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이등박문 저격 100 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09년에 초연된 창작 뮤지컬이디. 올해로 15주년이 되는 명작중의 명작이다. 대작 영웅을 보기 전에 나는 김훈의 다큐에 가까운 장편 소설 '하얼빈'을 탐독하고 갔다. 창작 뮤지컬은 김훈의 소설과 어떻게 다르게 펼쳐질까가 내게는 매우 궁금했기 때문이다. .
무대 아래 오케스트라의 장엄한 음악이 연주되고 막이 오르면 안중근 의사의 우렁차고 비장한 목소리가 일이삼층에 꽉찬 관객의 심장을 멎게 한다. 이윽고 11명의 단지회 동지들과 같이 결의에 찬 노래를 부르고 자작나무 숲으로 달려가 왼손 약지 한 마디를 자르고 그 피로 사괘 대신 대한 독립이라고 붉게 쓴 태극기를 휘날리며 '단지동맹가'의 합창속에 역동적이고 감동적인 뮤지컬 '영웅'이 시작된다.
만주 벌판처럼 광활한 무대와 오케스트라의 생음악 연주와 46명 출연진들의 혼신 연기와 남성들의 우렁찬 목소리. 그리고 실감나게 바뀌는 무대배경에 빠져들다 보니 어느덧 75분이 흘러 인터밋션 시간이 됬다. 연극을 많이 봤어도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는 것 처음 겪었다.
1부가 대체로 이토를 제거하기 위한 준비였다면 2부는 이토를 저격하고 난 후 안의사의 삶에 촛점을 두었다. 안의사는 세 방의 총알로 이토를 저격하고 대한만세를 외치고 러시아 헌병에게 잡힌다. 훗날 안의사를 취조하던 검사가 왜 도망가지 않았냐고 하니 잘못한게 없기에 도망갈 이유가 없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법정에서 내가 이토를 죽인 15가지 이유를 노래로 부른다. 제목은 '누가 죄인인가' 이다.1 민비시해 주동 2을사늑약 체결 3 정미늑약 체결 4 조선황제 폐위 5 대한 군대 강제 해산 6 양민 대량 학살 7 국권찬탈 8 대한 교과서를 불태우고 교육 방해 유학 금지 9 한국 신문사 강제 철폐 구독금지 10 토지와 산림과 광산 약탈 11일본은행권 화폐 강제 사용 12 러일 중일 전쟁으로 동양평화 교란 13 한국에 불리한 정치유도 14 대한이 일본의 보호를 원하다고 거짓 선전 15 일본황제와 세계에 한국은 평화롭다고 거짓 선전. 이러한 죄들을 다 강변하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안의사는 결국 사형 판결을 받는다.
안의사는 뤼순 감옥에서 남은 생을 정리한다. 안응칠전( 안중근의 본명) 과 동양평화론을 집필한다. 사형일 다가오자 안의사의 인격에 감동한 간수에게 글을 써준다. '위국헌신 군인본분' 나라를 위하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다. 김훈의 소설에는 다르게 나온다. '약육강식 풍진시대'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니 바람잘 날 없구나. 사형일에 어머니가 주신 흰 수의를 입고 마지막 노래를 부른다.'장부가' 노래가 끝나고 목에 밧줄이 걸려지며 영웅의 생은 끝이난다.
장부의 길을 맹세했는데 왜 이리 두려울까
하늘에 맹세한 장부의 큰 뜻
장부가 세상에 태어나
큰 뜻을 품었으니
죽어도 그 뜻 잊지 말자
하늘에 대고 맹세해 본다.
하늘이시여 도와 주소서
우리 뜻 이루도록 장부의 뜻 이루도록.....
소설 '하얼빈' 과 약간의 내용이 다르지만 안의사의 영웅적인 삶을 조명하는데 걸림은 되지 않았다.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 라는 속담이 영웅을 보니 더욱 더 명언임을 알게해 준다. 돈과 권력과 탐욕에 쩔어 양심을 버리고 진실에 눈감는 이 시대에 자신의 이름만이 가장 소중하고 영원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교훈적이고 감동적인 뮤지컬 '영웅'을 적극 추천합니다.
첫댓글 몬드님~!!
후기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좋은 공연 올려 주심에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