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껍데기는 가라!
흑천강 뚝방길의 벚꽃나무의 꽃망울이 커지자
엷은 껍질을 벗어내더니 연분홍의 꽃이 피기 시작한다.
겨우내 꽃망울을 감쌌던 두터운 겉껍질을 터트려 바닥으로 떨어뜨리더니
순백의 꽃으로 태어나 꽃들의 축제가 열렸다.
교회 마당에 느티나무 기둥을 보니 껍데기를 조각조각 허물처럼 벗어내고 있다.
순간 이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는시를 떠올린다.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시인이 말하는 <껍데기>는 “비본질적인 것, 겉치례, 가식적인 것, 낡은 사상”을 의미한다.
<알맹이>는 “본질성, 순수한 의지, 의미적 존재, 올바른 사상”을 의미한다.
느티나무가 껍질을 스스로 벗겨내는 것은 껍질에 붙어있는
해충을 버림으로써 자기 몸을 지켜내려 함이리라.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 의미가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비본질적이고 가식적이고 위선적인 것들을 버려야 정신이 살고 영혼이 산다.
“손에 키를 들고 자기의 타작 마당을 정하게 하사
알곡은 모아 곳간에 들이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우시리라”(마.3:12).
예수님이 말씀하신 <쭉정이, 가라지>는
“껍데기 신앙, 형식적 신앙, 가식적 삶”이라면
<알곡>은 “진실한 신앙, 경건의 능력, 성령의 열매를 맺는 삶”이다(갈.5:22-23).
겨우내 밭에서 묶은 폐비닐을 걷어 말려 봉지에 담아 재활용으로 내놓고,
마른 가지들을 갈퀴로 긁어 모아 불에 태우니 밭이 정갈해졌다.
갈면 토마토, 오이, 고추 작물을 심으면 된다.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따르는 옛 사람을 벗어 버리라!”(엡.4:22).
마음의 그릇을 깨끗하기 위해서는 <옛사람>의 껍데기를 말씀으로 씻어버려야 한다.
*묵상: “너희가 이 모든 것을 벗어 버리라 곧 분함과
노여움과 악의와 비방과 너희 입의 부끄러운 말이라!”(골로새서.3:8).
*적용: 나 자신을 욕되게 만들고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분노, 악의, 비방, 부끄러운 말”을 껍데기처럼 버리며 사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