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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장. 대마법사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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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소개]
아크 발렌티어 : 1학년 제 2클래스. 자칭 대마법사. 제대로 할 줄 아는 마법이 하나도 없으나, 정령과 교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물의 정령 라냐를 만나 그녀의 힘으로 대마법사 행세를 톡톡히 하고 있는 중. 반과 카레스와의 잇단 대결로 진실이 드러날 위기에 처하자, 요즘은 잠자코 있다.
세릭 하원드 : 1학년 제 2클래스. 하원드 상단을 이끌고 있는 보던의 딸이다. 무시무시한 소녀. 아크를 패는 게 그녀의 취미이자 일상이다. 근래 들어 전혀 출연이 없는데, 군대를 갔다는 소문이…(퍽)
데미안 브롤라인 : 1학년 제 2클래스. 과묵한 소년. 어머니의 죽음과 관련하여 카르벤스 가문에 굉장히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최근 긴 방황생활을 청산하고 다시 마법 공부를 시작하는 중이다. 얼마 전 류첼과의 오랜 악연을 정리했다.
론 티어 : 1학년 제 2클래스. 말 많고 입 싼 소년. 반의 친구다. 제나스가 좋아한다는(억특으로만) 반을 도와준답시고 나서고 있지만 도리어 자신의 감정만 한 쪽으로 쏠리고 있는 듯하다.
반 트라이거 : 1학년 제 2클래스. 학교 측의 실수로 입학 성적 2등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들어오지 못하다가 뒤늦게 학교에 들어오게 된다. 마법 쫌 하는 소년. 론의 고향 친구다.
제나스 파시올러스 : 1학년 제 2클래스. 이멘제르 시내의 술집 [배드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현재 세릭의 오해로 반을 좋아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져있는 상태.
류첼 D. 카르벤스 : 1학년 제 1클래스. 현재 1학년 중에 최고의 마법 실력을 가지고 있다. 마법에 대한 애착만큼 실력 없는 자들을 무척이나 싫어한다. 아버지 휘겐자의 반대를 무릅쓰고 마법 학교에 들어왔지만, 그가 이멘제르에 돌아옴으로서 그를 볼 일도 더 이상 없을 것 같다.
퓨즈 폰넬, 미리스 밀린, 뎃츠 카뮤드, 카레스 레브넌트 : 1학년 제 1클래스 아이들. -_-;;;
[지난 줄거리]
론은 기껏 제나스와 약속을 잡아놓지만, 반이 나오지 않는 바람에 론이 계획한 첫 번째 데이트는 자신에게 돌아가고 말았다.
데미안은 아크에게 류첼과의 마지막 대결을 제안하고, 드디어 휘겐자 카르벤스가 이멘제르에 나타나는 날이 밝았다! 과연 류첼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 (어떻게 되긴, 벌써 몇 화전부터 퇴장시켜버린다고 다 말해놓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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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0화. 아크 vs 류첼, 그 세기의 대결!
이멘제르의 0번 거리. 전체적으로 서민적인 느낌이 강한 이멘제르의 다른 거리와는 달리, 0번 거리는 크고 반듯하게 닦여진 도로, 끝에서 끝까지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 대저택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이멘제르에 텃새를 가지고 있는 귀족들의 거리인 셈이지요. 이 0번 거리는 이멘제르 성곽 안에 또다시 성곽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뭐, 여기가 이멘제르의 중심이다 - 라는 걸 알리고 싶은 그네들의 행동일 테죠.
정면으로 이멘제르 시의회 건물이 보이는 흰 도로 위로 네 필의 말이 끄는 마차가 유유히 나타납니다. 그 마차는 백색대로를 중심으로 늘어서 있는 저택들 중에서도 가장 크고 화려한 저택 앞에 멈춰섭니다. 키 높이의 두 배는 더 되며 마치 창이 솟아올라있는 듯한 쇠창살 문 앞에는 저택 안의 모든 사람들이 나와 줄지어 서 있네요. 그 중 한 사내가 앞으로 나와 마차를 맞이합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검은 머리칼, 반듯하지만 어딘가 비뚤어진 듯한 얼굴, 그리고 흰 사자의 문양이 새겨진 의례용 붉은 갑옷을 입고 허리에는 긴 칼을 걸어 차고 있는 그는 예전에도 잠깐 소개 드린 적이 있는 안토니오입니다. 카르벤스 가의 차남이지요. 이윽고 마차에서 백발이 성성한 남자가 발을 내려놓자, 문 앞에 모인 사람들이 일제히 고개를 조아립니다.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아버님.」
안토니오가 말합니다. 그 동안 좋지 않은 일로 롬바르디아의 수도 스플랜다이드에 불려갔던 휘겐자 D. 카르벤스는 피곤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가 앞으로 발을 내딛자, 문 앞에 모인 자들은 우르르 양 옆으로 비켜나 길을 만드는군요. 휘겐자는 집사와 안토니오의 부축을 받으며 저택 안으로 들어갑니다.
