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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적 의미 보다 ‘재미’를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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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은 교육적인 장난감이다. 맞다. 블록이 교육적이라는 말에 토를 달 이유는 없다. 하지만 블록이 교육적이고 아이의 인지발달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그 무엇보다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블록 중 유명세나 영향력 면에서 가히 ‘최상급’이라 할 만한 레고는 덴마크어로 ‘재미있게 놀아라(leg godt)’라는 말의 첫 음절을 합쳐놓은 말이었다. 블록에 교육적 요소를 아무리 많이 갖다 붙이더라도 아이가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그저 플라스틱 조각일 뿐이다. 블록은 만들었을 때의 성취감, 부수었을 때의 통쾌함과 허무함, 역할극 놀이를 하며 여럿이 노는 즐거움이 어우러질 때 교육적 효과가 극대화된다. 레고 문화센터에 다니는 것도 좋지만 절대 놓쳐선 안 될 포인트는 순수한 ‘재미’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클레이의 원조 찰흙 놀이
다양한 버전의 점토가 나오지만 원조는 바로 ‘찰흙’이다. 사실 찰흙은 다른 점토에 비해 사용하기 번거롭지만 자연물인 흙의 촉감을 고스란히 경험한다는 데 의미가 깊다. 찰흙놀이를 할 때는 농도 조절을 위해 물도 사용하는데, 물과 흙은 자연물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
이런 재료들을 만지고 놀면서 자연친화적인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점토보다 단단하기 때문에 손의 힘을 많이 쏟으며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마음을 어루만지는 장난감
clay
말랑말랑하고 알록달록한 플레이도우, 솜처럼 부드러운 천사점토, 쫀득쫀득한 아이클레이 등 반죽놀이를 할 수 있는 점토 장난감의 종류가 날로 늘고 있다. 감촉이나 강도, 색깔 등이 다양한 점토는 미술 놀이의 재료로 이용된다. 점토를 구입하면 아예 다양한 만들기 방법이 설명서로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이렇듯 ‘점토’하면 주로 특정한 것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된다. 하지만 꼭 어떤 형태를 만드는 용도 외에 다양한 놀이로 활용할 방법들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점토는 손 힘이 약하고, 소근육 발달이 느린 아이도 쉽게 조물락거리고 모양 변화도 쉽기 때문에 자신감을 길러준다. 손바닥 모양을 찍어보거나 꼭꼭 쥐어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놀이가 된다.
점토는 만지는 사람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정서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런 장점을 활용해 놀이에 소극적이고 불안해하는 아이에게는 다른 놀이 전에 점토를 주고 원하는 모양대로 만들어보게 하며 긴장을 풀게 도와준다. 간혹 심리적인 문제로 배변 트러블이 있는 아이가 점토 놀이를 하다말고 대변을 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만큼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기 때문이다.
점토는 공격성을 안전하게 표현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화를 잘 내고 감정 조절이 잘 안 되는 아이에게는 점토로 마음을 표현해보게 한다. 이때는 만들기를 하기보다 점토를 두툼하게 바닥에 두고 주먹으로 치게 하거나, 벽면에 과녘을 만들고 점토 반죽을 던지며 화를 풀어보게 한다. 아직 말을 잘 못해서 감정 표현이 서툰 아이에게는 이런 놀이가 감정 해소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아이는 괴물과 유령 인형도 사랑할 수 있다
doll
종류도 재질도 각양각색인 수많은 인형들, 아이들은 그 수많은 인형들 중 과연 예쁜 인형만 좋아할까? 아니다. 실제로 아이들은 흉측한 괴물 인형에게 마음을 빼앗기기도 하고, 무서워하면서도 맹수나 뱀 인형을 좋아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인형은 극놀이를 할 때 많이 이용되는데, 때로는 아이의 친구가 되기도 하고, 엄마로 변신하기도 하며, 자식이 되기도 한다.
