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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름과 들기름은 향을 제외하고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영양 성분이나 보관법 등이 다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참기름과 들기름은 특유의 향을 제외하고는 비슷해 보인다. 두 기름 모두 나물이나 무침 요리에 흔히 쓰이고 색깔도 유사하다. 외관과 쓰임새에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두 기름은 영양 성분이나 보관법 등을 달리해야 한다.
참기름, 들기름과 같은 식물성 기름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불포화지방산은 크게 △단일 불포화지방산 △다중 불포화지방산으로 구분된다. 단일 불포화지방산에는 대표적으로 오메가-9, 다중 불포화지방산에는 오메가-3, 오메가-6 등이 있다.
고소한 풍미로 남녀노소 나이와 상관없이 사랑받는 참기름은 다중 불포화지방산이 많다. 오메가-6 계열인 리놀레산(Linoleic acid)이 약 40%, 오메가-9 계열인 올레산(Oleic acid)이 40% 정도 차지한다. 이들 성분은 혈액 내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생기는 걸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노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항산화 물질인 리그난(Lignan)도 많다.
반면 들기름은 오메가-3 계열의 알파리놀렌산이 60% 이상 들어 있다. 식물성 기름 중 알파리놀렌산 함량이 가장 높다. 알파리놀렌산은 오메가-3의 일종인 EPA(에이코사 펜타엔산)와 DHA(도코사 헥사엔산)를 합성해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두뇌활동을 촉진한다.
오메가3는 뇌의 염증을 막고 신경을 보호해 뇌 건강에 좋은 지방산이다. 노인의 혈중 오메가3 농도가 높으면 치매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는 다수 보고됐다. 노인뿐 아니라 43세 이하인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도 오메가3을 충분히 섭취하면 인지능력 저하 속도가 감소했다.
영양 성분이 다른 만큼 보관법에도 차이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참기름과 들기름을 상온에 두고 사용한다. 참기름은 상온 보관해도 큰 문제가 없지만 들기름은 저온에 보관하는 게 좋다. 리그난이 풍부한 참기름은 상온에서 산화가 억제돼 산패 속도가 느리다.
국내 한 대학 연구팀에서 참기름을 섭씨 25도의 어두운 곳에 두고 3개월마다 신선도롤 관찰했더니 9개월차에 과산화물가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과산화물가는 기름이 산화할 때 발생하는 과산화물의 함량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기름의 산패도가 높다는 의미다.
들기름은 참기름처럼 상온에 보관하면 빠르게 상한다. 리그난 함량이 낮을 뿐 아니라 들기름 속 알파리놀렌산은 쉽게 산화한다. 산패한 오메가3를 먹으면 체내 활성산소가 증가해 염증과 암세포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농촌진흥청에서 온도에 따른 들기름 산패 양상을 비교한 결과 섭씨 25도에서 보관한 들기름은 착유 후 20주부터 과산화물가 수치가 높아졌다. 섭씨 4도에서 보관한 들기름은 40주가 지날 때까지 품질이 변하지 않았다.
〈3줄 요약〉
✔ 참기름은 오메가-6(리놀레산), 오메가-9(올레산), 리그난이 풍부해 항산화 작용 뛰어남
✔ 들기름은 오메가-3(알파리놀렌산) 많고 리그난 함량 적지만 혈관‧두뇌 건강 향상에 도움
✔ 참기름은 상온 보관해도 문제없으나 들기름은 산패 속도가 빨라 냉장 보관 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