 앉아있는 신우. 허탈하기도 하고 기분이 이상하다. 천천히 일어서는데.
자리에 떨어진 흰 가루를 발견한다. 남은 마약이다.
손에 집어서 만져보다가 옆에 수조 같은 데에 떨어뜨리는데.
신우 :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든다. 급히 전화를 걸어) 이팀장님! 마약 검사해보셨어요?
60. 경매장 안 + 경찰서 안, 밤
경찰들, 고사장을 데리고 들어오는데. 고사장, 갑자기 팔을 딱 놓는다.
이팀장 : (전화 받으며) 지금 감정 맡길 겁니다!
신우E : 빨리요! 검사해 보세요! 물에 넣었는데 아무 소리도 안나요. 이거... 마약 아닙니다! 어서요!!
이팀장 : 박형사, 마약 테스트 해봐!
박형사 : 네? 네. (키트 준비하고)
고사장 : (그 때서야 딱 웃는다) 떡 남는 거 없나? 배고픈데!!
이팀장 : (보면)
신우E : 제가 지금 갈 테니까, 고석민 그 인간! 일단 붙잡아두세요!
고사장 : 무슨 경찰들이 마약이랑 밀가루도 구분 못하십니까?
이팀장, 급하게 마약 가져와서 키트에 넣는다. 아무 반응도 없는 마약.
고사장 : 이거 풀어주시죠! (수갑을 흔든다)
이팀장 : 물건 어딨어?
고사장 : 전 아무것도 몰라요. 이팀장님!
61. 경매장 안, 밤
혼자 남겨진 신우. 다급하게 밖으로 나오려고 하는데 문밖에서 강한 헤드라이트 비춘다.
차에서 내리는 사람들.
난감한 얼굴로 바라보는 신우. 함정이다.
62. 거리 공중전화, 밤
은창, 공중전화에서 전화 걸고있다.
은창 : 통일아.. 나 은창인데.
통일F : 어! 은창아!
은창 : 자수하려구. 다른 사람한텐 붙잡히긴 싫구. 신우 좀 불러줄래? 감방 들어가기 전에.. 물어볼 것도 있구.. 미안한 것도 있구...
나 전화못하겠어. 신우한테.
통일F : 야! 너, 고사장님 심부름 간 거 아니었어?
은창 : 심부름?
통일 : 고사장이 너 경매장에 불렀잖아. 통화했잖아!
은창 : 내가 왜 그 인간이랑 통화해? 그 인간 때문에 내가 무슨 짓을 했는데! 신우가 왜 나한테 그랬는데!!
통일 : 은창이랬어! 옆에서 들었다구!
은창 : 나 아니야. 이번엔 나 아니야..!! (이상하다)
63. 경매장 안, 밤
신우, 전화하면서 도망친다. 그 때, 신우를 가격하는 수하.
신우,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을 수조에 빠뜨리고. 주워보려고 하는데. 수하들이 쫓아오고.
신우, 옆에 있는 물건 휘두르며 피하면서 밖으로 빠져나가려고 한다.
64. 경찰서 안, 밤
밖으로 고사장과 사람들이 우르르르 나간다.
허탈하게 앉는 이팀장.
이팀장 : 도과장님은?
박형사 : 전화 안 받으시는데요!
이팀장 : 이거, 고사장이 다 알고 장난친거라면. (생각하다가) 경매장! 거기 누가 남았어? 도과장님 말고, 수행차량 있지?
박형사 : 도과장님 혼자.. (그러다 불길한 듯)
이팀장 : 당장 출동해!
박형사 : 네! (서둘러 나간다)
65. 도로, 고사장의 차 안, 밤
고사장, 차에 안락하게 앉아있다.
고사장 : 도신우 과장님! 어째 친형을 나보다 더 모르는 거 같아. 형이 자기 위해 무릎까지 꿇은 줄도 모르고..
(황기사 보며) 우린, 진짜 거래 하러 갈까요? 다들 정신없는 사이에!
옆으로 다른 차가 붙는다. 고사장, 창문내리면 맞은 편 차도 창문 내린다.
고사장 고개를 끄덕이고. 두 대의 차가 함께 지나간다.
66. 경매장 앞, 밤
수하들을 피해 도망치는 신우. 창고 같은 문이 보이고.
신우, 그 안으로 들어가서 문을 잠그고는 돌아본다. 반대쪽에 또 다른 문이 있다.
신우, 그 곳으로 급히 뛰어가고. 밖에선 수하들이 문이 안열리자 밖으로 뛰어나간다.
신우, 급히 반대쪽 문 조심스레 연다. 점점 놀라는 신우의 얼굴.
앞에 은창이 서있다.
신우 : 도은창!
은창, 신우를 보고 따뜻하게 웃어준다.
그 미소에 자기도 모르게 의아해 바라보는 신우.
그 때, 문 쪽으로 뛰어오던 수하들이 은창을 발견하고.
은창 수하들이 자신을 발견한 걸 보고 다시 신우 보며 문을 닫는다.
신우, 놀라서 보는데.
닫히는 문틈 사이로 은창의 모습이 보인다.
놀라는 신우, 아무 말도 못하고 선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