저택 안.
휘겐자는 자신의 서재로 들어가 의자에 몸을 완전히 기대어 앉습니다. 그는 안토니오를 불러 그의 앞에 세우는군요.
「그 동안 별 일 없었느냐.」
「별 일이야 있었겠습니까. 다만, 버릇없는 동생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뿐이지요.」
「류첼… 그 녀석이 아직도 마법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냐?」
안토니오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휘겐자는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몰아쉬네요.
「엘른데스 마법학교로 갈 채비를 해. 류첼을 데리고 온다.」
「준비는 이미 다 되어 있습니다.」
안토니오는 이 날만을 기다렸다는 듯 입가에 미소를 띠우며 말합니다. 휘겐자는 다시 어깨를 짓누르는 붉은 갑옷을 걸치고 서재를 나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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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 vs 류첼, 그 세기의 대결]
… 세릭은 바닥에 떨어진 한 장의 종이를 집어 듭니다. 그녀는 한참을 무표정하게 그것을 바라보고 있다가, 이내 입가에서 우물거리던 웃음을 그대로 밖으로 터트려버리는군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힐끗힐끗 그녀를 쳐다보고 지나갔지만, 세릭은 눈물이 쏙 빠져라 계속 웃습니다. 그리고 웃음을 멈추며 그 전단지를 박박 찢어버리는군요.
「어느 미친 놈 짓이야?」
그 미친 놈 바로 여기 있습니다.
「야, 이거 멋지지 않냐?」
싸늘한 분위기, 차가운 시선을 받으며 퓨즈가 서 있네요. 류첼은 한숨을 픽 내쉬며 고개를 숙였고, 미리스는 당장에라도 퓨즈를 찢어죽일 듯이 쳐다보고 있습니다. 뎃츠는 가만히 퓨즈에게 다가가서 그의 이마를 집어보는군요. 퓨즈는 멋쩍게 웃어 보입니다.
「왜들 그래. 기왕 싸울 거 멋지게 한 판 싸우고 가는 게 좋지 않겠어?」
의도적으로 ‘마지막’이란 말을 뺀 퓨즈였지만, 무의식중에 싸우고 ‘가는’ 이라는 말을 하고 말았군요. 류첼은 고개를 도리도리 젓습니다.
「이봐, 퓨즈. 난 아크 같은 녀석과 싸우고 싶은 생각 따윈 없어.」
「그래! 키만 대따 큰 병신아! 아크랑 그이랑 싸우는 게 어떻게 세기의 대결이 될 수 있어! 아크가 우리 그이의 상대가 되기라도 하냐구!」
어이어이, 그이라니. 언제 그렇게 됐어? 어쨌거나 미리스는 퓨즈를 막 쏘아붙입니다. 퓨즈가 어쩔 줄 모르고 식은땀을 줄줄 흘리자, 류첼이 손을 살짝 들어올리는군요. 그러자 미리스는 반짝이는 눈으로 류첼을 돌아봅니다.
「나 잘 했지? 그치, 류~첼?」
「그만해둬, 미리스. 아크 녀석이 순순히 나와 붙자고 하진 않았을 테고, 데미안이 아크를 부추긴 건가? 그리고, 데미안이 너도 부추기던가, 퓨즈?」
퓨즈는 뜨끔해서 그저 하하 웃습니다. 류첼이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자, 퓨즈는 어쩔 수 없이 사실을 다 털어놓는군요.
