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자녀를 최고로 키우기를 원하고 아빠는 아이가 최악의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키우기 원한다고....
그러고보니 맞는말인듯하네요
험한 세상의 든든한 디딤돌 '아빠의 사랑'
영화 <더 로드>를 통해 살펴본 부성애
[연재] 심리학자 아빠의 행복한 육아
|
소설을 영화화 한 <더 로드>의 한 장면. ⓒwww.theroad-movie.com |
소설을 영화화 한 <더 로드>의 배경은 더 이상 생명체가 살 수 없게 된 처참한 지구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표현보다는 살아남은 사람이 거의 없다는 표현이 적합할 정도로 끔찍한 상황이다. 그런데 위험은 끝나지 않았다. 이유 모를 화재가 끊임없이 발생한다. 바다도 죽었고, 산과 강, 들판도 죽었다. 먹을 수 있는 바퀴벌레나 곤충이라도 발견하면 그나마 다행. 그것마저도 찾을 수가 없어서 사람들은 서로를 잡아먹기도 한다. 도저히 인간의 삶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차라리 자살을 택한다.
한 가족이 있다. 멋진 남편과 아름다운 아내, 귀여운 아들. 그러나 이런 모습은 기억 속에나 남아 있는 과거일 뿐, 비참한 현실 속에서 가족은 괴로워한다. 이때 아내는 남편에게 동반자살을 제안한다. 하지만 남편은 그럴 수 없다면서 아이를 위해서라도 견디고 살아보자고 한다. 아내는 다른 사람들은 편하게 잘도 죽는데 왜 안 되냐면서 절규한다. 죽는 것보다 사는 것이 더 고통스러운 상황이다. 아내는 혼자서라도 죽겠다고 한다. 결국 남편이 더 이상 아내를 설득할 수 없게 된 어느 날 밤, 아내는 남편의 작별인사를 받으며 칠흑 같은 숲속으로 걸어갔다. 그러면서 남편에게 부탁한다. 아이와 함께 남쪽 바다로 가라고.
남편은 남쪽이라고 해도 별 다르지 않을 것을 알지만 이제 아빠로 남은 그는 아들과 함께 남쪽으로 떠난다. 누더기가 된 신발과 옷, 배낭을 걸치고 주린 배를 채우면서 길(The Road)을 걷는다. 죽을 위기를 수차례 겪기도 하고, 누군가가 지하창고에서 숨겨둔 깨끗한 음식을 마음껏 먹는 행운도 누린다. 서슴없이 식인을 하는 무리를 만나서 잡혀 먹힐 뻔도 하고, 강도에게 짐을 빼앗기기도 했다. 끊임없는 죽음의 위협 속에서 그들은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다. 아들이 공포에 사로잡힐 때마다 아빠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여기에 있단다(I’m right here).”
얼마나 멋진 말이고, 든든한 말인가! 아이가 전적으로 의지하는 아빠 역시 끊임없는 괴로움과 고통에 사로잡히지만, 아빠와 함께 하는 아들은 그렇지 않다. 아빠가 자신의 옆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편안함과 안도감을 느낀다. 그러나 아빠는 얼마 있지 않아 자신은 떠나고 아들만 홀로 남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아들에게 강해지라고 주문한다. 원래 친절하고 자상하지만, 아이에게 생존의 방법을 알려줄 때에는 무섭게 변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음을 안 이상, 아빠의 최선은 아들을 무섭게 훈련시키는 것이다.
누군가 그랬다. 엄마는 자녀를 최고로 키우기 원하지만, 아빠는 자녀가 최악의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키우기 원한다고. 맞는 말이다. 인류의 시작부터 생존의 경쟁에 직면한 남자들은 자녀를 강하게 키우기를 원했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빠가 항상 엄하기만 할 때 아이는 마음에 큰 상처를 입는다. 아빠는 단지 겉으로 표현하지 않을 뿐 자녀를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사실을 아이가 어떻게 알겠는가? 아빠는 보다 적극적으로 아이에게 사랑을 표현할 필요가 있다. 안아주고 뽀뽀를 하고 쓰다듬어 주면서 사랑한다고, 내가 널 위해 여기 있다고 말해야 한다. 어색하고 쑥스럽더라도 표현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아이가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확실히 가르쳐야 한다. 평소에 사랑을 충분히 표현했던 아빠가 화를 낼 경우 아이는 상처받지 않는다. 오히려 아빠의 의도와 말에 집중하고 정말 중요한 것이라고 깨닫게 된다.
영화에서 아빠가 아들에게 입 맞추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세상에서 의지할 사람이라곤 서로밖에 없는 그곳에서 둘의 모습은 보는 이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아빠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은 아들, 그리고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배운 아들. 둘만의 여행은 그토록 원했던 남쪽 바다에 도착했을 때 끝나버린다. 병에 걸린 아빠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제야 아들은 왜 아빠가 자신에게 왜 그토록 모질게 대하면서 생존의 방법을 가르쳐 주었는지 알게 되었다. 아빠는 아들이 세상을 향해 나갈 수 있도록 디딤돌이 되었던 것이다. 아들은 아빠의 시신과 멈추지 않는 눈물을 뒤로 하고 길을 떠난다. 아빠의 사랑과 가르침, 아빠의 디딤돌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말이다.
첫댓글 그래도 애는 좋은 가족을 만나니 ...
부성애 절절한 영화겠네요. 슬픈 엔딩은 ㅜㅠ
세번 보고도..또 보고싶은 영화..
어쩌면..우리세상에 일어날수도 있다는..
이 영화 보고 한참을 생각나더라고요.. 시간이 지나 다시 봤을땐 오히려 보기 힘들어지는 불편함속에서도 결말을 알기에 끝까지 봤네요.. 잊고 있다 한번씩 케이블에서 나오면 다시 보게 되는 영화네요..
나약해지기보다는 끝까지 지켜주고 살아가는법을 가르쳐주는게 더 맞는말인듯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