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비로봉의 칼바람. (부제:시일야방성대곡의 매생이 굴떡국)

[돌삐]

며칠 전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날인가 보다.

소백산 비로봉을 우리 느림보의 거문도님께서 단독으로 등반을 했었는데 말로만 듣던 소배기 칼바람이 명성대로 상상키 어려울 정도

였다고 한다.

여러 사람들이 저체온증으로 탈진을 하여 구급대에 실려 가고 두꺼운 장갑을 두벌이나 꼈던 거문도님도 결국엔 손가락에 동상을 입어

여직도 고생을 하고 계신다고 하여 비록 영상의 날씨라고는 하여도 지레 겁을 먹곤 옷을 여러 벌을 입고 또 껴 입으니 미쉐린 타이어를

선전하는 로봇처럼 뒤뚱거리며 걷는 내 몰골이 아무래도 우스꽝 스러워 보인다.

평소 찜질방은 고사하고 간단한 싸우나탕에도 들어 가지 않는 체질인지라 아무리 찾아 보아도 허전한 아랫도리를 카바할 내복이 보이지

않는 지라 급한 김에 예팬네 시찌부(7부) 거들을 몰래 훔쳐 입었는데 이너무 생소한 물건 때문에 크나 큰 곤욕을 치루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오리역으로 나가니 강 대장님과 오늘 처음으로 느림보에 입회를 한 내 친구 산적이 벌써 오랜 친구인 마냥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인근에 사시는 꼭지님이 당도하고 얼마 있지 않아 느림보 리무진이 도착을 하여 탑승을 하니 야탑역에서 이미 승차를 한 내 또 다른

친구 본스가 아주 젊잖게 자리를 잡고 있다. 

본스는 젊은 시절 히까번쩍하는 오트바이를 타고 다니며 개폼을 잡던 호시절이 있었다.

구럼 폭주족 아니면 싸이드카를 타는 교통 경찰관이었냐구요?

으 으 음 본스의 오트바이 뒷좌석엔 뽀알간 스카프를 동여 맨 묘령의 여자분이 늘상 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가는 철근으로 망을 짠

가두리를 싣고 다녔는데 이 가두리 안에 봄 여름 가리지 않고 도꾸나 닭을 싣고 다니며 주로 보양탕집에 팔러 다녔답니다.

구래서 아는 사람들은 본스를 답십리 개장수라고 부른답니다.

하여간 산적과 개장수 두 인간이 자신들도 장안에서 명품 산악회라고 소문이 자자한 느림보 산악회에 입회만이라도 하는 영광을 달라고

하도 손발이 닳도록 사정을 하는 통에 오늘 처음으로 데리고 나왔는데 우리 느림보님들 이 불쌍한 두 인간들에게 성은이 망극하게 하여

주시면 구져 감사할 따름입니다.

단양 쪽 소백산 어의곡 매표소에 예정보다 약간 이른 10시 10분 경에 당도하니 어의곡은 북향이라 설산의 비경을 온전히 잉태하고 있다.

그리고 이게 웬일이래요? 바람 한점 없는 화창한 날씨가 증말 환장하도록 따뜻하지 멉니껴?

단체 사진 한장을 박기 바쁘게 의례껏 아이젠을 하고 몇 걸음을 옮기니 땀방울이 흐르기 시작하며 산행의 참맛을 느끼는 가 할 무렵

우려했던 사태가 또 벌어지고야 만다.

앞서 가시던 일단의 느림보 미녀 여전사님들이 길 옆 공터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저승사자 처럼 기다리고 있다가 내가 시야에 들어 오자

갈색 액체가 든 정체불명의 물병을 건네며 비아그라 성분이 듬뿍 들은 보양제라고 하며 한모금을 마시라고 강요 한다.

아니 내 몰골이 울매나 허약해 보이고 아랫도리는 또한 얼마만큼 부실해 보였으면 이 여자분들이 비아그라를 운운하는 가 하여 등줄기에 

식은 땀이 한줄기 흐르기도 전에 옆에서 아래 위를 두어 번 훑어 보시던 있던 또 다른 여전사님이 던진 성희롱은 정말 극에 달한다.

돌삐는 안직까지는 비아그라를 안 묵어도 괜찮을 듯 하다는 것이다.