「뭐, 사실이야. 데미안 형이 분명 류첼 네가 그냥은 아크랑 붙으려하진 않을 테니 나보고 전단지라도 만들어서 뿌려보라고 하더군. 그게 아니더라도, 멋진 대결이 될 거라 생각하는데. 뭔가 미심쩍긴 해도 아크가 지금 굉장히 강해진 것만은 사실이잖아. 마지막이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이번엔 직접적으로 ‘마지막’이란 말이 튀어나왔네요. 퓨즈는 성급히 말을 멈추고 류첼을 살짝 쳐다봅니다. 류첼은 착잡한 표정으로 말하는군요.
「마지막이라… 이젠 별로 부정하고 싶지도 않군. 휘겐자의 힘이라면 내가 이 학교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것쯤은 일도 아니겠지. … 난 데미안을 마지막 상대로 꼽았는데, 데미안 녀석은 성이 차지 않는 모양이야. 아크라면 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류첼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이야기를 다른 곳으로 돌립니다. 그리고 피식 웃는군요. 다들 류첼이 학교를 그만 둬야한다는 사실에 입을 다물고 있는데, 미리스만 대책 없이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댑니다.
「왜? 왜? 무슨 일이야?」
뎃츠가 얼굴을 찡그리며 미리스를 바라보는군요.
「모르면 가만히 있어, 이 바보년아.」
「뭐야? 이 대책 없이 살만 피둥피둥 찐 돼지 같은 녀석이! 너 자꾸 까불면 우리 그이한테 죽는 수가 있어!」
「헤헹, 류첼이 잘도 네 편을 들어주겠다. 그리고 내 체격이 어딜 봐서 돼지라는 거냐! 이래봬도 난 ‘건장한’ 체격이라고. 너야말로 빼빼 말라서 한 손가락으로 부러트려버릴 수도 있겠는걸? 머리가 비었으면 얼굴이라도 이쁘던가, 몸매라도 좋아야지, 얼굴은 완전 떡판에 몸은 나무젓가락이니, 이거 원…」
「이게 말 다했어! 너 오늘 죽어볼래?」
어이쿠, 뎃츠와 미리스는 또다시 다른 세계로 가버렸군요. 그리고 저기 아까부터 다른 세계에 가 있는 자가 한 명 더 있는데, 아크에게 진 이후 패닉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카레스입니다. 이들 셋은 잠시 옆으로 밀어두기로 하죠.
류첼은 그들의 난장판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다가, 퓨즈가 그의 어깨에 손을 얹자 고개를 들어올립니다.
「류첼, 어떻게 할 거야?」
류첼은 코웃음을 치는군요.
「이미 학교 전체에 전단을 뿌려놓고 나한테 선택을 요구하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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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법사 아크!」
아크는 손을 위로 들어올립니다. 오른쪽 팔은 몸과 평행하게 위쪽으로 45도 들어올리고, 왼쪽 손은 대마법사 포즈 첫 번째와 마찬가지로 허리에 올려놓는군요. 그리고 왼쪽 발을 어깨너비보다 더 넓게 벌려준 다음 다리를 지긋이 굽혀줍니다. 오른쪽 다리는 몸과 평행하게 쭉 펴지겠지요. 아크는 그 자세로 가만히 서 있다가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대마법사 아크!」
아크는 크게 소리치며 허리 쪽으로 꺾여있던 왼팔을 왼손이 머리 위쪽으로 향하게 L자 모양으로 꺾는군요. 왼손은 주먹 쥐고 오른손은 하늘을 향해 쭉 폅니다. 시선은 오른손 끝에 둔 채로 아크는 자세를 멈춥니다. 쭉 펴진 오른손 끝이 바들바들 떨리는 군요.
「바로 이게 대마법사 포즈 그 네 번…」
아크가 흐뭇해하며 말하려는 순간, 뒤통수를 겨냥하고 날아든 일격에 아크는 그대로 옆으로 쓰러집니다. 세릭의 콧소리가 들리는군요.
「병신아, 뭐하냐?」
세릭은 지금까지 출연이 없던 것을 분풀이라도 하는 듯한 모습이군요. 쓰러져 있던 아크는 바닥을 밀치며 몸을 일으킵니다. 의외의 반응에 세릭도 놀라 한 걸음 물러서는군요. 아크는 그대로 튀어 오르더니 착지와 동시에 대마법사 포즈 네 번째를 완벽하게 취합니다.
