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의 긴 여름방학. 공부에 지친 아이들을 쉬게 하고, 부족한 공부도 시키고, 여행이나 체험학습을 통해 몸도 마음도 쑥쑥 자라게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하지만 단단히 마음먹고 준비하지 않으면 모두 공염불에 불과하다. 아이와 싸우지 않고 잘 지내는 법은 없을까. 전문가의 어드바이스와 엄마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10가지 실천법을 정리했다.
1. 눈높이를 낮추고 마음을 비우자
방학 동안 아이와 잘 지내기 위해서는 엄마가 마음을 비워야 한다. 아이들에게 방학은 늦잠을 자고 컴퓨터 게임을 밤늦게까지 하고, 친구들과 더 많이 놀 수 있는 시간이다. 물론 학원도 다녀야 하고 숙제도 해야 하지만 그걸 위해서 방학이 존재하는 건 아니다. 엄마인 자신의 어린 시절 방학을 돌이켜보자.
방학만 되면 얼마나 재밌게 놀았던가. 숙제는 개학 전날 몰아서 해치우기 일쑤고, 일기쓰기를 한꺼번에 하느라 끙끙대던 추억이 떠오른다. 세상이 변했다고는 하나 방학은 원래 그런 것이다. 방학 때는 공부 계획도 너무 타이트하게 세우지 말자. 너무 모범적인 생활습관을 요구하지도 말자. 물론 공부를 시키지 말라는 건 아니다. 활용만 잘 하면 방학은 참 긴 시간이다. 여유 있는 공부 계획을 세웠더라도, 꾸준하게만 한다면 얼마든지 성적을 올릴 수 있다. 중요한 건 아이가 방학 동안 즐겁게 지내면서 에너지를 충전해 다음 학기 학교생활을 잘하게 만드는 것이다.
2. 금지는 최소화하되 엄격하게 지키게 한다
몇 시에 일어나서 몇 시에 자고, 몇 시에 영어 테이프를 듣고, 몇 시부터 놀기 시작하고…. 지켜야 할 일들을 시시콜콜 정해두면 금세 잔소리가 나온다. 아이가 다 잘 지킬 수 없기 때문. 엄마가 힘들 때는 큰 소리가 나기도 하고 어떤 때는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생긴다. 이러면 아이도 엄마도 피곤하다. 차라리 반드시 지켜야 할 것과 해서는 안 되는 몇 가지를 정하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놔두는 게 효과적이다. 아침식사는 반드시 8시에 다 같이 함께 먹는다, 밤 12시 이후에는 게임을 하지 않는다, 학원은 절대 빼먹지 않고 숙제는 반드시 해 간다, 이유 없이 동생을 때리거나 울리지 않는다 등이면 족하지 않을까. 이를 어겼을 시에는 예외 없이 엄격한 ‘패널티’를 줘야 한다. 단, 이 벌칙은 사전에 아이의 동의를 받는 게 필수.
3. 아이와 함께 ‘약속의 각서’를 쓰자
엄마의 일방적인 잔소리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아이와 함께 약속의 각서를 쓰는 건 어떨까? 아이가 같은 잘못을 반복하거나 특정한 행동을 할 때 어떤 벌을 받을지, 잘 지키고 실천했을 때는 어떤 상을 받을지 엄마와 함께 결정해서 문서로 작성하고 각자 사인하는 것이다. 아이 입장에서도 약속을 자꾸 잊어버리는 엄마를 압박하는 수단이 되므로 마다할 이유가 없다. 서로 각서를 쓸 때 처음부터 너무 여러 가지를 쓰면 지키기 어려워 스트레스가 된다. 또 하나, 어떤 벌을 주거나 상을 받을 때 딱 한 번으로 결정하기보다는 같은 행동을 반복했을 때 벌을 주거나 사면제도를 만들어도 좋다. 벌이나 상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아이의 행동을 바람직하게 이끌자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엄마가 먼저 약속을 확실하게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4. 아이와 접촉하는 시간을 줄여라 ‘
잔소리는 엄마들의 취미생활’이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엄마들은 자식을 보면 본능적으로 잔소리를 한다. 아이와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잔소리도 늘어나는 법. 아예 아이와 부딪히는 시간을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가 집에 있는 시간을 이용해 엄마들도 문화강좌를 듣거나 운동을 하는 등 자신만의 시간을 갖자. 물론 아이들도 하루 중 집을 비우는 시간이 있겠지만, 엄마가 집을 비워야 아이들도 부담을 덜 느낄 것이다. 캠프를 보내거나 할머니 댁에 보내는 등 며칠은 아예 자고 오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5. 봉사활동에 참여시켜라
요즘은 방학숙제에 봉사활동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형식적으로 때우고 확인 도장만 받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방학에는 아이에게 제대로 된 봉사활동의 기회를 제공하자. 동네 공원의 쓰레기 줍기 같은 작은 행동부터 고아원이나 양로원 등 시설 방문하기, 노인병원에서 심부름하기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좋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고, 지금 나의 생활이 얼마나 감사한지를 깨닫는 계기가 된다. 아이들을 인격적으로 성장시키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때 가족과 함께 할 것을 권한다. 아이의 자세도 달라지고 가족 간의 소통도 깊어진다.
