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샘통신 215/200706][星菴성암-漢字공부방]60회
[星菴-漢字공부방]이라는 ‘서당書堂’을 여신 분이 계시다. 공부방, 서당이라고 하니 요즘 유행하는 말인 ‘면대면面對面 교육’인 줄 알겠지만, 아니다. 우리가 흔히 쓰거나 자주 접하는 두 음절 한자어의 어원語源을 중심으로 한 속뜻풀이를 여러 용례를 들어 알려주는 것이다. 1주일에 3회 보내주시는데(어제로 60회를 기록했다), 가만히 앉아 넙죽넙죽 이 귀한 글을 받아먹기만 하면 되나 싶어 좀 면구스럽다.
성암星菴은 그분의 호이고, 대학 정년을 코앞에 둔 한문교육학과 교수이시다. 지난 5월 13일 스승의 날을 기념하여 유재석과 조세호가 진행하는‘유퀴즈온더블록’에 출연하여 ‘스승’의 깊고 넓은 의미를 상기시켜 주고, 아주 가볍게 세 단어를 예로 들며 한자교육이 왜 필요한 지 설명하셨다. 며칠 후‘공부방’말미에 아래와 같은 글을 따로 보내주셨다.
“지난 20여년간 한자교육을 시키자고 그리 떠들어도‘고요한 바다’같더니 25분 방송 중‘양말’‘섭씨’‘용수철’ 단 3가지 용례를 설명했더니 각계에서 반응이 뜨거웠다. 출판사 5곳에서 책을 내자고 연락 오는 것을 보며, 그동안 헛산 것 같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의 ‘한자에 대한 목마름’을 채워줄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자괴감도 든다”. 현재 한 출판사와 출판 준비중이라 하신다. 정말로 좋은 일이고 축하드려야 할 일이다. 책만 나오면 30권은 사드리겠다는 장담도 했다. 공부방 컨텐츠가 무엇일까, 궁금할 것같아, 저자의 허락도 받지 않고 60회 전문(요약)을 이 글 아래에 실겠다. 참고하시라.
초중고시절 공부를 무척 싫어한 둘째아들이 유학까지 가 정규코스를 밟고 간호사가 되었는데, 지난 어버이날 영주권도 따 효도를 다 했다. 누가 시키면 세상 없어도 어떤 일도 안하는 친구인데, 자기가 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세상 없어도 하고마는‘의지의 대한민국인’.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나하나 해치우고 있다. 유도, 복싱, 철인3종경기, 5수 끝의 대학입학, 수십 권의 교양서 읽기, 영어잡지‘이코노미스트’ 정기구독(애비보다 백 번 낫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에 한자漢字공부까지…. 내 아들이지만, 또 아들자랑하면 팔불출이겠지만, 참말로‘대다나다’. 내가 그 친구같이 공부했으면, 혹시 세상을 쥐락펴락하지 않았을까. 흐흐.
한번은 한자급수시험 3급의 한자를 필사하며 공부를 한다기에 [성암-한자공부방]을 역시 저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채 보내줬다. 성함이 눈에 익다고 하여 “형 결혼식 주례도 서주시고 한국고전번역원 원장으로 계실 때 아빠를 홍보위원으로 이끌어주신 고마운 분이지”라고 했더니“어쩐지…”라고 했다. ‘유퀴즈온더블록’프로그램을 녹화로 보라고 알려줬다. 아들의 얘기다. 한자어의 속뜻을 하나하나 알아가니, 독서에 능률이 오르더라는 것이다. 그렇다. 그래서 한자교육을 시켜야하고 한자공부를 해야 한다. 우리말의 70%이상이 한자어이지 않는가. 한자가 외국어인가?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그럴 수는 절대로 없는 일이다.
