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그래는 몇몇 인터들과 함께 회사 생활을 시작한다. 2개월 후 인턴사원 PT 시험을 통과하면 정사원이 된다. PT는 두 명이 짝을 이루는 팀별 PT와 혼자서 하는 개별PT가 있다. 어느 경우든지 그 사람의 역량과 화합능력, 위기관리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장그래는 여러 인턴들로부터 같이 팀을 이루자는 제안을 받는다. 장그래는 그 이유를 처음엔 몰랐는데 나중에 그 이유를 알게 된다. 남들보다 우수한 성적으로 PT시험을 통과할 것이 아니라면, 팀원의 무능력으로 자신을 돋보이려는 계산이 있었던 것이다.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의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남의 도움을 받거나, 남을 밟고 올라가야 한다. 장그래는 다시 한번 사회의 냉혹함과 치열함을 접한다. 그리고 자신만의 장점을 찾아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PT를 준비한다.
회사에서 장그래는 속정 깊고 남 사정 봐주다 제 일 못하는, 선하기만 한 박대리를 만난다. 박대리는 자신의 그런 성격 때문에 업무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사표를 내려할 때, 장그래를 만나면서 용기를 얻는다. 박대리는 장그래를 데리고 거래처에 갔다가 난처한 상황에 부딪친다. 거래처는 박대리를 무시하고, 또 박대리를 상대로 꼼수를 부린다. 이때 장그래가 나서서 박대리의 체면을 살린다. 꼼수를 정수로 받은 것이다. 거래처 직원들은 당황한다. 제 꾀에 넘어간 것이다.
판이 안 좋을 때 위험을 감수하고 두는 한 수. 국면 전환을 꾀하는 그 한 수를 바둑에서는 묘수 또는 꼼수라 부른다. 따라서 묘수가 빛나는 바둑이란 그동안 불리한 바둑이었다는 반증이다. 묘수 혹은 꼼수는, 정수로 받습니다. - 46p. ~ 53p.
박대리와 거래처의 문제는 회사에서 나서서 처리하게 되었다. 장그래는 박대리가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 좋을 지 생각하고 그 의견을 박대리에게 전한다. 그러나 박대리는 장그래의 예상과는 달리 자신만의 방식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자신의 우유부단한 성격, 남들 사정 봐주는 성격, 자기가 조금 더 손해 보려는 성격을 부정하지 않고 박대리는 정면으로 문제에 맞선다.
장그래는 그 일로 ‘모두 똑같은 바둑을 두지 않는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자기만의 바둑이 있고, 자기만의 능력이 있고, 자기만의 방식이 있다. 장그래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무난히 PT를 치른다.
명분과 실리, 어느 것을 먼저 취할 것인가. 둘 중 어느 것을 버릴 것인가. 어떻게 명분과 실리, 둘의 균형을 맞출 것인가. 바둑은 한 수 한 수 명분과 실리를 두고 고민하는 것이다. 사회생활도 명분과 실리 앞에서 같은 고민을 한다. 그리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돌을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