내가 비아그라 필요한지 아니 한지를 자기네들이 어떻게 알고 저런 말을 던지는지는 잘 모르지만 성질 더러븐 울 예팬네 귀에 저런 소리가

들어 가는 그 순간 난 죽은 목숨이다.

예팬네 말이 저룬 외간 여자분이 당신 아랫도리 사정을 도대체 어떻게 아느냐는 것인데 요즘은 세상이 바뀌어서 나 처럼 어리버리하는

인간들은 일 없이 돌아 댕기다가 이 처럼 심한 성희롱을 당해도 남자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어디 가서 하소연 조차도 몬하는 참혹한

실정이다.

계곡을 거의 벗어 날 무렵 양지 바른 안부에서 막 점심상을 펼쳐 든 한무리의 산악회원들을 만나게 된다.

60대는 족히 넘어 보이시는 여러 남녀분들이 고운 색채의 등산복을 입으시곤 즐거이 식사를 하시는 모습을 보노라니 여러 상념이 고개를

든다.

우리 어릴 적에는 여자는 나이가 40을 넘어 서면 성생활을 아니 하는 퇴물로만 알았는데 저룬 연세에도 알록 달록한 등산복을 화사하게

입으시곤 영감탱이들과 한잔 술을 나누는 것을 보면서 나도 지발 저 분들 처럼 오래도록 건강하게 산행을 잘 할 수 있기만을 간절히 빌어

본다.

소백산 어의계곡은 침엽수들이 워낙이 쮹쮹이어서 잡목들이 들어 설 여지가 없는 지라 시계가 엄청나게 트여 있기 때문에 노상 방뇨가

취미인 나로선 오줌은 마려워 죽겠는데 한도를 넘어 서니 이제는 참으로 곤란한 지경에 이르렀다.

약간은 후미진 곳이 있길래 고개는 돌아 가는 선풍기 마냥 연신 좌우로 방향을 전환하고 두 눈은 여름 날 선반 위에 올려 둔 보리쌀

소쿠리에 들어 앉은 쥐눈깔처럼 연신 굴려 대면서 바지 지퍼를 후다닥 내리며 빤쓰 고무줄을 동시 팻션으로 내림과 동시에 배설의 쾌감을

만끽하는 호사를 누려 보는 것도 잠시 잠깐이였다.

종아리부터 시작하여 등산 양말을 거쳐서 등산화 안으로 오줌이 그득 차기 시작한다.

평소에 안 입던 예팬네 거들을 입고 나온 걸 잊어 버리고 빤쓰 고무줄은 손도 못 대고 얼결에 거들만을 내리곤 좀 전에 느림보 여전사님

들로 부터 당한 성희롱 덕분에 이미 주눅이 들어서 뻔디기 처럼 되어 버린 그시기를 눈으로 확인하지 않는 천녀일실을 하게 된다.

남자와 여자 팬티의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이 무언지 아십니껴?

내용물이 잘 묻는 중심 부분을 이중겹으로 처리한 것은 똑 같은데 남자 사리마다는 여자 팬티와는 달리 겹 부위에 운전면허 시험 볼 때

크랭크 코스처럼 들어 가는 곳과 나오는 곳이 지그재즈로 뻥 뚫린 구멍이 있다.

물론 남자 사리마다에만 구멍이 뚫려 있는 사유는 남자 부달의 적정 온도인 33도를 유지시키면서 뽀쏭 뽀송을 유지키 위한 빠른 제습

효과를 노려서 그리 만들어 두었는데 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 구멍이 오줌눌 때 쓰라고 뚫어 놓은 줄로만 알고 오줌 눌 때 마다 곤욕을

치룬다.

우선 지퍼를 내리곤 엄지와 검지 두 손꾸락을 우측에 뚫린 구멍으로 힘들여 밀어 넣곤 잠시 좌로 이동을 하여 좌측으로 난 안쪽

구멍을 통과하고선 이미 오줌이 마려워서 바짝 독이 올른 살모사 대가리처럼 되어 있는, 아니 젊잖은 학술적인 용어를 구사하면 벌써 꼴림

작용이 극에 오른 자라 대가리를 사정없이 움켜 쥐고는 들어 갔던 역순으로 낑낑거리며 뽑아 내고서야 겨우 소피를 보곤 엄지와 중간지를

이용하여 자라 대가리를 매몰차게 튕겨 준다.

