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마지막 주말은 염화시중의 미소로 시작한다.
장마의 시작이라니 마음만 바쁘다.
토요일, 먼저 공장으로 향했다.
둑에는 도라지꽃이 피기 시작했다.
벌써 15년이 넘은 도라지가 건재하고 있다.
경사지 뚝이고 모래와 자갈로 이루어진 곳이라 오래 살 수 있는 거 같다.
가을에는 이 걸 캐서 꿀에 담아 먹어봐야겠다.
양파 죽은 곳에 심은 강낭콩이 잎은 떨어지고 대가 말라가고 있다.
옥시기는 별루 신경 쓰지 않아도 자라서 존재가 확연하다.
강낭콩 뽑아서 꼬투리만 따 봉다리에 담아 챙겼다.
호박 하나 심은 건 줄기는 많이 자랐는 데 호박이 안 보인다.
호박잎만 한 봉다리 따 담았다.
시골집 마당에 들어서니 화사한 연꽃이 나를 맞는다.
봄부터 공을 들였더니 꽃웃음으로 화답한다.
피어난 꽃도 이쁘고 그 보다 봉긋하게 자라나 은은한 연분홍색으로 미소 짓고 있는 봉우리가 더 이쁘다.
그 밑 물에서 비죽이 주둥이를 내밀며 뻐금거리고 있는 금붕어도 신이 난 듯하다.
박도 소박한 꽃을 피웠다.
전 주에 공사한 배수로 맨홀과 배수 파이프의 연결부위를 실리콘으로 마감했다.
오후에 비가 온다니 제대로 공사가 됐는지 확인을 할 참이다.
평일 산책로에 있는 참나리 여주를 따서 가져온 것을 화단에 심었다.
가뭄에 화단이 볼품없다.
작년에는 씨앗 사다 심고 신경을 써서 볼만했는 데 잡초만 무성하다.
그늘막의 호박, 오이, 참외가 신통치 않다.
노균병인지 누렇게 말라가는 것이 태반이고 열매도 별반이다.
노균병약을 쳤다.
마당과 창고 양파 심었던 곳에 제초제를 쳤다.
차를 보고 농막 사장이 들른다.
"모자 거실에 있어 가져가~~~`"
생각난 김에 선영으로 가서 하나 있는 토봉을 점검했다.
뚜껑을 여니 제법 통 안이 벌집으로 차있다.
잘하면 올해는 꿀맛을 볼 수 있겠다.
벌써 등 검은 말벌이 벌통주위를 맴돌며 벌들을 노리고 있다.
작년에 쓰고 남은 말벌 유인액을 유인통에 채웠다.
벌통 바로 옆에 자리를 잡고 세력을 넓히고 있는 왕탱이 벌집을 거뒀다.
이곳이 명당인 줄 알아채고 자리를 잡은 것이다.
초기라 벌집은 시원찮고 세력도 별반이다. 크면 술담으려던 것을 벌은 눌러 죽이고 벌집은 새 밥이 되게 쏟아 버렸다.
거두고 벌집자리에 F킬러를 뿌렸다.
농막사장 불러내려 점심 겸 차례주 한 잔 했다.
마누라가 챙겨준 대나무 돗자리를 거실에 깔고 창고에 있던 식탁을 가져다 손을 봤다.
흔들흔들하는 것을 뒤집어 놓고 볼트를 조이고 피스도 조이니 짱짱해졌다.
의자 가져다 놓고 식탁 위에 장판을 잘라 깔았다.
어렸을 적에는 두레반에 모여 앉아 밥을 먹었는 데 입식에 길들여져 있으니 앉아서 뭘 하면 불편하다.
이제 식탁에 앉아 먹을 수 있게 됐다.
밤에는 비가 많이 오더니 일요일 아침은 빗줄기가 가늘어졌다.
대문 앞에 쌓여 있던 흙을 평탄하게 골랐다.
돌은 골라 담옆에 쌓아놓고, 판석도 하나 더 놓고~~~```
누렇게 변한 호박잎, 오이, 참외잎을 모두 잘라냈다.
욕심이 많아 잔뜩 심어서 어우러져 있는 것을 잎을 떼어내니 조금 훤해졌다.
먼저핀 연꽃잎이 떨어져 잎 위에 놓여 있다.
'화무십일홍이라 더니 이 건 화무 삼일 인가???'
언제부터 피어났는지 알 수 없으니~~~~~````
방에 등교체 작업을 했다.
LED등을 준비한 지 오래인 데 이제 작업을 한다.
흙 묻은 사다리를 샤워기로 흙을 씻어 거실로 들여 작업을 했다.
사다리 작업은 2인 1조가 기본인 데 도와줄 사람이 없다.
조심조심 기존의 등을 분리해 내고~~~~~~````
거실은 십자등으로 교체를 했다.
방에는 일자등을 달고~~~~~~``
거실과 방네 곳을 교체했다.
점심 먹고 다래나무 그늘막아래 풀을 뽑았다.
너무 자란 다래덩굴도 잘라내고~~~~``
성한 머윗대도 잘랐다.
머윗대 집에는 필요 없단다.
봉다리에 담고 '필요하신 분 ~```'
이렇게 적어서 차에 실었다.
사다리를 타고 작업을 했더니 신경을 써서 그런지 피로가 밀려온다.
서둘러 정리하고 집으로 향했다.
장마에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