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가 뭐(?)해 왠지 남들 다 하는 건 그다지 하고 싶지 않은 것 중에 영화 보기도 있다.
남들 다 봤다는 보헤미안 렙소디도 한 달 전 즈음엔가 마눌님 등쌀에 마지못해 도살장 소 끌려가듯 봤다. 아, 물론 영화관을 나서며 진작에 볼 걸 싶기도 했기에 내 돈 주고 본 영화였지만 고마워하는 낌새는 물론 침에 발린 고맙다는 말 한마디 못 듣고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공짜로 본 마눌님께 덕분에 잘 봤다는 소릴 할 수밖에 없었던 이상한 관계가 되고 말았다.
그다지 바쁘게 산 것도 아닌데도 그렇게 지난 1년간 본 영화관의 영화는 그것뿐이었다. 물론 턱없이 비싼 영화 관람료 때문이었겠냐마는.... 텔레비전의 공짜 영화도 숱하건만 어제 밤에 본 것 하나랑 지난 1년간 본 영화가 둘이 전부인 것 같다.
엊저녁 뉴스를 보고 나는 자연인이다 재방송이라도 어디 하는데 없나 싶어 체널을 돌리다 <대부II>를 낚았다. 실은 내가 낚인 셈이었다. 아주 오래 전에 전편은 본 것 같은데, 후편도 있었나 싶어 체널을 고정하고 (마눌님 심기 고려해 도둑고양이처럼 조용히) 보기 시작했는데, 이게 웬걸 영화 하나를 4개로 나눠 보여주다 보니 그 지루한 중간광고를 세 번이나 인내하며 영화를 봤더니 평소 잠자리에 들던 시간보다 3시간 이상 늦게 자 밤새 잠자리가 뒤숭숭했다. 딱히 출근해야 할 의무라곤 없다보니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늘어질까 싶다가도 출근하는 마눌님 눈치도 있고 무엇보다 내 자신의 배꼽시계에 벌떡 일어났으니....
오늘도 괜한 소리부터 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어제 산책하며 만난 녀석입니다.
제가 사는 지역에선 이제 꽃들이 제법입니다. 양지바른 화단의 목련이 하얀 손목아지를 내밀기 시작했으며 노랑색 산수유, 그리고 산 너머 남촌의 매실밭도 온통 만개했습니다.
한데 우리가 필요해 가꾼 그런 것들보다 산비탈에 한둘 피어 있는 이게 더 반가운 건 저만은 아닐 듯 싶군요.
참, 꽃이름 말입니다. 이름모를, 이름없는 꽃이 어디 있냐는 핀잔 받기 딱 좋은데, 어제도 마눌님이 폰으로 찍어 정확한 이름을 알려줬었는데, 밤잠을 못자 그런지 통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트레킹하며 이꽃저꽃 이런저런 야생화 이름들을 꿰고 있던 분들이 그때는 그토록 부러웠는데, 도통 그런 공부에는 취미가 없으니..... 여하튼 이름모를 꽃이 어디 있으랴, 아시는 분 좀 알켜주세요. ㅎㅎ
첫댓글 검색해보니 '노루귀' 일 확률이 99%라네요. 흰색도 있구요. 꽃말은 '인내'
오늘도 인내심 가지고 하루 버티겠습니다.ㅎ
아... 역시, 검색의 달인 신세대분이라 다릅니다. 예, 노루귀였나 싶습니다. 어제 마눌님 검색에서도 처음엔 앵초인가 싶다하더니 흰꽃술을 보고 노루귀라 한 것 같습니다. 꽃말이 참 좋습니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
어디서 이렇게 이쁜 노루귀를 많이 보셨을까요?
이번 토요일에 가 보게 장소 좀 알려 주세용 ㅎㅎ 정말 예뻐유...
예, 환영합니다. 아마 작년봄에 가보셨다는 욱수골에서 멀지 않은데서 봤습니다. 일정 잘 잡으시면 가산 쪽도 가보도록 하시죠. 복수초 보러 말입니다. 그쪽은 매주 가도 좋기에...ㅎㅎ
봄꽃중 일찍 예쁘게 피는 꽃중에 한종류인것 같습니다.
지산동에서 용지봉가는 길에도 예전에 많이 보았어요.
마나님이 야생화에 빠져 10년여 귀가 따갑도록
설명을 듣다보니 몇가지는 알고있죠.
저도 월요일에 대부1편을 보았는데.
좋았습니다.
용지봉 가는 길에도 노루귀가 있군요. 기회되면 찾아보겠습니다.
야생화 공부는 아무리해도 지나치지 않을텐데 그게 잘 되지 않습니다. 울 마나님도 야생화 박사면 귀동냥이라도 할텐데 도무지 그쪽으론 맹하니...ㅎㅎ
통 기억이 나지 않기에 더 대부1편도 찾아봐야겠습니다. 책뿐 아니라 영화도 고전이 좋겠죠. 1,2편 중 어느 게 나을지 비교해는 재미도 있겠습니다.
오 완전 득탬하셨네요
우리동네도 노루귀가 있었군요 ㅎㅎㅎ
내일 욱수골 한바리 해야겄습니다~~~~♡♡♡
위 노루귀는 청계사 쪽에서 본 겁니다. 욱수골쪽엔 더 많다 하더군요. 즐감하세요.
눈이부시게 예쁜핑크색 노루귀가 모여있네요
대장님덕분에 방안에 앉아서 봄놀이하며 눈호강 자~알 했습니다
이 좋은 날에 방콕만 하시기엔.....ㅎㅎ
오히려 창밖풍경 공짜로 할 수 있는 전원생활하시면 발밑의 꽃들엔 눈이 가지 않겠죠.
아, 중부지방엔 아직 꽃소식이 늦나 봅니다.
@허긍열 가을이 남겨준 낙엽속에 숨어있다가 대장님이 지나실때 쏘~옥 고개를 내밀고 누굴까? 호기심 가득찬 모습을한 샛노랑 민들레와 핑크빛노루귀를 마주칠때 수줍어하실 대장님모습이 ......
활짝 꽃망울을 터트리기전 모습이 잔털이 많은 노루귀모양인가.....ㅎ 암튼 모양도 이름도 정감있고 예쁘네요~~
그러게요. 간혹 듣기 민망한 꽃이름들이 있지만 대체로 이쁜 이름들이라 이름만으로도 듣기좋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