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영상은 20일(퇴촌), 21일(퇴촌), 23일(귀여섬)에서 3일간 촬영하였습니다. 제목을 [오월이 가면]이라고 했는데 5월이 가면 6월이 오겠죠. 그런데 이것은 우리가 가진 지식이거나 상식이고 [예술]에서는 이러한 기존의 지식은 모두 버려야 한다네요. 6월이 안 올 수도 있고 5월이 가면 또 5월이 와서 언제나 5월에 살다가 봄을 맞이하는 사람도 있었쟎아요? 김영랑 시인이 [모란이 피기까지는]에서 그렇게 얘기했죠. 봄이 가면 한 해가 다 가고 다음 봄을 맞이하는 것이죠. 그런데 그 봄은 찬란한 슬픔의 봄이라고 했으니 봄이 와도 또 가니까 다시 와도 슬픈 것이겠죠. 게다가 나이까지 한 살 더 먹거든요. 그게 더 슬픈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경안천 뚝방길에 금계국이 화사하게 피었습디다. 그런데 사진 찍기는 지금쯤은 이미 늦었을지 모르겠네요. 그 꽃이 금방 사그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만 늦으면 금계국 사이에 개방초가 피어나 노랑색과 하얀색이 만나 샛노란 색이 흰색으로 바래져서 흐리멍텅한 색이 되고 말거든요. 금계국은 샛노란 색일 때까 참 예쁘죠. 개망초만 피어 있어도 온통 하얀색으로 멋진데 개망초는 금계국을 범인이라고 하겠군요.
귀여섬에 가니까 코스모스가 피어 있습디다. 작년 코스모스 밭에 군데군데 한 송이씩 피어 있는 것이지요. 그것을 찍으려고 다니다 개구리를 만났죠. 근데 그 개구리가 도망을 가야 상식인데 꼼짝을 안하고 있더라구요. 개구리도 상식을 버리고 [예술]을 하나 해서 신통하게 생각했죠. 而化가 가면 펄쩍 한 발짝 뛰고는 움직이지 않고 있더라구요. 그리고 而化가 다른 데로 가면 그 때 달아납디다. 而化를 좋아해서 그런가 싶었는데 그렇다면 而化를 따라와야 하쟎아요? 그러니까 땅에 업드리면 땅 색갈하고 구분이 안가니까 자기는 숨은 줄 아는 것 같더라구요. 꿩이 그런다쟎아요? 머리만 눈속에 박으면 숨은 줄 안다거든요.
퇴촌공원 산책로에서 사진을 찍으며 걷고 있다가 깜짝 놀랐네요. 엄청 큰 자라 한 마리가 산책로 한 복판에 있어서 하마트면 밟을 뻔 했었죠. 소름이 쫙~ 끼칩디다. 10여년 동안 거기서 사진을 찍었는데 그런 경우는 첨 있는 일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