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역사현장에서
나를돌아본다..
문은선
'우와~~~~~~! 날씨정말좋다.!!'
눈부시게반짝거리는햇살을등에업고오른버스안에서 오랜만에느껴보는, 잠시잊고있었던친구와의수학여행을떠나듯
가슴이콩닥콩닥두근거렸다. 자꾸자꾸입꼬리가옆으로쭈욱벌어지는것이 아무래도나도모르게정말로이시간이
기다려졌었나보다. 신영주선생님의 청명초등학교역사수업첫시간에 이번에있을5차과정의수업에대한간단한소개를들으면서
3차시에있을현장답사얘기에마음이사알짝두근거렸었다.
드디어그날이온것이다.
친구인영아가아프지않았더라면 함께가서좋은추억하나더쌓을수있었을텐데......조금은허전하고아쉬웠지만
그래도신나게 go! go! go!
무사히역사답사를마치고오리라마음먹는다.
버스를타고가면서우리의예정지인 '신륵사'와 '세종대왕영릉', 효종대왕영릉', '명성황후생가' 에대해 신영주선생님께대략적인설명을듣다보니어느새오늘의첫목적지인 '명성황후생가와기념관'에도착하게되었다.
황후의생가라기에크고,넓고,화려할것이라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작은□자형구조의단촐한건물이었다.
내가원래한옥을좋아해서그런지흙냄새와돌냄새, 오래된듯한모든것들이그냥좋게보였다.
대청마루에떡하니당당히자리잡은명성황후의초상화가매우 인상적이었다.
똑똑하고야무지게입을꼬옥다물고있는모습이왕가의위엄이느껴지면서, 가늘게뜬눈속에어딘가모르게외로움과두려움이담겨진듯해
조금은불쌍하고안타깝게느껴지기도했다. '얼마나힘들었을까?'
한참초상화를쳐다보다떨어지지않는발걸음을 명성화후의아버지가묻혀있는생가뒷산으로향했다.
다소곳이나무들의옹호를받으며모셔져있는능침이안락해보이기도했지만. 둘러싸인나무들에앞의시야가가려져답답할것같다는생각도 들었다. 꼭숨어있는듯한느낌이랄까? 내려와서'명성황후탄감구리비'를보며설명을듣고, '명성황후기념관'으로 향했다.
이곳엔명성황후에관련된여러가지것들이있었는데, 그중에서도명성황후의친필인 '忠丹片一' 을보며, 운필에서느껴지는강인함에국모로써의위세를느낄수있었다.
다음으로우리가향한곳은, '세종대왕여릉'과 '효종영릉'으로 세종대왕기념관밖의잔디밭에는실물을본따만든앙부일구(오목해시계)가있었는데, 음력이아니라 양력으로계산되어진다는선생님의말씀에새삼새로웠다.
그래도어느정도학교다니면서역사수업을꽤했다고자부하고있었는데, 이렇게탐방을다녀보니내가알고있던역사는역사가아니었다.
신기한생각에세종대왕기념관에들어서훌륭한우리의문화유산을보며, 잠시나마 마치내가그시대의끝자락에서있는듯한묘한이끌림을 갖고,'세종대왕영릉'으로 발길을옮겼다.
세종대왕영릉은 세종대왕과소헌왕후의합장릉이라고하며, 우리나라왕들중최고의음택지라고하셨는데, 그래서그런지전문가가
아닌내가봐도한눈에 '와!좋다!' 라는탐성을지를정도로훌륭했다.
넓게탁트인잔디밭위에제법보존이잘되어있는세종대왕영릉은, 우리가답사한그날의푸르름과더해져훨씬위엄있고,편안해보였다.
역시, 훌륭하신분은죽어서도이런곳에묻혀대우를받는다고생각하니부러웠고, 한편으론부끄럽기도했다.
내가학교다닐때의역사수업은 주로책으로만읽고,보고,외워야하는수업이어서, 이렇게오늘의역사탐방수업처럼가슴에콕!!와닿지
않았으며, 아무런이해의굴레없이무조건시험대비외우는것에만치중했었는데, 실제로역사의그곳에서직접보고,듣고,느끼며,
깨닫고,감동할수있었던이수업에 참여할수있었다는자체가무척소중하고감사하게여겨졌다.
또한, 전에는아무것도몰라별것아닌것처럼보여무심히지나쳤던모든것들이 하나하나의미가더해져새겨지며매우소중하게느껴지고,자랑스럽기까지했다.
금천문,홍살문, 참도,정자각,비각,수라간,수복방,능침(능산),석물등과곡장(곡담),혼유석,고석등의용어들을 처음으로제대로듣고 익히며 '아~~!그래서그렇구나!' 라는말이나도모르게연신반복되어 알아가는것에대해매우즐겁고신이났다.