남성은 소변을 보고 나서도  한 두 스푼 정도의 오줌이 요도에 잔류를 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하니 자라 대가리 전체를 써니텐 처럼 흔들어

주던지 아니면 나 처럼 손꾸락으로  마빡을 치듯이 힘차게 튕겨 주곤 또 다시 역순으로 뻔디기를 팬티 속으로 밀어 넣는 고된 노역을 하는

미련을 떨쳐 버린지가 사실 얼마 아니 된다.

흔건히 젖은 등산 바지를 내려다 보니 참으로 가관이다.

지척에 보이는 능선 안부에는 선행을 했던 관주님과 봉수니님만 계시는 것이 아니다.

오늘 따라 느림보의 모든 여전사님들이 함께 모여서 식사를 할려고 좌석을 마련하고 있다.

돌아 갈 수도 피할 수도 없는 외나무 다리를 만난 것이다.

할 수 없이 잔대가리를 굴려 역부로 눈밭을 한참이나 굴러서 바지에 눈을 잔뜩 묻히고서야 지친 얼굴로 안부에 도착을 하니 여러

느림보님들이 넘어 져서 혹 다치지나 않았나 하면서 염려를 해 주신다.

놋양푼의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시인 노 천명님의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란 아름다운 싯귀에 나오는 놋쇠로 만든 양푼이라는 말은 넉넉함이 참으로 정겨운데 일명

유기라고 불리우는 놋그릇은 우리 어릴 적만 해도 일반 가정에서 누구나 사용하였는데 구리와 주석의 합금으로 만든 놋쇠는 연탄깨스에

아주 쥐약이다.

너무 빨리 변색이 되는 통에 연탄재나 깨진 기와 가루를 짚에 묻혀서 닦아 주는 전문 직업인이 생길 정도였었는데 어느 날 시중에 나온

흰색의 스테인리스 스틸 그릇이 선을 보이자 놋쇠 제품은 급격히 사양길로 접어 들었는데 세상 만사가 새옹지마라고 하더니 지금은

수작업으로 두들겨서 만드는 방짜 유기는 문화재로 지정이 될 뿐만이 아니라 건강에 좋다고 하여 가격 또한 엄청나게 비싸고 아름답다.

이와는 달리 안성 유기는 거푸집(틀)을 만들어서 이곳에 놋쇠물을 부어 넣는 주물 유기이므로 그 규격이나 크기가 언제나 똑 같다.

안성 맞춤이라는 말의 어원인데 반해 안성탕면은 농심의 라면 공장이 안성에 있어서 단순히 그런 상품명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놋쇠로 만든 제품 중에서 일상에 아주 요긴하게 쓰이면서 그 청아한 소리 또한 몹시도 아름다운 물건이 다름 아닌 놋요강이다.

오늘은 기왕지사 오줌 얘기가 나왔으니 놋요강 또한 논란의 중심부에 떠 오름이 당연할 듯. 히 히. 

옛날에 새색시가 시집을 갈 때는 가마 속에 항상 놋요강을 넣고 가는데 그 청아한 소리를 가마꾼들이 들을 수 없게 요강 속에 소케(솜)

을 한웅큼 집어 넣어 두는 반면 결혼 전에 처가가 될 집을 미리 방문하여 처가댁 어른들께 첫선을 보이고 결혼을 승낙 받아야 하는 신랑

또한 놋요강이 반드시 필요로 한다.

사랑채에 처가댁 어른들이 모여 계시고 창호지 한장을 발른 문 너머 대청마루에는 예비 신랑이 웅크리고 앉아 놋요강에 자라 모가지를

뽑아 내어선 힘차게 소피를 본다.

오줌 방울이 발끝에 또옥 똑 떨어 지거나 놋요강에 부딪히는 오줌소리가 째앨 쨀 거리는 넘은 그 길로 집으로 돌아 와야 되는데 놋요강의

오줌소리 하면 세인들의 뇌리에 늘 떠 오르는 전설같은 얘기가 인천 지역에 떠 돌아 다닌다.

