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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제주교구(교구장 문창우 비오 주교)는 12일 오후 7시30분 중앙주교좌성당에서 ‘윤석열 탄핵과 대한민국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를 거행했다. (사진=조수진 기자)
천주교 제주교구(교구장 문창우 비오 주교)는 12일 오후 7시30분 중앙주교좌성당에서 ‘윤석열 탄핵과 대한민국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를 거행했다.
이날 미사에는 제주교구 소속 사제 40여명과 신자 300여명 등이 ‘윤석열을 탄핵하라’, ‘윤석열 즉각체포’라고 적힌 손피켓을 가지고 참석했다.
문창우 주교는 미사를 시작하며 “우리 국민이 맞이한 아픔과 상처가 크다. 우리가 나가야 할 길이 어딘인가를 외치게 된다. 오늘은 12·12 군사쿠데타 날과 겹치면서 우리 앞에 놓인 크나큰 위기와 급박한 상황들 속에서 또다시 어두운 밤을 맞이할 것인가 하는 기로에 서있다”며 “대통령이 책임감 있는 선택을, 참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우리 마음과 힘을 다해서 미사를 봉헌한다”고 말했다.
천주교 제주교구(교구장 문창우 비오 주교)는 12일 오후 7시30분 중앙주교좌성당에서 ‘윤석열 탄핵과 대한민국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를 거행했다. (사진=조수진 기자)
이날 강론을 맡은 임문철 시몬 신부는 “예전 군부독재 시절 시국기도회를 한다고 하면 전경들이 몇 개월을 둘러쌌다. 신자들은 ‘신부님 또 끌려가는 것 아닌가’하고 걱정했다. 하지만 오늘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 군인들을 믿기 때문이고 설사 그러는 군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앞에 시민들이 막아설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며 “시민들이 무너진다고 해도 앞에 주교님이, 그 뒤에 우리 사제단이, 그 뒤에 수녀님들이, 그 뒤에 여러분들이 함께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오늘은 두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천주교 제주교구(교구장 문창우 비오 주교)는 12일 오후 7시30분 중앙주교좌성당에서 ‘윤석열 탄핵과 대한민국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를 거행했다. 임문철 시몬 신부가 강론을 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이어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년부터 1965년까지 로마에서 열린 천주교회의 공식회의)는 평신도를 들어높여 ‘사도’라 부르며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는 사명을 부여했다. 빛은 자신을 위해 존재하지 않고 어둠을 밝히기 위해 존재한다. 소금은 자신을 위해 존재하지 않고 썩는 것을 막기 위해 존재한다. 이렇듯 교회도 교회 자신을 위해 존재하지 않고 어두운 이 세상, 죄에 물든 이 세상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가 야전병원이 돼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허름하게 지어진 텐트 안에 피와 고름에 찌든 붕대가 쌓여있고 고함소리가 들리는 그런 야전병원의 모습이 우리 교회의 참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씀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분들은 ‘정치는 정치인에게, 과학은 과학자에게, 종교는 종교인에게 맡겨라. 그러니 너희는 종교나 신경 쓰라’고 말한다”며 “그러나 교회가 세상을 무시하고 교회가 세상을 회피할 때 교회는 더 이상 존재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주교 제주교구(교구장 문창우 비오 주교)는 12일 오후 7시30분 중앙주교좌성당에서 ‘윤석열 탄핵과 대한민국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를 거행했다. (사진=조수진 기자)
아울러 “젊은이들에게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게 하지 않도록, 북한에 무인기를 보내서 전쟁 위기를 조작하는 세력이 득세하는 일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 다시는 이런 시국미사가 열리지 않도록, 다시는 우리 신부님들이 강론대에서 이 세상에 대해, 윤석열에 대해 얘기하는 일이 없는, 사랑과 정의와 평화가 다스리는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하는 일꾼이 되어달라”고 호소했다.
신자들은 “불법적인 계엄 선포로 혼란에 빠진 이 나라에서 어둠의 세력을 몰아내고 정의가 실현되기를 바라는 모든 이에게 힘을 줘 기쁨과 평화가 넘치게 해달라”는 기도를 하기도 했다.
미사가 끝나고 양용석 바오로 신부는 지난 4일 전국 각 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공동으로 성명을 낸 ‘제2의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우리의 입장’을 낭독했다.
천주교 제주교구(교구장 문창우 비오 주교)는 12일 오후 7시30분 중앙주교좌성당에서 ‘윤석열 탄핵과 대한민국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를 거행했다. 양용석 바오로 신부가 전국 각 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공동발표한 '제2의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우리의 입장'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여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한 이 입장문은 “국회는 대통령 탄핵을 조속히 진행시켜 줄 것을, 헌법재판소는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심판해 줄 것을 요청한다”며 “한밤의 기습적인 비상계엄 선포는 국민들의 평안한 잠만 빼앗아 간 것이 아니다. 합리적인 판단과 국정 운영을 해나가리라는 믿음마저 빼앗아 가버린 행위”라고 밝히고 있다.
이어 “이제 우리에게는 일련의 (사과와 퇴진)과정을 기다릴 여유가 없어졌다. 또 한 번의 비상계엄을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계획과 즉흥성이 국가 최고 통수권자에게 있어서는 안 된다. 이제는 대통령이 아닌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고, 국가의 주체임을 보여줘야 할 때”라며 “이 여정에 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천주교 제주교구(교구장 문창우 비오 주교)는 12일 오후 7시30분 중앙주교좌성당에서 ‘윤석열 탄핵과 대한민국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를 거행했다. (사진=조수진 기자)
천주교 제주교구(교구장 문창우 비오 주교)는 12일 오후 7시30분 중앙주교좌성당에서 ‘윤석열 탄핵과 대한민국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를 거행했다. (사진=조수진 기자)
천주교 제주교구(교구장 문창우 비오 주교)는 12일 오후 7시30분 중앙주교좌성당에서 ‘윤석열 탄핵과 대한민국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를 거행했다. (사진=조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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