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텐블로 궁전, 궁전 정원에서 바라보았다
▶ 2012년 7월 29일(일), 흐림
- 프랑스, 퐁텐블로(Fontainbleau), 바르비종(Barbizon)
오늘은 파리에서 60㎞ 정도 떨어진 퐁텐블로다. 낭시에서는 352㎞나 된다.
일요일 아침 도로는 한산하다. 대평원에 가르마로 난 도로다. 저 지평선 끝은 어떠할까? 가보면
또 지평선이다. 노란 들판은 해바라기 밭. 소피아 로렌이 주연한 영화 ‘해바라기’를 생각나게 한
다. 광활한 초지. 이곳 소들은 그야말로 상팔자다. 어슬렁거리며 먹고 아무데나 퍼질러 자는 것
이 일이다.
퐁텐블로는 고속도로 50㎞ 전부터 교통표지로 안내한다. 퐁텐블로는 조그만 마을이다. 그나마
좁은 도로 양쪽에는 퐁텐블로 궁전을 보러온 관광객들의 승용차와 대형버스가 빼꼭하니 들어
차 아슬아슬한 곡예 운전으로 지난다. 그러다보니 주차하여야 할 지하주차장을 지나쳐 멀리 오
벨리스크가 있는 로터리까지 가서 유턴한다.
거리 모퉁이 돌면 담벼락 대신 두른 쇠창살 사이와 그 너머로 보이는 너른 광장과 삼면의 단정
하고도 웅장한 궁전의 건물이 일시 숨 멎게 한다. 퐁텐블로 궁전은 나폴레옹 1세가 특히 좋아했
던 곳이다. 그가 엘바 섬으로 유배가기 전에 이곳에서 머물렀다고 한다. 여기서 엘바 섬으로 잡
혀간 것이다.
퐁텐블로 궁전은 우선 해설사가 없어서 좋다. 워낙 넓고 둘러볼 데가 많을뿐더러 밀려드는 관
광객을 감당할 수가 없어서이리라. 동선 따라 걷는 걸음으로 보다가 눈이 번쩍 뜨이는 데에서
는 병기한 영어 표지를 얼른 들여다본다. 프랑수아 1세의 갤러리, 무도의 방(Salle de Bal), 황제
의 방, 황후의 방, 거실, 다이애나의 갤러리, 교회당, 초상화, 태피스트리, 천정화, 여러 문양의
접시, 조각상 …. 나중에는 표지판 들여다보기도 귀찮다. 카메라 감도 높여 막 찍어둔다.
궁전 뒤편에 있는 정원을 구경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넓어 그저 바라만 본다. 이 정원은
베르사이유 궁전을 설계한, 서양조경사에 그 이름이 빛나는 르 노트르(1613~1700, Le Nôtre)의
17세기 작품이다.
유럽에 있는 전형적인 프랑스식 정원으로 규모가 가장 크며, 해마다 여름이면 45,000여종의 식
물이 꽃을 피운다고 한다. 정원 한가운데 못만 해도 길이가 1,200m. 우리나라 미사리 경정장 만
한 크기다. 궁전과 정원을 대충 둘러보는데 꼬박 두 시간이 걸린다. 궁 밖으로 나서니 복닥거리
는 시내가 초라해 보인다.
1. 퐁텐블로 가는 길
2. 퐁텐블로 가는 길, 수확 마친 밀밭
3. 퐁텐블로 가는 길, 노란 것은 해바라기 밭
4. 퐁텐블로 궁 정문
5. 퐁텐블로 궁 앞
6. 퐁텐블로 궁 북쪽
7. 나폴레옹 3세와 황후
8. 나폴레옹 1세
9. 퐁텐블로 궁에서
10. 나폴레옹 3세
11. 나폴레옹 3세 황후
12. 퐁텐블로 궁에서
13. 퐁텐블로 궁에서
14. 퐁텐블로 궁에서
바르비종은 퐁텐블로에서 서쪽으로 12㎞ 떨어진 옆 동네로 가깝다.
관광안내소에 들어가자 나이든 여자 안내원이 반갑게 맞이하고 지도 가리키며 들릴 만한 곳을
설명해준다. 간의 집(Auberge de Pere Ganne), 루소(Rousseau, 1829~1919))의 박물관, 밀레
(Millet, 1814~1875)의 아틀리에, 그리고 화랑가.
리플릿의 내용이다.
“자연을 집에 들이다!