「바로 이게 대마법사 포즈 그 네 번째!」
꼭 다시 말할 필요가 있을까요. 세릭은 이젠 때려도 아무렇지도 않은 아크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쉽니다. 맥이 빠져서인지 아크의 머리를 치고 지나간 손바닥도 아크의 고개를 흔들거리게 하는데 그치고 마네요.
「놀고 있네. 너 류첼과 또 싸운다며?」
「오늘에야 말로 대마법사 아크의 진정한 실력을…」
「그래서, 그 똥 폼이 니가 개발한 비장의 무기냐?」
아크의 가슴에 비수가 푹 꽂힙니다. 충격을 받은 지 입을 다물지 못하는군요.
「바, 밤새도록 생각한 건데 또, 똥 폼이라니! 다시 한 번 제대로 보라구! 이 포즈가 얼마나 화려하고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포즈인지!」
아크는 제자리에서 폴짝 점프를 하더니 공중에 떠 있는 그 짧은 시간동안 자세를 완성합니다. 바닥에 착지하는 순간에는 이미 대마법사 포즈 네 번째를 취하고 있었죠. 아크는 큰 소리로 웃었지만, 오른손 끝은 여전히 바들바들 떨리고 있네요. 세릭이 아크의 머리를 앞으로 살짝 밀자, 아크는 그대로 고꾸라집니다.
「똥 폼이구만, 뭐.」
「이, 이럴 수가!」
아크는 적잖이 충격을 받은 모양이네요.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 암울한 기운을 잔뜩 뿜어냅니다. 고개를 푹 수그린 채 중얼거리는군요.
「대결이 오늘인데 그 때까지 류첼을 제압할 수 있는 새로운 포즈를 개발하지 않으면…」
「대결장에서 오줌이라도 갈기면 류첼이 충격 받을 텐데 그러냐.」
세릭은 말을 하고 큭큭 웃어댔지만, 아크는 고개를 번쩍 들어올립니다. 그답지 않은 진지한 얼굴에, 전혀 진지하지 않은 말을 듣고 겁나 진지하게 생각을 하고 있는 아크를 보고 세릭도 흠칫합니다. 아크의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떠오르자, 세릭은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아크를 응시하다가 이내 그 자리를 뜨네요.
「상종 못할 녀석이야….」
아크 vs 류첼! 이 둘의 대결을 다룬 것만도 벌써 4번째로군요. 잘 기억나지 않는 분들을 위해 다시 한 번 이들의 대결 역사를 정리해 보도록 하지요.
첫 번째.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 1클래스와 제 2클래스 사이의 마법 대결이 있었죠. 마지막 대결에서 아크는 대량의 엘리멘틱 가루를 대결장에 뿌림으로써 류첼을 기겁하게 만들었죠. 당시 경기장을 이탈한 류첼이 패배하게 되지만, 이건 사실 아크의 반칙패였죠. 하지만, 사람들의 기억속엔 아크가 이긴 걸로 되어 있답니다.
두 번째. 첫 번째 대결에서 열이 뻗친 류첼이 아크에게 도전을 걸어옵니다. 남자라면 거절할 수 없는, 소위 '사나이의 룰'로 걸어온 이 도전을 피하기 위해, 아크는 여자 행세를 하는 둥 별 짓거리를 다 했죠. 하지만 결국 모든게 들통나고 류첼에게 죽도록 맞고 패배.
세 번째. 아크는 라냐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세릭을 제압할 '뻔' 했던 그 힘에 감동을 받고 류첼에게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졌죠. 모두들 아크에게 미쳤다고 했지만, 아크는 라냐의 힘 덕분에 류첼과 막상막하의 대결을 벌입니다. 하지만 뒤에서 나타난 세릭에게 놀란 라냐가 도망가버리자 아크는 그대로 뻗었죠. 아크는 졌지만, 모두를 놀라게 한 충격적인 대결이었음엔 틀림이 없었답니다.
네 번째가 바로 이제 곧 있을 대결입니다. 과연 아크는 류첼을 꺾고 2:2 무승부를 만들 수 있을까요?
... 결과는 다음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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