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사랑-소통-관계
예수님은 3년간 12제자를 거느렸습니다. 그중 가룟 사람 유다는 배신했습니다. 제자가 11명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11명의 제자마저 예수님이 로마 군인들에게 포박되어 끌려갈 때 뿔뿔이 도망을 치고 말았습니다. 지난 3년간의 공생애를 비롯하여 제자와의 연대는 무위로 돌아가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 ‘사망’은 기를 펼 수 없습니다. 사망은 패배합니다. 십자가에 못 박힌 주님은 장사한 지 사흘 만에 부활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과 제자들과의 관계는 선뜻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3년간 주님을 따르면서 주님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겠노라고 호언장담했던 기백이 모두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스승이 붙잡혀가는 현장에서 제자들은 한없이 나약한 인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들의 배신으로 인한 상처는 좀처럼 아물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 사이 소통은 회생불능으로 보이고 관계는 다시 복원할 수 없는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예수님과 제자 사이 모든 신뢰와 소통이 무너진 현실에서 관계 회복은 요원해 보였지만 부활하신 주님이 제자들을 향한 용서와 사랑으로 다가갔습니다. 제자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찾아가서 자기의 부활을 입증하고 제자들의 평강을 기도했습니다. ‘믿음’의 진수는 확인하고 믿는 것이 아니라 보지 않고 믿는 믿음이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그럼에도 제자들은 자기들의 수치가 덜 치유되었던지 다시 갈릴리 바다로 고기 잡으러 갔습니다.
예수님은 그곳까지 찾아가십니다. 주님의 이 발길은 십자가 사건으로 어긋난 사제 간의 소통과 관계복원을 위한 유일한 방책이었습니다. 배신하고 도망쳤던 제자들 편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자기들의 잘못이 워낙 크기 때문에 마음 밑바닥에 스승을 향한 애정은 고스란히 남아있기는 하지만 감히 주님 앞에 설 수조차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십자가 이전의 사제관계로의 복원을 위한 열쇠는 오직 예수님에게만 있습니다.
용서할 수 있는 분은 배신을 당한 예수이시고, 소통과 관계 복원을 하실 수 있는 분도 버려졌던 스승 예수입니다. 예수님은 이를 아시고 차마 고개조차 들지 못하는 제자들에게 거듭 다가가십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수석제자 베드로에게 질문합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똑같은 질문을 세번 거푸 하시면서 예수님은 제자들과의 소통 그리고 관계를 완벽하게 다시 회복시키십니다. 베드로는 세 번의 질문에 모두 “나는 주님을 사랑합니다.”라고 대답합니다. 대답과 함께 주님 앞에서 저지른 자기의 죄악은 양털같이 희어집니다. 주님은 자기를 사랑한다고 대답하는 베드로에게 세 번에 걸쳐서 “내 양을 먹이라” 하심으로써 베드로에게 사명을 주십니다. 베드로는 자기를 완벽하게 알아주시는 주님을 위하여 생명까지 내어 놓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