여러분은 바르비종과 거기서 가까운 퐁텐블로에 대하여 들어본 적이 있는가?
지난날 바르비종은 나무꾼들만 사는 아주 작은 마을이었다. 어느 날 코로(Corot, 1796~1875)와
루소, 밀레, 디아즈(Diaz, 1807~1876)가 왔다. 그 이후로 바르비종은 1830년과 1870년 사이 근
대 화단의 개혁의 현장이 되었다.
그들을 색채주의자, 풍경화가라고 부른다. 그들이 걸어서 샤이(Chailly)에서 바르비종으로 왔을
때 간 부부는 그들을 맞이하여 그들이 묵고 지낼 숙소를 마련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서로의 만
남도 주선하였다. 화가들은 이 마을의 모든 것을 사랑하였다. 움트는 새싹, 큰 나무의 그늘진 곳
에서 어두운 색감, 먹구름과 폭풍우, 계절 따라 또는 매일 변하는 자연을 사랑했다.
여러분 뒤의 이젤에 놓인 그림은 그들이 연구하고 걸었던 평원이거나 숲으로 놀라운 자연이 바
로 이 집에 있는 것이다. (…)”
“La nature est chez elle!"
해석이 쉽지 않다. 병기한 영어는 “When nature is at home!"이다.
영어를 그대로 옮겨서 ‘자연이 집에 있을 때’ 혹은 ‘자연이 집안에 있을 때’는 너무 밋밋하다.
‘자연이 우리 곁에 있을 때’는 약간 생뚱맞다. 원문에 충실하여 자연이 집안에 있다’ 또는 ‘자연
을 집에 들이다’가 좋을 듯 듯하다.
당시의 명화를 모자이크로 그려놓은 담벼락을 따라 찾아간 루소의 박물관은 대체 무엇을 하는
곳이지 모르겠다. 마당 한편에 고풍스런 그림을 팔고 있을 뿐.
밀레의 아틀리에는 그가 살았던 그대로다. 낡았다. 아내만 우리 대표로 들어가 보았다. 밀레의
이력을 적은 한글 책자가 있기에 얻어갈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밀레 아틀리에의 인터넷 사이
트를 알려주더란다. "www.atelier-millet.fr"
밀레를 맞이한 간 부부는 부유했었나 보다. 그의 집은 제법 번듯하다. 밀레 일행이 묵었던 방,
화실, 이제는 후진들의 작품과 그들의 작업장을 둘러본다. 여기가 바르비종파 화단의 본산이었
다. 정작 추앙받아야 할 사람은 밀레나 루소, 코로, 디아즈라기 보다는 간이 아닐까?
밀레의 ‘만종’과 ‘이삭줍기’ 그 현장을 차창 밖으로 바라본다.
당시 프랑스도 살기가 참 팍팍하였나 보다. 저 너른 밀밭에서 이삭을 줍다니!
15. 퐁텐블로 궁에서, 태피스트리
16. 퐁텐블로 궁
17. 퐁텐블로 궁에서, 방의 벽 부조
18. 퐁텐블로 궁
19. 퐁텐블로 궁 예배실
20. 퐁텐블로 궁
21. 퐁텐블로 궁
22. 바르비종 마을의 담벼락에 그린 밀레의 이삭줍기
23. 바르비종 마을의 밀레 아틀리에
24. 바르비종 마을의 루소 박물관
25. 간의 집에서, 루소의 그림
26. 간의 집에서, 리카드
27. 간의 집에서, 레이몬드 브라스캐사 그림
28. 간의 집 화첩에서
첫댓글 드류형님 연재 기행문 잘 보고있습니다. 제가 불문학을 전공한 이유때문인지 프랑스편은 더욱 애착이 가네요 ^^* 본문에 "La nature est shez elle!" 은 직역하자면 "자연이 그 집에 있다" 라는 단순한 문장 즉, "그 집에 아름다운 자연이 모두 담겨있다" 라는 의미인데 영문병기가 "When nature is at home!" 으로 엉성하게 되있어 헷갈리시게 해 놨네요. 책 발간하실때에는 이 점 참조하시면 좋겠네요. ㅎㅎ
짜임새.... 국문학 아니었냐? 불문학이었냐? 나는 일문학이여....ㅎㅎㅎ
자연이 그 집에 있다... 좋네.... 멋지다.... 시젠가 소노 우찌니 아루네....
역시 예술의 나라.... 멋집니다. 형님.... 감상문 볼때마다 매번 감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