한자는 우리글이라해도 지나친 말이 아닌 것을. 어이하여‘한글세대’라는 말이 생기고, 무슨 나라 망할 일 나섰다고 한자교육을 시키지 않는단 말인가? 나는 늘 이 대목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흥분을 한다. 부모의 이름은커녕 자기의 한자이름도 괴발새발 그려대는 대학생들이 수두룩한 현실, 심지어 티셔츠 등에 새겨진‘용 용龍’자가 한자인 줄도 모르고 디자인개념의 캐릭터로 알고 있는 지금 이 세대 젊은이들의‘무식無識’은 누구의 책임인가? 영어만 원어민처럼 씨부렁대면 되는 일인가? 이것은 무조건 물어볼 것도 없이 수십 년 동안 교육당국의 책임이다.
아니, 우리 선조들이 5천년 동안 써온 한자가 외국어라며 가르치지 않는 게 말이 되는가? 그분들이 남긴 작품의 99%가 한자와 한문으로 되어 있는데, 우리는 그저 당달봉사(겉으로는 멀쩡하게 눈을 뜨고 있지만 실제로는 앞을 볼 수 없는 눈)일 뿐이지 않는가. 문맹률文盲率이 제로라고 자랑하는가? 한자·한문 문맹률은 어떻게 될까?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버젓이 횡행하는 게 어디 한둘일까만, 최소한 1000자 한자교육은 긴급하고도(urgent) 중요한(important)이다. 이것이야말로 수학修學능력 향상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뜻을 알아야 말이 통할 게 아닌가. 교육당국자들은 명심하시라.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내의 ‘한자병기漢字倂記’문제를 헌법재판소에서 판결할 문제인가? 서천의 소가 다 웃을 일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 이런 ‘코미디’가 있을까? 이거야말로 가장 질 낮은‘코미디’인 것을. 어찌 하고 싶은 말이라니, 여기에 다 쏟아부을 것인가? 이만 줄이자. 흥분해 봐야 내 건강에 해로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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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星菴-漢字공부방]
60. 以心傳心이심전심:
써 이(以), 마음 심(心). 전할 전(傳), 마음 심(心)
-마음에서 마음으로 서로 뜻을 전함.
용례: 그는 나와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사이이다..
**이以는 보통‘써 이’라고 한다. 여기서 써는‘쓰다’는 뜻이다. 예전에는 ‘以’와 ‘用’을 같이 썼다. ‘∼을 이용하다’ 또는 ‘∼을 가지고’라는 의미이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은 열을 이용하여 열을 다스린다이고, ‘이이제이以夷制夷’는 오랑캐를 이용하여 오랑캐를 제어하다의 뜻이다.
** 이심전심以心傳心은 마음으로써 마음에 전하다로 ‘나의 마음을 상대방의 마음에 전하다’이다. 불교용어로 문자나 언어를 쓰,지 않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뜻을 전하는 것으로 ‘무언無言의 교감交感’이다. ‘심심상인心心相印’과 ‘염화시중拈花示衆의 미소微笑’가 같은 의미이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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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에 이심전심을 ‘이순자 마음이 전두환 마음’이라며 비꼬기도 했는데, 요즘 이순자 여사의 말을 보니 딱 맞는 말이다. 자기 남편이‘우리나라 현대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하니 역시 노태우가 말한‘보통사람’이 아니다. 이심전심은 영어로 하면 텔레파시telepathy일까? 그것보다‘심심상인心心相印’처럼 와닿는 단어가 없다. 마음과 마음이 도장 찍듯이 딱 들어맞는다는 건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 일인가 말이다. 마지막으로 ‘한자공부방’ 훈장선생님이 어느 분인가 궁금하신가. 아래 url를 찍어보시면 다 나온다. 혜량하시라.
http://yrock22.egloos.com/2678380
http://yrock22.egloos.com/10510
첫댓글 어린시절 국민교육헌장 나올무렵부터 갑자기 한문이 사라져버린 기억이 떠오른다.
그 시절 하지마란것도 왜그리 많았던가?
보리밥 혼식해라 아침마다 도시락 검사하고
회충약 나눠주고 몇마리 나왔느냐 검사하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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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아들일세 우리 나이에 걱정이 뭐든가?
자식 잘되는게 첫째 아닌가?