특히 만 4~5세 무렵의 여자아이들이 여성성을 느끼며 한창 멋 부리기에 열을 올릴 때는 바비 인형처럼 화려하고 예쁜 인형에 열광한다. 하지만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고 오랫동안 애착을 갖게 하는 인형은 심리적으로 아이를 끌어당기는 무언가가 있다. 어떤 아이는 꼬질꼬질 때가 타고 침 냄새가 나는 곰 인형을 절대 놓지 않기도 하고, 성인이 될 때까지 잘 보관해두기도 한다. 또 어떤 아이는 날카로운 이빨의 괴물 인형을 붙잡고, 이것저것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는 놀이에 몰입하기도 한다. 아이가 예쁜 인형 대신 남다른 인형을 좋아하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지금 자신의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하고 이해해줄 친구가 바로 그 인형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다. 지금 아이에게 원하는 인형을 선택하게 해보자. 그 인형이 곧 아이 마음이고, 하고 싶은 말일 수 있다.
폭력적인 장난감은 제한할 필요가 있다
간혹 싸움 놀이와 관련된 장난감은 무조건 금지하는 부모도 있다. 이런 경우 부모가 싸우는 것은 나쁘다고 생각하거나 공격성에 대해 불안이 심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공격성과 폭력성은 다르다. 적절한 공격성을 갖고 건강하게 표현하는 것은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 중 하나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공격하는 데도 대응하지 못하는 것은 결코 건강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적절하게 방어도 하고, 부당할 때는 공격성을 발휘할 수도 있는 아이가 건강하다. 아이가 원한다면 성별을 막론하고 총싸움, 칼싸움이 가능하도록 장난감을 준비해줄 것. 단, 폭력적인 표현이나 안전성에 위험이 있는 조악한 장난감은 적절히 금지하면서 아이에게 기준을 세워줘야 한다.
처음에는 실물과 가까운 장난감을 찾는다
role plaing toy
접시와 숟가락 정도가 아니라, 방안 가득 주방놀이 세트를 설치해줬는데도 왜 아이는 엄마의 부엌을 자꾸 넘볼까? 알록달록한 접시와 그릇 세트 대신 기름 때 묻은 프라이팬 두드리기를 더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다. 예쁜 소꿉놀이 장난감보다 실제 살림살이에 관심을 갖고, 탐내는 것이다. 아이가 이런 모습을 보일 때마다, ‘소꿉놀이 다 필요없네’ 싶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집안 살림을 어지럽히는 일 좀 그만 했으면 싶다. 엄마 아빠 놀이, 소꿉놀이, 병원 놀이 등 가상놀이가 나타나기 시작하려면 아이가 ‘~라 치고’라는 생각이 가능해야 한다. 즉 실제 주스가 아니더라도 비슷한 모양의 병을 들고 마시며 ‘이건 주스라 치고’ 놀이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능력은 고차원적인 생각이 가능하고 상상력이 발달한다는 증거다. 하지만 이런 가상놀이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런 놀이가 가능하려면 어느 정도 단계와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가상놀이를 막 시작하려는 단계에서는 아이에게 최대한 실물과 가까운 장난감을 주는 것이 좋다. 평소 집에서 별로 보지도 못하던 낯선 장난감으로는 가상 놀이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가 익숙한 모양의 소꿉놀이를 사준다
두돌 전 아이가 아무리 좋은 소꿉놀이를 주어도 잘 놀지 않고 살림살이를 찾는 것은 아직 그만큼 준비가 덜 되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엄마가 쓰는 살림살이는 아이에게 가장 익숙하고 친밀하기 때문에 모방하기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더없이 좋은 장난감이다. 그러므로 소꿉놀이를 사줄 때는 가능한 아이가 집에서 보던 것과 가장 비슷한 것으로 고른다. 또 너무 많은 양을 한꺼번에 사지 말고, 처음에는 가장 간단한 접시와 그릇, 숟가락과 포크 정도만 산다. 굳이 싱크대나 오븐까지 달린 주방 세트까지 필요하지 않다. 차라리 그릇과 함께 과일이나 음식 모형 장난감을 함께 사서 함께 나눠 먹는 놀이부터 시작한다.