간혹, 우리아들민호가얘기해주던참도와예감에대한얘기는 민호생각에다시금그것들을쳐다보게했었던것같다.
다음으로 간곳은 산책로를 따라나온'효종영릉'이다.
맨위쪽에효종릉이자리하고그조금아래쪽으로인선왕후의릉이있었다. 날씨가더워지고많이걸어힘이들어서우리는모두한동안그곳에앉아능의기운을느끼며바람을맞고노곤한다리도좀쉬었다.
보물로지정되어있는효종영릉의재실은조선왕릉재실이원형을보존하고있지못한상황에서 옛모습을뵤여주는소중한문화유산이라고한다. 무척소담스럽고,겸손한모습의효종영릉재실이다시한번떠올려진다.
세종대왕영릉과효종대왕영릉을둘러보며, 옛선인들은그들이살았던현실세계에서의삶이사후세계에서도연결되듯잘갖춰놓은모든것들에정말대단하다는생각을하며 다시우리는발길을옮겨'신륵사'로향했다.
먼저도착한곳은. 신륵사의조사당,, 지공,나용,무학의덕을기리고그들의법력을숭배하기위해지은것이라고하는데, 중앙에 나옹,좌우에지공과무학의영정을봉안해두고, 목조의나옹화상독존이안치되어있고, 대들보를볼수없는것이특징이란다.
그다음으로나옹화상의사리를봉안한 '보제존자석종부도' 와그앞에화려한모양의 '석등'이꽤인상깊었다.
'어떻게돌을저렇듯섬세하게조각할수있을까?'했더니, 탑신부분이옥개석윗부분이나기단부의돌과는다른성질의돌로만들어졌다고 하셨다. 내려와서는 특이한형태의굴뚝을 보았고, 그옆의아주화려한모양의극락보전지붕이특히눈길을끌었다.
모두들조용하고엄숙하게극락보전안으로들어가둘러보며 아기부처님의모습도눈에넣었다.
극락보전앞의 '다층석탑' 상층기단면석에는 특이하게도비룡문과연화문,물결무늬,구름무늬등의조각이있어 신라나고려에서는볼 수없는점이라할수있겠다. 전체적인모습이 많이훼손된듯했지만, 세월을이겨낸모습이장엄해보였다.
옛부터신륵사를'벽절'로부르게한 '다층전탑'을둘러보았는데, 벽돌을이용해쌓은탑의모습이흔히볼수있었던다른탑들에선볼수없었던것이라정말특이했던것같다. 무척이나튼튼하고단단해보이면서도아름다웠다..
다층전탑아래로남한강이유유히흐르는강변에 '강월헌'이라는정자에서 우리모두가나옹선사의선시한수도음미해보았다.
청산은나를보고말없이살라하고
창공은나를보고티없이살라하네
성냄도벗어놓고탐욕도벗어놓고
물같이바람같이살다가가라하네
이곳의전경이너무아름다워서TV드라마'추노'도이곳을배경으로촬영하기도했단다. 너무나아름다운우리네자연에심취해서그동안의노고가시원하게불어대는바람결에훨~훨~날아가버리는듯기분이상쾌해졌다.
모든오늘의일정을마치고나오면서신륵사입구에있는호박엿아저씨의흥겨운노랫가락에호박엿의달콤함을느끼며우리는집으로돌아가는버스로올랐다.
오랫만에내가살아있다는것에감사하며하루를보내왔던소중한시간이었다.
내나라역사에대해서도제대로모르고살아왔었다는것이차마...부끄럽기까지했던 .그런.하루였다.
신영주선생님께서말씀하셨듯, 잘못된역사를바로잡아가는것이, 현재와미래의내나라의모습이될것이라는말씀에,,
또한 과거의역사는지나간과거에지나쳐버릴것이아니라현재의역사에계속맞물려흐른다는말씀에,,,
내아이들과후손들을위해서라도 내가먼저바른역사의식을찾아가야겠다는다짐을해본다.
오늘의이값진시간들이 나에게피가되고살이되어 앞으로의삶에자존감높여주는비타민이되길믿어의심치않는다.
앞으로의역사탐방길에바뀌어갈내자신을화이팅해본다!!!^^
보탬글.....역사수업을이끌어주신신영주선생님과도와주신선생님들께감사드립니다.^^!
첫댓글 드디어 다 쓰셨네요~고생하셨어요^^하은과 민호에게 자랑하셔도 좋을것 같아요 엄마가 해냈어!!♡..♡
글을 읽으니 그 때의 느낌으로, 그 때의 생각으로 여주답사를 다시 다녀온 기분이네요.
행복한 기분을 다시 갖을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