6. 함께 운동하며 땀을 흘려라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한다. 에너지를 발산해야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것. 특히 남자 아이라면 더욱 그렇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도 기본적으로 몸이 건강해야 한다. 가족이 함께 일주일에 한두 번씩 산행을 하거나, 배드민턴 같은 간단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함께 하는 취미나 공동의 추억이 많을수록 엄마와 자식 간의 트러블이 줄어든다. 시력 검사나 치아 검진, 필요한 예방접종 등도 필수다. 아이가 비만인 경우 방학을 이용해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것도 필요하다.
7.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어라
많은 아빠들이 자녀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아직도 교육은 엄마의 몫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아이가 클수록 아빠와 멀어지는 것이 사실. 이번 여름방학에는 아빠와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신경 쓴다. 아침에 출근하는 아빠에게 꼭 인사를 하도록 하고, 초등학생 자녀라면 아빠의 직장 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 퇴근하고 돌아온 아빠를 위해 안마를 해주거나, 식사 후 함께 산책을 하는 것도 좋다. 특히 주말에는 엄마를 빼고 아빠와만 함께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엄마를 쉴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아빠와 가까워지는 좋은 기회가 된다.
8. 집 밖에서 하는 활동을 많이 하자
아무래도 집 안에서는 더 많이 부딪치게 된다. 가능한 한 아이를 데리고 집 밖으로, 야외로 나가는 일을 자주 만들자. 여행은 가장 좋은 공부다. 행선지와 여행 일정 등에 대해 같이 계획을 세우고 가족이 함께 떠나는 여행이야말로 아이들에게 살아 있는 학습이자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일정을 너무 빡빡하게 잡거나 아이들의 관심사와는 관계없는 교육적인 목적만으로 떠나는 여행은 피한다. 공룡이나 곤충 등 아이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호기심을 풀 수 있는 장소로 여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굳이 여행이 아니라 각종 전시회며 공연장, 운동경기장 등에 데리고 다니는 것도 좋다.
9. 친척집이나 친구 집에서 하룻밤 지내기
옛날에는 방학이 되면 할머니 댁이나 친척집을 순례하며 며칠씩 지내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친척들과 지내면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돌아올 수 있고, 또 아이들의 방학 기간을 보내며 지친 엄마들에게 휴가를 주는 기간이기도 했다. 도시 생활과 핵가족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은 그런 경험이 별로 없다. 부모와 떨어져 가까운 친척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사회성 발달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친한 친구 집에서 친구와 같이 잠을 자보는 것도 좋다. 미리 상대방 가족과 상의한 뒤 아이에게 남의 집에 방문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문 예절을 알려준다. 나중에 친구 부모에게 아이가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다음에는 그 친구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는 것도 좋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은 한창 또래 친구를 좋아할 때다. 잊을 수 없는 재미있는 경험인 동시에 형제가 많지 않은 아이들이 타인과 함께 생활하는 법을 배우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출처 - 우먼센스 http://womansense.ism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