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11월의 희망은 햇살에 있음을 이 시는 알려주고 있다. 시의 배경이 되는 서울역은 소소하거나 일상적인 것들로 가득하다. 가볍게 지나쳐도 될 순간들이 모두 소중해지는 경험을 잔잔히 그려내고 있으면서 희망의 색다른 찬가를 들려주고 있다. 태양의 빛이 드는 현상을 에스컬레이터의 기울기로 부서지고 있다니! 모두는 모두에게서 노란 믹스 커피 알갱이로 녹아내리고 있다니! 기차는 테이크아웃 컵의 기분으로 출발하고 있다니! 기차는 두부같은 희망을 실은 것인가? 이때 두부는 왜 두부일까? 한참을 고민하게 하는데, 11월이 되기까지의 어떤 자신으로부터의 속죄의식이 신선하고 차분한 향기로 물컹하게 옮겨타고 있음은 아닐까. 희망의 기분을 한껏 더 배가시키려는 시인의 의도된 의지로도 보인다. 1월인 지금이 11월인들 우리가 꿈꾸는 희망은 별반 다르지 않음이여!-박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