안전한 총·칼 장난감이라면 OK
gun&sword
보통 아이가 만 4~5세 무렵이 되면 싸움 놀이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긴다. 특히 남자 아이라면 더욱 더 공격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이 시기에는 어느 정도 공격성을 건강하게 표현해야 아이가 심리적으로도 안정될 수 있다. 공격성을 꼭 총과 칼로만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만큼 직접적이고 시원하게 표현할 방법도 흔치 않다. 총과 칼을 사달라는 아이에게 어떤 기준으로 사줘야 할지가 관건.
일요일 오후 부자간의 칼싸움이 아이의 울음으로 끝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예기치 않게 서로를 진짜 아프게 하기 때문이다. 몸놀이를 하다보면 점점 더 에너지가 올라오면서 힘을 조절하기 어렵고 격렬해진다. 게다가 상대는 아직 힘이나 방향조절이 어렵고 민첩성이 떨어지는 ‘아이’이다. 자연히 조금만 실수를 해도 서로의 몸에 직접 공격을 하게 된다. 플라스틱 칼이라도 한창 신나게 놀다가 맞으면 무척 아프고, 무엇보다 아파서 화가 난다. 그러므로 아이가 아직 조절능력이 떨어진다면 플라스틱 칼 대신 안전한 스펀지 칼을 고른다. 스펀지 칼은 격렬함은 조금 떨어질지 모르나 서로 다치지 않고 웃으며 놀이를 마무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던지고 차는 게 ‘다’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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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은 사람들을 흥분시키고 열광하게 만드는 재주가 탁월하다. 아이들의 공 사랑은 아주 어릴 때부터 시작된다. 남자 아이들은 걷기 시작하면 뒤뚱거리고 넘어지면서도 공차기를 즐긴다. 공을 다양하게 갖고 놀기 위해서는 공을 단순히 던지고 차는 도구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상호 작용’을 촉진하는 놀잇감이라고 생각을 전환해 볼 필요가 있다. 공놀이는 다른 사람과 함께 할 때 더 재미가 있다. 공 주고받기는 상호작용이 가능해야만 할 수 있는 놀이다. 발달이 매우 느리거나 자폐 성향이 있는 아이가 공 주고 받기를 잘 하지 못하는 것도 이렇게 상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마주 앉아서 눈을 맞추고 공을 굴려서 주고 받기, 던져서 주고 받기 등은 관계를 중시하는 여자아이들에게도 매우 유용한 놀이다. 엄마 아빠가 골대를 대신하여 양팔을 앞으로 뻗어서 맞잡고 농구 골대를 만들어 노는 것도 좋다. 아이가 골을 넣으면서 엄마 아빠와 마주보고 눈을 맞추고 상호작용할 기회를 늘리기 때문이다. 공은 한편으로 공격성을 건강하게 표현하기 좋은 장난감이다. 화가 나는 만큼 세게 공을 던져볼 수도 있고, 전쟁놀이를 하면서 작은 공을 폭탄이라고 던지면서 감정을 해소할 수도 있다.
남자 아이가 좋아하는 차는 따로 있다고?