육군 대장으로 예편한 형과 육군 중장으로 예편한 동생의 이름자를 따서 만든 모 사학재단이 인천에 있는데 백모 재단 이사장 댁에 하루는

귀한 손님들이 잔뜩 오셔선 사랑채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이사장의 어머니 되시는 노모께서 주책없이도 창호지 한장 너머 대청 마루

에 놓인 놋요강에 오줌을 누기 시작하니 보다 못한 백 이사장의 부인인 며느리가 어머님 손님들이 저리도 많이 오셨는데 바로 옆에서

오줌을 누시면 어떻하냐고 난처해 하니 이 노모의 반론이 걸작이다.

별이 무려 일곱개나 쏟아져 나온 이 구멍이 자랑스러우면 자랑스럽지 부끄러워 할 이유는 전혀 엄따는 것이다.

우리 느림보를 맞으러 다리안 폭포 쪽으로 올라 오신 거문도님을 만나 반가이 인사를 나누고 한참을 힘겹게 하산을 하니 멀리

느림보 리무진이 보이고 여러 느림보님들이 뒷풀이에 여념이 없으시다.

감칠 맛 나는 매생이를 듬뿍 넣은 매생이 굴떡국이 오늘의 주연이다.

사실 난 이런 매생이 요리는 난생 처음으로 먹어 보는데 걸신 들린 넘처럼 매생이 국을 퍼 마시던 내 친구 산적과 개장수는 고봉으로

두 그릇이나 해 치우고서야 수저를 놓더니 집꾸석에서 마눌라 눈치나 보면서 컵라면이나 훌쩍거리다가 친구 덕분에 명품 산악회를 따라

와선 좋은 산행도 모잘라서 언감생심 매생이 국 마져 뱄돼지가 터지게 얻어 먹으니 너무도 행복하다며 시일야방성대곡을 터뜨린다.

탄천변의 무지막지한 악어잇빨 돌삐 드립니다.

첨언 ; 오늘 소백산 산행에서 제 옆자리에 탑승을 하셨던 니콜라스님은 세계 초일류 기업인 삼성그룹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하시다

지난 해 꺼정은 외대에서 강의를 하셨는데 올해 생각지도 않은 대박이 터졌다고 하십니다.

전자공학을 전공하신 니콜라스님께서 올 들어 명지대에 교수님으로 정식 임용이 되셨다고 합니다.

참으로 기쁜 소식입니다.

다른 모든 느림보님들께도 올 신묘년엔 기필코 이룬 좋은 소식이 줄줄이 알사탕처럼 터져 나왔으면 증말 좋겠습니다.

[sannary]

ㅋㅋㅋㅋㅋ.....수위를 낮추라는 산나리의 부탁 아닌 협박에 못이겨
글 쓰기가 힘들다는 돌삐님의 하소연..
쓰고 싶은대로 쓰지도 못하는 설운 사정을 모르는바는 아니지만
느림보의 품위 유지를 위해서 무던히 애쓴 흔적이 보입니다.ㅋㅋ..
그러나 앞으로는 언어 선택에도 세심한 배려를 해주셨으면...

고옹님에 이어
느림보의 핸썸가이 니콜라스님의 장도를 축하드리면서
이렇게 좋은분들과 잠시 헤어짐을 섭섭하게 여깁니다.
두분의 앞날에 좋은 일만 있으시기를 빕니다.

[고옹(孤翁)]

돌삐님 산행기는 점입가경입니다.
돌삐님 덕에 나이 칠십이되어서야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

니콜라스님이 명지대로 가셨다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나야 공돌이로 한자리 간신히 얻은 것이지만
니콜라스님은 역시 실력대로 교수님이 되셨군요

[니콜라스]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만나는 분들마다 좋은 분들만 만나게 된 것이 누구보다 복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느림보에서 만난 분들도 물론이고요. 늘 건강한 모습으로 모두 오래 오래 산행이 지속 되길 바랍니다.

[단비야]

저승사자...
여전히 지칠줄 모르시는, 전방위적 거침없으신
작가님의 필치에

아침엔,, 속이 편안했던, 오징어 김치 콩나물 죽으로
두 그릇을 뚝딱
하산후엔, 바다향까지 담아낸 쫄깃하고 부드러웠던 맛
매생이 떡국을 또, 두 그릇 뚝딱
행복했던 맛이였죠..(다요트 해야되는데,,ㅉㅉ..)
강 쉐프님 예요^^

[sannary]

흠..이러다가 죽집 차리는거 아닌가 몰라..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