wheels
자동차 장난감은 한 손에 쏙 들어오는 미니카부터 탈 수 있는 승용 자동차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아이들마다 좋아하는 자동차의 종류나 크기가 다르고, 성별에 따라 선호도도 제각각. 남자 아이들은 갖고 노는 것부터 타는 것까지 자동차라면 가리지 않는 데 반해 여자 아이들은 관심이 덜한 편이다. 장난감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세상을 배우고 경험하며, 이를 상상놀이로 표현하는 것이다. 자동차는 아이가 주변에서 가장 쉽게 접하는 사물인데 이를 장난감의 형태로 만나며 아이는 다양한 이야기거리를 만든다. 구급차를 보고 사람을 구하는 응급대원이 되어보기도 하고, 직접 자동차를 운전하는 상상을 하며 멀리 세상 탐험을 나가기도 한다. 보통 남자 아이는 포크레인이나 레미콘, 군용차, 경찰차, 소방차 등 힘과 관련된 자동차들을 매우 좋아한다. 이런 자동차들을 갖고 놀며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나간다. 또 경찰차나 군대차를 이용해 전쟁놀이를 하며 힘을 과시하고 싶어한다. 여자 아이는 유치원 버스나 자가용을 가지고 일상적인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기도 한다. 물론 여자 아이 중에서도 경찰차나 구급차, 군용차 등으로 다양한 놀이를 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미리부터 성별에 차이를 두기보다 아이가 고루 갖고 놀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
자동차 자체에 몰입하는 것은 주의한다
자동차는 그 어떤 놀이잇감보다 장난감 자체에 몰입하기 쉽다. 즉 함께 놀이를 하기보다는 혼자 놀이에 빠지기 쉽다는 뜻이다. 특히 아이가 바퀴만 굴리거나 엎드려서 바퀴가 굴러가는 것만 관찰하는 경우, 일렬로 줄을 세울 뿐 다른 놀이를 하지 않는 경우는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간혹 발달 문제가 있는 아이들이 바퀴 굴리기처럼 단순반복적인 자극이나 일렬로 세우기 같은 자신만의 규칙에 몰입한다. 하지만 아이가 자동차를 좋아하더라도 함께 놀기를 거부하지 않고, 언어 등 다른 발달에 문제가 없으며 상상놀이가 가능하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36.5℃ 체온의 아이에게 가장 좋은 장난감
mother
세상의 모든 장난감들을 대체할 수 있는 세상 유일무이한 장난감은 엄마다. 이 세상의 모든 장난감이 사라진다 해도 단 한 사람, 엄마만 있다면 아이는 충분히 재미있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제 아무리 똑똑한 로봇이라도 아이의 눈빛, 표정만 보고도 그 마음을 이해할 수는 없으며, 엄마보다 달콤한 목소리를 들려줄 악기 장난감도 없다. 우선 좋은 놀이 상대가 되어야 한다는 부담은 버리자. 동화 구연 하듯 말하고, 춤추듯 크게 동작을 하면서 아이와 놀이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놀이법은 아니다. 만일 자신이 아이와 잘 놀아주지 못한다고 느낀다면 혹시 이런 부담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것. 노는 것보다는 조용히 음악 듣고 TV 보는 것을 더 좋아하는 엄마도 있고, 몸 움직이는 게 무엇보다 싫은 엄마도 있다. 자신이 이런 타입이라면 앉아서 만들기 놀이를 하거나 책을 읽어주는 것부터 시작하자. 아이와 ‘놀아주기’가 아니라 ‘함께 놀기’로 서서히 바꿔나가야 세상 유일의 ‘엄마 장난감’으로의 역할이 수월해진다.
mom’s tip.
살을 맞대고 체온을 느끼는 스킨십 놀이를 한다
장난감을 갖고 하는 놀이는 어린이집이나 놀이학교 선생님도 충분히 함께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와 피부를 맞대고 뽀뽀하고 껴앉는 스킨십 놀이는 가족, 특히 엄마가 아니면 쉽지 않은 놀이이다. 아이는 자신의 몸에 닿는 감촉을 통해서 ‘나’에 대한 감각을 익혀나간다. 그 어떤 놀이보다 안아서 조용히 노래불러주고, 마사지를 해주고 머리를 쓰다듬어줄 때 자기 몸에 대해 정확히 알고, 상대방에게 애착을 느낀다. 이렇게 체온을 고스란히 전해주며 놀이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엄마 밖에 없다. 그 어떤 최신 장난감도 갖추지 못한 엄마의 특허기술을 마음껏 발휘해보자.
기획 박시전 기자, 김이경(맑음 아동청소년상담센터 놀이치료사)
사진 조병선, 추경미
일러스트 경소영 모델 배규나(3세)
소품협찬 라디오플라이어(www.radioflyer.co.kr), 고로고로샵(www.gorogoroshop.co.kr)
/출처:베스트베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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